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songwon Archives

January 29, 1995

[차례]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11

송원백화점1997년 3월. 노트북컴퓨터의 활용
나랑 비슷한 시기에 노트북을 산 이서방은 며칠 들고다니다가 무겁다고 투덜대더니 요즘은 노트북을 집에 두고 출근한다. 300만원이 집에서 썩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시 올해 노트북을 살 의향이 있는 분은 '노트북은 무엇보다도 가볍고 싼 제품을 사는 것이 최고'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는 것이 좋겠다.

송원백화점1997년 2월. 컴퓨터 오락의 활용
컴퓨터오락을 못하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컴퓨터오락을 안할리가 없다. 오히려 오락을 못하게 통제할수록 아이들은 반발심리에 의해서 비뚤어진 길로 나갈 위험성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내리는 결론은 하나다. 어차피 컴퓨터오락을 할 수밖에 없다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락 대신 아이들의 지적능력과 정신건강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오락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이끌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송원백화점1997년 1월. 컴퓨터작업은 음악을 들으며
이 삼만원짜리 노래방 씨디롬 한 장을 사서 비싼 노래방비용도 아끼고, 온 가족이 집안에서 화목하게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음악CD 연주 기능이나 노래방 CD 사용은 컴퓨터가 가진 기능의 백 분의 일도 안되지만 이것만으로도 컴퓨터를 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꽤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컴퓨터와 좀더 친해질 수 있으며, 컴퓨터를 어렵게만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새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컴퓨터로 꼭 복잡한 계산이나 하고 자료관리를 해야만 제대로 써먹는 것은 것은 아니다. CD 플레이어 대용이나 노래방 반주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컴퓨터인 것이고, 컴퓨터의 잘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송원백화점1996년 12월. 컴퓨터와 건강
결국 컴퓨터 관련 병의 원인 중 대부분은 잘못된 컴퓨터 사용습관 때문이다. 시력이 나빠지거나 손이 떨리는 컴퓨터병의 원인은 컴퓨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습관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중간중간 자주 몸을 풀어주고 올바른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지도해주는 지혜가 갖추어야 한다.

송원백화점1996년 11월. 하드디스크의 자료 보관방법
아직까지도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플로피디스크로 보관하는 분, 또는 하드디스크가 고장나서 프로그램과 자료들이 날아가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하드디스크의 자료를 백업씨디로 만들어 보관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적은 비용으로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보관해두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송원백화점1996년 10월. 컴퓨터를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은 틀림없는 말이다. 예컨대 컴퓨터 입문서를 처음 읽었을 때 첫부분을 70% 정도 이해했다면 다음 부분은 50%, 그 다음은 30% 정도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문서적을 처음부터 100% 이해하려는 것은 욕심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다시 첫 부분을 보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송원백화점1996년 9월. 전자우편으로 편지 보내기
전자우편은 우체부 아저씨가 배달하는 종이 편지보다는 낭만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편지를 보내는 일이 줄어드는 요즘 사회 현상을 고려해보면 꽤 괜찮은 통신수단임이 틀림 없다. 종이에 써서 보내느냐 통신망으로 타자를 쳐서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내용을 담아서 보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송원백화점1996년 8월. 애물단지 컴퓨터를 치우는 방법
만약 집안에 있는 컴퓨터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싼 돈을 주고 새로 사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은 몇 가지 부품을 바꾸는 것으로 훌륭한 컴퓨터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모니터나 플로피디스크, 키보드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폐기처분하고 새것으로 사는 것은 낭비다. 컴퓨터가게에서 판올림에 대한 상담을 해주니 함께 상의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쓸만한 컴퓨터를 재장만하는 것이 좋겠다.

송원백화점1996년 7월. 인터네트를 꼭 배워야 하나?
인터네트는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는 보물창고지만 아직까지는 효율적인 매체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없어도 그만인 존재다. 더구나 4천만의 대부분이 아직도 컴맹이다. 때문에 인터네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영어나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인터네트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인터네트를 배우기에 앞서 컴퓨터의 기초부터 배우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송원백화점1996년 6월. 베이터베이스(Database) 프로그램의 유용함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유용하고, 가장 생산적인 프로그램이라서 많은 사람에게 꼭 배우라고 권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사용법을 익히는 일이 쉽지 않다. 때문에 컴퓨터 초보자라면 사용하기 어려운 범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보다 사용법이 쉬운 전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송원백화점1996년 5월. 홈쇼핑이란 무엇일까?
홈쇼핑을 이용하면 물건을 사러 상가에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은 물론 교통경비나 인건비가 많이 절약된다. 또 대부분의 홈쇼핑회사들이 시중가보다 좀더 싸게 물건을 파는 편이라서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중소도시나 산골 마을 사람들도 안방에서 원하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은 매우 편리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직접 얼굴을 맞대면서 흥정을 벌이는 잔잔한 정겨움이 없다는 점이다. 편리함을 얻기 위해서 사람 사이의 따스한 정을 손해보는 셈이다.

송원백화점1996년 3월. 멀티미디어 시대의 교육
이처럼 다양한 매체의 특성과 컴퓨터가 지니는 검색기능, 편리함 등을 결합한 씨디롬은 그동안 나온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교육용 매체다. 덕분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의 업무용 기계에 불과했던 컴퓨터가 지금은 아이들의 교육용 도구, 어른들의 정보검색용, 오락용 기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송원백화점1996년 2월. 집안에서 은행일 보는 법
따라서 이러한 홈뱅킹도둑으로부터 자신의 돈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비밀번호를 모두 달리 사용하는 것이다. 날고 뛰는 전문가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컴퓨터에서 관리하는 각기 다른 형식의 비밀번호 네 개를 연속으로 맞추기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네 개의 비밀번호를 남들이 추측할 수 없는 번호로 각기 다르게 해놓으면 적어도 비밀번호를 도용당해서 계좌이체 도둑에 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주부들이 비밀번호 관리만 주의하면서 홈뱅킹을 이용한다면 생활이 좀더 편리하고 넉넉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송원백화점1996년 1월. 컴퓨터통신을 배우면 좋은 일들
이처럼 통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장점은 개인주의에 의해서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고 사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로 인해서 아픔을 겪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사귐으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크다.

송원백화점1995년 12월. 컴퓨터구입은 분수에 맞게
컴퓨터를 꽤 다룬다는 내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종은 286컴퓨터다. 요즘 말로 그냥 줘도 안 가진다는 기종이지만 나는 이 컴퓨터를 가지고 원고도 쓰고 통신도 하고, 자료도 관리하고 게임도 즐긴다. 그러나 컴퓨터를 모르는 내 선배들은 비싼 컴퓨터를 구석에 소중하게 모셔둔 뒤 가끔 먼지를 털면서 컴퓨터를 만져볼 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점은 컴퓨터에 든 기능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이냐다.

송원백화점1995년 11월.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 이유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음란물을 접한다는 사실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컴퓨터에만 빠져 다른 일에는 무기력증 또는 거부감을 보이는 폐쇄적인 인간이 되거나 컴퓨터를 통해서 잘못된 이성교제, 잘못된 성취방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그러나 컴퓨터를 모르고서는 자녀들이 컴퓨터를 통해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자녀들은 점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자녀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잊고 지내던 꿈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현실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컴퓨터는 배워둘만 한 것이다.

November 1, 1995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 이유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5년 11월. 김중태(www.dal.co.kr)


요즘 들어 주부들의 컴퓨터 배움열이 매우 높다. 얼마 전에 동료집에 저녁식사를 얻어먹으러 갔는데, 그집 마나님께서 요즘 컴퓨터통신에 한창 빠져있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컴퓨터통신을 하는데 대화방에서 만난 남자들이 꽃도 보내주고 편지도 보내준다며 함박 웃는다. 이럴 때 속 좁은 남편이라면 '아니? 이 여자가 나를 놔두고 외간남정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희희덕거려? 당장 통신 끊어!'라고 말하겠지만 맘 좋은 내 동료는 '요즘 신여사님 신났어. 아줌씨한테 꽃을 주는 남자도 생기고.'하면서 빙긋 웃기만 한다. 단말기로 불편하게 통신하는 부인을 위해서 컴퓨터 한 대 사주는게 어떠냐고 말했더니, 부인이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요. 꽃을 선물해주는 사람이 생겼으니 컴퓨터를 선물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하고 말해 모두 크게 웃었다.

어떤 때는 통신망에서 대화를 하는 중에 갑자기 상대편 보고 '뭐야? 당신 이리로 와 봐'하고 말하는 사람을 본다. 갑자기 말투가 바뀌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데, 이때 상대편이 '흥! 싫어요. 당신이 이리로 와요.'하고 말해 사람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부부가 함께 통신을 하는 경우다. 컴퓨터도 두 대, 전화번호도 두 개. 이것이 요즘 컴퓨터세대의 신혼부부 모습이다. 이들이 책상을 나란히 하거나 벽을 사이에 두고 따로 접속해서 대화방에서 달콤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티격태격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을 가끔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자기 부인이 통신으로 연애편지를 주고받고, 모임에 나가서 밤 늦게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남편은 드물 것이다. 다만 마나님께 얻어맞을까 싶어서 내색을 못하는 것이다. 요즘 결혼하는 남자 중에 부인 보고 '당장 통신 그만 두지 못해!'라고 말할 수 있는 간 큰 남자는 드문 것이다.

그럼 요즘 주부들이 컴퓨터를 배우고 컴퓨터통신을 배우는 이유가 어떤 노래제목처럼 '바람 난 여자'가 되기 위해서인가? 물론 아니다. 주부들이 컴퓨터통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여성은 결혼을 하면서부터 생활범위가 집으로 한정된다. 바깥 출입도 적고 많은 사람을 만날 기회도 적어진다. 그러던 주부들이 요즘은 컴퓨터통신을 통해서 자신이 개발하지 못했던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가진다.

지방과 서울사람이 여러 명 모여 동시에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세계의 소식을 듣기도 하고, 해외통신망에 접속해서 다른 나라 모습을 감상하기도 한다. 발표할 곳이 없어서 글을 쓸 수 없었던 사람은 통신망의 게시판을 발표무대로 삼아 글을 쓰기도 한다. 직접 독자들의 애정어린 충고와 격려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글을 다듬어가는 입장에서 보면 지면을 통한 글쓰기보다 나은 점도 있다. 이렇게 쓴 글이 인기를 끌게 되어 책으로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모습도 가끔 본다. 연극도 만들어보고, 연주회도 가져보고 영화에 대해서 신나게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인간과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와 집, 직장과 집, 또는 집안에서 늘 보는 얼굴만 보던 현대인들이 통신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교류를 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통신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물론 컴퓨터통신 외에도 컴퓨터가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하다. 컴퓨터를 통해서 가계부를 정리하면 수 없이 계산기를 두드려야 했던 불편함도 사라지고, 타자기를 사용할 때는 만들 수 없는 예쁜 문서도 만들 수 있다. 집안을 돌보다가 심심할 때면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주만들기'라는 게임을 통해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점검해볼 수도 있다. 또 옛날과 달리 요즘은 교육용프로그램이나 가족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디롬이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나오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오디오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에 비해 몇 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녀교육을 위해서도 컴퓨터는 배울 만하다. 컴퓨터는 조금만 배워두면 이처럼 재미있고 편리하며 유용한 기계다.

그러나 어머니나 아버지가 컴퓨터를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녀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요즘도 언론에서는 매일 같이 컴퓨터를 통한 폭력물과 음란물의 유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자라던 시기에도 새로운 매체인 음란비디오의 문제를 심각하게 이야기했고, 앞선 선배들의 시기에는 음란 카세트테이프와 만화, 잡지에 대해서 큰 문제라고 근심을 표시했다. 그러나 장발에 나팔바지, 미니스커트를 입던 그들은 지금 우리나라의 건실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음란물을 접한다는 사실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컴퓨터에만 빠져 다른 일에는 무기력증 또는 거부감을 보이는 폐쇄적인 인간이 되거나 컴퓨터를 통해서 잘못된 이성교제, 잘못된 성취방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그러나 컴퓨터를 모르고서는 자녀들이 컴퓨터를 통해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자녀들은 점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자녀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잊고 지내던 꿈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현실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컴퓨터는 배워둘만 한 것이다.
송원백화점

December 1, 1995

컴퓨터구입은 분수에 맞게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5년 12월. 김중태(www.dal.co.kr)


컴퓨터를 구입해달라고 떼를 쓰던 자녀들이 요즘은 컴퓨터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어달라고 극성이다. 그러나 몇 십 만 원 하는 냉장고나 TV 한 대 바꾸는 일도 쉽지 않은 판국에 백만 원이 넘는 컴퓨터를 사주는 일이 어디 쉬운가. 그렇다고 해서 안사줄 수는 없고. 이래저래 부모들의 마음고생만 심하다.

하여간 어차피 사야 할 컴퓨터라면 잘 사는 문제만이 남은 셈이다. 잘못하면 비싼 컴퓨터를 사주고도 원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베스트드라이버>라는 연극을 봤는데, 운전기사인 아버지가 어렵게 컴퓨터를 사주자 '요즘 누가 이런 중고286을 써요.' 하면서 투정을 부리는 장면이 있었다. 이처럼 큰 마음 먹고 사다준 선물이 불평불만의 대상이 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는가.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부장님도 선물을 잘못해서 한 동안 사모님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여자들이 생일보다 중시한다는 결혼기념일을 매번 까먹던 이분이 작년에는 친구분이 알려준 덕에 결혼기념일임을 알았다. 그래서 무뚝뚝한 이분이 그날은 큰 마음 먹고 장미꽃 다발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면서 감격하던 사모님, 곧 장미꽃 송이를 세어보더니 표정이 차갑게 변하면서 말했다.

"이제는 우리가 언제 결혼했는지도 모른단 말여요?"

알고보니 결혼 구 주년인데 팔 주년으로 잘못 알고 장미꽃을 여덟 송이만 묶었던 것이다. 그일로 인하여 부장님은 한 동안 사모님과의 말싸움에서 밀려야 했다. 사모님은 심통이 날 때마다 '결혼한 해도 기억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구박했기 때문이다.

비싼 돈 주고 산 장미꽃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것처럼, 비싼 돈 주고 산 컴퓨터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럼 컴맹인 사람이 컴퓨터를 살 때 어떻게 사면 가장 잘 사는 것일까? 컴퓨터를 살 때 살펴봐야 할 주의사항은 수 백 가지가 넘지만 컴맹에게 그 내용을 모두 이야기해봐야 소 귀에 경읽기일 뿐이다. 그러므로 컴퓨터에 관해서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분께 나는 한 가지 내용만 권한다. 그 내용은 한 물 가려는 기종으로 사라는 것이다.

컴퓨터 가격이 팍팍 내려간다고 해서 컴퓨터 가격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사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기 전까지는 결국 아무 것도 사용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컴퓨터를 사는 것이 좋다. 단 현재 나온 최고급 기종을 사지 말고 이제 한물 가려는 기종으로 사는 것이 좋다. 그럼 한 대의 가격으로 두 대를 살 수도 있다.

컴퓨터초보자가 최신형인 펜티엄-133 컴퓨터를 사용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단순하게 시디롬드라이브를 돌려보고 멀티미디어를 즐기기 위한 것이라면 486DX 기종으로도 충분하다. 현재 486DX-66 CPU와 주기판은 십오만 원이면 충분히 사지만, 펜티엄-133 CPU와 주기판을 사려면 팔십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일단은 486으로 구입한 후에 내년 초쯤에 펜티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몇 달이 지나면 펜티엄CPU의 가격이 몇 십 만 원 정도 내려갈텐데, 그 정도라면 지금 산 십오만 원짜리 486 CPU와 주기판을 그냥 버린다고 해도 훨씬 이득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 컴퓨터를 살 때 부담이 적고, 내년초에는 지금 펜티엄컴퓨터를 산 사람보다 더 좋은 펜티엄컴퓨터로 바꿀 수 있다. 지금 비싼 돈 들여서 펜티엄75 컴퓨터를 산 사람은 내년초에 더 좋은 기종으로 바꿀 자금이 없지만 지금 486컴퓨터를 산 사람은 내년초에 펜티엄 120으로 바꿀 정도의 자금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초보자가 컴퓨터를 살 때는 최상의 기종으로 사지 말고, 두 단계 쯤 낮은 기종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사용하다가 컴퓨터실력이 늘면 꼭 필요한 제품만 제대로 구입할 수 있고, 그때는 가격도 떨어질테니 여러모로 이득이다. 또 만약 사다 놓고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싸게 구입한 제품이므로 크게 아까울 것도 없을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광고에 유혹되어 비싼 컴퓨터를 사는데 상당수의 광고가 허위과장광고이거나 사기광고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때문에 만약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컴퓨터를 사는 경우라면 자녀들의 말을 들어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컴퓨터는 다룰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사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적어도 컴퓨터에 대해서는 부모보다 아이들이 더 많이 아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들의 말이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

컴퓨터를 꽤 다룬다는 내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종은 286컴퓨터다. 요즘 말로 그냥 줘도 안가진다는 기종이지만 나는 이 컴퓨터를 가지고 원고도 쓰고 통신도 하고, 자료도 관리하고 게임도 즐긴다. 그러나 컴퓨터를 모르는 내 선배들은 비싼 컴퓨터를 구석에 소중하게 모셔둔 뒤 가끔 먼지를 털면서 컴퓨터를 만져볼 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점은 컴퓨터에 든 기능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이냐다.
송원백화점

January 1, 1996

컴퓨터통신을 시작하는 방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1월. 김중태(www.dal.co.kr)


컴퓨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컴퓨터통신을 하지 못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기 마련이다. 요즘은 신문 방송에서도 컴퓨터통신을 이용해서 각종 제보를 받거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렇다면 컴퓨터통신은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만 할 수 있는가? 물론 아니다. 컴퓨터를 몰라도 컴퓨터통신은 할 수 있다. 컴퓨터와 모뎀이라는 장비만 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현재 14400bps 속도의 모뎀이 약 4~6만원 정도고 28800bps 속도의 모뎀은 약 10~14만원 정도 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14400bps 속도의 모뎀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장비를 갖춘 후에는 통신망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상업용통신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이다. 각각 요금체계와 서비스 내용이 다르므로 세 군데 통신망에 모두 가입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 알맞는 통신망 하나를 골라서 가입해야 한다.

천리안은 월 6,000원의 기본사용요금으로 월 10시간까지 기본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그 이후로는 사용시간에 비례해서 추가 사용요금을 내야 한다. 종량제라서 사용료부담이 가장 크지만 제공하는 정보의 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므로 좋은 정보를 많이 얻고자 하는 분에게 적당한 곳이다.

하이텔은 기본서비스만 사용할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월 9,900원만 내면 된다. 따라서 대화방, 자료실, 게시판 중심으로 많은 시간을 사용할 사람에게 알맞다.

나우누리는 기본요금 11,000원으로 월 3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이후로는 60시간까지 추가사용요금이 붙으나 최대 19,800원까지만 붙는다. 즉 60시간 이후로는 추가요금이 붙지 않으므로 월 최대요금은 30,800원이 된다. 모든 회선이 고속회선이라서 자료를 주고받을 때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자료를 많이 주고받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이들 세 통신망에 가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모뎀이나 단말기를 이용하여 각 통신망의 지역별 접속번호로 접속을 한다. 접속번호를 모른다면 '01410' 번호로 접속한 뒤에 원하는 통신망을 선택한다.

2. 접속이 되면 천리안은 '회원 ID:', 하이텔은 '이용자번호:', 나우누리는 '나우 ID:'를 묻는데 이때 'guest'라고 입력한다.

3. 'guest'라고 입력을 하면 차림표가 나오는데 천리안은 '11.천리안 Magicall 가입신청'을 택하고, 하이텔은 '4.신규가입신청'을 택하고, 나우누리는 '이용신청 차림'을 택한 뒤에 화면의 내용대로 자신의 신상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4. 신청을 마친 후에는 가입비와 사용료를 내야하는데 이에 대한 방법은 화면에 표시된 '이용자 안내'와 '이용요금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화면을 봐서 잘 모르겠다면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 초보자들이 주의해야 할 내용 몇 가지를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1. 또이름(ID=아이디)을 비밀번호로 알고 어려운 글자로 적는 사람이 있는데, 또이름은 통신망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별명과 같다. 통신상에서는 동명이인이 많기 때문에 이름만으로는 사람을 구별할 수 없다. 그래서 각 개인의 구별은 또이름을 통해서 구별한다. 따라서 하나의 통신망에는 같은 또이름이 존재할 수 없다. 가입신청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사용중인 단어로 또이름을 정한다면 등록이 되지 않을 것이다.

2. 천리안과 하이텔은 영문으로만 또이름을 만들 수 있는데 천리안은 대소문자를 구별하지 않으나 하이텔은 대소문자를 구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우누리에서는 한글로도 또이름을 만들 수 있으니 가능하면 예쁜 한글낱말로 짓기 바란다.

3. 컴퓨터가 없어도 통신은 할 수 있다. 단말기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되는데, 단말기는 동네 전화국에서 공짜로 빌려준다. 전화가입자는 신분증만 가지고 가서 즉시 빌려올 수 있다.

4. 홈뱅킹이나 전화번호 안내 등의 특정 서비스만 받을 예정이라면 사용료를 내는 상업통신망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홈뱅킹서비스를 비롯한 몇 가지 서비스는 상업용통신망을 이용해서 제공되기도 하지만 하이넷피라는 통신망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이넷피는 '01410'번호로 접속하면 된다.

5. 천리안 사용자가 가장 호되게 당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보관함에 프로그램을 보관할 때다. 천리안은 보관함에 편지나 프로그램을 보관할 경우 1Kbyte 당 하루 9원을 받는다. 따라서 10메가바이트를 저장한다면 하루 90,000원의 보관료를 물게 되며 한 달에 270만원의 보관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편지나 프로그램을 보관함에 보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모든 상업통신망은 기본서비스 외에 부가서비스라는 것이 있는데 부가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기본요금 외에 별도의 요금이 추징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가서비스는 화면에 분당 몇 원을 받는다고 표시된다.


이상의 내용을 숙지하고 통신을 시작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통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통신회사에서 통신사용법을 무료로 가르쳐주는데 이를 이용하면 통신을 배우기가 할결 쉬울 것이다.




컴퓨터통신을 배우면 좋은 일들


* 아래의 내용은 지면 관계로 사보에 실리지 않은 내용입니다. *


컴퓨터통신이 가진 장점은 매우 많다. 멀리 떨어진 지방 사람에게 프로그램을 보낼 수도 있고 글틀로 작성한 원고를 보낼 수도 있다. 직접 출판사까지 가지 않아도 되므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종이로 출력할 필요가 없으니 자원도 절약할 수 있다. 또 통장으로 입금받은 원고료는 홈뱅킹서비스를 이용해서 앉은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곳에 돈을 보낼 때도 홈뱅킹서비스를 이용해서 내 책상에서 바로 보낸다. 입출금을 위해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은행까지 찾아간 뒤에 한 시간 이상씩 기다리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홈뱅킹서비스 하나만 잘 이용해도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통신을 통해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후배하고 전자우편을 교환하기도 하고 대화방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특히 컴퓨터통신을 이용하면 시내전화요금으로 국제통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통신을 하면 비싼 국제전화비도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일반우편으로 한 달씩 걸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정보나 패션, 부동산, 음식, 여행, 국립도서관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와 컴퓨터프로그램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때문에 요즘은 상영중인 영화를 알아보기 위해서 신문을 뒤지지 않는다. 통신을 이용하면 각종 영화정보와 영화평은 물론 예고편까지도 미리 볼 수 있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괜찮은 영화만 골라볼 수 있다. 얼마전에는 <제이드>와 <양축>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양축>은 내가 컴퓨터통신의 영화정보를 보고 고른 영화였고 <제이드>는 상대편 아가씨가 재미 있을거라면서 고른 영화다. 그런데 <양축>은 재미 있었지만 <제이드>는 너무 재미 없었다. 그래서 <제이드>를 본 뒤에 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거 봐! 재미 없잖아. 어떻게 보상할래?'라는 의미를 담고 상대편을 째려봤다. 너무 오래 째려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눈이 아팠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날 맛있는 등심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이처럼 통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장점은 개인주의에 의해서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고 사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로 인해서 아픔을 겪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사귐으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크다. 남자들은 몇 년이 지나도록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만 사귀게 된다. 주부는 더욱 사귐의 폭이 좁다. 일가친척과 친구 몇 명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통신을 하면 실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이들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개발하기도 하고 잊혀진 꿈을 실현해볼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내가 아는 주부가 통신을 하는데 그 주부의 남편은 바둑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둑을 둘 수 있는 상대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하는 통신을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 직접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아내의 이름으로 바둑대국장에 들어가자 난리가 났다.

"와! 여성이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바둑을 잘 두시죠?"
"여성으로 3급을 두는 분은 참 보기 드문데, 제게도 한 판의 영광을 베푸시기를."

이렇게 뭇 남성들이 침을 흘리면서 대국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의기양양한 이 남편은 밤이면 밤마다 여자의 탈을 쓰고 통신바둑에 몰두했다. 가증스럽게도 상대방과 대화할 때는 '호호호!'라는 웃음을 보내면서 상대편 남성을 우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낮에 아내가 통신망에 접속하면 약간의 연정을 품은 남자들이 함께 둘 때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대체 남편이 바둑을 두면서 그 남자랑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는 이 주부는 늘상 당황할 수밖에.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남편이 바둑을 둘 때 졸린 눈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옆에서 같이 지켜봤다. 그래서 상대편과 나눈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말상대를 해주기도 했지만, 매일 같이 그러기는 너무 피곤한 일. 결국 남편 보고 자기 이름으로 바둑 두는 일을 중지하라고 압력을 넣어서 남편도 새로 통신망에 가입했다. 그러나 남편이 남자이름으로 바둑실을 기웃거리니 아무도 대국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남편은 아내의 이름으로 바둑을 둘 때가 행복했노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통신을 하면서 겪는 일화 중의 하나지만 매우 정감이 있어 보인다. 부부가 함께 통신을 하다가 부부싸움을 했다고 하자. 남편이 출근한 후 남편에게 전자우편으로 예쁜 그림엽서를 보내서 '미안해!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을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힘들 때, 또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컴퓨터통신은 두 사람 사이를 따스하게 이어주는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사모님 컴퓨터통신 한 마리 키워보시죠?'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송원백화점

February 1, 1996

집안에서 은행일 보는 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2월. 김중태(www.dal.co.kr)


홈뱅킹(Home Banking)이란 자신의 안방에서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통장에 입금된 잔액을 확인하거나 다른 통장으로 돈을 보내는 계좌이체, 수표도난 신고 등의 각종 은행일을 안방에서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매우 편리하고 유용한 제도인데, 특히 은행에 자주 가는 주부들에게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제도다.

우선 은행까지 가지 않아도 입금확인을 할 수 있고, 돈을 보낼 수 있으므로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은행에 가면 대기표를 받아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데 월말에는 두 세 시간 씩 기다릴 때도 있다. 그러나 홈뱅킹을 사용한다면 자기 책상에 앉아서 일 분만에 입금확인을 하고 돈까지 보낼 수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은행 가는 수고를 안해도 되고, 장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특히 직장인은 주부와는 달리 은행일 보기가 쉽지 않다. 은행영업이 네시 반에 끝나므로 근무 중간에 직장을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나 홈뱅킹을 이용하면 아무 때고 은행일을 볼 수 있어 좋다.

홈뱅킹을 이용하면 은행이 문을 닫은 후에도 은행일을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수표를 잃어버렸다면 빨리 도난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은행업무가 끝났다면 다음날에나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홈뱅킹을 이용하면 저녁 시간이나 공휴일에도 수표도난신고를 할 수 있다. 또 밤중에 손님이 수표를 제시했을 때도 사고수표인지 조회해볼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사용하는 은행의 홈뱅킹을 이용해서 다른 은행의 사고수표도 조회해볼 수 있다.

그밖에도 홈뱅킹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편리함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신용카드에 대한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각종 금융정보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각종 환율정보도 홈뱅킹을 통해서 제공받을 수 있다.

간단한 홈뱅킹은 전화로도 가능하다. ARS 제도를 이용한 이 방법은 전화를 건 뒤에 전화기로 나오는 안내말에 따라서 번호를 계속 눌러주면 잔액조회나 수표도난신고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한다면 모뎀을 장착한 컴퓨터나 단말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모뎀이나 컴퓨터가 없는 주부라면 동네 전화국에서 단말기를 빌려와서 사용해도 된다.

홈뱅킹서비스를 받으려면 홈뱅킹서비스를 신청해야 하는데, 은행에 가서 신청서용지를 기록해서 제출하거나 통신을 통해 접속한 뒤에 통신상으로 신청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통신을 통해 신청할 때는 화면에 나오는 안내글을 잘 보고 '서비스신청'차림을 택한 뒤에 묻는 내용에 하나씩 대답해주면 신청이 끝난다. 신청법도 간단하고 사용법도 간단하므로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홈뱅킹서비스 사용료는 무료다. 단, 홈뱅킹서비스는 은행별로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마다 신청서를 접수시켜야 한다.

컴퓨터나 단말기를 이용해서 홈뱅킹에 접속할 때는 세 가지 경로를 이용할 수 있다. 첫번째는 각 은행별 접속번호에 직접 접속하는 방법으로 지역별로 접속번호가 다르다. 은행별 접속번호와 ARS 전화번호는 은행에 비치된 안내책자에 적혀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면 된다. 두번째는 하이텔이나 천리안 등의 통신망에 들어가서 이동명령어로 홈뱅킹서비스에 접속하는 방법이고, 세번째는 01410으로 전화를 걸어서 각 은행을 택하는 방법이다.

홈뱅킹을 사용할 때는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비밀번호 관리다. 그러나 전화번호나 생일 등으로 비밀번호를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강조해도 많은 사람이 생일이나 전화번호로 비밀번호를 만든다. 만약 다른 사람이 비밀번호를 알게 된다면 큰일이다. 자기 통장에 있는 돈을 다른 통장으로 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홈뱅킹을 이용한 범죄사건이 몇 건 발생했다. 그중 1994년 말에 대학생이 저지른 사건은 사용자의 비밀번호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그는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서 새로운 계좌를 만든 뒤에 홈뱅킹을 사용하는 사람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자신이 만든 계좌로 계좌이체를 해서 돈을 빼냈다. 그는 먼저 주민등록번호를 구한 뒤에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홈뱅킹을 사용하는 회원들의 계좌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통신망으로 접속해서 이들의 비밀번호를 두들겨 보았는데 의외로 이 작업은 쉬웠다고 한다. 왜냐하면 상당수가 비밀번호를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나 간단한 숫자, 전화번호, 생일로 정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홈뱅킹을 하기 위해서는 통신망의 접속비밀번호와 통장비밀번호, 홈뱅킹접속비밀번호, 계좌이체비밀번호 등 네 단계의 비밀번호를 거쳐야 하지만 많은 회원들이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시켜 놓았기 때문에 통신접속망의 비밀번호만 알면 손쉽게 홈뱅킹의 계좌이체서비스까지 도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홈뱅킹도둑으로부터 자신의 돈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비밀번호를 모두 달리 사용하는 것이다. 날고 뛰는 전문가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컴퓨터에서 관리하는 각기 다른 형식의 비밀번호 네 개를 연속으로 맞추기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네 개의 비밀번호를 남들이 추측할 수 없는 번호로 각기 다르게 해놓으면 적어도 비밀번호를 도용당해서 계좌이체 도둑에 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주부들이 비밀번호 관리만 주의하면서 홈뱅킹을 이용한다면 생활이 좀더 편리하고 넉넉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송원백화점

March 1, 1996

멀티미디어 시대의 교육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3월. 김중태(www.dal.co.kr)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흔한 소개팅 한 번 안하고 지내온 까닭에 나를 보는 사람은 '저 놈이 결혼할까?' 하고 염려를 한다. 그러나 예전에 내 자신에게 한 약속 때문에 결혼을 미룬 것이지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물론 잘난 것도 없는 내가 여자에게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다. 그러나 내가 만약 결혼한다면 적어도 한 가지 조건은 꼭 지킬 수 있는 여자하고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조건은 아이가 말을 배워 제 또래하고 놀 때까지 아이 곁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를 통해서 말을 배운다. '아냐. 아빠라고 해야지' '따라 해 봐. 자동차!'. 이렇게 엄마가 가르쳐줄 때 아이는 비로소 말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나는 엄마가 돌보지 않은 아이들이 자폐증에 걸리거나 말을 더듬는 아이로 변하는 일을 여러 번 봤다. 그리고 지금도 나와 가까운 사람의 자녀들이 자폐증이나 말더듬는 증상에 걸려 있다. 예전과 같은 대가족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엄마가 붙어 있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른다. '설마!' 하면서 아이를 홀로 두는 여성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면서 엄마도 크나큰 행복을 느낀다. 내가 아는 한 아주머니는 아이가 말을 배울 때마다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날도 아이의 발을 씻으면서 말했다. '아유, 우리 이쁜이 발도 예쁘네. 엄마가 조금 전에 씻은 발은 왼쪽 발이야. 그럼 지금 씻고 있는 발은 무슨 발이야? 맞추면 아까 사온 사탕 줄께.' 그러자 아이는 사탕을 하나 타먹을 수 있다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으응! 이쪽 발'. 원하던 '오른쪽 발'이 답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틀린 답도 아닌데, 그날 이 아이는 사탕을 상품으로 받았을까?

하여간 나는 이 세상 모든 직업과 일 중에서 주부라는 직업과 아기를 생산하는 일이 가장 위대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컴퓨터를 백 대 생산하고, 공장을 하나 짓는 것보다 더 소중한 생산활동은 아기생산이다. 2세가 없는 나라가 컴퓨터를 일 억대 생산해서 돈을 번들 무슨 소용인가. 마찬가지로 교육 역시 어떤 생산활동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소중한 일이다.

그렇지만 주부가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멀티미디어 컴퓨터 시대가 되어 어머니가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한결 편해졌다. 예전의 플로피디스크 시대 때는 화면에 글씨와 간단한 그림만 나왔기 때문에 컴퓨터로 교육받는 일이 매우 따분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씨디롬이 나오면서부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야말로 거의 만능에 가까운 교육용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씨디롬은 아주 다양한 형식의 자료를 방대하게 넣을 수 있다. 글, 그림, 사진, 애니메이션, 동영상, 게임, 3차원 화면을 비롯하여 그동안 나온 매체를 모두 종합해서 넣을 수 있다. 수 십 권 짜리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은 씨디롬 한 장에 들어가 있다. 천문학 제품인 '밤하늘'에는 A4 용지로 40만 장 분량의 어마어마한 자료가 들어 있다. 평생을 봐도 못 볼 분량이 씨디롬 한 장에 들어있는 것이다.

씨디롬을 설치한 뒤에 마우스로 화면의 한 곳을 누르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나타나면서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책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화려한 사진과 음성, 노래, 효과음이 아이들의 흥미를 더욱 높여준다. 게임형식을 이용한 씨디롬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누군가 씨디롬을 이용해 영어회화를 공부한다고 하자. 씨디롬은 원하는 장면이나 낱말을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아주 편하게 원하는 구간을 몇 번이고 반복해 볼 수도 있다. 또렷또렷한 발음으로 느리게 들을 수도 있고, 정상적인 발음으로 빨리 들을 수도 있다. 마우스의 단추만 누르면 즉시 해석, 문법, 단어 뜻, 문화설명, 주의점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음성을 즉시 녹음해서 비교해 들을 수 있는 기능은 기본적인 기능이다. 여자와 남자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가 하면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문제를 푸는 것도 게임형식으로 풀기 때문에 매우 흥미진진하다. 문제를 맞추었을 때 보여주는 재미있는 화면움직임은 종이로 문제를 풀 때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의 특성과 컴퓨터가 지니는 검색기능, 편리함 등을 결합한 씨디롬은 그동안 나온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교육용 매체다. 덕분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의 업무용 기계에 불과했던 컴퓨터가 지금은 아이들의 교육용 도구, 어른들의 정보검색용, 오락용 기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문서만 작성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 다루는 일이 재미없을 것이다. 이런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더욱 신나고 생산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하고 싶다면 씨디롬을 사용해볼 만하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비싼 책과 비디오 대신 씨디롬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송원백화점

May 1, 1996

홈쇼핑이란 무엇일까?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5월. 김중태(www.dal.co.kr)


나이가 드신 분들은 대부분 5일장이나 보름장에 관한 추억을 몇 보따리 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눈부신 가을 햇살에 코스모스는 바람처럼 하늘하늘거리고, 쏴아쏴아 벼가 익는 소리 사이로 메뚜기들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좋은 날. 몇 십 리나 되는 먼 길을 힘든 줄 모르고 신나게 걸어가던 논두렁 길이 생각난다. 산허리를 휘돌아 나서면서 멀리 장터가 보이기 시작하면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던 정겨운 장터의 모습. 지금도 아스라하게 떠오르는 반가운 추억이다.

그러나 사람 사는 모습이 따스하게 넘쳐나던 장터의 모습은 이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구멍가게와 상설시장이 들어서더니 70년대에는 슈퍼마켓이 등장했다. 슈퍼마켓은 사람들이 시장까지 가지 않고 동네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생활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이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안방에서 물건을 받아보는 홈쇼핑시대가 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전화나 팩스로 주문을 하면 가전제품과 옷은 물론, 피자 한 조각, 휴지 한 통, 계란 하나까지도 배달을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또 한 차례의 변혁인 셈이다. 전화로만 주문하던 홈쇼핑은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으로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은 안방에서 외국의 회사에 직접 제품을 주문할 수 있기에 국경 없는 홈쇼핑이라는 새로운 대변혁을 몰고오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한 번 요령을 알고나면 의외로 간단하고 편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팩스기계를 이용해서 팩스를 처음 보낼 때 매우 생소하고 신기하면서도 당황했던 것처럼 PC통신을 통한 홈쇼핑도 처음에만 생소하게 느껴질 뿐이다.

홈쇼핑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다양하다. 컴퓨터용 제품은 전 품목을 구입할 수 있으며 각지의 토산품이나 항공권 예약, 도서구입까지도 가능하다. 또 멀리 떨어진 사람의 생일날에 맞추어 사랑이 한 아름 담긴 꽃을 배달할 수도 있다. 이미 PC통신을 하고 있는 주부라면 어렵지 않게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을 이용할 수 있다. 게시판에서 글을 보는 것처럼 이동명령어(go 명령어)를 이용해서 홈쇼핑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또는 각 통신망의 으뜸차림에서 홈쇼핑/예약/주문이라는 차림표를 선택한다. 그러면 각 분야별로 잘 정리된 게시판을 볼 수 있다. 원하는 상품 게시판을 선택하면 상품목록이 나온다. 상품목록을 보다가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상품번호를 눌러서 제품 설명과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상품과 가격이 마음에 든다면 주문신청을 하면 된다.

주문신청은 물론 바로 할 수 있다. 통신회사별로 조금씩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주문명령어라 부르는 order 명령을 선택해주면 상품을 받을 사람의 주소와 전화번호, 은행으로 돈을 보낼 것인지 신용카드를 사용할 것인지 등의 몇 가지 내용을 묻는다. 마지막으로 주문을 할 것인지 취소할 것인지 물어보는데 여기에서 '확인'을 선택해주면 주문이 된 것이다. 물론 나중에라도 주문을 취소할 수도 있다.

그동안 상당수의 홈쇼핑은 신문광고를 보고 전화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소비자가 돈을 입금하고 나면 광고를 낸 회사가 돈을 챙겨 도망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또 짧은 신문광고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므로 원하던 제품과 다른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PC통신을 이용해서 홈쇼핑을 할 경우에는 이런 염려가 거의 없다. 국내의 대형통신망에 개설된 홈쇼핑회사는 일단 그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통신회사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친 후에 홈쇼핑서비스를 내준다. 이때문에 홈쇼핑서비스를 하나 개설하기 위해서는 몇 달의 기간이 투자된다. 때문에 신문광고를 이용한 홈쇼핑회사처럼 어느 한 순간에 잠적해버리는 일은 없다. 통신회사가 연대책임을 지기 때문에 신뢰도에 있어서는 최고인 셈이다.

또한 PC통신을 통해서 제품을 구매할 때는 제품사진이나 자세한 설명을 참고할 수 있어서 좋다.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에는 전자우편으로 좀더 자세한 정보를 부탁하면 된다. 물론 급하거나 답답하면 전화로 주문을 해도 된다. 컴퓨터통신으로 물건은 파는 회사라 해서 전화주문을 안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홈쇼핑을 이용하면 물건을 사러 상가에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은 물론 교통경비나 인건비가 많이 절약된다. 또 대부분의 홈쇼핑회사들이 시중가보다 좀더 싸게 물건을 파는 편이라서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중소도시나 산골 마을 사람들도 안방에서 원하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은 매우 편리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직접 얼굴을 맞대면서 흥정을 벌이는 잔잔한 정겨움이 없다는 점이다. 편리함을 얻기 위해서 사람 사이의 따스한 정을 손해보는 셈이다.
송원백화점

June 1, 1996

데이터베이스(Database) 프로그램의 유용함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6월. 김중태(www.dal.co.kr)


요즘 가까운 친구들을 보면 얼굴 꼴이 말이 아니다. 매일 계속되는 과로로 인하여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다. 결혼을 안한 친구는 밤낮을 구별 안하고 일을 하느라고 피곤하고, 결혼을 한 친구는 밤과 낮을 구별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말한다. 한 친구는 몸이 안 좋아서 병원까지 다녀왔는데, 그곳 의사가 이 친구를 한참 살펴보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각 방을 쓰시죠' 하고 말하더란다. 이 말에 충격받은 이 친구 겨우 한 마디 대답했다고 한다. '저는 아직 총각인데요?'

이처럼 일에 시달리는 친구들이나 선후배를 만나면 자료(Database)관리 프로그램을 배워보라고 권한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업무에 사용하면 일하는 시간을 현재 상태보다 몇 분의 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모든 종류의 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범용 프로그램과 전용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범용 프로그램은 어떤 자료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디베이스' '폭스프로' '패러독스' '자료관리' '한국인' 등이 있다. 전용 프로그램은 특정 자료만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가계부 관리' '비디오 가게 관리' '안경점 관리'와 같은 프로그램이 여기에 속한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생산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몇 달이 걸려야 끝 낼 일도 몇 분만에 끝낼 수 있다.

회원관리 프로그램을 생각해보자. 신용카드 회사나 백화점의 경우 한 달에 백 만 통 정도의 우편물을 고객에게 발송한다. 백 만 통이 넘는 회원의 이름과 주소 우편번호를 손으로 일일이 써넣는다고 생각해보라. 혼자서 몇 달 내내 일해도 끝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회원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주소딱지를 프린터로 출력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작업이 끝난다.

이름 순이나 주소별로 구별이 되어 있는 회원카드 백 만 장을 손으로 뒤져가면서 다음 주에 생일인 사람의 주소를 옮겨적는 일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불과 몇 초 만에 다음 주에 생일인 든 사람을 찾아서 주소딱지로 출력해준다.

이런 유용함 때문에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배운 사람은 남들이 하루 종일 일할 업무도 몇 분만에 끝낸다. 그리고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일에 투자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회원관리와 업무관리, 각종 자료를 관리하기 위해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만약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작업한다면 지금보다 몇 배로 직원을 늘린다 해도 일처리는 더욱 늦어질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은행 전산망이나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각종 자료들의 관리에도 사용하지만 일기나 가계부를 쓸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손으로 가계부를 관리할 때보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가계부를 관리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예를 들어서 올 해 쓴 돈 중에서 경조비로 들어간 돈의 합계만 뽑아본다고 하자. 공책에 지출내역을 쓴 주부는 계산기를 옆에 두고 일일이 경조비 내역을 찾아가면서 더해야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한 주부는 경조비의 합계를 보여달라는 명령어만 치면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유용하고, 가장 생산적인 프로그램이라서 많은 사람에게 꼭 배우라고 권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사용법을 익히는 일이 쉽지 않다. 때문에 컴퓨터 초보자라면 사용하기 어려운 범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보다 사용법이 쉬운 전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를 들어서 '가계부 관리' '일기장' '육아 관리'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면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의 개념을 배운 뒤에 뒤에 범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배우면 좀더 쉽게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가계부 관리 프로그램 등은 PC통신망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PC통신을 하지 않는 주부들은 PC통신을 하는 주변 사람에게 부탁해서 가계부 관리 프로그램을 하나 구해달라고 부탁하기 바란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의 적응보다 더 시급한 일들도 있다. 아침밥을 챙기는 일이다. 내 여동생과 결혼한 친구가 있는데, 자기 아내가 요즘 논문을 준비한다면서 밤에 잠을 안잔다고 한다. 그 바람에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출근한다고 투덜거리자 옆에 있던 친구놈이 한 마디 한다. '야 야, 너는 논문이라도 쓰면서 밥을 안 주지.'

친구들 부인을 보면 친구들이 불쌍해보이고, 우리나라 주부들이 점점 게을러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양심이 있다면 남편의 아침밥을 챙겨서 양기를 보충한 뒤에 일(?)을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아침상을 차려주고 남편을 출근시킨 뒤에 컴퓨터로 가계부 관리를 하는 모습이 정보화시대에 어울리는 주부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송원백화점

July 1, 1996

인터네트를 꼭 배워야 하나?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7월. 김중태(www.dal.co.kr)


작년부터 국내외 언론은 인터네트 열풍에 휩싸였다. 인터네트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자료를 주고받는 컴퓨터통신의 한 분야로 다른 나라와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국내통신망과 다르다. 예전에는 전문가만 사용했으나 사용법이 쉬워지면서 일반인들도 인터네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연일 미래를 지배할 꿈의 매체라고 선전을 한다. 덕분에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 걸음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고, 이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꽤나 많다.

과연 그럴까? 내 생각은 다르다. 인터네트는 검증되지 않은 일종의 유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사거리가 없는 언론에서 풍선처럼 부풀려놓은 존재다. 4천만 중에서 PC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400만 명도 안되며 이 중에서 PC통신을 하는 사람은 10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인터네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만 명도 안된다. 4천만 대부분이 컴퓨터조차도 잘 모르는데 인터네트에 관한 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언론의 자세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인터네트는 컴퓨터처럼 꼭 필요한 분야가 아니다. 심지어는 통신에 관한 책을 낸 나도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선배에게 시범을 보이느라고 한 두번 사용했을 뿐이다. 내가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게 필요한 정보가 인터네트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내 친구가 인터네트를 이용해 영자신문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야, 조금 전에 파리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다는데 대단하지 않냐? 불과 한 시간만에 이렇게 컴퓨터로 알 수 있으니?"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응. 대단하지. 그런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 있냐? 그리고 9시 뉴스나 국내신문 볼 시간도 없는데 컴퓨터로 영자신문을 볼 시간이 어디 있냐."

그렇다. 인터네트를 통해서 놀라운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정보는 나하고 별 상관이 없다. 놀라운 내용을 담은 책들이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도서관에 가득 차 있지만 논문을 쓰는 사람이 아니면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열람하지 않는 것처럼 인터네트에 있는 정보가 목마르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인터네트를 열람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인터네트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컴퓨터와 PC통신을 잘 알아야 인터네트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대부분의 자료가 외국어로 되어 있어 원하는 자료를 찾거나 찾은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적다는 점이다. 또한 인터네트를 사용하기 위한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속도가 매우 느리고 정보양이 많아서 검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인터네트는 돈 많고 시간 많고 외국어 잘하는 특정층만이나 업무상 꼭 필요한 계층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매체다. 언어 문제와 속도, 비용, 학습의 난이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인터넷은 전문가의 영역에 불과하다. TV처럼 온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매체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매체도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며 편하고 재미있는 것만 찾기에 인터네트의 생활화는 낙관할 수 없다. 예를 들자. VCR의 예약기능은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다. 그리고 사용설명서만 한 번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약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예약기능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할 줄 모른다. 그래서 G코드라는 아주 간편한 예약녹화기능을 방송국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이렇게 간단한 기능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다.

그러나 인터네트는 영화관이나 TV방송처럼 가장 재미있는 것만 골라서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스스로 찾아봐야 한다. 때문에 인터네트가 쉬워지는데는 한계가 있다. 적어도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방법 쯤은 배워야 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사용법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런 학습을 싫어한다.

또 대화방과 자료실, 게시판, 동아리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인에게 인터네트는 매우 재미 없는 곳이다. 영어로 대화하고, 영어로 글을 쓰며, 사람들과 바깥에서 만나 술 한 잔 할 수 없는 통신망이다. 그래서 몇 번만 해보면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국내통신망으로 돌아온다. 아마도 경험하지 않은 매체에 대한 신비와 정복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네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네트는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는 보물창고지만 아직까지는 효율적인 매체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없어도 그만인 존재다. 더구나 4천만의 대부분이 아직도 컴맹이다. 때문에 인터네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영어나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인터네트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인터네트를 배우기에 앞서 컴퓨터의 기초부터 배우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송원백화점

August 1, 1996

애물단지 컴퓨터를 치우는 방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8월. 김중태(www.dal.co.kr)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비가 자주 내린다. 나는 비가 내리면 상념에 잠겨 즐거운 추억을 기억해내며 빙긋빙긋 웃는데 남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를 보면서 부장님은 세차했는데 비가 온다고 투덜대고, 누구는 우산도 안 가지고 나왔다면서 걱정하고, 장독대 걱정을 비롯한 온갖 걱정거리가 수북하다. 특히 여자들은 비가 반갑지 않은가보다. 해수욕장에서 비가 내릴 경우 남자들은 희희덕거리면서 고스톱판과 술판을 벌이는데 여자들은 자신의 몸매를 뽐낼 기회가 사라진 까닭인지 그로 인해서 남자를 구할 기회가 줄어든 까닭인지 대부분 짜증을 낸다. 주부들도 빨래를 널 수 없어서 걱정, 옷이 눅눅해질까봐서 걱정. 온통 걱정 뿐이다.

컴퓨터도 비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 습기가 많을수록 컴퓨터에게 불리하다. 특히 컴퓨터통신을 하는 사람은 벼락 치는 날을 주의해야 한다. 벼락이 전화선을 따라 흘러들어 컴퓨터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번개와 벼락이 많이 치는 날에는 전원코드나 전화코드를 빼놓는 것이 좋다.

장마가 지나면 못쓰게 되거나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애물덩어리들을 처분하게 된다. 애물덩어리 중에서 가장 속상하게 하는 애물덩어리는 비싼 돈 주고 산 컴퓨터인 경우가 많다. 몇 백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가 사용도 못하고 버리는 컴퓨터. 그러나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다시 몇 백만 원을 주고 구입한다. 만약 이전에 사용하던 컴퓨터를 버리고 새로 몇 백만 원 짜리 컴퓨터를 구입하려는 주부가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판올림(업그레이드)을 하면 새로 사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능의 컴퓨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우리 사무실의 유은정씨는 200만원이나 주고 뉴텍컴퓨터의 486SX-25 기종을 구입했으나 컴퓨터를 잘 몰랐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이제 컴퓨터를 좀 알게 되어 사용하려고 보니 아래아한글이나 윈도우즈, 씨디롬타이틀이 안돌아가는 구닥다리로 변해있다. 이것을 중고로 팔면 3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고 새로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산다면 200만 원은 족히 드니 적어도 150만 원 정도를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나와 함께 이리저리 힘쓰고 상담한 결과 50만원대에서 멀티미디어 PC로 판올림을 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 플로피디스크, 키보드, 모니터 등은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므로 몇 가지 부품만 새로 산 것이다. CPU와 램, VGA카드와 최상급의 메인보드, 나무 질감의 예쁜 껍데기를 새로 사는데 61만원이 들었다. 그리고 중고 고속모뎀을 2만원 주고 샀고 5만원에 씨디롬드라이브, 사운드카드를 구했기 때문에 모두 들어간 돈은 68만원. 이전에 사용하던 본체와 램을 17만원 주고 팔았으니 51만원으로 새로운 컴퓨터를 장만한 셈이다. 애물단지인 486sx가 졸지에 램 16메가와 2메가 VGA카드를 장착한 펜티엄100 짜리 멀티미디어 PC가 된 것이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486DX66보다 배 이상 좋은 컴퓨터를 집에서 사용하게 되어서인지 요즘 유은정씨는 늘 흐뭇한 표정이다. 새로 샀으면 200만원이 투자되었을 것을 50만원 정도에 장만했으니 흐뭇할만도 하다.

이제 집에 있는 애물단지는 서른 두 살 먹은 오빠와 서른 살 먹은 언니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수 없이 맞선을 봐도 신통치 않고 나이는 자꾸 먹고. 그래서인지 어머님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사고 쳐서 결혼한 남녀를 보면 "우리 아들 딸은 정숙해서" 하고 말씀하시더니 요즘은 그런 집을 부러워하면서 "남들은 툭 하면 사고를 친다는데 니들은 뭐가 모자라서 사귀는 사람도 없냐?"고 닥달한다. 올초까지는 아무나 데려오면 무조건 결혼시켜 준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누구하고 사고를 쳐도 좋으니 빨리 결혼만 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푹푹 쉰다. 오빠와 언니를 보면 속 상하다면서 "나는 일찍 결혼해서 효도해야지" 하고 다짐하는 우리 유은정씨 나이도 어느덧 스물 일곱. 조금 더 있으면 유은정씨 집안의 애물단지가 하나 더 늘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사람이나 컴퓨터나 애물덩어리는 처분해야 하지만 이를 처분하는 방법은 집안 사정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것이다. 만약 집안에 있는 컴퓨터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싼 돈을 주고 새로 사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은 몇 가지 부품을 바꾸는 것으로 훌륭한 컴퓨터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모니터나 플로피디스크, 키보드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폐기처분하고 새것으로 사는 것은 낭비다. 컴퓨터가게에서 판올림에 대한 상담을 해주니 함께 상의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쓸만한 컴퓨터를 재장만하는 것이 좋겠다.
송원백화점

September 1, 1996

전자우편으로 편지 보내기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9월. 김중태(www.dal.co.kr)


우리 사무실은 해외거래를 자주 하기 때문에 국제팩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전화를 걸면 팩스에 접속되는 소리만 나고 전송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물론 이렇게 전송에 실패한 경우에도 무조건 천 몇 백 원씩 하는 기본통화료를 물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억울하게 내는 국제팩스요금도 꽤 된다.

그러나 인터네트를 사용하면서부터는 억울한 요금을 내는 일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시내 전화요금으로 국제팩스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네트를 이용하여 팩스내용을 전자우편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우편이란 PC통신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컴퓨터 파일을 보내는 기능을 말한다. 만약 나와 내 친구가 상용통신망인 하이텔에 가입했다면 나는 내 친구에게 전자편지를 보낼 수 있다. 그럼 그 전자편지는 친구의 전자편지통으로 배달되고, 나중에 그 친구가 하이텔에 접속하여 내 편지를 읽고 다시 답장을 쓴다. 물론 친구가 쓴 답장은 내 전자편지통으로 즉시 배달된다.

전자우편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번째로 어떤 편지보다 빠르게 전달이 된다는 점이다. 내가 통신망에 접속하여 편지쓰기를 마치는 순간 바로 친구의 편지통으로 배달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전자우편은 컴퓨터 파일이라면 무엇이든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컴퓨터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문서 파일, 그림 파일, 음악 파일 등을 보낼 수 있다. 즉 컴퓨터로 다룰 수 있는 자료면 어떠한 형태의 자료라도 보낼 수 있다. 세번째로 전자우편을 사용하면 어떤 통신수단보다도 요금이 싸다. 서울에 있는 내가 제주도에 있는 친구나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자우편을 보낼 때도 시내전화요금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외 컴퓨터 파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관하기 편하며 언제라도 프린터로 출력해볼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인터네트를 통하여 전자우편으로 문서를 주고받으면서부터 한 달에 몇 십 만원씩 나오던 국제팩스요금을 절약하게 되었다. 만약 지금 시외팩스나 국제팩스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PC통신을 이용한 전자우편을 사용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요금도 절약되고 여러 모로 편리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전자우편은 비밀이 보장되기 때문에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통신수단으로도 좋다. 집으로 배달되는 일반우편은 다른 사람이 뜯어볼 염려가 있으며, 아무리 감추려 해도 어떤 사람에게서 편지가 왔는지는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전자우편은 자신만이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비밀보장도 확실하다. 그래서 전자우편으로 사랑을 나누다가 멀리 떨어진 다른 지방사람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많으며, 국제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물론 이렇게 편한 전자우편도 사용하기에 따라서 나쁜 짓을 위한 도구로 발전할 수도 있다. 예컨대 비밀이 보장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아내나 남편 몰래 불륜의 상대와 사랑을 속삭이거나 약속장소를 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나는 건전한 쪽으로 전자우편 덕을 많이 보는 편이다. 요즘은 원고를 쓴 문서파일을 출판사나 신문사에 전자우편으로 전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를 넘겨주기 위해서 직접 방문하는 수고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무척 편리하다.

전자우편은 우체부 아저씨가 배달하는 종이 편지보다는 낭만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편지를 보내는 일이 줄어드는 요즘 사회 현상을 고려해보면 꽤 괜찮은 통신수단임이 틀림 없다. 종이에 써서 보내느냐 통신망으로 타자를 쳐서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내용을 담아서 보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편하고 낭만적이고 시간과 경비를 아껴주는 전자우편을 사용하려면 먼저 PC통신망에 가입해야 한다. 나우누리, 유니텔, 천리안, 하이텔 등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go mail'이라는 이동명령어를 입력해서 편지통이 있는 차림표로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서 편지쓰기를 택하면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고, 편지읽기를 택하면 자신에게 온 편지를 읽어볼 수 있다.

내가 아는 아저씨는 아내와 함께 PC통신을 하는데 부부싸움을 한 다음날 출근해서 사과의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적어서 전자우편으로 보냈다고 한다. 사실 부부싸움 후에 남자가 직접 말로 사과하기란 쑥스럽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일반 편지가 좋지만 편지가 배달되는 며칠 동안이나 냉전상태를 유지할 수도 없고, 우체국까지 가는 수고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전자우편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아내가 낮에 접속해서 남편의 편지를 보는 순간 속 상하고 미운 감정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행복이 그 자리를 채우리라는 것을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부부가 같이 PC통신을 한다면 두 사람의 사랑과 행복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수단으로 전자우편을 사용할 수 있다. 언제라도 쑥스럽지 않게 '여보! 사랑해요.'라는 말을 전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만으로도 전자우편은 사용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까지도 전자우편을 사용하지 않는 부부 여러분. 한 번 사용해보심이 어떠신지요?
송원백화점

October 1, 1996

컴퓨터를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10월. 김중태(www.dal.co.kr)


컴퓨터를 소비성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은 점점 더 쉬워질 것이다. 예를 들어서 윈도95를 사용하는 요즘 컴퓨터는 음악씨디(Audio CD)를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나온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비디오나 비디오씨디를 감상하는 일도 아주 쉬워졌고, TV를 보는 일도 무척 쉽다. 노래방기계를 대신할 수도 있고 앨범을 대신하여 사진을 보관할 수도 있다. 컴퓨터를 배우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는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를 생산도구로 사용한다면 쉬워지는데 한계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는 방법 정도는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문서를 만들려고 해도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최소한 작성한 문서를 불러오는 방법이나 이를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법은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컴퓨터라는 기계는 배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지만 금방 배울 수 없는 것이 또한 컴퓨터 사용법이다. 컴퓨터를 모르고 자라난 요즘 시대의 부모와 직장인들에게 컴퓨터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만 안겨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해야 컴퓨터를 빠른 시일 내에 잘 할 수 있을까? 이는 국민 대다수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도 잘 알고 말솜씨도 좋은 사람에게 과외를 받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돈은 많이 들지만 며칠 동안의 교육으로도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손쉽게 남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각종 학원이나 교육기관 등을 통해 배우는 방법이다. 돈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나 교육기간이 길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교육 중간에 배우기를 포기한다. 더구나 직장인이라면 매일 같이 학원에 다니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학원 다닐 엄두도 못낸다. 또 강사의 수준이 제각각이다보니 교육과정을 마치고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방법은 혼자서 독학을 하는 것인데, 현재까지의 교육환경을 고려해보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독학으로 배웠지만 내 주변에 컴퓨터를 잘 한다는 사람도 대부분 독학으로 배웠다. 독학으로 배우면 시간과 장소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얼마나 열심히 파고드느냐 하는 것이다. 영어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컴퓨터를 빨리 배우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열심히 파고든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건성으로 십 년 동안 배운 사람보다 한 두 달이라도 영어공부에 미친 사람이 영어를 더 잘 하는 것처럼 컴퓨터 공부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깜깜한 컴맹인 내가 컴퓨터를 사자마자 첫 번째로 한 일은 컴퓨터잡지를 모두 사보는 일이었다. 이해가 되던 안되던 상관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갔다. 어떤 책이라도 백 번 읽으면 뜻을 알 수 있다는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무조건 읽기 시작했다.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은 틀림없는 말이다. 예컨대 컴퓨터 입문서를 처음 읽었을 때 첫부분을 70% 정도 이해했다면 다음 부분은 50%, 그 다음은 30% 정도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문서적을 처음부터 100% 이해하려는 것은 욕심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다시 첫 부분을 보면 이해도가 90%로 올라갈 것이다. 첫부분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뒷 부분을 보면서 '아하, 앞서 그 이야기가 이래서 그렇게 된거구나' 하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부분의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다시 읽으면 다음 부분의 이해도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이해 안된 부분은 다른 책을 봄으로써 이해가 된다. 이쪽 책에서 이해 안된 부분을 다른 책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학원 다닐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다는 사람에게 책을 많이 보라고 권한다. '읽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다음 장을 넘기느냐'고 투덜대는 사람에게도 무조건 끝까지 읽어보라고 한다. 지금은 이해 안되더라도 다른 책을 보면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책을 본다고 해서 읽어본 적이 없는 내용이 이해되거나 지식으로 쌓일 수는 없는 일이다. 지겹기는 하겠지만 읽고 또 읽으면 점차 이해도가 높아지고 컴퓨터지식도 점차 쌓일 것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중에 나오는 컴퓨터잡지나 자신에게 필요한 단행본 책을 사다놓고 계속 읽어보는 방법이다. 그저 많은 종류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컴퓨터를 배우는 최상의 방법인 것이다.
송원백화점

November 1, 1996

하드디스크의 자료 보관방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11월. 김중태(www.dal.co.kr)


예전에 내 글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신여사의 남편은 전산과 출신이지만 PC에 대해서는 깜깜하다. 신여사가 컴퓨터통신을 신나게 하면서 젊은 남정네들을 거느릴 때도 신여사의 남편 이서방은 눈만 뻐끔뻐끔한다. 이서방 역시 컴퓨터통신을 하면서 아내와 차원 높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실은 바람 피나 감시하려는 속셈이 더 크겠지만) 아는게 없으니 신여사 눈치만 볼 수밖에. 그래서 평상시 이서방의 지론 중 하나가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

그러던 이서방이 마침내 컴퓨터를 배울 기회를 맞이했다. 몇 년간 해오던 보험장사를 때려치우고 컴퓨터업계로 진출을 결심한 것이다. 이서방은 거금의 교육비를 나한테 주고 열 시간 교육을 받기로 했다. 나한테 열 시간 교육을 받은 우리 부장님이 낸 책들이 모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것처럼, 이서방 역시 조만간 컴도사가 되어 베스트셀러 책을 낼지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이서방과 그 일당이 보여준 행동은 전산과 출신이라고는 믿기 힘든 행동들이다. 하루는 이서방이 후배인 정총각에게 디스켓을 하나 주면서 복사를 해오라고 했다. 한참 후에 정총각이 들어와서 복사 다했다면서 원본 디스켓부터 주는데 예쁘게 반으로 접은 디스켓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는게 아닌가. 기가 막힌 이서방이 "야, 이걸 구겨놓으면 망가지는 것도 모르냐? 복사한 것은 어딨어?" 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총각이 호주머니에서 꾸깃꾸깃 접은 종이를 한 장 내미는게 아닌가. 이서방이 말한 내용은 디스켓의 프로그램을 다른 디스켓에 복사해오라는 뜻인데, 정총각은 아무 생각 없이 복사기로 디스켓을 복사한 것이다.

또 언젠가는 프로그램을 복사해주려고 했을 때 디스켓이 없어서 "문방구 가서 360 짜리 디스켓 한 통만 사다주세요." 하고 부탁한 적이 있는데, 한참 후에 빈 손으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360원 짜리 디스켓은 안 판다는데." 하는 것이다. 아이고! 내가 말한 것은 360키로바이트 짜리 디스켓이라는 뜻인데.

하여간 이런 이서방과 그 일당이 컴퓨터사업에 진출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컴퓨터를 새로 사는 일이다. 수 백 만원을 들여 사놓은 뒤에 먼지만 뒤집어쓰던 386을 펜티엄으로 바꾸었는데, 모니터만 빼고는 거의 다 바꾸다시피 했다. 멀티미디어 PC로 만들었으니 이제 프로그램만 깔면 될 일. 그러나 프로그램 까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드디스크를 전부 채우려면 수 백 장의 플로피디스크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대단한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을 설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플로피디스크를 이용해 글틀(문서편집)프로그램 하나 까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프로그램을 깔 때는 하루 종일 해도 부족하다.

그러나 나는 아주 간단하게 프로그램 설치를 마쳤다. 내 컴퓨터에 깔아놓은 프로그램을 복사해둔 씨디롬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씨디롬의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로 몽땅 복사하라는 명령어 한 줄을 치는 것으로 프로그램 설치가 끝난 것이다.

이때 사용한 씨디롬을 보통 백업씨디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컴퓨터에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복사해둔 씨디롬을 말한다. 따라서 씨디롬드라이브가 있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다시 깔 때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가 깨지거나, 바이러스에 걸려서 하드디스크 포맷을 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깔아야 할 때 편리하다. 물론 자료보관에도 유용하다.

백업씨디를 만들려면 백업씨디를 만들어주는 가게에 자신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만 들고 가면 된다. 그러나 초보자들이라면 컴퓨터 본체에서 하드디스크를 떼어내기가 어려울텐데 이럴 때는 무겁지만 본체를 몽땅 들고 가는 수밖에 없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모니터나 프린터, 글판(키보드) 등은 안 가져가도 된다. 하여간 본체나 하드디스크를 들고 백업씨디 가게에 가져가면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씨디롬으로 만들어주는데 보통 한 장에 약 13,000원에서 20,000원 정도 받는다. 단, 백업씨디는 일반 씨디롬보다 보관성이 떨어지므로 돈에 여유가 있다면 두 장씩 만드는 것이 좋다.

씨디롬 한 장에 저장할 수 있는 자료의 양은 680메가바이트 정도이므로 요즘 많이 사용하는 3인치 디스켓은 오 백 장 정도가 들어가고, 초기의 360키로바이트 짜리 5인치 디스켓은 이 천 장이 넘게 들어가는 셈이다. 엄청난 양이다. 그 많은 자료를 불과 1만원 대의 가격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편한가.

아직까지도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플로피디스크로 보관하는 분, 또는 하드디스크가 고장나서 프로그램과 자료들이 날아가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하드디스크의 자료를 백업씨디로 만들어 보관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적은 비용으로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보관해두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송원백화점

December 1, 1996

컴퓨터와 건강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12월. 김중태(www.dal.co.kr)


새로운 직업이 생길 때마다 직업병이라는 것이 생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여러 가지 증상에 호소한다. 두통, 어지러움증, 시력저하, 손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런 증상의 원인이 컴퓨터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는 자세다. 그러나 컴퓨터를 만지면서 생기는 대부분의 증상은 컴퓨터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의 잘못된 사용습관과 태도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긴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믿음 때문에 오히려 몸을 더 혹사시켜 병을 얻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많은 사람들이 유해하다고 믿는 전자파에 관한 잘못된 내용을 몇 가지 짚어보자.

첫번째로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검증된 내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도 아직까지 검증된 바 없는 추측일 뿐이다. 가끔 어떤 사람은 '전자파를 쐰 미생물이 빨리 죽거나 발육이 느리더라' 하는 해외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생물에 관한 연구결과일 뿐 인체에 관한 연구보고는 아니다. 미생물에 미친 영향으로 인체유해를 평가한다면 파리 모기가 죽어나가는 파리모기약과 물고기와 나무가 죽는 공해물질은 도대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 것인가?

전자파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퍼진 미신 중에서 하나가 전자파를 많이 쐬면 딸을 낳으므로 아들을 낳을 사람은 컴퓨터를 만지면 안된다는 속설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컴퓨터보급이 확산되어 갈수록 남녀성비는 점점 역전되었다. 남녀 100대 110 정도여야 할 성비가 요 근래에는 100대 95로 엄청나게 역전되었다. 물론 태아성별감별법의 영향이 크지만 어쨌거나 결과는 컴퓨터보급의 증가와 남아출산은 비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엄연한 현실의 증거를 바탕으로 한다면 '전자파를 쐴수록 남자를 더 많이 낳는다'는 속설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전자파보다 더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해로운 독소들이 주변에 산재한다는 것이다. 전자파가 해롭다고 치더라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안미치는지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적은 해를 끼칠 것이다. 그러나 대기오염, 수질오염, 소음공해, 인스턴트식품, 화학물질 등 인체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것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전자파에 앞서 그런 독소들부터 감시하고 없애는 것이 시급한 일일 것이다.

세번째로 전자파는 컴퓨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자파는 모든 전자기기에서 다 나오는데 컴퓨터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직접적으로 인체에 파고든다는 사실이다. 200와트 전력으로 움직이는 컴퓨터보다는 엘리베이터나 항공기, 공장기계를 비롯한 대형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훨씬 강력하다. 또한 이어폰, 워크맨, 삐삐, 전화기처럼 인체에 붙이고 다니는 것이 인체에 더 직접적으로 파고든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 것 같다. 전자파를 경계해야 한다면 컴퓨터보다는 다른 대형전자기기나 인체에 밀접하게 휴대하는 것을 더 경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백 번 천 번 양보해서 전자파나 기타 다른 공해물질이 인체에 해롭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습관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는 점이다. 이런 질문을 해보자. 전자파를 차단하는 보안경을 달고 한 시간 내내 몸을 움직이거나 눈을 깜박이지 않고 컴퓨터에 몰두하는 사람과 보안경을 안 달았지만 작업 도중 몸을 풀어주거나 중간중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사람 중에서 누가 건강하고 시력보호가 좋을 것인지. 말할 필요도 없이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 사람의 시력이 나빠진다. 또한 몸도 피곤하고 뻐근해지면서 안좋아질 것이다. 보안경은 전자파를 막아줄 뿐 피로로 인한 시력저하를 막아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보안경을 단 뒤에 눈에 대한 모든 보안장치가 된 것처럼 안심하고 눈을 혹사시킨다.

컴퓨터화면에 너무 몰두해서 눈을 깜박이지 않으면 눈물이 안나와서 각막건조증으로 눈이 나빠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즉 전자파를 쐰다는 것만으로 시력이 나빠진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지만 컴퓨터에 몰두함으로써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물론 컴퓨터가 아니라 책이나 다른 것에 몰두해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컴퓨터니까 가까운 곳에서 몇 시간 째 봐도 큰 무리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TV화면을 컴퓨터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쳐다본다고 생각해보라. 단 10분만 쳐다봐도 머리가 빙빙 돌고 눈이 아득해지며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또한 시력이 좋던 사람도 단기간내 고생을 하거나 무리를 하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피로가 시력감퇴의 큰 원인이 되는 것이다.

결국 컴퓨터 관련 병의 원인 중 대부분은 잘못된 컴퓨터 사용습관 때문이다. 시력이 나빠지거나 손이 떨리는 컴퓨터병의 원인은 컴퓨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습관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중간중간 자주 몸을 풀어주고 올바른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지도해주는 지혜가 갖추어야 한다.
송원백화점

January 1, 1997

컴퓨터작업은 음악을 들으며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7년 01월. 김중태(www.dal.co.kr)


요즘 컴퓨터 중에 씨디롬드라이브와 사운드카드가 달려있지 않은 PC는 드문 편이지만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는 자기 집에 있는 컴퓨터에 씨디롬드라이브라는 것이 달려있는지조차 모르는 분이 많다. 컴퓨터가 일상화된 것 같지만 전 국민의 90%는 아직도 컴맹인 것이다.

이들 컴맹은 컴퓨터와 친해지고자 노력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데이터베이스나 스프레드시트처럼 복잡한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글틀프로그램(워드프로세서)으로 문서 작성하는 법을 익히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간단한 게임을 깔아서 실행하는 일조차 컴맹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에 속하다.

그러므로 오늘은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간단하지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가지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미 알고 있는 분이라면 '에게, 그건 누구나 다 아는 내용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는 분보다 훨씬 더 많은 컴맹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그 일은 멀티미디어 PC를 이용하여 음악을 듣거나 노래방을 만드는 일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은 씨디플레이어나 카세트플레이어를 이용하여 음악을 듣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에 달려있는 씨디롬드라이브로도 음악CD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음악CD를 컴퓨터에 있는 씨디롬드라이브에 집어넣은 뒤에 음악CD 연주프로그램을 이용해 재생(play)시키면 된다. 음악CD 연주프로그램은 보통 씨디롬드라이브나 사운드카드를 샀을 때 함께 주는 디스켓에 들어있는데, 음악CD 연주프로그램을 받지 못했다면 주변 사람에게 구해서 사용하면 된다. 음악CD 재생프로그램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윈도우3.1 사용자라면 보조프로그램에 들어 있는 매체재생기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된다. 또 윈도우95에서는 음악CD를 씨디롬드라이브에 넣는 순간 자동으로 음악이 연주되므로 한결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어떤 씨디롬드라이브는 앞면에 따로 재생단추(Play button)가 장착된 것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음악CD 연주프로그램을 실행시킬 필요 없이 재생단추를 눌러서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사운드카드가 없어도 음악CD는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운드카드가 없을 경우에는 씨디롬드라이브 앞면에 달려 있는 헤드폰 단자에 스피커를 연결하거나 헤드폰을 연결하여 들을 수 있다. 씨디롬드라이브를 잘 살펴보면 꺼내기(Eject)단추 외에도 헤드폰 구멍과 볼륨조절 다이얼이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하루 종일 컴퓨터작업으로 지친 심신의 피로를 음악으로 푼다. 씨디롬드라이브에 좋아하는 음악CD를 넣고 음악을 들으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음악을 들으면서 컴퓨터를 사용해보면 컴퓨터가 한결 가깝고 귀여운 기계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공짜로 씨디플레이어가 하나 생긴 셈이니 이 또한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음악CD 듣는 일에서 조금 더 발전하면 컴퓨터를 노래방용 반주기계로 둔갑시킬 수 있다. 이때는 씨디롬드라이브 외에도 사운드카드와 스피커, 마이크가 필요하다. 시중에 가면 노래방용 씨디롬이 많이 나와있는데, 가격은 만 원에서 3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노래방에 있는 기계보다 성능이나 곡 수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유은정씨 집에 있던 컴퓨터는 한동안 골동품 취급을 당했으나 노래방 CD를 틀어주는 순간 온 가족이 즐기는 기계로 변모했다. 언니 오빠는 물론 컴퓨터를 모르는 부모님도 서로 마이크를 붙잡으려는 인기만점의 기계가 된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아저씨는 노래방CD를 사용하려는 한 가지 이유로 컴퓨터를 사기도 했다.

이 삼만원짜리 노래방 씨디롬 한 장을 사서 비싼 노래방비용도 아끼고, 온 가족이 집안에서 화목하게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음악CD 연주 기능이나 노래방 CD 사용은 컴퓨터가 가진 기능의 백 분의 일도 안되지만 이것만으로도 컴퓨터를 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꽤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컴퓨터와 좀더 친해질 수 있으며, 컴퓨터를 어렵게만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새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컴퓨터로 꼭 복잡한 계산이나 하고 자료관리를 해야만 제대로 써먹는 것은 것은 아니다. CD 플레이어 대용이나 노래방 반주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컴퓨터인 것이고, 컴퓨터의 잘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송원백화점

February 1, 1997

컴퓨터오락의 활용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7년 02월. 김중태(www.dal.co.kr)


컴퓨터 보급이 늘면서 많은 사람이 컴퓨터오락을 즐기고 있다. 전자오락실은 젊은 세대들만 즐기는데 비해 컴퓨터오락은 나이가 꽤 든 중년의 어른도 많이 즐긴다. 그만큼 컴퓨터오락은 재미있고 사람들을 푹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

내가 아는 후배 사무실의 부장은 심시티라는 도시건설 게임에 푹 빠져버렸다. 이 오락은 허허벌판에 신도시를 건설해나가는 것이 목표인데 제대로 된 예쁜 도시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소방서를 제대로 안 지으면 도시에 불이 나서 건물이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상업지역을 제대로 개발 안하면 세금이 적게 걷혀 도시가 가난해진다. 도시의 구성요소와 건설 비용, 비용 마련 방법, 시간, 시의 정책과 계획이 잘 맞아야 제대로 된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 그래서 심시티게임으로 시장을 선출하자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처음에는 게임하는 법이 어렵다고 투덜대던 부장이 어느 정도 게임하는 법을 알자 부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한다고 한다. 덕분에 직원들은 한결 마음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데, 가끔 부장실에서 '에이~!'하는 욕지거리와 화나는 소리가 나면 도시에 지진이 났거나 화재가 나서 건물이 무너진 것이다. 그러면 곧 부장이 벌건 얼굴로 부장실을 나와 사무실을 한 바퀴 돌아보고 들어간다고 한다.

이 부장이 푹 빠진 심시티 같은 게임을 시뮬레이션게임이라고 하는데 시뮬레이션이란 모의훈련을 뜻한다. 애초 시뮬레이션은 비행기를 타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를 탄 것 같은 훈련효과를 내거나 가상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여기에 대비한 훈련을 하기 위한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던 기술이다. 이것이 컴퓨터오락으로 인용된 것이 시뮬레이션게임이다.
수호지나 삼국지 게임은 당시의 중국 지리와 문화, 환경, 군사력, 인물을 토대로 만들었으며 나라를 통일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소설책과 다른 점은 소설에 나온 인물과 상황들이 컴퓨터게임에서는 살아서 움직인다는 점이고 결말도 다르다는 점이다. 1996년도 최고의 히트 게임인 '커맨드앤드퀀커'라는 오락은 시간까지 실제상황까지 동일하게 진행되는 실시간 게임이다. 이런 게임은 역사와 인물의 성격을 파악해야 하고, 올바른 판단력과 폭 넓은 상식을 갖추어야만 게임을 끝낼 수 있다.

컴퓨터오락이 지닌 이런 오락적인 재미와 훌륭한 교육효과 때문에 요즘 나오는 교육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게임형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또 게임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요즘 젊은 세대는 컴퓨터오락을 좋게 보는 편이지만 아직도 나이 드신 부모 중 상당수는 컴퓨터오락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전자오락실에 가거나 집에 있는 컴퓨터로 오락하면 혼을 내기 일쑤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전자오락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들이 전자오락에 빠지면 공부를 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전자오락이 어린이의 정서를 해친다는 편견도 어느 정도 곁든다.

그러나 칼이 쓰임새에 따라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나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사물이나 현상 자체에는 선악의 개념이 없다. 컴퓨터 역시 선악의 개념이 없는 기계이다. 자동차나 컴퓨터 모두 잘 쓰면 인간을 편하게 해주는 기계가 될 수 있지만 범죄에 활용하면 수 많은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기계이다. 컴퓨터오락 역시 잘 쓰면 어떤 것보다 좋은 교육수단이 될 수 있으나 잘못 쓰면 어떤 것보다 나쁜 교육수단이 될 수 있다.
컴퓨터오락이 어린이에게 사행심과 퇴폐성, 폭력성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딱딱한 컴퓨터와 친해지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며, 창의력과 추리력 등의 지적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훌륭한 교육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컴퓨터오락이 주는 재미를 통해 많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킴으로써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컴퓨터오락 역시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서 두 가지 상반된 면이 있어 부모들은 혼란을 겪는다. 자녀들이 컴퓨터오락에 매달리는 것을 좋게 볼 것인가 나쁘게 볼 것인가? 막을 것인가 놔둘 것인가?

막아서도 안되지만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정답이다. 컴퓨터오락을 못하게 막는다는 말은 비디오테이프나 책을 못보게 막는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부모가 막는다고 해서 비디오나 책을 못보게 할 수는 없다. 또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비디오테이프와 책이 있는 반면에 좋은 내용의 교육용 비디오테이프와 책도 있다. 폭력적인 만화가 있는 반면에 예절이나 역사를 재미있게 엮은 만화도 있다.

컴퓨터오락을 못하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컴퓨터오락을 안할리가 없다. 오히려 오락을 못하게 통제할수록 아이들은 반발심리에 의해서 비뚤어진 길로 나갈 위험성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내리는 결론은 하나다. 어차피 컴퓨터오락을 할 수밖에 없다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락 대신 아이들의 지적능력과 정신건강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오락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이끌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송원백화점

March 1, 1997

노트북컴퓨터의 활용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7년 03월. 김중태(www.dal.co.kr)


1996년에는 새로운 개념의 PC가 많이 선보였다. 네트워크컴퓨터(NC)와 휴대형PC(HPC), PDA, 음성인식기술을 이용한 PC 등이 선을 보였는데 보급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대신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이 두드러졌다. 노트북컴퓨터는 공책만한 크기의 컴퓨터를 말한다. 팜탑컴퓨터와 펜컴퓨터, HPC, PDA 등은 노트북보다 작지만 전자수첩처럼 너무 작다보니 글판(키보드)이 작아져서 자료입력이 매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두 손으로 타자칠 수 있고 데스크탑컴퓨터와 성능 차이가 거의 없는 노트북컴퓨터가 인기 있는 것이다.

나도 얼마 전에 쓸만한 노트북컴퓨터를 한 대 샀는데, 비슷한 시기에 노트북을 산 내 주변사람들은 필요이상으로 돈을 투자했다고 많은 후회를 했다. 이처럼 견물생심의 마음으로 노트북을 충동구매하면 비싼 돈 주고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므로 혹시 남편이 노트북을 사야 한다고 말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곰곰 같이 따져보기 바란다.

첫 번째로 노트북이 정말로 필요한지 따져봐야 한다. 사람들 앞에서 노트북을 턱 하니 펼쳐보이면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 들고,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노트북에 대한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요즘은 어느 곳에 가더라도 컴퓨터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하고 집에 컴퓨터가 있다면 노트북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밖에 없는 셈인데 출퇴근 버스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트북이 있으면 많은 일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노트북을 쓸 일이 거의 없는 것이다. 집에 컴퓨터가 없는 사람은 데스크탑 컴퓨터 대신 노트북을 구매하기도 하는데 내 주변사람 중에서 노트북을 먼저 구매한 사람들은 모두 데스크탑을 다시 사는 이중투자를 했다. 노트북이 데스크탑을 대신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트북이 정말로 자신에 필요한가 수 백 번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을 넘지 않는다면 구입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구입을 결정했다면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가장 싼 노트북으로 구입해야 한다. 막연하게 쓸만한 것을 사야지 하고 나가보면 대부분 원래 예산보다 비싼 것을 구입하게 된다. 노트북컴퓨터의 구매형태를 보면 자동차 구매와 비슷하다. 자동차 가격은 차종별로 오십 만원에서 백 만원 정도의 차이를 두고 있는데 영업사원이 몇 마디 하면 원래 사고자 하던 차종보다 몇 단계 위의 차종을 덥썩 산다. '백만 원만 더 주면 아반떼 대신 소나타 1.8을 살 수 있는데.' '백만 원만 더 주면 소나타 1.8 대신 2.0을 살 수 있는데.'하는 식으로 조금씩 욕구가 올라간다. 노트북컴퓨터도 십 만원 단위로 가격과 성능이 차별화되어 있어 원래의 예산보다 많이 투자하기 쉽다.

근래에 400만원을 주고 노트북을 구입한 한 친구는 한 달에 50만원씩 할부금을 내야하는데 월급장이에게는 큰 부담이라서 부인이 한숨만 폭폭 내쉬는 중이다. 그러다가 내가 90만원을 주고 컬러노트북을 샀다고 하자 그렇게 싼 노트북컴퓨터도 있냐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노트북이 50만원에서 천 만원 대까지 다양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음을 몰랐던 모양이다. 그러므로 값비싼 최신형 노트북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노트북을 사도록 미리 마음 속으로 사양을 결정해두어야 한다. 노트북은 대부분 워드프로세서나 자료검색 업무 위주로 사용하므로 486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펜티엄150 CPU가 장착된 노트북을 몇 백 만원씩 주고 구입하는 것은 과소비라 할 수 있다.

노트북을 살 때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휴대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 무게만 생각하고 손쉽게 들고다닐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일 수 있다. 노트북만 달랑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5kg 짜리 노트북이라면 충전기(어댑터)와 케이블 등의 주변장치와 가방이 필요하고, 여기에 수첩, 서류, 책 등의 일상용품을 넣고 다니므로 적어도 8~10kg 정도는 나가기 마련이다. 1리터 크기의 대형 우유팩 8~10개를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보라?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거의 매일 같이 씨디롬과 모뎀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씨디롬과 모뎀은 외장형으로 별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주변장치를 외장형으로 구입하면 내장된 것을 구입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며, 다른 노트북에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또한 더 좋은 주변장치로 손쉽게 바꿀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필요없을 때는 안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산 노트북은 1.8kg이 안되는 무게에 DSTN의 컬러화면, 486DX-66의 CPU, 사운드카드와 마이크 내장, 4MByte의 램, 250Mbyte의 하드디스크가 달린 것으로 가격은 90만원이다. 사무실에서 프로그램 개발과 그래픽 작업용으로 사용하는 데스크탑컴퓨터도 486DX-66임을 생각해보면 성능면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부족한 램과 하드디스크는 좀더 확장하면 된다. 성능은 충분하면서도 작고 가볍기 때문에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닌다. 반면 나랑 비슷한 시기에 노트북을 산 이서방은 며칠 들고다니다가 무겁다고 투덜대더니 요즘은 노트북을 집에 두고 출근한다. 300만원이 집에서 썩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시 올해 노트북을 살 의향이 있는 분은 '노트북은 무엇보다도 가볍고 싼 제품을 사는 것이 최고'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는 것이 좋겠다.
송원백화점

About songwon

This page contains an archive of all entries posted to IT문화원 칼럼 in the songwon category. They are listed from oldest to newest.

sky is the previous category.

speaker is the next category.

Many more can be found on the main index page or by looking through the archives.

Powered by
Movable Type 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