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Web2.0)을 위한 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웹2.0 시대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몇몇 사이트를 야후가 인수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웹2.0 싸움은 이제 본격적인 힘겨루기로 들어간 상태다. 현재 웹2.0 시대의 주요 기업은 야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의 3강 구도에 이베이, 아마존, IAC의 다크호스가 기회를 노리는 형태로 점차 압축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눈부시게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야후와 구글이다. 특히 야후는 최근 몇 년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과감하게 인수와 새 서비스(service) 내놓기를 쉬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
야후는 초기에 인수 실패로 고생을 많이 했다. 인터넷 종합 정보 서비스 업체 '지오시티즈'와 인터넷 방송국 '브로드캐스트'를 인수하는데 1백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1999년에 인수한 브로드캐스트에 무려 57억 달러나 투자한 것은 야후에게 치명타가 되었다. 결국 누적된 적자로 인해 2002년 12월에는 인터넷 방송 사업 관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해야 했고, 2003년 11월에는 아예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해체하고 관련 인력을 정리 해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엄청난 돈을 주고 인수한 사업이 크게 축소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끼친 것이다. 반면 야후에 비싼 값으로 브로드캐스트닷컴을 팔고 20억 달러를 손에 쥔 마크 큐반은 2000년 초에 미국 텍사스주 지역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를 2억 8천만 달러에 구입한 후 농구장에서 농구경기를 즐겼다.
물론 브로드캐스트와 같은 인수 실패 사례가 야후에 상처만 준 것은 아니다. 이후 야후는 검색엔진 업체 잉크토미(Inktomi)를 2억 3500만 달러라는 비교적 싼 값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구인구직사이트 핫잡스(HotJobs)를 4억 3600만 달러에, 검색 광고 사이트인 오버추어를 17억 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야후가 오버추어(www.overture.com)를 인수한 것은 야후에 큰 힘이 되었다. 브로드캐스트 사건 이후 야후는 돈을 적게 들이고 인수하는 방법을 점차 터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버추어 인수 이후 한 동안 뜸 했던 인수전에 야후가 다시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구글에 의해 야후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2004년부터다. 최근 야후가 인수한 기업과 새로 선보이는 서비스를 보면 세 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대형 업체를 인수해 위험을 키우지 않고 위험 부담이 적은 기업 위주로 인수한다는 점이다. 이는 2004년부터 야후가 인수한 기업들이 대부분 규모가 적거나 신생기업 위주인 점에서 알 수 있다. 야후가 인수한 VoIP 업체인 다이얼패드는 한때 새롬신화의 뒷받침이 된 기업이었지만 40명 정도로 인원이 축소된 사업부 규모 수준에서 야후에 인수되었다. 그외 업커밍, 플릭커, 델리셔스 등도 규모가 작은 기업이다. 가장 최근인 2005년 12월에 인수된 델리셔스는 널리 알려진 유명 사이트지만 겨우 9명의 운영진에 의해 운영되는 소규모 사이트이기도 하다.
야후의 두 번째 전략은 웹2.0 시대에 목표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웹2.0 시대의 3대 스타라면 델리셔스, 플릭커, 테크노라티를 꼽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미 이 중 두 곳을 야후가 인수하고 테크노라티만 남았다. 현재 야후는 웹2.0 서비스를 직접 선보이거나 인수함으로써 경쟁업체에 대항할 수 있는 상품군(라인업)을 거의 마련했다. 또한 새로 내놓는 서비스도 대부분 웹2.0에 맞추고 있다. 최근인 2005년 12월에는 마이 야후 외에 이메일에도 RSS 구독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이메일 기능까지 점차 웹2.0 서비스와 연동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세 번째 전략은 검색보다 미디어와 커뮤니티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후가 최근 인수한 기업들은 검색보다는 알맹이(content)와 커뮤니티에 관련된 사이트다.
최근 1년 사이 야후의 발걸음을 보면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로 빠르다. 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야후가 혁신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인수된 기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4년 7월 12일에는 Oddpost(www.oddpost.com)를 인수했다. 오드포스트는 웹기반 이메일 업체로 DHTML을 이용하여 브라우저에서 아웃룩과 거의 같은 인터페이스를 구현하여 주목받은 회사인데 야후가 인수했다. 구글이 만우절에 지메일 서비스를 선보인지 3개월 뒤의 일이다. 야후는 Oddpost를 인수하고도 한 동안 조용했는데, 2005년 9월 13일 마침내 Yahoo! Mail Beta 서비스를 발표하며 베타 서비스를 실시했다. 야후의 새로운 웹메일은 끌어다떨구기 기능(Drag and drop functionality), 탭 방식의 인터페이스, 마우스 오른쪽 단추와 단축키 기능 등과 같이 지메일을 능가하는 혁신적인 기능이 포함되었다. 최근에는 RSS구독 기능도 이메일 안에 포함시키는 등 점차 웹메일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2005년 3월 21일에는 플릭커(www.flickr.com)를 인수했다. 플릭커는 꼬리표(tag) 기반의 사진 사이트로 웹2.0을 대표하는 사이트다. 세계 10대 사이트에 선정되는 등 각종 상과 평판을 휩쓸다가 야후에 인수되었는데, 구글이 온라인 사진 사이트인 피카사(http://picasa.google.com/)를 인수한 것에 대응해 인수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 6월 14일에는 인터넷전화(VoIP) 업체인 다이얼패드(www.dialpad.com)를 인수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40명의 직원에 불과하며 파산 직전까지 갔던 날개가 꺾인 업체임을 감안하면 헐값에 인수했을 것이다. 같은 VoIP 기업인 스카이프(www.skype.com)가 최대 약 4조원(41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에 이베이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야후는 거의 공짜로 인수한 것이나 다름 없다. 물론 스카이프는 막강한 회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하락세의 다이얼패드와 비교될 수 없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다이얼패드의 전통과 기술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1400만 명의 회원수도 무시할 숫자는 아니라는 점에서 야후의 다이얼패드 인수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수 천 만 명의 기존 야후 회원들이 다이얼패드를 사용한다면 스카이프와 같은 규모로 성장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2005년 7월 27일에는 콘파뷸레이터(www.konfabulator.com)를 인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콘파뷸레이터는 대시보드 프로그램 개발사로 PC용 대시보드와 달리 인터넷과 연계된 각종 서비스가 특징이다. 더구나 콘파뷸레이터는 XML과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위젯이라는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자들이 개발하기 쉽다. 콘파뷸레이터는 야후에 인수된 후 야후 위젯(http://widget.yahoo.com)으로 다시 태어났다. 야후 위젯은 매킨토시의 대시보드를 경쟁으로 삼기보다는 구글의 개인화 홈페이지나 데스크탑검색, MS의 스타트닷컴 등을 경쟁으로 삼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물론 이미 야후는 마이야후(http://my.yahoo.com)를 통해서 여러 정보를 한 곳에 볼 수 있는 개인화 홈페이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의 개인화 홈페이지와 MS의 스타트닷컴에 대응하고 있다. 야후 위젯은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또한 각종 야후 위젯이 결국은 개인이 필요한 각종 서비스의 최적화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위젯이 인터넷 기반이라는 점에서 개인화 홈페이지를 PC까지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개인 PC 공략이라는 점에서는 야후가 구글과 MS보다 한 발 앞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2005년 10월 5일에는 발자국찾기(tracking) 사이트인 업커밍(www.upcoming.org)을 인수했다. 업커밍은 각종 사회적 일정과 행사를 관리해주는 사이트다. 소셜네트워크와 지역검색이 결합된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최근 Zvents(www.zvents.com)와 같은 지역의 각종 행사(이벤트)를 검색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다. 시장 조사 업체 켈시 그룹에 따르면 지역 알맹이(Local content) 시장은 향후 5년 안에 34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가장 최근인 2005년 12월 9일에는 델리셔스(http://del.icio.us/)를 인수했다. 델리셔스는 조슈아 샤흐터(Joshua Schachter)가 만든 소셜 북마크 공유 서비스로 30만 사용자들이 1000만개 즐겨찾기(북마크)를 공유하고 있다.
인수만 하는 것이 아니다. 벌써 콘파뷸레이터를 야후 위젯으로 변모시켜 내놓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인수 기업을 야후에 적용시키고 있으며, 웹2.0 시대를 위한 신규 서비스도 계속 내놓고 있다. 웹RSS구독기와 개인화 홈페이지 역할을 하는 마이 야후를 비롯해, 소셜 북마크를 도입한 소셜 검색 엔진인 마이웹2.0(My Web 2.0),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한 문답형 커뮤니티인 야후 앤서즈(Yahoo Answers, http://answers.yahoo.com),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를 혼합한 서비스인 야후 360(http://360.yahoo.com) 등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미디어와 커뮤니티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야후가 2005년 12월까지 갖춘 진영만 해도 막강하다. 이 정도의 웹2.0 서비스를 갖춘 곳은 구글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다. MS는 이제 준비 중이다. 결국 2006년에 구글이 맞서야 할 상대로는 MS보다 야후가 더 힘겨운 상대가 될 상황이다.
한국의 포탈도 주의하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야후와 구글의 싸움이 먼 나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야후의 새로운 웹2.0 서비스는 야후코리아를 통해서 즉각 반영되고 있다. 그에 비해 국내 포탈들이 선보이는 웹2.0 관련 서비스는 눈에 뜨이는 것이 없다. 조금씩 마이야후며 마이웹, 야후 위젯 등을 사용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야후로 우르르 몰려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전통의 힘에 혁신과 빠른 발까지 더하고있는 야후가 웹2.0 시대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