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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디스크의 자료 보관방법



IT문화원 컬럼. 1996년 11월 01일. URL: http://www.dal.kr/col/songwon/songwon199611.html

송원백화점

송원백화점. 제 3의 물결. 1996년 11월. 김중태(www.dal.co.kr)


예전에 내 글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신여사의 남편은 전산과 출신이지만 PC에 대해서는 깜깜하다. 신여사가 컴퓨터통신을 신나게 하면서 젊은 남정네들을 거느릴 때도 신여사의 남편 이서방은 눈만 뻐끔뻐끔한다. 이서방 역시 컴퓨터통신을 하면서 아내와 차원 높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실은 바람 피나 감시하려는 속셈이 더 크겠지만) 아는게 없으니 신여사 눈치만 볼 수밖에. 그래서 평상시 이서방의 지론 중 하나가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

그러던 이서방이 마침내 컴퓨터를 배울 기회를 맞이했다. 몇 년간 해오던 보험장사를 때려치우고 컴퓨터업계로 진출을 결심한 것이다. 이서방은 거금의 교육비를 나한테 주고 열 시간 교육을 받기로 했다. 나한테 열 시간 교육을 받은 우리 부장님이 낸 책들이 모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것처럼, 이서방 역시 조만간 컴도사가 되어 베스트셀러 책을 낼지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이서방과 그 일당이 보여준 행동은 전산과 출신이라고는 믿기 힘든 행동들이다. 하루는 이서방이 후배인 정총각에게 디스켓을 하나 주면서 복사를 해오라고 했다. 한참 후에 정총각이 들어와서 복사 다했다면서 원본 디스켓부터 주는데 예쁘게 반으로 접은 디스켓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는게 아닌가. 기가 막힌 이서방이 "야, 이걸 구겨놓으면 망가지는 것도 모르냐? 복사한 것은 어딨어?" 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총각이 호주머니에서 꾸깃꾸깃 접은 종이를 한 장 내미는게 아닌가. 이서방이 말한 내용은 디스켓의 프로그램을 다른 디스켓에 복사해오라는 뜻인데, 정총각은 아무 생각 없이 복사기로 디스켓을 복사한 것이다.

또 언젠가는 프로그램을 복사해주려고 했을 때 디스켓이 없어서 "문방구 가서 360 짜리 디스켓 한 통만 사다주세요." 하고 부탁한 적이 있는데, 한참 후에 빈 손으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360원 짜리 디스켓은 안 판다는데." 하는 것이다. 아이고! 내가 말한 것은 360키로바이트 짜리 디스켓이라는 뜻인데.

하여간 이런 이서방과 그 일당이 컴퓨터사업에 진출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컴퓨터를 새로 사는 일이다. 수 백 만원을 들여 사놓은 뒤에 먼지만 뒤집어쓰던 386을 펜티엄으로 바꾸었는데, 모니터만 빼고는 거의 다 바꾸다시피 했다. 멀티미디어 PC로 만들었으니 이제 프로그램만 깔면 될 일. 그러나 프로그램 까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드디스크를 전부 채우려면 수 백 장의 플로피디스크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대단한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을 설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플로피디스크를 이용해 글틀(문서편집)프로그램 하나 까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프로그램을 깔 때는 하루 종일 해도 부족하다.

그러나 나는 아주 간단하게 프로그램 설치를 마쳤다. 내 컴퓨터에 깔아놓은 프로그램을 복사해둔 씨디롬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씨디롬의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로 몽땅 복사하라는 명령어 한 줄을 치는 것으로 프로그램 설치가 끝난 것이다.

이때 사용한 씨디롬을 보통 백업씨디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컴퓨터에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복사해둔 씨디롬을 말한다. 따라서 씨디롬드라이브가 있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다시 깔 때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가 깨지거나, 바이러스에 걸려서 하드디스크 포맷을 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깔아야 할 때 편리하다. 물론 자료보관에도 유용하다.

백업씨디를 만들려면 백업씨디를 만들어주는 가게에 자신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만 들고 가면 된다. 그러나 초보자들이라면 컴퓨터 본체에서 하드디스크를 떼어내기가 어려울텐데 이럴 때는 무겁지만 본체를 몽땅 들고 가는 수밖에 없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모니터나 프린터, 글판(키보드) 등은 안 가져가도 된다. 하여간 본체나 하드디스크를 들고 백업씨디 가게에 가져가면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씨디롬으로 만들어주는데 보통 한 장에 약 13,000원에서 20,000원 정도 받는다. 단, 백업씨디는 일반 씨디롬보다 보관성이 떨어지므로 돈에 여유가 있다면 두 장씩 만드는 것이 좋다.

씨디롬 한 장에 저장할 수 있는 자료의 양은 680메가바이트 정도이므로 요즘 많이 사용하는 3인치 디스켓은 오 백 장 정도가 들어가고, 초기의 360키로바이트 짜리 5인치 디스켓은 이 천 장이 넘게 들어가는 셈이다. 엄청난 양이다. 그 많은 자료를 불과 1만원 대의 가격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편한가.

아직까지도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플로피디스크로 보관하는 분, 또는 하드디스크가 고장나서 프로그램과 자료들이 날아가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하드디스크의 자료를 백업씨디로 만들어 보관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적은 비용으로 하드디스크의 방대한 자료를 보관해두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송원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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