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흔한 소개팅 한 번 안하고 지내온 까닭에 나를 보는 사람은 '저 놈이 결혼할까?' 하고 염려를 한다. 그러나 예전에 내 자신에게 한 약속 때문에 결혼을 미룬 것이지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물론 잘난 것도 없는 내가 여자에게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다. 그러나 내가 만약 결혼한다면 적어도 한 가지 조건은 꼭 지킬 수 있는 여자하고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조건은 아이가 말을 배워 제 또래하고 놀 때까지 아이 곁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를 통해서 말을 배운다. '아냐. 아빠라고 해야지' '따라 해 봐. 자동차!'. 이렇게 엄마가 가르쳐줄 때 아이는 비로소 말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나는 엄마가 돌보지 않은 아이들이 자폐증에 걸리거나 말을 더듬는 아이로 변하는 일을 여러 번 봤다. 그리고 지금도 나와 가까운 사람의 자녀들이 자폐증이나 말더듬는 증상에 걸려 있다. 예전과 같은 대가족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엄마가 붙어 있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른다. '설마!' 하면서 아이를 홀로 두는 여성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면서 엄마도 크나큰 행복을 느낀다. 내가 아는 한 아주머니는 아이가 말을 배울 때마다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날도 아이의 발을 씻으면서 말했다. '아유, 우리 이쁜이 발도 예쁘네. 엄마가 조금 전에 씻은 발은 왼쪽 발이야. 그럼 지금 씻고 있는 발은 무슨 발이야? 맞추면 아까 사온 사탕 줄께.' 그러자 아이는 사탕을 하나 타먹을 수 있다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으응! 이쪽 발'. 원하던 '오른쪽 발'이 답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틀린 답도 아닌데, 그날 이 아이는 사탕을 상품으로 받았을까?
하여간 나는 이 세상 모든 직업과 일 중에서 주부라는 직업과 아기를 생산하는 일이 가장 위대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컴퓨터를 백 대 생산하고, 공장을 하나 짓는 것보다 더 소중한 생산활동은 아기생산이다. 2세가 없는 나라가 컴퓨터를 일 억대 생산해서 돈을 번들 무슨 소용인가. 마찬가지로 교육 역시 어떤 생산활동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소중한 일이다.
그렇지만 주부가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멀티미디어 컴퓨터 시대가 되어 어머니가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한결 편해졌다. 예전의 플로피디스크 시대 때는 화면에 글씨와 간단한 그림만 나왔기 때문에 컴퓨터로 교육받는 일이 매우 따분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씨디롬이 나오면서부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야말로 거의 만능에 가까운 교육용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씨디롬은 아주 다양한 형식의 자료를 방대하게 넣을 수 있다. 글, 그림, 사진, 애니메이션, 동영상, 게임, 3차원 화면을 비롯하여 그동안 나온 매체를 모두 종합해서 넣을 수 있다. 수 십 권 짜리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은 씨디롬 한 장에 들어가 있다. 천문학 제품인 '밤하늘'에는 A4 용지로 40만 장 분량의 어마어마한 자료가 들어 있다. 평생을 봐도 못 볼 분량이 씨디롬 한 장에 들어있는 것이다.
씨디롬을 설치한 뒤에 마우스로 화면의 한 곳을 누르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나타나면서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책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화려한 사진과 음성, 노래, 효과음이 아이들의 흥미를 더욱 높여준다. 게임형식을 이용한 씨디롬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누군가 씨디롬을 이용해 영어회화를 공부한다고 하자. 씨디롬은 원하는 장면이나 낱말을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아주 편하게 원하는 구간을 몇 번이고 반복해 볼 수도 있다. 또렷또렷한 발음으로 느리게 들을 수도 있고, 정상적인 발음으로 빨리 들을 수도 있다. 마우스의 단추만 누르면 즉시 해석, 문법, 단어 뜻, 문화설명, 주의점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음성을 즉시 녹음해서 비교해 들을 수 있는 기능은 기본적인 기능이다. 여자와 남자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가 하면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문제를 푸는 것도 게임형식으로 풀기 때문에 매우 흥미진진하다. 문제를 맞추었을 때 보여주는 재미있는 화면움직임은 종이로 문제를 풀 때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의 특성과 컴퓨터가 지니는 검색기능, 편리함 등을 결합한 씨디롬은 그동안 나온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교육용 매체다. 덕분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의 업무용 기계에 불과했던 컴퓨터가 지금은 아이들의 교육용 도구, 어른들의 정보검색용, 오락용 기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문서만 작성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 다루는 일이 재미없을 것이다. 이런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더욱 신나고 생산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하고 싶다면 씨디롬을 사용해볼 만하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비싼 책과 비디오 대신 씨디롬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