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소비성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은 점점 더 쉬워질 것이다. 예를 들어서 윈도95를 사용하는 요즘 컴퓨터는 음악씨디(Audio CD)를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나온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비디오나 비디오씨디를 감상하는 일도 아주 쉬워졌고, TV를 보는 일도 무척 쉽다. 노래방기계를 대신할 수도 있고 앨범을 대신하여 사진을 보관할 수도 있다. 컴퓨터를 배우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는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를 생산도구로 사용한다면 쉬워지는데 한계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는 방법 정도는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문서를 만들려고 해도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최소한 작성한 문서를 불러오는 방법이나 이를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법은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컴퓨터라는 기계는 배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지만 금방 배울 수 없는 것이 또한 컴퓨터 사용법이다. 컴퓨터를 모르고 자라난 요즘 시대의 부모와 직장인들에게 컴퓨터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만 안겨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해야 컴퓨터를 빠른 시일 내에 잘 할 수 있을까? 이는 국민 대다수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도 잘 알고 말솜씨도 좋은 사람에게 과외를 받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돈은 많이 들지만 며칠 동안의 교육으로도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손쉽게 남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각종 학원이나 교육기관 등을 통해 배우는 방법이다. 돈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나 교육기간이 길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교육 중간에 배우기를 포기한다. 더구나 직장인이라면 매일 같이 학원에 다니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학원 다닐 엄두도 못낸다. 또 강사의 수준이 제각각이다보니 교육과정을 마치고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방법은 혼자서 독학을 하는 것인데, 현재까지의 교육환경을 고려해보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독학으로 배웠지만 내 주변에 컴퓨터를 잘 한다는 사람도 대부분 독학으로 배웠다. 독학으로 배우면 시간과 장소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얼마나 열심히 파고드느냐 하는 것이다. 영어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컴퓨터를 빨리 배우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열심히 파고든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건성으로 십 년 동안 배운 사람보다 한 두 달이라도 영어공부에 미친 사람이 영어를 더 잘 하는 것처럼 컴퓨터 공부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깜깜한 컴맹인 내가 컴퓨터를 사자마자 첫 번째로 한 일은 컴퓨터잡지를 모두 사보는 일이었다. 이해가 되던 안되던 상관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갔다. 어떤 책이라도 백 번 읽으면 뜻을 알 수 있다는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무조건 읽기 시작했다.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은 틀림없는 말이다. 예컨대 컴퓨터 입문서를 처음 읽었을 때 첫부분을 70% 정도 이해했다면 다음 부분은 50%, 그 다음은 30% 정도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문서적을 처음부터 100% 이해하려는 것은 욕심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다시 첫 부분을 보면 이해도가 90%로 올라갈 것이다. 첫부분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뒷 부분을 보면서 '아하, 앞서 그 이야기가 이래서 그렇게 된거구나' 하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부분의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다시 읽으면 다음 부분의 이해도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이해 안된 부분은 다른 책을 봄으로써 이해가 된다. 이쪽 책에서 이해 안된 부분을 다른 책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학원 다닐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다는 사람에게 책을 많이 보라고 권한다. '읽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다음 장을 넘기느냐'고 투덜대는 사람에게도 무조건 끝까지 읽어보라고 한다. 지금은 이해 안되더라도 다른 책을 보면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책을 본다고 해서 읽어본 적이 없는 내용이 이해되거나 지식으로 쌓일 수는 없는 일이다. 지겹기는 하겠지만 읽고 또 읽으면 점차 이해도가 높아지고 컴퓨터지식도 점차 쌓일 것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중에 나오는 컴퓨터잡지나 자신에게 필요한 단행본 책을 사다놓고 계속 읽어보는 방법이다. 그저 많은 종류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컴퓨터를 배우는 최상의 방법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