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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위한 부드러운 생각 만들기

IT문화원 컬럼. 2003년 07월 14일. [갈래: recruit] URL: http://www.dal.kr/col/recruit/recruit20030714.html

리크루트

리크루트 컬럼(15). 2003년 07월 14일 (글: 김중태)


부드러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좋은 면접 점수를 얻는다.

면접은 최종적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과정이다. 이때 면접 형태는 기업마다 다르고, 질문 방식이나 채점 기준은 면접관마다 다르다. 어떤 면접관은 똑 같은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의 태도를 관찰한다. 어떤 면접관은 그저 생각나는대로 질문을 던진다. 어떤 면접관은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고 어떤 면접관은 사회문제나 업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개별 면접부터 단체 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 노래방 면접까지 면접 유형은 다양하다.

구직자는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강하게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천차만별인 면접 방식과 채점 기준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똑 같은 대답을 해도 어떤 곳에서는 탈락, 어떤 곳에서는 합격이 되니 혼란스럽다. 어떤 곳에서는 자기 주장이 강해서 점수를 얻고 어떤 곳에서는 자기 주장이 강하다고 점수를 깎는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품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면접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는 길은 무엇일까? 유연한 사고, 폭 넓은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를 보여주는 사람은 면접관의 생각조차 뛰어넘는 답변을 한다. 때로는 단 한 마디의 답변으로도 면접관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다.


[사례.1] 포장을 빨리 풀어라.

어떤 운송업체에서 실기 문제를 냈다.

'자 여기 복잡한 매듭으로 묶인 포장 상자가 있습니다. 이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빨리 꺼내는 것이 실기 문제입니다.'


모두 끈을 푸느라고 낑낑 대는데 A는 칼로 줄을 뚝뚝 끊더니 물건을 재빨리 꺼냈다. 다른 수험생은 바보라고 놀렸다.

'누가 칼로 줄을 자르면 빨리 꺼내는 줄을 모르냐. 복잡한 매듭을 푸는 것이 힘드니까 문제로 낸 거지.'

그렇지만 결과는 A의 승리. 면접관은 물건을 빨리 꺼내라고 과제를 낸 것이지 매듭을 손상시키지 말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운송업체의 목표인 빠른 시간에 물건을 배달하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가장 빨리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A가 뛰어난 것이다. 다른 수험생은 누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매듭을 손상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운반이 끝나면 쓰레기가 될 포장 상자와 매듭을 정성스럽게 푸는 일에 집착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매듭을 풀기 시작하자 모두 매듭 푸는 일에 매달린 것이다. 만약 '매듭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과 고객에게 물건을 빨리 배달하는 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라고 물었다면 그들도 모두 '고객에게 물건을 빨리 배달하는 일'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유명한 사례로 만년필 이야기가 있다. 한 회사 사장이 만년필을 들더니 '자 지금 내가 든 것이 무엇인지 맞추면 100만원을 보너스로 주겠습니다. 대신 틀리면 감봉입니다.'라고 했더니 '만년필 같은데. 그렇지만 설마 만년필을 맞추는데 100만원을 걸지는 않았겠지. 만년필이 아닌 다른 기능이 있는 제품일거야'라는 생각으로 아무도 맞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발명이나 발견, 사업의 성공담을 들어보면 상당수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콜롬부스의 달걀' 이야기부터 요즘의 만년필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고정관념 깨기의 어려움을 말해준다. 이는 곧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가 쉽지 않음을 뜻한다.


유연한 사고에서 나오는 대답은 어떤 면접 성공을 보장한다.

[사례.2] 누구를 태울 것인가?

어느 회사의 입사시험에 나왔다는 전설이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보고 당신은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이 글의 독자는 문제를 보고 자신의 선택과 이유를 정리한 다음에 다음 글을 읽기 바란다.)


[문제]

당신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길에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는데, 그곳에는 세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약하고 지쳐서 아주 생명이 위급해보이는(빨리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는) 듯한 할머니, (당신을 보고 반색하는) 당신의 생명을 구해준 적이 있는 정말 고마운 의사, (이번에 지나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꿈에 그리던 이상형.

버스 시간은 멀었고 차에는 단 한 명 만이 더 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을 태우겠습니까?

당신의 선택과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 문제는 정답이 없다. 회사측에서 요구한 것은 수험자가 선택과 이유를 통해서 수험자의 가치관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여러분의 선택과 이유는 무엇인가? '할머니, 생명이 제일 소중하니까.' 또는 '이상형, 평생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등을 선택했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답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한 수험자는 경영진을 감탄시킨 답을 적어냈다. 그 수험자가 적어낸 답은 '의사에게 차를 몰게 해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게 한다. 그리고 나는 남아서 이상형과 나란히 버스를 기다리겠다.'였다. 문제를 낸 출제진조차도 '자신의 차에 어떤 사람을 태울 것인가'에만 정신을 팔고 있었는데, B 수험자는 자신이 내림으로써 최상의 정답을 발견한 것이다. B는 '자신의 차' '한 사람을 더 태운다'라는 상황에 사고를 고정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이 한 마디 대답으로 B는 출제진을 뛰어넘는 유연한 사고를 보여주었고, 가장 주목받는 합격자가 되었다.

유연한 사고에서 나오는 참신한 대답은 어떠한 형태의 면접 방식이나 어떠한 면접관에도 통하는 유일한 열쇠다. 그리고 유연한 사고는 많은 독서와 많은 생각을 통해 길러진다. 내가 취업 상담을 하면서 늘 문화적 바탕이 필요하며, 이는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많은 독서는 자신의 생각을 부드럽고 민첩하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방법이다. 독서가 어려운 경우에는 신문의 컬럼이나 인터넷에 올라온 좋은 글을 많이 읽음으로써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다.

독서와 더불어 병행해야 할 일은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해답을 생각해보는 일이다. 이는 평소 꾸준하게 훈련을 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해답을 얻는 방법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기발한 생각을 떠올리려고 하면 안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택과 이유부터 정리한 다음에 남들이 생각 못하는 선택과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사례.2]의 질문에 대해 남들이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각각의 선택과 이유에 대한 장단점을 조목조목 정리해야 한다. 그런 뒤에 '이런 선택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가?'를 고민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역발상'이다.

'만약 아무도 안 태운다면?' '꼭 한 명만 태워야 하나? 모두 태울 수는 없나?' '내가 꼭 운전해야 하나?' '한 명만 태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짐을 내버리면 다 태울 수 있는 것 아닌가?' '차에 한 명만 태울 수 있는 전제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등의 역발상을 하다보면 B의 답변을 도출해낼 가능성이 높다. 또는 B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멋진 답변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부드러운 생각은 많은 독서와 생각, 연습을 통해 다져진다.

이처럼 어떤 질문에 대해 답을 고민하는 일을 '화두를 잡는다'라고 말한다. 화두는 종교에서 수행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지만 기업이나 정치인은 자신의 생각을 넓히거나 인재를 기용하는 시험지로 사용하기도 한다.

잘 알려진 유명한 화두로 '울지 않는 새'가 있다. '울지 않는 새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화두에 대해 일본 전국시대를 휩쓴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쓰 세 장군의 답이 있다. 각 답이 해당 장군의 성격을 비유한 것이라 지금까지도 유명한 화두로 남았다.

세 장수는 '울지 않는 새는 가치가 없으니 바로 죽인다' '울게 만든다' '울 때까지 기다린다'라고 답했고, 실제 그들의 행동도 그러했다. 결국 전국 시대를 차지한 것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지만 기다릴 줄 아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답자는 아니다. 이 질문에도 정답은 없다.

'울지 않는 새'와 같은 질문은 여러분이 면접 볼 때 나올 수 있는 유형의 질문이다. '전선 위에 눈이 쌓여 통신이 두절되었다. 가장 빠르게 눈을 치우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인도에 가져갈 세 가지 물건을 고르고 이유를 쓰시오.' 등을 질문으로 받을지 모른다. 이에 대한 해답을 미리 준비해보라. 비록 똑 같은 질문이 나오지 않겠지만 질문을 해결하는 방법을 평소에 익혀둔다면 면접관이 흡족할 답변을 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울지 않는 새'에 대해 앞서의 세 답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울지 않는 새라도 생명이니 그대로 두고 감상하겠다.' 라는 답변을 할 수 있다. '울지 않는 새는 새장에서 놔주겠다.' '울지 않는 새와 우는 새를 구별해서 적절한 곳에 배치시켜 관리하겠다'와 같은 답변을 할 수도 있다. '성대 수술을 시켜 소리를 내게 하겠다.'는 엽기적인 답도 나올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저라면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면접 점수는 평범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전국시대 세 무장은 각각 가나다라고 말했지만, 나는 새를 자유롭게 풀어주겠으며, 그 이유는 이러저러해서입니다.'라고 대답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이 대답은 면접자의 박학다식함과 세 가지 선택에 대한 평소의 분석력, 독창성, 결단력, 자신감, 확고한 가치관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을 한 번 보자. 여러분 스스로 면접관에게 강한 인상을 주거나 감동시킬 답변을 찾아보기 바란다. 물론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아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해본다면 의외로 좋은 답변을 생각해낼지 모른다.


[사례.3] 무엇을 가지고 나올 것인가?

'집에 가보니 아래층 집에서 불이 났다. 바로 위층인 자기 집에는 딱 한 번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당신은 집에 가서 어떤 물건을 가지고 나올 것이며, 그 물건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례.3]의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사진첩'이라고 대답한다.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가?

폭 넓은 독서와 사고하는 습관, 역발상을 찾아내는 습관을 가진다면 면접 때는 물론이고 각종 사업 아이디어와 기획 회의 때 남들을 놀라게 할 가능성이 높다. 부드러운 생각은 면접 때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취업 이후 더욱 필요한 능력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유연한 사고는 많이 읽고, 생각하고, 훈련함으로써 다져진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리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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