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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T 기업의 고용 형태와 한국인의 취업 경로

IT문화원 컬럼. 2003년 10월 20일. [갈래: recruit] URL: http://www.dal.kr/col/recruit/recruit20031020.html

리크루트

리크루트 컬럼(29). 2003년 10월 20일 (글: 김중태)


아르바이트 채용이 활성화된 점이 고용 형태의 특징이다.

일본의 IT 기업 고용 형태를 보면 아르바이트 채용이 활발하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아르바이트에게 지급하는 비용은 프로그래머 아르바이트의 경우 시급(시간 당 급여)이 900엔 수준이다. 웹디자이너 계통은 시급이 850엔으로 조금 적다. 이전 컬럼에서 말한 것처럼 프로그래머의 급여가 디자이너 계통보다 좀더 높은 편이다.

디자이너 계통 중에서는 3D 디자이너가 2D 디자이너보다 급여가 높다. 또한 웹디자이너보다는 CG 디자이너의 급여가 높다. 2D 계열은 만화 동인지를 통해 배출되는 작가들이 많아 넘쳐나는 반면 3D 디자이너는 여전히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비용도 2D보다 3D가 시간 당 50~100엔이 더 많다. 업무 특성 상 SE를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개는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를 아르바이트로 고용한다.

아르바이트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우리나라와 다른 점 하나는 '사원 급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점이다. 시간 당 얼마를 주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외에도 월 18만엔 정도의 고액을 주고 아르바이트를 채용한다. 18만 엔이면 일본의 대졸 초임 수준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일종의 단기 계약직에 해당하는데 일본에서는 아르바이트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등은 업무를 나눠서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시급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시나리오 작가처럼 시급으로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직종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가 아닌 사원급 아르바이트(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종류의 게임을 개발하는 일본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 때문인지 시나리오 작가가 많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물론 우수한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작가라면 정식 직원으로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일본의 IT 기업 특징 중 하나는 아르바이트 인원의 활용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런 고용 형태는 프리타족을 증가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곤란하다. 일본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이 맞물려 있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패키지 게임을 만드는 업체가 매우 적다. 제대로 말하자면 게임 업체의 수 자체가 매우 적다. 이들 업체 중에서 자본이 있는 큰 기업은 온라인 게임에 진출하고, 자본이 부족한 업체는 모바일 게임에 진출한다.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를 제외한 패키지 게임이나 콘솔 게임 제작 업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업체가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두 종류만을 개발하고 있다. 제품 생산이 끝인 패키지 게임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특성 때문에 개발 보수 유지를 일관되게 담당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장기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은 많은 돈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게임 업체는 기업 규모도 크고 중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르바이트 활용이 드물다.

반면 일본은 패키지 게임 시장이 아직도 크게 활성화된 상태다. PC나 맥용 외에도 PC9801 시리즈나 PS2, XBOX, 게임보이, 모바일, 휴대용 미니 게임기, 오락실 게임기 등의 다양한 콘솔게임 산업이 발전한 나라다. 게임의 장르도 다양하다. 고만고만한 성인용 게임만 하더라도 매 달 수 십 개씩 쉼 없이 쏟아져 나온다. 성인용 게임 개발사만 해도 수 백 개에 달한다. 물론 이들 업체는 새로 생겼다가 망하기를 반복한다. 작은 규모의 게임 회사들이 많은 까닭에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단기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러 건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활용이 많은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일본은 소프트웨어 산업 하나만 보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존재하고 있어 직원 고용과 급여 체계 등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때문에 일본에 취업해 고액 연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는 보편적인 경우는 아니다. 일본에서 고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에서도 고액을 받을 수 있는 능력자라고 봐야 한다.


지나친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구인 광고는 의심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일본의 급여 수준이 초임 20만엔, 평균 30만엔 정도로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범한 능력을 가지고도 일본에만 가면 500~1,000만 엔의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일본의 IT 기업은 현재 말과 문화가 통하는 자국민에게도 한 달에 20만엔 미만의 급여를 주면서 아르바이트로 프로그래머를 고용하고 있다. 그런데 말도 안 통하는 평범한 실력의 한국인 프로그래머에게 월 50만엔 이상을 주면서 고용할 이유가 없다. 만약 이런 고액 연봉을 준다며 한국인 인력을 모집하는 기업이 있다면 비정상적인 상황이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둔다.

현재 일본 취업을 떠나는 경우는 크게 네 가지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인력공단이나 무역협회 등의 국가기관 또는 유명한 경제 단체를 통해 해외 취업을 알선 받아 취업하는 경우가 첫 번째다. 두 번째 형태는 일본에 근무하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취업을 요청받는 경우다. 세 번째 형태는 취업 알선 기관을 통하거나 취업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는 경우다. 네 번째는 자신이 직접 일본 기업에 지원해 취업하는 경우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아무래도 기업에 대한 신뢰를 좀더 확보할 수 있지만 세 번째 경우는 과대 허위 알선에 주의해야 한다.

IT 인력의 경우 세 번째와 네 번째 경로를 이용하는 경우 어떻게 일본 기업에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 경로가 많이 사용된다. 첫 번째는 국내의 취업 전문 사이트(또는 대행사)를 통해서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하는 경우다. 특히 해외 취업 전문 사이트나 일본 취업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사이트를 이용해 일본의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허위 광고나 과장 광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일본 평균 연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주겠다는 광고는 꼼꼼하게 현지 기업의 실체를 확인해봐야 한다.

두 번째 경로는 자신이 직접 일본 기업 사이트에 접속해 구인란(recruit)을 읽어보고 지원서를 보내는 경우다. 의외로 이런 식으로 직접 일본 기업에 이력서를 보내는 사람이 드문 편인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본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견실한 기업을 알아보고 구인 광고를 낸 업체에 취업을 알아보는 경우이기 때문에 취업만 된다면 안정적인 조건에서 일할 수 있다. 현재 일본의 IT 기업도 한국처럼 자사 홈페이지에 구인란을 개설해 인력을 상시 채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취업을 하고자 한다면 직접 해당 기업 사이트에 지원서를 제출해보는 것이 괜찮다.

물론 일본에 취업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해당 기업이 채용 의사를 밝히더라도 비자 취득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집을 구하는 과정까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서류가 많은 나라다. 외국인이 방을 얻기도 매우 어렵거니와 방 하나를 계약하더라도 15장이나 되는 서류가 필요한 곳이 일본이다. 물가도 비싸고 문화도 다르다.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주의해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허위나 과대 광고다. 특히 취업 기관을 통하거나 취업 사이트를 통해 취업을 알아볼 때는 해당 기업에 대한 철저한 확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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