IT 취업 지망생이 궁금해하는 내용 중 하나는 어떤 직종이 가장 취업이 잘 되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그래머가 가장 취업이 잘 된다. 왜냐하면 가장 많이 채용하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많이 뽑는 직종으로 지원하는 것이 좀더 쉽게 취직하는 길이라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반면 채용 시장 자체가 좁은 곳을 선택한다면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IT 쪽은 다양한 직종이 있는데 직종에 따라서 채용 시장 규모가 다르다.
한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구인 광고의 직종 분석 결과를 보면 2002년 한 해 동안 기업이 가장 많이 채용 광고를 올린 직종은 프로그래머다. 중복 선택을 포함했기 때문에 응답 수치는 약 150% 정도 되는데, 3분의 1이 프로그래머 채용 공고였다.
일반 프로그래머가 36%로 단일 직종으로는 가장 많았다. 리눅스 프로그래머 10%와 웹 프로그래머 6%까지 합치면 프로그래머만 약 53%의 구인 광고가 실린 셈이다. 여기에 DB와 시스템 관리도 사실은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 실력이 되어야 가능한 업무임을 생각한다면 프로그램 관련 직종의 구인 광고는 약 82%로 절반을 훨씬 넘는다. 아직까지는 IT 하면 프로그래머가 가장 대표적인 직종이며 또한 가장 많이 채용하는 직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이 구인 광고를 낸 직종은 웹디자이너로 약 19%에 해당한다. 작은 기업은 웹기획자가 디자인도 겸하는데, 웹기획자 광고는 5% 정도였다. 프로그래머의 절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영업(IT기술영업, 마케팅 포함) 7%, NE 6%, 컨설턴트 ERP 4%, SE 4% 등으로 이들 직종의 채용은 활발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종사자의 수를 통계낸 것이 아니고 구인 광고를 분석한 결과지만 취업 지망생에게는 오히려 이 통계가 더 쉽게 다가설 것이다 왜냐하면 구인 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구인 광고는 프로그래머 모집 광고와 웹디자이너 광고다. SE 등은 프로그래머에 비하면 십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프로그래머로 지원한 지망생들의 취업이 활발한 편이다. 모집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이 기업 저 기업에 지원해볼 수 있다. 자신의 실력이나 형편에 따라 눈을 낮춘다면 취업은 어렵지 않은 것이다. 이직과 재취업도 손쉬운 편이다. 반면 SE, NE 등은 구인 광고 자체가 드물어 이력서를 낼 기회를 가지는 일도 쉽지 않고, 이력서를 내도 꽤 수준 있는 경력자와 경쟁해야 한다.
그 동안 꽤 많은 비전공자들이 IT 직종으로 취업하고 싶은데 어떤 직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냐고 내게 물어왔다. 그때 나는 컴퓨터 실력이 꽤 된다면 프로그래머를, 컴퓨터도 잘 모르는 처지라면 웹디자이너를 공부해 취업하라고 권했다. 비전공자가 네트웍 쪽이나 DB 쪽으로 가겠다면 말린다. 프로그래머와 웹디자이너 두 직종을 권하는 이유는 그래도 가장 많이 채용하는 분야라서 실력이 좀 부족해도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직종이기 때문이다. 채용 인원이 많다 보면 채용 수준도 제각각이 된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쪽은 고급 숙련자를 원하는 기업도 많지만 초보자로도 만족하는 기업이 꽤 된다. 그래서 초보자도 취업이 가능하다. 반면 ERP, SE 쪽은 채용 인원도 적고, 채용할 때 일정 수준 이상을 요구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취업하기 쉽지 않은 직종이다.
개별적으로 취업 상담을 할 때는 수치나 통계를 잘 동원하지 않는다. 상담 신청자가 원하는 것은 '이번에 정부의 연수 과정을 들으려고 하는데 어떤 직종이 좋아요?'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이다. 이때 나는 상담 신청자의 환경을 고려해 '어느 직종으로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라고 직종을 골라준다. 그들에게 각종 수치를 동원하며 '뭐는 이런 조건이고 뭐는 이런 상황이니 생각해보고 알아서 잘 선택하라'고 말하면, '그래서 뭘 선택하라는 겁니까?' 하고 반문할 것이다.
취업 준비가 안된 많은 취업 지망생들이 IT 쪽으로 취업을 준비한다. 개인 별 조건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지겠지만 보편적으로 내가 직종 선택에 관해 대답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컴퓨터에 대한 실력이 어느 정도 있거나 프로그램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프로그래머로 진출하라고 권한다. 만약 컴퓨터 실력이 없는 비전공자가 NE, SE, DB 쪽으로 지원한다면 말리는 편이다. 그래도 그 직종으로 취업하고 싶다고 밝히면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최소 1년 정도는 열심히 공부해야 겨우 취업이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2년 정도는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기 바랍니다.'
컴퓨터 실력이 없는 비전공자가 가장 빠른 시간에 공부해 취업이 가능한 분야는 여전히 웹디자이너가 최고다. 웹디자이너는 6개월 정도의 공부만 하면 취업이 가능하다. 직업 학교나 학원에서 몇 개월 배운 실력으로도 취업이 가능한 이유는 채용하는 기업도 많으며, 초보 디자이너 채용도 많은 직종이기 때문이다.
웹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의 공급이 넘치고, 급여가 자꾸 하락하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가장 많은 취업 지망생이 두 직종으로 몰리는 이유는 이 두 직종이 여전히 취업하기 좋은 직종이기 때문이다. 비록 대우는 많이 나빠졌지만 여전히 두 직종이 IT 기업의 대표적인 직종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일단 IT쪽 취업이 우선이라면 이 두 직종을 파고들기 바란다. 그리고 취업 후에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