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컴퓨터통신을 하지 못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기 마련이다. 요즘은 신문 방송에서도 컴퓨터통신을 이용해서 각종 제보를 받거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렇다면 컴퓨터통신은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만 할 수 있는가? 물론 아니다. 컴퓨터를 몰라도 컴퓨터통신은 할 수 있다. 컴퓨터와 모뎀이라는 장비만 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현재 14400bps 속도의 모뎀이 약 4~6만원 정도고 28800bps 속도의 모뎀은 약 10~14만원 정도 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14400bps 속도의 모뎀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장비를 갖춘 후에는 통신망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상업용통신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이다. 각각 요금체계와 서비스 내용이 다르므로 세 군데 통신망에 모두 가입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 알맞는 통신망 하나를 골라서 가입해야 한다.
천리안은 월 6,000원의 기본사용요금으로 월 10시간까지 기본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그 이후로는 사용시간에 비례해서 추가 사용요금을 내야 한다. 종량제라서 사용료부담이 가장 크지만 제공하는 정보의 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므로 좋은 정보를 많이 얻고자 하는 분에게 적당한 곳이다.
하이텔은 기본서비스만 사용할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월 9,900원만 내면 된다. 따라서 대화방, 자료실, 게시판 중심으로 많은 시간을 사용할 사람에게 알맞다.
나우누리는 기본요금 11,000원으로 월 3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이후로는 60시간까지 추가사용요금이 붙으나 최대 19,800원까지만 붙는다. 즉 60시간 이후로는 추가요금이 붙지 않으므로 월 최대요금은 30,800원이 된다. 모든 회선이 고속회선이라서 자료를 주고받을 때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자료를 많이 주고받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이들 세 통신망에 가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모뎀이나 단말기를 이용하여 각 통신망의 지역별 접속번호로 접속을 한다. 접속번호를 모른다면 '01410' 번호로 접속한 뒤에 원하는 통신망을 선택한다.
2. 접속이 되면 천리안은 '회원 ID:', 하이텔은 '이용자번호:', 나우누리는 '나우 ID:'를 묻는데 이때 'guest'라고 입력한다.
3. 'guest'라고 입력을 하면 차림표가 나오는데 천리안은 '11.천리안 Magicall 가입신청'을 택하고, 하이텔은 '4.신규가입신청'을 택하고, 나우누리는 '이용신청 차림'을 택한 뒤에 화면의 내용대로 자신의 신상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4. 신청을 마친 후에는 가입비와 사용료를 내야하는데 이에 대한 방법은 화면에 표시된 '이용자 안내'와 '이용요금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화면을 봐서 잘 모르겠다면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 초보자들이 주의해야 할 내용 몇 가지를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1. 또이름(ID=아이디)을 비밀번호로 알고 어려운 글자로 적는 사람이 있는데, 또이름은 통신망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별명과 같다. 통신상에서는 동명이인이 많기 때문에 이름만으로는 사람을 구별할 수 없다. 그래서 각 개인의 구별은 또이름을 통해서 구별한다. 따라서 하나의 통신망에는 같은 또이름이 존재할 수 없다. 가입신청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사용중인 단어로 또이름을 정한다면 등록이 되지 않을 것이다.
2. 천리안과 하이텔은 영문으로만 또이름을 만들 수 있는데 천리안은 대소문자를 구별하지 않으나 하이텔은 대소문자를 구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우누리에서는 한글로도 또이름을 만들 수 있으니 가능하면 예쁜 한글낱말로 짓기 바란다.
3. 컴퓨터가 없어도 통신은 할 수 있다. 단말기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되는데, 단말기는 동네 전화국에서 공짜로 빌려준다. 전화가입자는 신분증만 가지고 가서 즉시 빌려올 수 있다.
4. 홈뱅킹이나 전화번호 안내 등의 특정 서비스만 받을 예정이라면 사용료를 내는 상업통신망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홈뱅킹서비스를 비롯한 몇 가지 서비스는 상업용통신망을 이용해서 제공되기도 하지만 하이넷피라는 통신망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이넷피는 '01410'번호로 접속하면 된다.
5. 천리안 사용자가 가장 호되게 당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보관함에 프로그램을 보관할 때다. 천리안은 보관함에 편지나 프로그램을 보관할 경우 1Kbyte 당 하루 9원을 받는다. 따라서 10메가바이트를 저장한다면 하루 90,000원의 보관료를 물게 되며 한 달에 270만원의 보관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편지나 프로그램을 보관함에 보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모든 상업통신망은 기본서비스 외에 부가서비스라는 것이 있는데 부가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기본요금 외에 별도의 요금이 추징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가서비스는 화면에 분당 몇 원을 받는다고 표시된다.
이상의 내용을 숙지하고 통신을 시작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통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통신회사에서 통신사용법을 무료로 가르쳐주는데 이를 이용하면 통신을 배우기가 할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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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내용은 지면 관계로 사보에 실리지 않은 내용입니다. *
컴퓨터통신이 가진 장점은 매우 많다. 멀리 떨어진 지방 사람에게 프로그램을 보낼 수도 있고 글틀로 작성한 원고를 보낼 수도 있다. 직접 출판사까지 가지 않아도 되므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종이로 출력할 필요가 없으니 자원도 절약할 수 있다. 또 통장으로 입금받은 원고료는 홈뱅킹서비스를 이용해서 앉은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곳에 돈을 보낼 때도 홈뱅킹서비스를 이용해서 내 책상에서 바로 보낸다. 입출금을 위해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은행까지 찾아간 뒤에 한 시간 이상씩 기다리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홈뱅킹서비스 하나만 잘 이용해도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통신을 통해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후배하고 전자우편을 교환하기도 하고 대화방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특히 컴퓨터통신을 이용하면 시내전화요금으로 국제통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통신을 하면 비싼 국제전화비도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일반우편으로 한 달씩 걸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정보나 패션, 부동산, 음식, 여행, 국립도서관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와 컴퓨터프로그램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때문에 요즘은 상영중인 영화를 알아보기 위해서 신문을 뒤지지 않는다. 통신을 이용하면 각종 영화정보와 영화평은 물론 예고편까지도 미리 볼 수 있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괜찮은 영화만 골라볼 수 있다. 얼마전에는 <제이드>와 <양축>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양축>은 내가 컴퓨터통신의 영화정보를 보고 고른 영화였고 <제이드>는 상대편 아가씨가 재미 있을거라면서 고른 영화다. 그런데 <양축>은 재미 있었지만 <제이드>는 너무 재미 없었다. 그래서 <제이드>를 본 뒤에 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거 봐! 재미 없잖아. 어떻게 보상할래?'라는 의미를 담고 상대편을 째려봤다. 너무 오래 째려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눈이 아팠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날 맛있는 등심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이처럼 통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장점은 개인주의에 의해서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고 사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로 인해서 아픔을 겪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사귐으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크다. 남자들은 몇 년이 지나도록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만 사귀게 된다. 주부는 더욱 사귐의 폭이 좁다. 일가친척과 친구 몇 명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통신을 하면 실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이들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개발하기도 하고 잊혀진 꿈을 실현해볼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내가 아는 주부가 통신을 하는데 그 주부의 남편은 바둑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둑을 둘 수 있는 상대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하는 통신을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 직접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아내의 이름으로 바둑대국장에 들어가자 난리가 났다.
"와! 여성이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바둑을 잘 두시죠?"
"여성으로 3급을 두는 분은 참 보기 드문데, 제게도 한 판의 영광을 베푸시기를."
이렇게 뭇 남성들이 침을 흘리면서 대국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의기양양한 이 남편은 밤이면 밤마다 여자의 탈을 쓰고 통신바둑에 몰두했다. 가증스럽게도 상대방과 대화할 때는 '호호호!'라는 웃음을 보내면서 상대편 남성을 우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낮에 아내가 통신망에 접속하면 약간의 연정을 품은 남자들이 함께 둘 때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대체 남편이 바둑을 두면서 그 남자랑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는 이 주부는 늘상 당황할 수밖에.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남편이 바둑을 둘 때 졸린 눈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옆에서 같이 지켜봤다. 그래서 상대편과 나눈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말상대를 해주기도 했지만, 매일 같이 그러기는 너무 피곤한 일. 결국 남편 보고 자기 이름으로 바둑 두는 일을 중지하라고 압력을 넣어서 남편도 새로 통신망에 가입했다. 그러나 남편이 남자이름으로 바둑실을 기웃거리니 아무도 대국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남편은 아내의 이름으로 바둑을 둘 때가 행복했노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통신을 하면서 겪는 일화 중의 하나지만 매우 정감이 있어 보인다. 부부가 함께 통신을 하다가 부부싸움을 했다고 하자. 남편이 출근한 후 남편에게 전자우편으로 예쁜 그림엽서를 보내서 '미안해!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을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힘들 때, 또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컴퓨터통신은 두 사람 사이를 따스하게 이어주는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사모님 컴퓨터통신 한 마리 키워보시죠?'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