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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지원자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IT문화원 컬럼. 2003년 11월 17일. [갈래: recruit] URL: http://www.dal.kr/col/recruit/recruit20031117.html

리크루트

리크루트 컬럼(33). 2003년 11월 17일 (글: 김중태)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원 감소가 취업난의 주요 원인이다.

IMF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벗어나 외환 보유고도 늘고 수출액도 늘었는데 IMF 때보다 취업이 더 힘들다는 말을 한다. 당시에 국내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 취업 문제였다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지금 시점에는 취업이 늘어야 한다. 그렇지만 오히려 체감지수가 더욱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내수와 경기 침체, 고학력 졸업자 증가, 3D 직업 기피, 외국인의 주식 매수로 인한 지배권 변화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가 취업 시장의 수요 공급 불균형을 만들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라면 역시 IMF를 계기로 실시한 기업의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컬럼인 '청년실업의 현황과 증가 원인'를 통해 한 차례 말한 바 있다.

IMF로 인해 촉발된 구조조정은 많은 면에서 기업 문화를 급격하게 바꿔놓았다. 연공서열 방식에서 능력 중심의 연봉제로 바뀌면서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고, 정년이 짧아졌다. 사오정을 지나 35세 정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정년의 개념이 크게 바뀌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퇴출되었고 이런 사람들이 쌓이면서 취업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 시장이 되었다. IMF 외환 위기는 일차적으로 넘긴 것 같지만 그 여파는 오래도록 취업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의 경우 IMF 해인 1997년 이후 꾸준하게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 약 16만 명이던 임직원 수가 5년 뒤인 2002년에는 11만 5천 명으로 줄었다. 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호황으로 인해 최근 5년 동안 천문학적인 흑자를 기록하면서 가장 큰 성장을 이룬 회사이며, 현금 보유고도 최고인 안정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그런데 인원은 오히려 3분의 1 가량이 줄었다.

최고의 기업에서조차 인원이 줄었으니 다른 기업은 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삼성에서 퇴출된 고급 인력이 다음 등급의 기업으로 밀려들어갔고 삼성 출신에 밀린 직원이 다시 다음 등급 기업으로 밀려나는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또한 삼성이라는 최고 기업의 인재들조차 퇴출되는 상황이니 그 이하 등급의 기업이나 삼성과 거래 관계를 이루면서 생계를 부지하는 수 많은 기업들 역시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존의 인력조차 직장에서 퇴출되면서 갈 곳을 찾느라 분주한 것이 최근 5년 동안의 상황이다. 당연히 경력자가 넘치게 되고 신입은 들어갈 곳이 없게 된다. 업무가 능수능란한 유능한 경력자조차 퇴출시키는 상황에서 신입을 뽑는 일은 그야말로 드문 일이다.

한편 인원은 줄었지만 삼성그룹의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로 IMF 이전과 비슷하다. 삼성은 1998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스톡옵션, 이익배분제(Profit Sharing), 생산장려제(Production Incentive) 등도 함께 도입해 능력 있는 직원에게는 파격적인 임금을 지불했다. 이 때문에 5년 전에 비해 1인당 인건비는 60%나 늘었다.

삼성그룹만 놓고 보면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심해진 셈이다. 좀더 적은 인원이 좀더 많은 급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퇴출 된 사람과 새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졸업자들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이들의 급여는 경쟁에 비례해 줄어들고 있다. IT 업종 역시 크게 성장한 몇 기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는 급여가 줄었다.

IMF 이후 두드러진 또 다른 현상은 해외 인력 채용의 증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만 해외에서 채용한 인력이 5만 7천 명이나 된다. 삼성 그룹 전체 인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로. 국내에서 이 정도 인력이 채용되었다면 수 십 만 명의 관련 산업 고용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다.


개인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처럼 IMF는 일단락 되었지만 그 여파는 취업 시장에 크게 미치고 있다. 문제는 단기간의 일시적 고용 감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경기가 나빠서 취업 현황이 나빠질 경우 경기 회복과 함께 취업 시장도 회복했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취업 문제는 경기 침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업 환경 변화와 체질 개선이라는 구조적인 변화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결 방법은 취업 지원자들 역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루는 것이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소수 정예의 인력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으니 개인들도 기업에 필요한 우수 인력으로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폭 넓은 사고력, 다양한 특기를 갖추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대학만 졸업하면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취업이 가능했다. 4학년이 되어서야 영어 좀 공부하고 시사 문제집 좀 풀고 취업 준비 끝냈다고 말하던 시절이었다. 사실상 졸업장과 대학 등급, 학점 순으로 취업이 결정되었던 때다.

이제는 그런 식으로 취업할 수도 없고, 취업 후에도 살아남기 힘들다. 영어 공부를 했다는 흉내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해야 할 것은 확실하게 잘 해야 한다. 영어도 확실하게 잘 해야 하고, 전공 관련 자격증도 많이 따야 하고, 관련 실력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대학생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배로서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계 경제가 지구화되고 기업 문화가 바뀌므로 개인도 따라가며 바뀌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하게 알아둘 점은 흉내만 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 대부분이 반 년에서 일 년 이상의 어학 연수 과정을 이력서에 기록하는데 인사 담당자는 이것만 가지고 영어를 잘 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외국에 가서도 유학생끼리 놀다가 영어를 배우지 못하고 돌아온 학생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서류를 장식하기 위한 1년 어학 연수가 아닌, 진짜 영어에 미친 어학 연수 1년이 필요하다. 어학 연수 다녀오기만 하면 영어가 저절로 될 것처럼 생각하거나, 인사 담당자가 자신을 영어 실력자로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안이한 생각으로는 취업과 취업 이후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기업이 바뀐 만큼 개인들도 바뀌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나는 인재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만 살아남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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