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통해 몇 차례 말한 적이 있지만 회사에서 경영자가 사람을 뽑을 때의 우선 순위는 1. 성실성 2. 업무 능력 3. 학벌과 성적 4. 자격증과 수상 경력 순이다. 예컨대 은행에서 직원을 선발하는데 경마장이나 포커에 빠진 도박꾼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선발하지 않는다. 한 달 뒤에 회사를 그만 둘 사람임을 안다면 역시 채용하지 않는다. 또한 일류대 전산과 출신이지만 공부를 안 해서 프로그램을 짜지 못하는 사람과 중졸이지만 온라인 게임을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선택하라면 중졸이라도 당장 온라인 게임 개발이 가능한 사람을 채용한다. 첨단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중졸이건 대졸이건 따지지 않고 채용할 것이다. 학력은 그 다음이다.
그렇지만 시험이나 면접만으로 사람의 성실성을 판별하기는 어렵다. 실력을 검증할 시간도 많지 않다. 10명 모집에 천 명이 응시하는 경우 탈락하는 990명 중에는 합격한 10명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천 명의 실력을 꼼꼼하게 확인할 시간도 없고 인력도 없다. 이 때문에 학벌, 성적, 자격증 순으로 선발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성실성은 비슷하며, 능력은 학벌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소한 학벌 좋은 사람이 공부머리는 더 좋은 것이 분명하며, 집단 평균으로 볼 때 영어나 프로그램 실력도 더 낫다. 일류대 출신이라도 실력 형편 없는 사람이 있고 지방대 출신이라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을 알지만 이를 일일이 확인할 시간과 비용이 없기에 경험치와 집단 평균치를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실성은 말썽 부리지 않을 정도의 보편적인 성실성이면 충분하므로 성실성을 가지고 학벌의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결국 학벌에서 뒤지는 사람이 자신보다 우월한 학벌을 가진 경쟁자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실력밖에 없다.
학벌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매우 깊다. 때문에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학벌의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학벌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실력 차이를 보여주어야 하고 최고의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최고의 실력이란 무엇인가? 남이 못할 때 내가 할 수 있거나, 남이 이틀 걸릴 때 나는 하루만에 할 수 있는 실력을 말한다.
게임 개발사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게임 개발 능력이다. A는 일류대 출신이지만 프로그래밍 실력이 형편 없어 게임을 개발할 능력이 없고, B는 고졸이지만 혼자서도 회사에서 개발하려는 게임을 개발할 실력을 갖추었다고 하자.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누구를 고용하겠는가? 당연히 개발 실력을 갖춘 B를 채용한다. 그렇지만 A와 B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다면 사장은 학벌이 좋은 A를 채용할 것이다. B가 일류대 출신인 A를 물리치고 취업하려면 A보다 확실한 실력의 우위를 보여주어야 한다.
문제는 서류 상으로는 B의 실력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음과 같은 두 사람의 이력서를 보자.
[보기1]
1. 놀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성적 C. 영어 잘 함. C++ 잘함.
2. 길동: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성적 A. 영어 매우 잘 함. C++ 잘함.
실제로 길동의 프로그램 실력이나 영어 실력이 훨씬 뛰어날 수 있지만 대개는 길동의 이력서가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격증이나 어학 연수 등의 여러 가지 특이 경력을 추가하지만 이런 경력을 추가하는 일이 쉬울리 없다. 따라서 남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예제(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만든 디자인 샘플을, 프로그래머라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웹기획자와 같은 분야라면 홈페이지를 예제로 제출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다.
파일이나 디스켓(FDD, CD) 등을 이용해 이런 예제를 제출할 경우 기업에서는 좋은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단 100% 완성된 것으로 제출해야 한다. 프로그래머 지원자가 완성된 네트웍 대전용 테트리스를 하나 만들어 제출했다고 하자. 이 경우 회사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원자를 높이 평가한다.
1. 적어도 제출한 프로그램을 짤 실력은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회사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라고 판단되면 바로 채용할 것이고, 당장 실무에 투입할 정도의 실력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의 비용만 들이면 직원으로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
2. 프로그램을 완성할 정도의 끈기와 성실함을 보여주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100점 짜리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1년을 허비하는 프로그래머보다는 60점 짜리 프로그램을 1달만에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머를 원한다. 지원자가 만든 테트리스 프로그램이 아무리 간단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동작하는 완성된 프로그램이라면 충분히 채용할 가치가 있는 인재로 평가하기 마련이다.
3. 적극적이고 꼼꼼한 자세로 취업을 준비하는 성실함을 보여줬다. 졸업장만 가지고 취업을 알아보는 사람보다는 더 성실하고 우수하게 평가한다.
학벌이 떨어진다고 판단이 되는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예제(샘플, 포트폴리오)다. 남보다 우수한 실력을 가졌다면 예제 제작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학벌에서 뒤진 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최고의 실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학벌을 극복하는 가장 명확한 방법은 뛰어난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