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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네트를 꼭 배워야 하나?



IT문화원 컬럼. 1996년 07월 01일. URL: http://www.dal.kr/col/songwon/songwon199607.html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07월. 김중태(www.dal.co.kr)


작년부터 국내외 언론은 인터네트 열풍에 휩싸였다. 인터네트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자료를 주고받는 컴퓨터통신의 한 분야로 다른 나라와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국내통신망과 다르다. 예전에는 전문가만 사용했으나 사용법이 쉬워지면서 일반인들도 인터네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연일 미래를 지배할 꿈의 매체라고 선전을 한다. 덕분에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 걸음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고, 이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꽤나 많다.

과연 그럴까? 내 생각은 다르다. 인터네트는 검증되지 않은 일종의 유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사거리가 없는 언론에서 풍선처럼 부풀려놓은 존재다. 4천만 중에서 PC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400만 명도 안되며 이 중에서 PC통신을 하는 사람은 10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인터네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만 명도 안된다. 4천만 대부분이 컴퓨터조차도 잘 모르는데 인터네트에 관한 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언론의 자세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인터네트는 컴퓨터처럼 꼭 필요한 분야가 아니다. 심지어는 통신에 관한 책을 낸 나도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선배에게 시범을 보이느라고 한 두번 사용했을 뿐이다. 내가 인터네트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게 필요한 정보가 인터네트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내 친구가 인터네트를 이용해 영자신문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야, 조금 전에 파리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다는데 대단하지 않냐? 불과 한 시간만에 이렇게 컴퓨터로 알 수 있으니?"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응. 대단하지. 그런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 있냐? 그리고 9시 뉴스나 국내신문 볼 시간도 없는데 컴퓨터로 영자신문을 볼 시간이 어디 있냐."

그렇다. 인터네트를 통해서 놀라운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정보는 나하고 별 상관이 없다. 놀라운 내용을 담은 책들이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도서관에 가득 차 있지만 논문을 쓰는 사람이 아니면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열람하지 않는 것처럼 인터네트에 있는 정보가 목마르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인터네트를 열람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인터네트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컴퓨터와 PC통신을 잘 알아야 인터네트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대부분의 자료가 외국어로 되어 있어 원하는 자료를 찾거나 찾은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적다는 점이다. 또한 인터네트를 사용하기 위한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속도가 매우 느리고 정보양이 많아서 검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인터네트는 돈 많고 시간 많고 외국어 잘하는 특정층만이나 업무상 꼭 필요한 계층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매체다. 언어 문제와 속도, 비용, 학습의 난이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인터넷은 전문가의 영역에 불과하다. TV처럼 온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매체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매체도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며 편하고 재미있는 것만 찾기에 인터네트의 생활화는 낙관할 수 없다. 예를 들자. VCR의 예약기능은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다. 그리고 사용설명서만 한 번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약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예약기능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할 줄 모른다. 그래서 G코드라는 아주 간편한 예약녹화기능을 방송국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이렇게 간단한 기능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게으르다.

그러나 인터네트는 영화관이나 TV방송처럼 가장 재미있는 것만 골라서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스스로 찾아봐야 한다. 때문에 인터네트가 쉬워지는데는 한계가 있다. 적어도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방법 쯤은 배워야 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사용법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런 학습을 싫어한다.

또 대화방과 자료실, 게시판, 동아리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인에게 인터네트는 매우 재미 없는 곳이다. 영어로 대화하고, 영어로 글을 쓰며, 사람들과 바깥에서 만나 술 한 잔 할 수 없는 통신망이다. 그래서 몇 번만 해보면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국내통신망으로 돌아온다. 아마도 경험하지 않은 매체에 대한 신비와 정복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네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네트는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는 보물창고지만 아직까지는 효율적인 매체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없어도 그만인 존재다. 더구나 4천만의 대부분이 아직도 컴맹이다. 때문에 인터네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영어나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인터네트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인터네트를 배우기에 앞서 컴퓨터의 기초부터 배우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송원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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