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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의 현황과 증가 원인

IT문화원 컬럼. 2003년 07월 28일. [갈래: recruit] URL: http://www.dal.kr/col/recruit/recruit20030728.html

리크루트

리크루트 컬럼(17). 2003년 07월 28일 (글: 김중태)


청년 실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청년 실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말 기준으로 30세 미만의 실업률인 청년 실업률이 12.3%에 달하고 있다. 이는 OECD 주요국가 중에서 프랑스의 16%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 체감지수는 더 높다. 대학원, 군대, 유학, 아르바이트, 단기계약 등의 수치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졸업자들의 실업 비율만 따진다면 수치는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는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30세 미만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30세 미만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독자적 경제활동에 나서는 시기는 20대 중반부터다. 결국 24~29세 전후의 실업자를 실제 실업자로 봐야하는데 이 인구가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 실업의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도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선진국도 대개 10% 안팎의 청년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 전반의 경기 침체로 인해 신규 채용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불과 3년 전만 해도 MBA 졸업자의 84%가 졸업 전에 취업했지만 2003년에는 60%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과거 고액 연봉이 보장되던 MBA를 취득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경기 침체 이후로 10년 동안 프리타족이 배로 늘었다. 프리타족이란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로 현재 2001년 기준으로 21.2%나 된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직장이 없는 셈인데 2003년에는 이 수가 더욱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이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워 중국이나 한국 유학생들이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사고파는 현상까지 번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청년 실업률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만 한국의 청년 실업은 다른 선진국과 다른 유형을 보이고 있어 더욱 위험하게 보인다. 독일의 경우 청년 실업률이 9.1%에 달하지만 전체 실업률도 8.6%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도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두 배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유독 전체 실업률 대비 4배나 되는 높은 청년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경기 침체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실업 증가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의 현재 전체 실업률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런데 유독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네 배에 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청년들을 신규 채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 리크루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0대 기업 채용 인원은 지난 해보다 23% 감소한 2만2,000명 규모다. 이에 비해 2003년 하반기에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자는 41만8,000명으로 최대의 청년 실업이 예상된다. 한 마디로 청년 실업 규모가 더욱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기타 기업과 중소기업 취업을 감안한다고 해도 올해 졸업자의 상당수가 졸업 이후 꽤 오랜 기간 동안 미취업 상태로 남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청년 실업 증가 원인은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국 기업이 청년을 채용하지 않는 이유가 경기 침체 때문일까? 경기 침체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청년 실업 증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만일 IMF와 같은 경제난이나 경기 침체가 이유였다면 전체 실업률도 크게 증가했어야 한다. 많은 기업이 무너지고 여기에서 많은 퇴직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기업은 IMF 구조 조정 이후 어느 정도 내실을 다지게 되어 기업이 무너지는 일은 크게 줄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일까? 경력자를 선호하는 기업 문화로 바뀌어서일까? 그렇지만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최근 경력자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신입 사원 채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준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으로 네 배나 되는 청년 실업률의 원인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해서 신입 채용이 줄었다고 설명할 경우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하고 신입을 멀리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말로 기업이 경력직을 선호하는지도 조사해봐야 한다.

실제로 기업의 채용 현황을 조사해본다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다.

'한국 기업은 직원 수 자체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경력, 신입 가리지 않고 신규 채용 자체가 줄고 있다.'

즉 직원 수를 줄이기 위해 신입이나 경력을 가리지 않고 신규 채용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직원이 퇴사할 경우에도 새로 인원을 보충하지 않는다. 있는 직원도 퇴직을 권유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직원 수 자체를 줄이고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조 조정 때문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직원 수는 줄이고 한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값비싸고 통제가 어려운 국내 인력을 기피하는 경영진들의 인식 변화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국내 제일 기업인 삼성 그룹의 구조 조정 결과다. 삼성의 경우 IMF 이후 구조 조정을 통해 16만 명이던 임직원 수를 5년 만에 11만5000명으로 30%나 줄였다. 매년 1만 명 정도를 줄인 것이다. 있는 직원도 매년 1만 명씩 내보내야 하는 판국에 신규 인력 충원을 꿈꾸기란 어렵다. 대신 1인 당 인건비는 60%나 증가했다. 때문에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로 IMF 이전과 다를 바 없다. 한 마디로 사람 수는 줄이되 한 사람 당 연봉을 대폭 올려준 것이다.

삼성이 이런 형태의 구조 조정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인재 집중 육성이라는 목표도 있겠지만 노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큰 설득력을 가진다. 연봉이 낮을 경우에는 종업원이 불만을 가지고 각종 쟁의를 일으킬 수 있지만 연봉이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높을 경우에는 쟁의를 일으킬 명분을 찾기 어렵다. 연봉 인상이나 복지를 요구할 경우 배부른 놈이 더하다며 오히려 욕을 먹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취업 시장의 중대 변화로 말하는 현상은 '신입 대신 경력사원 채용 비율 증가, 계약직 비율 증가, 공채 대신 수시모집 증가'의 세 가지 현상이다. 이들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도입, 구조 조정, 연봉제 도입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업의 국내 투자 축소가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해외 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조차도 한국 내 기업에 투자를 줄이고 해외로 진출하려고만 한다. 그래서 요즘 경제신문을 비롯한 각종 언론에 나오는 것이 '한국에서 기업 해먹기 힘들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기사들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은 장기적인 실업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왜 그럴까? 기업인들은 한국의 강성 노조, 높은 임금, 각종 규제와 높은 세금,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이 사람 문제인데 한국의 기업주나 외국의 투자자들 대부분이 여러 가지 기업 환경 중에서 사람 문제 부분을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대규모 파업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정부와 기업이 노동계의 조건을 들어주는 형태로 결말이 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는 노골적으로 정부와 노동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경제인 단체 회장들이 서슴치 않고 기업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발언을 수시로 하고 있다. 외국 투자가들 역시 한국 투자의 선결 조건으로 노조 문제 해결을 손꼽고 있을 정도다.

올해의 경우는 더욱 심해져 불법 파업을 한 경우에도 근로자 쪽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조흥은행, 금속노조 등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주5일 근무에 임금 보전, 인력 보전 등의 요구를 수용했다. 기업이 노조에 굴복해 현재 근무 중인 직원을 퇴출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노조의 반발 때문에 있는 직원을 퇴출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신규 직원을 채용하지 않음으로써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또한 향후 필요한 인력도 외국에서 조달하는 형태로 인력을 관리함으로써 높은 임금, 강한 노조의 문제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직원은 자리를 보전하는 대신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고, 전체 실업률은 높지 않은데 청년 실업은 계속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강하게 나오는 노조의 경우 전체 근로자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들의 강력한 견제 때문에 국내 기업이 해외로 시장을 옮기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만 해도 해외에서 채용한 인력이 5만 7천 명이나 된다. 삼성 그룹 전체 인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만약 이 정도의 인력을 국내에서 채용했다면 두 기업과 협력 관계에 있는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채용 시장만 해도 수 십만 명이 생겼을 것이다. 결국 기존 근로자들의 요구가 실현되는 대신 나머지 열 중 아홉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요즘 상황이다. 또한 청년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실업은 경기가 좋아지면 풀린다. 내수와 수출이 늘고 경기가 좋아지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직원 채용이 늘어 실업률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바람에 생기는 빈 자리는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경기가 좋아질 경우 한국 내 채용이 느는 것이 아니라 해외 공장의 현지 근로자 채용이 늘기 때문이다. 일본,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국내 실업이 크게 늘고 경기 침체와 장기 실업을 겪은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도 기업의 해외 이주가 가속화될수록 청년 실업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해외 이주로 인한 일자리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실업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리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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