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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T 종사자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IT문화원 컬럼. 2003년 10월 13일. [갈래: recruit] URL: http://www.dal.kr/col/recruit/recruit20031013.html

리크루트

리크루트 컬럼(28). 2003년 10월 13일 (글: 김중태)


일본 IT 종사자의 평균 연봉은 400만엔이다.

우리나라의 IT 취업 희망자들이 해외취업 국가로 가장 많이 알아보는 나라가 일본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유럽으로 취업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반면 일본으로 취업을 하려는 사람은 꽤 된다. 이미 취업해 활동하는 사람도 많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취업을 떠나고 있다.

해외취업을 통해 얻으려는 효과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1. 해외 근무 경력을 쌓아 국내에 돌아왔을 때 희소성 있는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외국어와 해외 취업 경력이 모두 경쟁력이다.

2. 국내에 없는 신기술을 배우거나 고급 기술을 배워 전문인으로 자리 잡는다.

3. 급여가 많은 해외에서 일을 함으로써 돈을 모은다.

일단 1번 효과는 해외 취업을 마치고 돌아올 경우 자동적으로 얻는 효과가 된다. 어느 정도 외국어 실력을 인정받으며 특수한 근무 경력을 인정받는다. 2번 효과는 개인의 근무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IT 분야의 경우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앞선 분야도 있지만 뒤지는 분야도 있다. 특히 프로그래머와 같은 평범한 직종으로 근무했을 경우에는 국내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실력이 향상된다고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개발자나 엔지니어 프로그래머로 취업하는데 실제 업무 내용은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3번 효과는 반대인 경우가 많다. 일본의 IT 종사자 급여는 한국보다 높지 않다. 물가를 감안하면 오히려 한국에서 돈 모으기가 더 쉽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지식 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정보를 검색해보면 일본 직장인의 월급에 대해 엉뚱한 수치를 제시한 글이 답변으로 채택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인의 월급이 100만엔이라는 글을 비롯하여 50만엔 이상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라 할 수 있다. 일본 전문 취업 사이트를 둘러보면 연봉 500~1,000만엔을 제시하는 구인 광고를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사기를 당하거나 기타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현재 일본의 급여는 대학 졸업자 기준으로 초봉이 월 20만엔 정도에 불과하다. 평균 급여는 30만엔 정도인데 40세의 직장인이 이 정도 급여를 받고 있다. IT 쪽은 다른 분야보다 약간 많이 받는 편이다. 현재 일본 IT 기업의 초임과 평균 급여는 다른 다른 산업보다 높다. 일본의 한 기업이 낸 IT 종사자 모집 공고를 보면 고졸의 초임금(월급)은 20만 엔, 전문대졸은 22만엔, 대졸은 23만엔 수준으로 산업 평균치보다 높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인 IT 기업의 평균 급여는 연 400만 엔으로 보면 될 것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월 평균 30~35만엔 정도다. 특히 경력이나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에는 연봉이 1,000만 엔을 넘는 경우가 많다. IT 분야는 평균 연봉도 높고 고액 연봉자도 많은 분야인 것이다.

** 참고자료1. 정보통신 회사 평균초임 (2000년 기준. 사단법인 情報서비스연합회 - JISA, www.jisa.or.jp)
- 대학원졸 : 214,834엔
- 대학교졸 : 200,238엔
- 전문대졸 : 176,807엔
- 고졸 : 161,533엔

** 참고자료2. 일본의 평균 초임 (2001년 11월 기준. 일본후생성)
- 남성 대졸 : 198,300엔
- 남성 단기대,전문졸 : 170,300엔
- 남성 고졸 : 158,100엔
- 여성 대졸 : 188,600엔
- 여성 단기대,전문졸 : 163,800엔
- 여성 고졸 : 148,700엔

연봉 400만 엔은 일본에서 꽤 알려진 중소 IT업체에서 주는 연봉 수준이다. 일본은 중소 게임 제작 업체가 매우 많은데,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경우 연봉은 300~500만 엔 정도 사이에서 결정된다.

IT 업체는 급여가 꽤 향상되었지만 최근 10년 동안 일본은 급여 인상이 거의 없었다. 1995년 통계 자료를 보면 100명 이하인 기업 남자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약 32만 엔이고, 1천명 이하인 기업은 약 35만엔, 1천명 이상인 기업이 약 42만 엔의 급여를 받았다. 따라서 급여 수준이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일본의 경기가 10년 내내 불황이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흑자를 낸 일본 대기업의 노조들이 올해 스스로 급여 동결이나 삭감안을 제시한 것은 일본의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장기 불황으로 인해 현재 일본의 민간 기업 임금은 국가 공무원의 임금을 밑도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에도 일본 인사원은 지난 8월 8일에 또 다시 공무원의 임금 삭감을 국회와 내각에 권고했다. 인사원은 2003년 국가 공무원 일반직의 월급을 평균 1.1%(4천54엔), 민간기업의 상여금에 해당하는 기말 근면 수당을 0.25개월 분 각각 줄이도록 권고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인사원의 권고를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민간 기업과 공무원의 급여가 삭감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계속 되는 것이다.

일본은 근무 시간은 짧은 반면 임금이 매우 낮다.

그렇다면 일본의 근로 여건은 어떤가? 노동기준법의 개정과 주 5일 근무제, 국경일이 일요일과 겹쳤을 때 휴일 날짜의 변경을 허락하는 방안 등으로 인해 일본 근로자의 근무 시간은 계속 줄어들었다. 일본 정부 역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동 시간 단축에 힘썼다. 일본 정부는 연평균 1,800시간 근무를 목표로 잡고 정책을 펴왔는데,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회사는 주 40시간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법과 문서로 정한 근무시간이 제대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눈치를 보면서 휴가나 퇴근 시간을 살피는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사히(조일)신문이 보도한 신입사원을 위한 '7대 철칙' 내용을 봐도 이런 일본의 직장 문화를 읽을 수 있다. 예들 들어 회사의 복지제도를 믿지 말라는 것도 철칙으로 있는데, 육아휴가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충실하게 육아휴가를 신청했다가는 직장생활이 어려워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명문화 된 법보다 회사 정서에 맞추어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명문화된 법이나 제도보다 직장 문화와 정서가 실질적으로 직장 생활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성별 차이를 들 수 있다. 일본은 1986년에 이미 남녀고용기회 평등법이 발효되어 시행되었지만 10년이 지난 후에도 여성의 평균 월급은 남성의 64%에 불과했다. 급여보다 더 심각한 부분은 근무 형태에 관한 문제다. 여성 공무원 중에서 겨우 1% 미만이 관리직에 종사할 정도로 여성에 대한 대우는 낮다. 이는 전통적으로 여자를 남자의 보조로 여기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일본의 직장 문화는 최근 10년 사이에 많이 개선되고 있다. 휴가도 많이 사용하고 주말 여가도 많이 즐긴다. 여성의 위치나 급여도 점차 개선되고 있고, 사회 다변화에 따라 프리랜서 고용과 계약직, 아르바이트, 외국인 고용이 크게 늘었다. 그렇지만 경기 활황으로 인한 고용 증가가 아닌 경기 불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프리랜서와 외국인 고용은 자국인의 고용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급여 수준도 하락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 졸업자 초임(월급)이 한국 돈으로는 200만원 정도에 해당하지만 일본의 물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살인적인 물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국보다 실질 급여가 낮은 셈이다.

직종별 급여를 보면 SE나 프로그래머가 다른 직종보다 급여가 높거나 대우가 좋다. 물론 연구 직종이나 컨설턴트와 같은 직종은 개발자나 프로그래머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지만 이런 직종 종사자는 많지 않다. 반면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머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급여를 받는다. 이는 만화왕국의 특성상 만화를 잘 그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각종 동인지를 통해 배출된 아마추어 만화가들과 디자이너가 넘치고 있어 디자이너를 구하기는 쉬운 편이다. 반면 SE나 프로그래머는 많은 공부가 필요한 IT 전문가로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급여가 높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IT 기업 중 상당수가 한국에 엔지니어나 개발자, 프로그래머 구인 광고를 내며, 한국에서 일본으로 취업을 떠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프로그래머, 개발자 직종으로 취업한다. 따라서 일본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디자인 계열보다는 엔지니어나 개발자, 프로그래머 계통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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