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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문화원 컬럼. 2002년 06월 12일. URL: http://www.dal.kr/col/youzin/col005.html

정유진글마당




사이트를 유료화 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2002-10-16



웹 사이트 유료화에서 고려해야할 수많은 사항들이 있지만, 특히 가입 동기에 대한 분석과 유/무료 콘텐츠를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키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철저한 기획과 시나리오없이 수익만을 바라보는 유료화는 결코 성공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유료화를 위한 판단에서 직접 테스트하지 않고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사이트를 유료화 하는 과정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은 성공적인 서비스 런칭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유저가 유료 사이트에 가입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콘텐츠/브랜드 중심의 가입 : 고품질의 콘텐츠를 위해 가입한다. 사이트가 특정 분야에 대한 분명한 비교우위를 가지는 독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저는 안정적으로 그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가입을 한다. 여기에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이뉴스24(inews24)의 기업 가입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시적인 필요에 의한 가입 : 특정 시기, 특정 필요에 의해 가입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가입한다. 예를 들어, 자료의 일시적인 백업을 위해 웹 하드에 가입한다든지, 크리스마스에 친구들에게 특별한 카드를 보내기 위해 프리미엄 카드 사이트에 가입하는 것 등이다. 흥미로운 컨텐츠에 의해 유발되는 충동 가입이 가능한 사이트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가입 동기에 대한 분석은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의 특징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다. 전자가 중심이 되는 사이트는 이미 구축된 브랜드와 차별화 된 컨텐츠를 통해 비교적 쉽게 시장에 다가가고 유료화를 마케팅 할 수 있다. 사이트의 BI, CI 부터 오프라인 브랜드와 밀접하게 통합되어야 하고 장기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후자가 중심이 되는 사이트의 경우 이 충동이나 일시적인 니드를 어떻게 장기화하느냐 하는 또 다른 문제를 안게 된다. 이것은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시적 필요에 의한 사이트가 제공할 수 있는 유저에게 가장 편한 과금 방식은 건당 과금이다. 정액제라도 단기간이라면 부담스럽지 않다. 최소한의 금액으로 필요한 것만 취하고, 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유료화 사이트의 목표는 가급적 많은 고객은 장기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한 사람의 방문자를 고객으로 전환시키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회원을 계속적으로 모집하는 것보다는 기존 고객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전략이다. 1개월이 아닌 6개월, 6개월보다는 1년 정액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수익성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유저의 편의에는 반하겠지만 오히려 일시적인 가입자를 장기 고객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건당 과금이나 단기 가입 옵션을 의도적으로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항감이 심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특정 시기의 특정 니드가 매우 절실한 것일 경우 이 방식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많은 양의 질 높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꼭 필요한 킬러 컨텐츠 몇몇을 갖춘 경우에도 시도해 볼 만 하다. 일정 볼륨의 유저를 매료시키는 확실한 킬러 컨텐츠가 있다면 가격 자체도 상당히 높게 가져갈 수 있다. 결국 유저 입장에서는 킬러 컨텐츠가 있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분이 나쁘거나 가치가 설득이 되지 않으면 1천 원도 아깝지만, 꼭 필요하다면 사실 1천 원과 2천 원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단기 가입자를 장기 가입자로 전환시키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가입자가 사이트를 사용하는 가운데 자기 스스로 나중에 재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음악 사이트에서 친구에게 사연과 함께 음악 선물을 보낸다. 돈을 내는 것은 그 한 건의 음악 선물이지만, 자신이 정성 들여 쓴 편지를 다시 보거나 발송 확인을 위해서는 사이트에 다시 가입하거나, 좀 더 오래 가입해야 한다는 식이다.

유료화 사이트에서 개인화가 중요해 지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주소록을 만들게 한다든지, 기념일을 기입해 공지 서비스를 하게 한다든지, 자신에게 필요한 컨텐츠를 모아두는 콘텐츠 북마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자신이 한 행동(메모, 채팅, 평가, 리뷰, 글 쓰기, 구매 등)의 히스토리를 보관하게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모두 유저가 스스로 서비스에 부가가치를 만들게 하는 방법들이다.

이것은 프리챌이 가장 유저의 반감을 사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래도 역시 프리챌이 어느 정도의 유저를 확보하리라 예상하게 만드는 근거이기도 하다. 내가 만든 것, 내가 쓴 글, 내가 올린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야말로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유료를 전제로 한 이러한 개인화 된 서비스는 새로운 추가 비용 없이 유저를 재가입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툴이다.

멀티 아이디의 활용도 생각해 볼 만하다. 예전에 PC통신에서는 모(母)아이디, 자(子)아이디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꽤 인기를 끌었다. 한 사람이 가입하면 그 사람의 아이디 밑에 서비스에 대해 거의 동일한 권한을 가진 2~3개의 서브 아이디를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가입하면 그 친구가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쓸 수 있었다.

멀티 아이디의 지원은 무엇보다 재가입에 있어 장점을 가진다. 나 혼자만 쓰는 서비스라면 가입기간이 지났을 때 쉽게 중지할 수 있지만, 친한 친구나 가족이 함께 쓰고 있을 때는 서비스 중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더욱이 그 서비스가 위에서 언급한 개개인의 개인화 서비스와 맞물려 있다면 더욱 그렇다. 내 아이디는 단순히 서비스 이용을 위한 하나의 입장표가 아니라 나와 친구들의 사적인 히스토리를 관리하는 마스터가 된다.

한편, 이것은 PC통신과는 다른 웹 환경에서 보다 독특한 의미를 띄게 된다. 바로, 사이트의 이용률을 현저히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무료 콘텐츠의 적절한 조화 역시 뒷받침돼야


유료화에도 여러 모델이 있지만, 대개 순수하게 유료화만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다. 즉, 유료화와 광고, 기타 마케팅 관련 수익등 전략 다각화가 따르게 마련이다. 유료화에 있어서 필수인 유료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개 트래픽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식으로든 떨어져 나가는 유저는 생기기 마련이다. 트래픽이 떨어지면, 광고 수익이나 마케팅 관련 활동은 침체된다.

하지만, 멀티 아이디 방식을 도입하면 유료화를 마케팅하면서도 이 트래픽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다. 하나의 아이디에서 2~3인의 트래픽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사이트에 활기를 더하고, 유료화 외의 부가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서브 아이디로 추가되는 사용자가 유료 서비스로 가입시킬 수도 있었던 '놓친' 회원인가, 아니면 우리의 사이트의 활용도를 높여줄 유용한 트래픽인가라는 문제다. 사이트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시장의 모든 잠재 고객을 유료화 회원으로 전환시킬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부가적으로 더해지는 이런 트래픽을 적극적으로 창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사이트의 가입자가 아닌 방문자는 여전히 중요하다. 결국 방문자가 가입을 하게 되며, 자주 방문할 수록 가입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가입하지 않더라도 이 사람들이 사이트의 트래픽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렇다면 가입자 뿐 아니라, 방문자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 중 가장 쉬운 것이 무료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어떤 컨텐츠를 무료로, 어떤 컨텐츠를 유료로 제공할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가 남는다. 경쟁사가 거의 유료화를 지향하거나, 아주 확고한 차별화 된 타깃 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완전 유료의 방식을 취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대부분 유료/무료 혼합 모델을 가져가게 된다. 이것은 결국 자사의 유저에게 필수적인 것과 필수적이지 않을 것을 분류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기존 회원을 통해 새로운 회원을 끌어들이는 것도 식상하지만 꼭 시도해야 할 마케팅 중 하나다. 새로운 방문자를 끌어들였을 때,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맛보기 서비스를 체험하게 만들면 가입 기간을 늘려준다든지 하는 식이다.

한편, 유료화 모델의 수익 다각화에 있어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무료일 때와 유료일 때 사이트의 광고와 마케팅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무료일 때는 '거의' 모든 것이 허용된다. 서비스의 품질도 심하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짜니 참고 쓴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단 돈 천 원이라도 돈을 낼 때 유저는 무료일 때와는 전혀 다른 기대를 가지고 사이트를 평가한다. 무료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아주 사소한 침해나 불편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당연히 무료와는 다른 질 높은 컨텐츠나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이런 점에서 광고나 마케팅에서도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 한 줄의 텍스트 광고나 시선을 거스르는 배너 광고도 무료 때와는 달리 큰 반감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광고나 마케팅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료화란 유저가 돈을 내고 들어가는 장벽이다. 장벽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그 장벽의 성격과 맞아야 한다. 모든 것이 좀 더 세밀하게 콘트롤 되어야 한다. 배너 광고의 그래픽 하나도 사이트의 디자인 가이드와 맞추어 가게 하는 식의 고려가 필요하다. 광고의 배치나 톤도 무료 때보다는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마케팅도 이렇게 걸러진 특정한 니드와 태도를 가진 유료 회원들에게 보다 부합하는 것이어야 효과적일 것이다.

무료에서 유료로 갈 때, 유료화 전환에 급급한 업체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고객 서비스 부분이다. "왜 인터넷 정신은 무료인데 돈을 받는가?"라는 친숙한(?) 유저 불만을 넘어서, 실제로 유료화 서비스를 런칭하면 거기서 받게 되는 질문은 무엇인가?

"이 사이트는 무료인가요?", "얼마인가요?", "돈은 어떻게 내나요?", "돈을 냈는데, 왜 안 되나요?" 등등 ... 각종 서비스 관련 질문들이다. 그것도 이 사이트가 무료냐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각종 브라우저와 컴퓨터 환경에 따른 해결하기 쉽지 않은 기술적 문제들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불만들은 일일이 답을 해 줄 수도 없고, 꼭 답을 안 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내겠다는 유저들의 이런 질문들을 피해갈 수는 없다. 게시판 뿐만 아니라 e메일과 전화 문의도 빗발친다. 그리고 이제는 거기에 무료 때처럼 "FAQ를 찾아보세요"라고 쉽게 회피할 수도 없다. 아무리 반복되는 이야기라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유저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자원도 만만치 않다.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는 사이트는 전반적인 고객 서비스 체계를 미리 정비할 필요가 있다. 사이트 런칭 초기의 문의 폭주에 대비해 임시 아르바이트 직을 고용해 철저히 서비스에 대해 교육시키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직원이라 하더라도 전사적인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 마인드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트레이닝 받지 않은 직원에게 서비스에 대해 허술한 답을 듣는 것은 유료 사이트에서는 가입율 뿐 아니라 브랜드를 손상시키는 더욱 불쾌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사이트를 유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 밖에도 여러가지 기술적인 준비들을 해야 한다. 기존 회원 중 돈을 내고 계속 사이트를 사람들의 행동과 빠져나갈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빠져나간다면 서비스를 아예 포기할까? 아니면 다른 어디로 갈까? 돈을 내는 회원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사이트에서 무엇을 바라는가? 그들의 행동패턴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라는 점들이 명확해 지면, 그에 따라 한 사람이라도 더 설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유료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무료가 유료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트래픽은 감소하고, 경쟁사인 무료 사이트에 회원을 뺏길 수도 있으며, 유저들의 불만은 폭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료화를 선택하는 것은, 짧은 역반응의 시간만 지나면 장기적으로 이 시장이 충분한 사업성을 갖추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의 초점은 여기에 맞추어진다.

※ 필자의 개인 사정으로 잠시 컬럼을 쉬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어려운 시기지만, 화이팅하시고 모두들 행복하세요. -유진 올림



커뮤니티 유료화, 프리챌 식으로는 안된다 2002-10-09


사용자 배려없는 유료화는 결국 사용자에 대한 배신 행위이다. 이번 프리챌의 유료화는 커뮤니티 회원들과의 사전 양해는 물론 공지조차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등 많은 점에서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며칠 전 필자는 어떤 온라인 유료화 서비스를 사용하고, 가장 불쾌한 요금을 지불했다. 필자가 유료화를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유료화에 대한 글도 많이 썼고, 그 책임에 유료화 서비스에 돈도 많이 지불했고, 자사의 핵심 역량을 직접적으로 수익화 하려는 여러 가지 절박한 시도들에 대해서, 이 업계에서 밥 벌어먹고 사는 한 사람으로서 마음으로나마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유료화 서비스는 정말로 불쾌했다. 사람을 속여 궁지로 몰아넣고 돈을 내지 않으면 길을 터주지 않겠다는 강압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고, 다시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이토록 필자를 분노에 떨게 만든 서비스는 프리챌의 마이폴더 서비스다. 오랜 숙원이었던 컴퓨터 OS를 갈아엎으며, 임시로 자료를 백업할 공간이 필요했고, 마침 프리챌에 들어갔다가 '1000메가 대용량 자료실'이라는 홍보 문구가 눈에 쏙 들어왔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1000메가라면 1GB라는 소리 아닌가? 내가 가진 웬만한 자료들은 다 올릴 수 있겠다 싶어 얼른 클릭해 보니 안내 페이지를 반갑게(?) 나를 맞는다.


패킷 충전이니 하는 프로모션이 크게 붙어 있어 혹시나 유료 서비스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신청자에게는 1GB의 무료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는 말이 명시되어 있기에 안심했다. '저장 공간을 확장하려면 돈을 내야 하나보다...'라는 추측만 했을 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형태의 파일 보관과 업로딩 및 다운로딩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후 마이폴더를 연결해, 열심히 자료들을 업로드했다. 역시 돈 내라는 말은 없었다. 간만에 좋은 서비스 찾아낸 것 같아 뿌듯했다. 심지어, 이렇게 좋은 걸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동생과 친구들에게도 메일을 띄워 소개를 하는 열성까지 보였다.

문제는 OS를 설치한 다음, 다시 자료를 다운받을 때였다.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했을 때, 난데없이 등장한 메시지.

알고 보니 이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였다. 업로드는 무료지만, 다운로드를 할 때는 패킷을 충전해야만 쓸 수 있다. 패킷은 1패킷 당 1원씩, 즉 1GB를 다운받기 위해서는 1천 원 어치의 패킷을 구매해야만 내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나는 돈을 주고 패킷을 사든가, 아니면 내가 올린 자료들을 포기해야 한다. 중요한 자료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돈을 주고 패킷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기분은 몹시 나빠졌다. 그것은 돈 천원이 아까워서가 아니었다. 정확히 서비스의 유료화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데 대한 불만이었다.

다운로드를 할 때는 패킷을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은 끝까지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마이폴더 메인 페이지에서 한참 스크롤을 내리면, 여러 가지 서비스 옵션과 버튼들이 즐비한 맨 아래 다운로드 시 프리챌 현찰 포인트로 패킷을 구매해야 한다는 설명이 있기는 하다. FAQ의 항목에도 소개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서비스 이용 흐름에서 이 내용은 제대로 인지되지 않는다.

패킷이라는 생소한 개념은 사용자의 머리 속에서 과금이라는 의미로 직역되지 않으며, 서비스 내내 사용자가 만나게 되는 것은 다운로드 시 돈을 내야 한다는 설명 대신 모든 자료를 보관, 업로딩, 다운로딩할 수 있으며 1GB의 '무료' 저장 공간을 준다는 매력적인 프로모션 문구들뿐이다.

무료라는 말을 접했을 때 사용자는 모든 의심을 무장해제 한다. 정말로 그 서비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료일 것이라 기대한다. 1GB의 공간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면, 그 공간만큼은 무료로 업로딩과 다운로딩이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업로딩은 무료인데 다운로딩은 유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쇼핑몰 장바구니 결제에서 애초에 예상하지 않았던 배송료가 더 붙었을 때조차 왠지 속았다는 느낌을 가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대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다른 곳보다 더 싸게 샀다는 뿌듯함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배송료가 붙어 다른 쇼핑몰에서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질 때 고객은 단순한 몇 백원, 몇 천원 차이를 넘어서는 배신감을 느낀다.

하물며, 이렇게 무료를 표방하면서 무료가 아닌 서비스에 대해 가지게 되는 불만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파일 공유의 성격을 제외하면, 대체 여기에 다운로드조차 받을 수 없는 자료를 무료로 업로딩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업로딩은 무료라지만, 이 업로딩된 자료는 과금의 볼모일 뿐이다.

웹하드 공간을 유료화 하는 것이 싫다는 게 아니다. 다만, 유료화 서비스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인지시키지도 않고 대충 파일을 업로드 하게 해 놓고 나중에 가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료 다운로딩 받게 하는 이 서비스 프로세스가 문제라는 것이다. 최소한 이 서비스에 대한 설명에서는 '무료'라는 단어가 빠져야 했으며, 다운로드받을 경우 돈을 내고 패킷을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 정도는 미리 눈에 띄게 밝혔어야 했다.


사용자 배려없는 유료화는 결국 배신 행위


이 와중에 10월 4일, 프리챌의 유료화 뉴스를 접했다. 뉴스를 읽고, 프리챌을 방문해 공지 내용을 읽어보며 이 유료화 또한 마이폴더 서비스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 파장은 훨씬 더 심각하다.

천천천(千仟天)이라 이름 붙여진 이 서비스는 클럽 마스터(시숍)에게 3천 원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유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예정 시한은 2002년 11월 14일(목). 유예 기간은 있지만, 돈을 내지 않으면 클럽은 결국 폐쇄된다.

현재 프리챌에는 약 112만 여 개의 클럽이 있으며 회원은 1천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프리챌 측은 이번 유료화로 20만 명의 유료 회원 확보를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말대로만 된다면, 월 6억의 고정 수입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이 유료화가 어떤 차별화된 고품질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마이폴더가 차별화된 웹하드로 승부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천천천 서비스와 관련해 프리챌 측은 여러 가지 마케팅 문구들을 남발하고 있지만, 결국 사용자가 돈을 내야 하는 이유는 클럽에 있는 기존의 회원과 데이터 때문이다.

클럽 자체만 보면, 다른 무료 서비스들도 많다. 그런데, 왜 프리챌에 돈을 내야 하나? 그것은 기존의 데이터가 아까워서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기껏 올려놓은 사진들, 어렵사리 모은 회원들...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일부 자료는 백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알토란같은 게시판과 회원은 결국 천천천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 사태에 대해 프리챌은 대책이 없다. 최소한 데이터 백업에 대한 부분이라도 입장을 밝혀야 하건만 프리챌이 집중하는 것은 '당신은 하늘'이라는 엄한 천천천 캠페인뿐이다. 유료화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 업그레이드나 상세한 정책에 대해서도 준비중이라는 답변뿐이다. 커뮤니티의 유료화라는 엄청난 결단을 내린 회사치고는 대응이 너무 허술하다.

하지만, 사전 준비에 있어 가장 큰 실패는 정책적 미흡이 아니다. 문제는 유료화와 관련된 각종 설문조사나 여론 수렴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선언하듯 유료화를 발표해 버렸다는 데 있다. 심지어 프리챌 커뮤니티의 가장 핵심이 되는 마스터들에게조차 단 한마디 사전 상의가 없었다니,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개인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클럽을 이끌어온 이 충성도 높은 마스터들의 배신감은 짐작이 간다.

커뮤니티가 무엇인가? 사람이 모여 만드는 것이고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사람이 핵심이 되는 사업이다. 그런데 사람을 배제하고 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뉴스24의 기사를 통해, 프리챌은 유료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반발은 예상한다. 회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면 의견 수렴해 타협점을 찾을 계획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 하자면, 지금 사람들의 느끼는 반발은 유료화에 대한 반발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유료화를 진행함에 있어 프리챌이 보이는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분노다. 말로는 사용자를 하늘이라 하면서, 실제로는 그 하늘에게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으며, 의견이나 이해를 구하지도 않는다.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은 발표 이전에 했어야 하는 것이며, 이미 서비스 가격과 시행 날짜까지 결정된 상황에서 더 무슨 타협점을 찾겠다는 말인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이 엄청난 대사건에 대한 공지가 너무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가도, 로그인을 해도 여전히 페이지를 가득 메운 것은 현란한 광고와 프로모션성 이벤트 공지, 노라조 게임 등의 유료화 서비스, 그리고 필자를 울분에 떨게 했던 마이폴더 같은 유료화 서비스에 대한 프로모션 뿐이다.



클럽 상단 바에 나타나는 공지 링크

유료화 공지는 스크롤을 내려야 볼 수 있는 좌측 하단 공지사항에 조그맣게 차지하고 있다. 각 클럽에 상단 바에 공지가 걸려있지만, 천천천 유료 회원 계획과 소개라니. 커뮤니티의 생사가 걸린 유료화 공지가 아니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관심 안 가져지는 무슨 프리미엄 서비스 프로모션 같다. 이런 저런 광고들을 잘도 쏘아주던 쪽지 하나 도착해 있지 않다.

실제로 필자가 가입한 클럽 대부분은 유료화가 시행되는지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천천천 서비스에는 더욱이 관심이 없었다. 그냥 하던 대로 즐겁게 모임 날짜도 잡고, 후배나 친구들 군대 가는 소식이나 결혼하는 소식들을 알리며 클럽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언제쯤에야 이 사실이 알려질까?

선택이 아니라 강제에 가까운 이 유료화 서비스에 프리챌은 천천천 캠페인이라는 멋들어진 포장에 입혔다. 하지만, 지금 프리챌이 해야 할 일은 멋있는 천천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1천만 명의 회원에게, 112만 명의 마스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클럽이 유료화 됩니다. 유료화에 가입하지 않으면 클럽이 폐쇄됩니다. 가입하지 않으실 분들은 지금부터 자료들을 백업하고 따로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라고 알리고 또 알리는 것이다.

프리챌은 지금부터라도 수해 복구하는 자세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회원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철거민에게 하는 일방적인 통고가 아니라, 생사의 기로에서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프리챌 회계 장부의 4/4분기 실적에 유료화 수익이 얼마로 기록되더라도, 그것은 정말로 큰 손실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포털의 미디어화에 대한 언론사 닷컴의 대응전략 2002-10-04


언론사닷컴은 한편으로는 포털로부터, 한편으로는 자사의 오프라인 매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러한 정체성을 찾지 않는 한 언론사닷컴의 위치는 계속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난주에 칼럼을 쓰고 나서, 왜 미디어에 대한 사전 정의 없이 포털의 미디어화를 논하는가라는 의견을 받았다. 왜 그렇게 글을 썼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사실 현재 포털의 미디어화의 핵심은 포털이 정말 미디어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포털의 입장에서 이 문제는 보다 분명하다. 포털이 왜 미디어화를 주장하는가? 그것은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통해 이 서비스의 엄청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익 증대의 가능성이다.

늘어난 페이지뷰는 직접적인 광고 매출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영향력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각종 커뮤니티나 서비스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포털이 미디어인지 아닌지, 정말로 무엇이 미디어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사실 포털의 본능을 자극한 것은 이 페이지뷰에 기반한 현실적인 이점들일 것이다. 결국 이런 모든 논의 자체가 포털이 뉴스를 가지고 장사를 잘 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 아닌가? 언론사당 월 몇 백 만원씩을 주고 뉴스를 얻어, 그것을 가지고 몇 억의 광고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 아닌가? 그 ROI를 더 높이자는 게 포털 전략의 핵심 아닌가?

아직까지 포털이 내놓은 뉴스 서비스의 모양새도 분명 이런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목소리들이 나서, 포털의 미디어화에 있어 페이지뷰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다. '태도'나 '입장'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분명 중요한 포인트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털 사업을 하는데 있어 페이지뷰나 당장의 수익에 집착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매일같이 그 수익성에 있어 엄청난 주목과 회의와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닷컴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인가 아닌가'라는 문제 의식은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포털이 선언한 '미디어화'는 오히려 정의조차 불분명한 미디어가 되겠다는 것 보다, 시장에서 뉴스를 가지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페이지뷰의 증가는 광고 수익을 뜻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끝내는 습관을 갖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수치화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습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습관으로 더 어떤 폭발적인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인가. 커뮤니티와 연계하든, 새로운 뉴스 유통 방식을 만들어 내든, 독자적인 컨텐츠 제작으로 방향을 잡든 이것이 포털의 당면한 과제다.


언론사닷컴 vs. 미디어포털, 과연 누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나?


이런 상황에서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이 바로 언론사닷컴이다.

이런 뉴스 소비 습관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곳이 바로 언론사닷컴이기 때문이다. 포털의 늘어난 페이지뷰와 늘어난 영향력은 바로 언론사닷컴의 파이에서 빠져나간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 2002년은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언론사닷컴의 뉴스 서비스의 볼륨과 영향력을 넘어선 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미디어의 정체성은 언론사닷컴에게 더 심각한 문제도 다가올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가 아닌 디조, 동아일보가 아닌 동아닷컴, 한겨레신문사가 아닌 인터넷한겨레란 과연 무엇일까? 야후와 다음, 네이버에서 동아와 중앙과 한겨레의 뉴스를 볼 수 있다면, 그것도 각 매체의 브랜드가 아니라 다음 뉴스나 네이버 뉴스라는 브랜드로 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필자는 조인스닷컴 전략기획팀의 이전행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여기에는 앞으로 잘 해나가면 될 포털의 미디어화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궁금한 것은 이렇게 포털의 뉴스 시장 지배력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언론사닷컴은 무엇을 고민하는가 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닷컴은 300, 500만원이란 가격에 뉴스를 팔면서도 마치 많은 수익을 올리는 양 생각하죠. 하지만, 그렇게 팔린 뉴스가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부가가치를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아요. 뉴스의 시장 가격 외에는 생각하지도 않고 대응하고 있으니, 자신들이 가진 뉴스의 가치를 남에 의해 결정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죠. 뉴스의 가치는 그런 식의 결정할 수 문제가 아니에요. 언론사닷컴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뉴스의 가치 설계를 해야 하는 것이죠."

결국 이런 식으로 가면 앞으로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지금 포털이 책정한 CP요금 단가 수준의 수익 밖에 낼 수 없다. 하지만, 포털은 이 뉴스를 이용해 보다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직은 페이지뷰에 따른 광고 수익 정도로 밖에 산출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모른다. 5에 뉴스를 사서 50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당연한 시장 논리다. 하지만, 포털이 새롭게 만든 기존 언론사닷컴의 수익과 상충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포털이 만든 50의 가치 중 20의 가치가 기존 언론사에게 돌아갔을 수도 있는 몫이었다면 언론사닷컴은 CP료로 지불 받은 5보다 더 큰 15의 가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언론사닷컴의 제몫 찾기는 이렇듯 당장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수익 이상의 가치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사가 제공하는 뉴스의 가치와 활용에 있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다시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전행 팀장은 뉴미디어에서의 언론 위상의 확립을 위해 언론사닷컴이 연대하여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실험에까지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또, 지금처럼 언론사닷컴이 하나의 CP로서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뉴스 제공 방식을 벗어나는데 하나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언론사닷컴이 보다 적극적으로 포털과 결합하는 새로운 공동작업을 통해, 다음 세대 온라인 미디어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소극적인 해석은 언론사닷컴이 뉴스를 가지고 사업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배너 광고를 붙이는 것에서 나아가 컨텐츠 및 뉴스와 연계된 다양한 텍스트 광고 모델의 실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뉴스와 광고의 경계의 모호함에 대한 문제가 따르겠지만. 특정 컨텐츠나 섹션과 연계된 스폰서 십의 적극적인 유치도 있을 수 있다. 정보에 불과했던 기존의 뉴스를 모아 하나의 돈되는 '자료'로 만드는 컨텐츠 패키징 사업도 있다.


뉴스 활용의 다양화, 오프라인과 차별화가 언론사닷컴의 과제

뉴욕 타임즈 디지털의 경우, 기존의 아카이브(Archive) 서비스와는 별도로 과거 야구 기사와 사진, 오디오 클립으로 엮은 'Glory Days of Baseball, 1947-1957'과 같은 Editor's Pick 이라든가, 인기 있는 칼럼니스트의 칼럼이나 특집 기사를 묶은 Topics in Depth, 행사의 비디오 클립을 제공하는 Times Talk Online과 같은 컨텐츠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뉴욕 타임즈 디지털은 에디터가 컨텐츠와 그와 관련된 다른 컨텐츠를 링크할 수 있는 광고 엔진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통해 사이트 전반에서 프리미엄 컨텐츠를 마케팅 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접근은 단순한 프리미엄 컨텐츠가 아니라, 보다 전반적인 뉴스 컨텐츠와 결합된 광고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몇몇 대형 광고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이런 시도들은 오프라인 매체와 언론사닷컴을 차별화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언론사닷컴이 단순히 오프라인 매체의 온라인 버전을 업로드 하는 것 이상의 저널리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를 원한다면, 이런 문제는 더욱 첨예해진다. 신문을 보는 독자와 온라인에서 뉴스를 보는 독자층은 분명 다르며, 다른 행동 패턴과 니드를 가진다. 이런 니드에 대해 언론사닷컴이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맞출 수 있는지가 또 하나의 도전 과제이며, 언론사닷컴을 오프라인 매체의 차별화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된다.


조인스의 라이프 섹션은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은 전체 사이트가 뉴스와 라이프, 프리미엄의 세 가지 섹션으로 나뉘는 파격적인 구조를 가진다. 이런 파격을 가능하게 했던 근거는 이렇다. 디지털 세대에게 어필하는 컨텐츠는 뉴스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how-to적인 솔루션, 보다 실용적인 컨텐츠라는 것이다.

이어령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인터넷은 기술이 아니라 인문학이다. 문화코드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왜 기존의 신문을 답습하는가? 결국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은 생로병사, 관혼상제다. 왜 정치, 사회, 문화...와 같이 뉴스를 구분을 해야 하나? 즐거운 뉴스, 나쁜 뉴스와 같은 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눌 수는 없나?"

특히, 이런 컨텐츠를 저렴하게 제작, 제공하면서도 독자에게는 더 큰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언론사의 우위일 것이다. 조인스가 라이프를 뉴스와 같은 급의 또 하나의 축으로 내세웠고, 곧 인터넷 한겨레도 별도의 라이프 섹션을 오픈한다는 소식이다. 이것은 기존의 언론사포털과 어떻게 다를까? 혹은 달라야 할까? 다르지 않다면,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언론사 포털의 뒤를 이제야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포털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어떠한 게이트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게이트 서비스는 기술적인 바탕으로 이뤄지지요. 검색이나 커뮤니티나 ... 그동안 언론사도 그런 흉내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컨텐츠나 미디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라이프도 역시 포털의 논리로 풀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만든 모델입니다. 라이프 포털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죠. 단순히 라이프 뉴스를 공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인스 라이프는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서비스의 진화를 생각하면서 접근한 결과물입니다. 나름대로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접근 방향일 수 있죠. 앞으로 새로운 기술에 의해 많은 기기들이 출현하고 활용되겠지만 이들 모두 단지 기술일 뿐, 그것들의 진정한 의미는 컨텐츠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콘텐트는 결국 라이프 스타일을 소화할 수밖에 없고 그런 것에서 모티브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일본 리쿠르트의 서비스 철학을 보면 수직적 구조와 수평적 구조가 있습니다. 수평적 구성은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한 요구를 소화하여 아이템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한편, 수직적 구성은 각각의 아이템을 단순히 글이나 상징적 수준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최종 액션 단계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이념이 있습니다.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지향점이죠. 가치 있는 생활의 정보 뿐 아니라 그것을 영위하게 하는 기회까지 엮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 ..."

결국 이것은 언론사닷컴이 기존 오프라인 매체와 분리된 아주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디지털이라는 링에 뛰어올라 직접 온라인 독자라는 새로운 상대와 끊임없이 부딪치며, 자신만의 결론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 부분이 CP가 만든 정보에 의존도가 높은 포털성 접근과 차별화가 만들어지는 결정적 지점이다.


이렇듯 언론사닷컴은 한편으로는 포털로부터, 한편으로는 자사의 오프라인 매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종 소비자인 온라인 독자에게 이들과 다른 차별적인 서비스로 느껴지게 해야 한다는 고난위도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계속 주목해 본다.




포털과 미디어, 둘 사이의 궁금한 관계 ... 2002-09-25



최근 포털 사이트들이 잇달아 뉴스 전달 역할의 강화를 통해 미디어화되고 있다. 명확한 색깔이나 입장을 가지는 것은 익명의 다수를 상대하는 포털에서는 뉴스의 역할 강화는 단순히 페이지 뷰 증대 효과를 벗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23일, 아이뉴스24에서 눈에 띄었던 기사 하나가 <포털 사이트 '우리도 미디어'>라는 기사였다. 포털 사이트들이 뉴스 제공업체들과 연달아 제휴를 맺으며 '미디어 포털'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직접 뉴스는 생산하지 않지만, 여러 소스를 통해 받은 뉴스를 재가공하여 여론 형성과 '의제 설정(agenda setting)' 등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내용이다. 야후와 네이버, 엠파스 등 각 포털들도 뉴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순한 뉴스 전달자가 아니라 미디어로서의 성격을 굳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고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포털은 미디어를 지향하는 것일까? 그랬을 때 얻는 이익과 그러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지금의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이러한 시도는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


뉴스 전달 창구로 포털의 영향력 갈수록 늘어나


그래서, 필자는 네이버 뉴스를 담당하고 있는 박정용 과장과 이야기를 해 보았다. 그는 실제로 밤을 세워가며 네이버 뉴스를 편집하며 포털 사이트 뉴스의 최전선을 뛰고 있는 실무자. 그런 그는 기사를 보자마자 "정말로 요새 포털에서는 뉴스가 전쟁이예요, 전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사람들이 온라인 뉴스의 중요성을 처음 실감하게 된 것은 지난 2001년의 9.11 테러 때로 올라간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를 접했고, 이 과정을 통해 웹은 TV와는 다른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뉴스 매체로 주목받게 된다. 필자 역시 '미국 테러 참사에서 빛난 월드와이드웹'이라는 칼럼을 통해, 이런 현상을 짚어본 바 있다.

이 사건을 통해 포털의 측면에서 나타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온라인 뉴스의 '관리'라는 측면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노출되는 '화제의 뉴스'를 직접 사람이 관리하는 곳은 야후! 코리아 정도였다. 네이버나 엠파스, 라이코스 등의 포털이 대부분 새로 올라온 뉴스가 편집의 과정 없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메인 뉴스를 직접 사람이 편집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그 때부터 꾸준히 지속되던 온라인 뉴스 경쟁에 결정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 2002 월드컵. 사상 초유의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졌던 이 행사는 온라인 포털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참고 : 포털들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 이모저모)

네이버의 경우 당시 뉴스 섹션에서만 하루 2천만 페이지 뷰가 나오는 기염을 토했다고 한다. 엠파스의 경우도 월드컵 기간 중 페이지 뷰 16.7%, 뉴스 이용자 140%가 늘었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네이버는 발빠른 뉴스 선별과 대응, 좌측 네비게이션 등의 활용 등을 통해 네이버 뉴스를 인지도나 활용면에서 한 단계 올려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커뮤니티가 척박하던 네이버에 게시판 커뮤니티 활성화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포털 뉴스의 강자는 야후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야후에서의 검색 만족도는 네이버나 엠파스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하면 야후!라는 전통적인 공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페이지 뷰가 이것을 말해준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코리안클릭에서 나오는 자료를 보면,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야후의 뉴스 섹션의 일 페이지 뷰는 평균 1천200만~1천500만. 네이버가 800만, 다음 300~400만 정도. 엠파스 2~300백만 정도. 네이버가 추격을 해 간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야후는 뉴스에서만큼은 부동의 1위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인터넷 붐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몇 년간의 선점 효과인 것이다.

월드컵 특수 이후, 온라인 뉴스는 포털이 나아갈 방향에 있어 새삼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네이버와 다음 등이 뉴스 업체와 제휴를 늘였으며, 야후!도 SBS와 제휴를 맺었다고 한다. 엠파스의 경우, 메인 페이지에 단순한 화제의 뉴스 헤드라인 뿐 아니라, 메인 디렉토리에 별도의 뉴스만을 위한 섹션을 넣는 파격을 단행했다. 실제로 엠파스의 뉴스 섹션은 단순한 포털의 뉴스 업데이트 사이트가 아니라, 뉴스레터에서 사이트 구성까지 독립된 뉴스 전문 사이트와 같은 완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엠파스의 뉴스 섹션 메뉴

다음의 경우, 아직 방문자 대비 페이지 뷰라는 측면에서 뉴스 서비스가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미디어라는 측면에서 다음의 행보는 주목할 만 하다. 다음의 경우는 '네티즌의 생각이 Daum의 생각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별도의 기획/특집란을 마련해, 주제를 정하고 자기 입장을 넣은 뉴스를 직접 제작해서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다루어진 주제는 수해, 대선 여론 점검, 소리바다 사태, 장갑차 여중생 살해 사건 등 아직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거나 첨예한 발언을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접근하기 쉽지 않은 주제들에 대해 직접 언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것은 검색 포털이 단순히 여러 뉴스 사이트에서 받은 뉴스를 선별해 올리는 것과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뉴스와 포털의 결합, 뉴스 영향력과 브랜드 가치 향상


그렇다면, 이 뉴스 서비스는 포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우선, 저 어마어마한 페이지 뷰 자체에서 하나의 답이 나온다. 포털에서 한 카테고리의 페이지 뷰 천만에 육박하는 것은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서비스 등 몇몇을 제외하면 뉴스가 유일하다. 페이지 뷰 포털의 배너 영업의 기반이고, 이것은 그대로 수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뉴스의 영향력은 그대로 브랜드 영향력으로 이어진다. 뉴스의 특성상 그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가 필연적으로 여론의 형성이나 브랜드 파워에 있어 어떤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포털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의 가치를 결정짓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뉴스를 보는가, 즉 어디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형성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검색 포털 뉴스 서비스는 또 하나의 의미를 지닌다. 뉴스 검색이 바로 그것이다. 뉴스는 검색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관심 있는 뉴스를 개별 뉴스 사이트가 아닌 포털에서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10개의 뉴스 사이트에서 뉴스를 받는 포털과 20개의 뉴스 사이트에서 뉴스를 받는 포털에서 그 검색 결과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특히, 자사가 받은 뉴스는 모두 DB화 되어, 두고두고 재활용되기 때문에 이 차이는 점점 심해진다.

예를 들어, C양의 뉴스가 네티즌의 화제가 되었다고 하자. 기사가 실린 굿데이의 뉴스를 받는 사이트에서는 'C양'이라는 검색어에 대해 검색 결과를 내줄 수 있지만, 굿데이의 뉴스를 받지 않는 사이트에서는 이 검색어에 대해 어떤 정보도 줄 수 없다. 이것은 검색 사이트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는다.

포털들의 미디어화 움직임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곳들은 디지털조선이나 조인스닷컴과 같은 언론사 닷컴 사이트들일 것이다.

포털들은 대형 일간지에서 스포츠지, 잡지, 특화 된 온라인 뉴스 사이트까지 다양한 사이트에서 뉴스를 모아 전달한다. 따라서, 양적인 면에서 그 개별 뉴스 사이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가진다.

게다가 포털이 이런 뉴스의 양적인 축적에 그동안 쌓아온 앞선 온라인 커뮤니티나 컨텐츠 노하우를 접목시켰을 때, 온라인에서의 그 미디어적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최소한 온라인에서만큼은 브랜드 경쟁력이나 기본 유저 확보에 있어서도 포털이 훨씬 앞선다. 네티즌들은 점점 언론사 닷컴을 찾아가는 대신,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끝내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개별 뉴스 사이트들에게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포털의 뉴스 섹션과 언론사 닷컴 사이트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미 많은 뉴스 사이트들이 포털을 지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핵심은 뉴스에 있다. 그렇다면, 이 뉴스라는 부분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는가?

단순한, 포털에 기사를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빠른 사실 전달 기능이라면, 포털을 능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개별 언론사 닷컴의 숙제는 자사의 컨텐츠를 어떠한 컬러로 특화시키느냐로 귀결될 수 있다. 야후가 아닌 디조에, 네이버가 아닌 한겨레에 방문했을 때 그 유저는 단순한 사실 이상의 '입장'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나아가, 뉴스에 어떤 부가적인 가치를 더할 것인가,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가, 언론사 닷컴이 가진 막강한 힘의 원천인 오프라인 매체와의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등이 총체적으로 고민되어야 한다. 이것은 모 기업에서 분사한 형태로 떨어져 나온 언론사 닷컴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한편, 단순히 많은 양의 뉴스를 유통한다고 해서 포털이 갑작스럽게 '미디어'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난 번 '수재에 대한 웹의 대응'에서도 살펴본 바 있지만, 여전히 웹은 미디어로서 어떠한 태도나 입장을 가지는 것에 대해 미숙하다. 박정용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미디어라면 입장이 있어야 하고, 입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해요. 단순히 페이지 뷰 얼마인가 보다는, 유저들의 삶의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무언가에 대해 발언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하지만, 아직 온라인 포털은 그런 마인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과연 포털이 이런 기능까지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답할 수 없다. 야후처럼 다소 가치 중립적으로 많은 뉴스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이 어설픈 입장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다. 명확한 색깔이나 입장을 가지는 것은 익명의 다수를 상대하는 포털에서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섣불리 보수나 진보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야후, 네이버, 엠파스, 다음 등의 뉴스 섹션을 모두 합치면 3천만 페이지 뷰 넘어가는 이러 상황에서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온라인 포털의 자세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아무 입장이나 목소리 없이 그저 골라서 올린다고만 해도, 고르고 분류한다는 행위 자체에 이미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포털이 스스로 내세운 '미디어 포털'화. 이것은 포털 자신과 언론사 닷컴 양쪽에 모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어떠한 흥미로운 진보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다가올 '아시안 게임'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어떤 것들이 주목받나? 2002-09-18


지난 13일 개최된 2002 하반기 '이동통신사 콘텐츠 서비스 중점 방향 세미나'에서 현재의 콘텐츠 및 모바일 서비스 이용 현황과 향후 콘텐츠 제공 방향이 논의됐다. 특히 모바일 멀티미디어와 위치 기반 서비스 면에서 일본의 사례가 중점 소개됐다.


지난 9월 13일, 디지털 콘텐츠 아카데미에서 주관한 2002 하반기 '이동통신사 콘텐츠 서비스 중점 방향 세미나'에 참관했다. 총 4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져 일본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현황 및 후반기 중점 방향과 KTF, LGT, SKT의 콘텐츠 현황 및 앞으로의 방향이 소개된 자리였다. 아틀라스리서치그룹의 한지형 연구원과 각 이통사의 실무자들이 나와 발표했으며, 약 130여 명의 업계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발표의 내용은 주로 현재의 콘텐츠 및 모바일 서비스 이용 현황과 앞으로 어떤 콘텐츠들이 제공될 것인가에 관한 개요였다. 하지만,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이 주로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서비스가 제공될 것인가에 대한 사실을 넘어, 구체적으로 '이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기술적 기반 하에 언제쯤 얼마의 가격에 제공될 것 인가'였다.

매 발표 후,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에서의 동영상이라면 몇 프레임까지 지원될 것인가? 모바일 플래시의 품질은 어느 정도이며, 어느 시기에 도입될 것인가? 어떤 기술적 사항들이 지원될 것인가? 등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모바일 비즈니스에서의 장벽은 콘텐츠나 서비스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인 것 같다. 많은 사업자들의 아이디어가 망과 단말기, 기술의 개방과 진보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기술과 아이디어의 병목 현상이 해결되었을 때, 과연 어떤 풍경이 조그만 핸드폰 LCD 창 안에 그려질 것인가. 이런 저런 상상을 해 보며, 세미나의 내용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들을 몇 가지로 정리했다.


일본의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영역


이통사 전략에는 신규 가입자 확보가 중요하게 나타나 있지만, 이미 일정한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향후 전략 핵심은 기존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에어타임과 서비스 이용률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의 개척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휴대폰이 더 이상 '전화'만을 위한 기기가 아니라는 점과 맞물린다. 당연한 트렌드지만, 이것은 핸드폰 기기의 발전으로 구체화된다.

휴대폰 + 알파의 기능 : 카메라, 디지털 방송 수신 (TV나 라디오 수신), 전자 컴퍼스, MP3 플레이어 등


카메라 기능은 차세대 휴대폰 경쟁의 핵심인 것 같다. 이제 단순히 '찍는다'는 것에서 이 찍은 것을 가지고 어떻게 부가적인 가치를 더하게 할 것인가가 문제다. 자신의 모습을 찍어 스티커 사진처럼 가지고 다니거나, 친구와 교환하는 서비스는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 중의 하나. 세미나에서는 일본 KDDI의 CDMA2000 1x 단말인 'A3012CA'의 카메라 기능이 소개되었다.



프레임이나 미니 스탬프와 연동해, 가지고 다니는 스티커 사진을 지향한다. 또한, Casio Ca'z Cafe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다.


이 단말기의 카메라 기능은 몇 가지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35만 화소의 실현, GPS와의 연동, 12.8Mb의 메모리 구현 등이 그것이다. 휴대폰의 액정 화면 표시는 10만 화소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굳이 35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한 것은 PC를 염두에 둔 것이다. 35만 화소라면 단말기에서 찍은 사진을 PC에서 VGA 사이즈 (640×480)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촬영한 장소의 위치를 GPS로 측정하고, 그 지역정보가 화상에 덧붙여져 제공된다. 이것은 다시 친구에게 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모바일 상에서 지도와 연동되기도 한다. 촬영한 사진을 800매까지 보존할 수 있는 메모리는 새로운 사진을 찍기 위해 기존의 사진을 지워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한다.

 


카메라 서브메뉴. 위치 정보를 더하거나 이메일 송신 등의 메뉴가 나타난다. 사진을 첨부한 메일에는 URL이 기재되고, 클릭하면 폰에서 지도가 표시된다.


기타, 지상파 방송을 분배하여 모바일을 통해 TV나 라디오를 수신할 수 있는 서비스나 전자 컴퍼스를 장착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보행자의 이동 경로를 안내해 주는 KDDI의 'NAVITIME'서비스가 소개되었다.


NAVITIME은 차량과는 달리 지하철, 버스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보행자를 위한 토털 가이드 서비스. GPS로 현재 위치를 파악해, 목적지로 가는 가장 가까운 역을 판단, 환승 방법과 가장 가까운 출구까지 표시한다. 걷는 것이 나은가, 택시를 타는 것이 나은가에 대한 가이드까지 한다고 한다. 아직 그 정확도에 있어 아직 시험 단계지만, 이것은 "단순히 이곳의 위치를 아는" 서비스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차세대 GPS 기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한 것 같다.


'코코세콤' 역시 GPS 기능을 확장해 이용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서비스. 전용 단말기를 차에 놓거나 가지고 다니면서, 차량 도난 시나 사람이 행방불명 되었을 때 세콤이 장소를 검색하여 구급차나 경비원을 보내는 서비스. 2001년 4월부터 약 13만 건의 가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도코모의 Cmode도 흥미로웠다. 휴대폰이 지갑이나 신용카드를 대신한다는 개념은 예전부터 모바일 시대의 미래상으로 많이 이야기되어 왔지만, 실제로 휴대폰으로 자판기에서 콜라를 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일본 코카콜라가 I-Mode 연계 가능한 자판기를 전국에 설치했다고 한다. Club Cmode 가입자들은 자판기를 통해 휴대폰으로 입장권이나 연인을 위한 부적까지 살 수 있다.


자신을 드러내는 '사진' 서비스


단말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Self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툴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LGT 데이터 기획팀의 김범승 대리는 10~20대의 주요 고객 층을 겨냥한 서비스 키워드로 'trendy(트렌드)' 'vogue(유행)'와 함께 'show myself(자신을 드러내기)'를 꼽았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뜻. 사진은 이를 위한 중요한 툴이다.


KTF의 사진 명함 서비스

지난 13일 KTF에서 론칭한 <사진 명함> 서비스는 이러한 측면을 파고든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조인성과 이정재가 등장하는 CF가 인상적인 이 서비스는 단말기에서 사진을 찍지 않아도 PC의 사진을 이용할 수 있지만, 사진과 self promotion의 결합이라는 명제를 명확하게 구현하고 있다.

SKT에서 Nate Photo는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소개되었다. 카메라폰을 활용한 Self 사진을 촬영, 전송하는 포토 메일은 물론, 이것을 다시 인화 및 배송하는 휴대폰 인화 서비스. 사진을 활용한 미팅이나 커뮤니티 서비스 등 사진을 이용한 부가 서비스의 활용을 주목할 수 있다. 역시 단순 촬영이나 기록을 넘어서, 이 기능을 어떻게 확장시켜 나가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지난 13일 개최된 2002 하반기 '이동통신사 콘텐츠 서비스 중점 방향 세미나'에서 현재의 콘텐츠 및 모바일 서비스 이용 현황과 향후 콘텐츠 제공 방향이 논의됐다. 특히 모바일 멀티미디어와 위치 기반 서비스 면에서 일본의 사례가 중점 소개됐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시대


SKT에서는 최고 2.4Mbps의 고속 다운로드를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중심의 서비스를 일컫는 EV-DO를 최고의 킬러 서비스로 꼽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벨소리나 대기화면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원음의 음악이나 영화 대사, 자연음을 활용한 라이브 벨이나, TV 영화 장면, 스타의 모습 등을 이용한 대기 화면 서비스인 라이브 스크린 등이 주력 상품.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는 공히 3사가 가장 강조한 차세대 주력 서비스였다. MMS는 단순한 텍스트(SMS)가 아닌 그림이나 사진, 동영상, 음악 등을 phone to phone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시지 서비스. 텍스트 메시징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이모티콘이나 컬러 SMS, 텍스트를 깜빡이거나 움직이게 할 수 있는 blinking/sliding 효과 등이 제공될 예정.

소비자 수요 측면에서, 한국 인터넷 정보센터가 조사한 무선인터넷 이용자의 향후 제공 희망 서비스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7.1%(중복 답변 가능)로 1위를 차지한 유저가 희망하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음악 듣기'. 이어 사진 찍기, TV보기, 동화상 보기, 화상 전화 사용 등 대부분 멀티미디어 기반의 서비스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KTF와 SKT에서는 2002년 4/4 분기에 단말기로 MP3를 다운받고 들을 수 있는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다크호스는 모바일 플래시. 기존의 비트맵 방식의 이미지 제공 방식에서, 벡터 그래픽 포맷으로 이미지와 사운드, 텍스트, 액션 스크립트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복합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특히, 이 모바일 플래시는 애니메이션이나 e-card, 게임, 날씨, 지도 정보 등 응용 범위가 넓다는 면에서 주목 받는다. 기존에 유선 상에서 플래시를 이용한 킬러 컨텐츠들을 개발했으나 수익화 하지 못한 업체들에게 흥미로울 소식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이러한 멀티미디어화가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졌던 피라미드 구조의 화면 구성에서 이미지와 아이콘이 중심이 되는 UI로 개선하여 보다 직관적인 GUI를 구현하는 것이다. 실제로 KTF나 SKT의 차세대 모바일 스크린 캡쳐 화면들은 브라우징 기능이 강화된 형태의, 유선 인터넷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망 개방에 따라 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사의 모바일 사이트를 운영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모바일 UI에 대한 관심도 더욱 보편화 될 것이다.


위치 기반 서비스 (LBS : Location Base Service)


무선 인터넷의 킬러 서비스는 이메일, 벨소리, 캐릭터, 게임 등이다. 하지만, 차세대에 이 리스트에 추가될 가장 잠재력 있는 서비스로 꼽힌 것은 위치 기반 서비스였다. 현재 위치 기반 서비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친구 찾기'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 POI(Point of Information)나 교통 정보(네비게이션 정보)의 비중은 10% 미만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본 KDDI의 "NAVITIME" 서비스에서도 언급했듯, 앞으로의 서비스는 단순히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이 파악된 정보를 커뮤니티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어떻게 결합하고 응용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코코세콤과 같은 모바일 시큐러티 분야도 그 중 하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컨텐츠와 결합된 위치 정보는 많은 비즈니스 가능성을 예고한다. 아틀라스 리서치의 한지형 연구원이 소개한 반다이의 '토모다치츠나게챠오' 서비스가 바로 그 예.


모바일 상의 게임 캐릭터 시게오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취미와 성향, 기분, 자신의 히스토리 등을 입력하고 축적한다. 그리고, 시게오는 이에 맞는 친구를 찾거나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기에 gpsOne 기능이 더해져, 특정 음식점이나 가게, 장소 등을 지정하면 여기에 자신과 적합한 친구가 나타났을 때 알려준다.

이 서비스가 차별화 되는 점은 시게오라는 캐릭터가 극히 개인화된 섬세한 감성을 축적하게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말기의 사적인 속성과 부합하며, 반다이는 이것을 단순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넘어선 "새로운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홍보하고 있다.

요금의 문제

SKT의 경우 2002년 무선 데이터 매출 목표 1조원을 상반기 초과 달성했고, KTF의 경우도 500억 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다고 한다. 내년의 매출 목표는 올해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확산의 더욱 폭발적인 증가세를 가로막는 유저의 가장 큰 불만은 요금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의 내용이 보다 멀티미디어화 되고 다양해질 경우 요금 부담은 더욱 큰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통사 차원의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면, SKT에서 설명한 WAP Push 서비스. 고객의 요금 부담 감소를 위해 요금이 낮은 심야 시간에 컨텐츠를 예약 다운로드 하는 것이다. 또한, 유저가 스스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컨텐츠를 받게 되는 푸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다.

정액 요금제는 역시 트렌드 중 하나.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 패키지나 위치 기반 서비스 등이 앞으로 정액제의 형태로 제공될 전망이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 앞에 다가올지, 자못 궁금하다.



이번 수해에 대한 웹의 대응을 바라보며 (1) 2002-09-11



태풍이 모두 지나가고 수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주 초, 필자는 우선 주요 미디어 사이트들과 포털에서 이 수재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수해'라는 전국민적 재난에 웹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요즘 전국적인 최대의 이슈 중 하나가 수해 피해 복구다. 이주일 씨의 별세와 아폴로 눈병 유행과 박찬호의 선전 같은 빅 뉴스들도 있었지만, 하루 아침에 집과 재산과 가족을 잃고 참담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TV에서 비춰질 때, 이 땅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큰 재난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가고 한숨을 내쉬게 된다.


난, 며칠 쓴 원고만 날라가도, 한 달 씩 입맛이 쓰리고 손에 일이 안 잡힌다. 하물며 뙤약볕을 마다 않고 몇 년씩 공들인 논밭이, 돼지들이, 과수원이 망가졌을 때 그 상실감은 얼마나 클까? 평생 바쳐 얻은 내 집이, 사랑하는 가족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게 되었을 때, 그 심정은 어떤 것일까? 실제로 현장을 가 보면, TV에서 보는 것 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참담한 상태라고 한다.


아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요즘 비슷할 것이다. 비록 그것이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해도 눈물이 나고, 허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또 재건의 의지나 희망을 지피는 사람들도 있겠지. 곧 추석인데, 고향 걱정에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도 많을 거다.

그런데, 난 웹만 바라보고 그걸로 먹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 이런 상황에서도 또 웹을 보게 된다. 이번의 대재난에 대해 웹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태풍이 모두 지나가고 수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주 초, 필자는 우선 주요 미디어 사이트들과 포털에서 이 수재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활발한 대응과 온라인의 특수성을 이용한 활발한 아이디어들을 기대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워낙 온라인에 의존도가 높은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도 무언가 온라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기대만큼 그런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9월 4일. 네이버에 '수재 의연금'이라는 검색을 넣어보니 SOS 조선 하나가 검색되었고, 구글에서는 KBS 모금 페이지를 찾았다. SBS의 모금 페이지는 일일이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찾아냈다. 일단 놀랬고, 다음엔 황당했다.

iMBC.com...아무 반응 없었다. 우리나라 대표 방송사의 홈페이지가 전국민적 재난에 대해 이토록 무심할 수 있나? 홈페이지는 국민들 괴로운 거야 신경 쓰건 말건 번쩍번쩍 프로그램 홍보에, 물건 팔 요량에만 정신이 없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수재 방송인데, 왜 웹에서는 그게 안 나타나나? 온/오프의 연계가 그토록 안 되는 걸까? 다행히, 지난 주 말부터 iMBC 메인에는 수재 의연금 프로모션 배너가 올랐다.

한겨레 신문사... 서민이, 농촌이 한겨레에 갖는 애정은 각별하다. 왜 이럴 때 그들의 고통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가? 기사가 나갔다고? 기사를 보고 싶은 게 아니다. 한겨레가 국민의 고통에 대해 가지는 공감의 표현과 태도를 보고 싶은 거다. 그리고 그것이 온라인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다. 9월 9일, 한겨레 신문사 홈페이지 제일 하단 알림 난에 '수재민을 도웁시다'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동아닷컴 ...[수재민을 도웁시다] 배너를 클릭해 들어가면, 덜렁 온라인 계좌번호 리스트다. 이래서야...그래도 올라오긴 했다.

기타 오마이뉴스니 프레시안, 딴지일보 등 순수 온라인 미디어들. 아무런...할 말 없다. 이런 순수 온라인 미디어들은 특성상 특정 분야와 주제들을 다소 개성이 명확한 시각으로 다룬다. 게다가 리소스도 열악하다. 따라서 꼭 수재에 대해 힘을 주어 다루거나 특별한 액션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편, 바로 이런 부분이 온라인 미디어들이 스스로를 미디어로 주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닌가 생각된다. 게다가 이런 사태는 이런 사이트들에서 나타나는 강한 커뮤니티적 특성이 하나의 의미 있는 행동으로 집결되어,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가.

온라인의 진정한 강자인, 온라인 포털들....이럴 때 여론 몰이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전국민적 연대 분위기 만들고, 나서서 수재 의연금 모금하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관련 페이지, 키워드 모아 검색할 수 있게 해 주고, 토론 분위기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음의 '1004들의 릴레이 메시지 보내기'는 그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같은 2000원 짜리 ARS 전화번호를 소개하면서도, 접근 방식이 다르다. 자기만 전화를 걸고 마는 게 아니라, 핸드폰 무선 메시지와 한메일, 다음 메신저를 통해 친구들에게 이 내용을 널리 알려 동참하도록 하는데 주력한다.

바로 메일을 보낼 수 있는 버튼이나, 바로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는 파도타기 캠페인 문구를 제공한 것도 흥미롭다. 인터넷의 구전 효과를 염두에 둔 인상적인 캠페인이다. 가장 온라인에 적합하고, 온라인에서 가장 힘을 발휘하는, 오프라인과 차별화 되는 아이디어의 발견이었다.


이번 수해에 대한 웹의 대응을 바라보며 (2) 2002-09-11



태풍이 모두 지나가고 수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주 초, 필자는 우선 주요 미디어 사이트들과 포털에서 이 수재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네이버에서는 9월 5일부터, 메인 화제의 뉴스란에 '수재 의연금 페이지’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수재 의연금 모금 방법에서 자원 봉사 신청까지 지속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별도의 수재민에게 격려의 한마디 게시판을 열어 관련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조금 더 빨리 이런 노력이 시작되었다면, 더욱 활발한 내용들이 오갈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토종 포털과는 달리 야후나 MSN등 월드 와이드 포털의 한국 사이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별 대응이 없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이런 사이트들에 와 보면, 넷은 오프라인과는 전혀 딴 세상 같다. 우리 사회와 넷에 대해 어떤 태도의 부재를 느낀다. 뉴스 등을 소개했지만, 상당히 기계적이라는 느낌이다.

쇼핑몰들. Lgeshop, 삼성몰, 한솔 CSClub, 인터파크. 일반 소비층의 정서와 트렌드를 가장 잘 읽고 움직여야 하는 곳, 쇼핑몰. 그런데, 너무 무심하다. 추석 대목 장사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런가? 쇼핑몰에 남다른 기대를 거는 것은 이 곳이 과금을 핸들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옥션에서는 팝업 창을 띄워, 1회 클릭 시 100원씩 적립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인 1회에 한해, 100원씩 적립되고 누적된 수재 의연금은 옥션이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한 때, 골드뱅크 같은 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방식이 수재 의연금 모금에 흥미롭게 접목된 것 같다. 클릭 한 번 하면, 좋은 일 한다는데 그냥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 이것은 옥션과 유저의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사이트들의 반응을 돌아보며 실감한 것은 '에디토리얼의 부재'다. 사회 현상에 대해 분명한 시각과 대응, 그리고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미디어로서의 역할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다.

특히 오프라인 미디어의 온라인 사이트들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진다. 닷컴 붐의 시기를 타고 대부분의 온라인 사업부들이 독립을 했지만, 정작 오프라인 매체를 그대로 실어다 퍼다 올리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웹의 구성이나 생존을 위한 돈 되는 부가 사업에는 노하우를 쌓고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미디어로서 가져야 할 핵심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무리 유저빌리티나 유저 인터페이스가 좋으면 무슨 소용인가. 거기에 담을 내용이 없는데.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설사 있다 해도 그 구성이란 썰렁하기 이를 데 없는 경우가 많았다. ARS 전화번호와 온라인 계좌 번호 소개에 그칠 뿐 틀에 박힌 슬픔의 문구조차 생략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담당자들이 에디토리얼 능력이 없는 것이다. iMBC가, 동아닷컴이, 인터넷 한겨레가 정말로 미디어라면 이 사태에 이렇게 대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쇼핑몰이나 포털에서는 'billing relationship'에 대한 활용이 안타까웠다. 수익 사업에 있어서의 핵심은 'billing relationship'이다. 유저가 이 사이트와 돈을 내고 쓰는 (보거나 사용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관계를 맺었는가 아닌가가 사이트를 분류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된다. 쇼핑몰이나 포털, 유료화 사이트들은 이런 billing relationship을 확보하고 있는 사이트다.

이렇게 일단 만들어진 billing relationship은 이어지고, 강화되고, 응용되어야 한다. 나는 여기서는 돈을 낸다, 라는 사실을 유저에게 계속적으로 각인 시키고 업체에서는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수해와 같은 사태는 이런 부분에서 좋은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쇼핑몰이나 백화점 카운터에서 저금통을 만들어 사랑의 성금 모음을 유도하듯이, 일단 온라인 상에서 지갑을 연 유저들에게 무언가 다른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뿌듯함과 같은 만족스러운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플러스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이 약속하는 현란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는 2002년에, 온라인 상으로 수재 의연금 낼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인터넷으로 못 할게 없는 세상인데, 인터넷 뱅킹도 하고 극장표도 사고 애인도 찾고 쇼핑도 하는데, 아직 수재 의연금 하나 온라인으로 낼 수 없다니...

물론, 문제가 있을 것이다. 바로 현금화 되기 어렵다는 점, 카드사와의 문제, 수수료 등...하지만, 이게 지금 하루 이틀에 끝날 일도 아니고. 하려고 들면 못 할 일이 절대 아니다. 온라인 수재 의연금 모금은 분명 참여의 폭을 훨씬 넓힐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돈 내는 사람을 늘릴 수 있다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넷을 통해 우리 사회에 강한 연대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2001.9.12 Amazon 홈페이지 9.11 테러 당시, 야후와 아마존은 사태의 회복을 위한 온라인 기부를 주도했다. 아마존의 경우는 메인 페이지 전체를 드러내고 사건의 희생자들을 도울 수 있는 적십자 모금 페이지로의 링크를 걸었다.

야후도 야후 쇼핑이 있던 메인 자리를 없애고, 사건의 뉴스와 적십자 모금 페이지를 소개했다. 미국 적십자는 사건 당일인 화요일 하루에만 온라인을 통해 1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다음날 저녁 아마존은 추가적인 13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야후와 아마존은 그 위상에 맞는 자신의 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에 동참했다. 9.11 사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고 사고의 규모가 다르다지만, 그래도 난 이 때 생각이 났다. 우리의 수재는 이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인가? 인터넷은 네트워크이며, 참여와 연대에서 온라인의 힘이 생기고, 온과 오프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고통은 몇몇 사람들만의 것이고, 네트워크는 뚫렸지만, 그 뚫린 길에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숙하다.




리플 문화가 만드는 새로운 컨텐츠 제작 방식 (1) 2002-09-04


리플은 단순한 컨텐츠 피드백에서 공동 컨텐츠 제작으로까지 발전해가며,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웹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최근 필자가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이트가 아햏햏닷컴이다. 썰렁한 유머에도 심오한 해석을 달고, 희한한 궤변에도 말도 안 되는 의미를 붙이며 주장하는 모습들이 즐겁다. 세상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재기 발랄함과 통쾌함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글 파괴며 그 독특한 문화에 대해 찬반 논란도 많지만, 어쨌든 아햏햏는 요즘 젊은 네티즌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다. 아햏햏닷컴이라는 새로운 독립 사이트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졌고, 특별히 돈 들인 프로모션 없이도 늘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제는 꼭 아햏햏닷컴이 아니더라도, 젊은이들이 모인 커뮤니티나 게시판에서 아햏햏라는 단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시작된 이 아햏햏는 이제 네티즌들이 공유하는 어떤 문화의 코드로 진화해 가고 있다.

여기에도 반론의 여지는 있지만, 아햏햏 문화의 의미나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아햏햏닷컴은 물론 디시인사이드를 살아 숨쉬는 커뮤니티로 만들게 한 '리플 문화'다.

필자는 아햏햏닷컴의 유머 게시판을 자주 간다. 유머 사이트나 게시판이 수없이 많은 데도 이제는 꼭 아햏햏를 간다. 이유가 있다. 올라오는 유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함께 보기 위해서다. 바로 유머에 붙는 사람들의 리플(리플라이, 답변)이다.

유머 게시판 뿐 아니다. 아햏햏 사이트에는 어디든 글이 올라오면, 거기에 수많은 리플이 붙는다. 그런데, 이 원래 글에 붙는 사람들의 반응이 참으로 다양하고 재치 있다. 그래서, 원래 내용보다도 그 리플을 읽는 재미가 더 크다.

하지만, 리플 기능이 없는 게시판이 있나? 모든 게시판에는 [답변하기] 기능이 있다. 그래서 답변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아햏햏의 게시판은 별로 새롭지 않다. 새로운 것은 리플의 인터페이스다. 그리고 바로 이 인터페이스의 차이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고 했던가?


그림 설명 : 아햏햏닷컴의 댓글 아햏햏 게시판에도 리플 버튼이 있다. 하지만, 이 리플 버튼을 눌러 답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여기에서는 댓글(커멘트) 기능이 사용된다. 댓글은 게시물 아래에 붙는 작은 글이다. 답변과는 달리 이 댓글은 컨텐츠 페이지에서 바로 보인다.


답변자 입장에서는 버튼을 클릭하고 새 창을 띄울 필요가 없이 바로 게시물을 보면서 그에 대한 의견을 쓸 수 있다. 글을 보는 사람도 관련 답변 글을 보기 위해 다른 페이지로 넘어갈 필요가 없다. 답변을 쓰는 입장에서도, 보는 입장에서도 클릭 수가 줄어들어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이런 댓글은 몇몇 게시판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고, 또 활성화 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댓글 게시판이 한 줄 답변의 형태로 줄 바꿈이 되지 않는 간단한 컨멘트를 입력 할 수 있는 정도다. 한편, 아햏햏 게시판의 댓글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게시물로서의 완성도를 가질 수 있는 글 쓰기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바로 이런 인터페이스가 아햏햏의 리플 문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이 게시판에 일반 게시판에서의 답변만을 제공했다면, 리플이 이만큼 활성화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수많은 리플을 하나하나 클릭해 가며 읽어야 한다면, 모든 답변 글을 다 읽기는 힘들 것이다. 한편, 게시물 페이지서 보여지는 이 댓글은 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메인 게시물과 같은 노출을 보장 받는다. 이것은 답변 쓰기에 상당한 동기 부여를 한다.

이렇게 활성화된 리플은 게시물 페이지에서 게시물을 재해석하거나 평가,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잘 못된 내용이 수정되기도 하고, 강력한 비판이나 지지가 이어지기도 한다. 보충 의견들이 원래 게시물의 내용을 발전시켜 보다 흥미로운 컨텐츠로 변화시켜 나가게 만들기도 한다. 리플이 원래 게시물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이것은 계층적 답변 게시판과 분명한 차이점을 가진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과자 회사에 사기를 당했소라는 유머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맨 처음 글을 올린 사람은 맛동산, 새우깡, 켈로그의 3가지 간단한 사례만을 올렸다. 그런데, 여기에 사람들이 올린 리플들이 하나하나 더해져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유머 중 하나로 온라인을 떠돌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 리플은 계속 추가되면서, 원래 유머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것은 원 컨텐츠와 리플의 '통합'이라는 면에서 흥미롭다. 이제 리플은 더 이상 원래 컨텐츠에 대한 답변에 머무르지 않는다. 리플이 가치가 더해진 컨텐츠(value-added)를 생산해 내는 데 적극적으로 기능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답변이 아니라, 기존 컨텐츠의 재창조에 가깝게 된다. 원래 컨텐츠와 답변의 경계는 희미해지며, 답변을 통해 컨텐츠는 끊임없이 갱신된다. 바로 공동 컨텐츠 제작 (collaborative content making)의 형태다.

이것은 게시판 뿐 아니라 일반 컨텐츠에도 적용된다. 오프라인적인 글쓰기나 컨텐츠 제작에서 컨텐츠는 원래 제작자에 의해 제작 완료된 상태에서 그 스스로 완결성을 가진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컨텐츠는 그에 대한 평가 및 의견과 고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럴 때 비로소 그 컨텐츠에 가치가 더해진다. 따라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웹 인터페이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리플 문화가 만드는 새로운 컨텐츠 제작 방식 (2) 2002-09-04


리플은 단순한 컨텐츠 피드백에서 공동 컨텐츠 제작으로까지 발전해가며,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웹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 리플을 활용하는 3가지 인터페이스

1. 독립 메뉴로 운영되는 게시판 : 게시판을 독립 메뉴로 남기는 것. 컨텐츠 페이지에 의견을 남기려면 여기에, 나도 한 마디 등의 버튼을 두고 별도의 게시판에 의견을 남기게 한다. 원 컨텐츠와 컨텐츠에 대한 리플은 분리된다.

2. 토크백 : 아이비즈넷의 토크백과 같은 형태. 컨텐츠 페이지에 리플의 제목이나 내용 일부를 디스플레이. 전문은 제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3. 컨텐츠 페이지에 리플의 전문을 남기는 형태 : 리플의 전문이 게시물 페이지에 디스플레이 된다. 아헿헿닷컴의 게시판이나 아마존의 책 페이지의 독자 서평과 같은 형태.

여기서 리플 게시판을 따로 두는 것은 컨텐츠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정도의 의미다. (이것마저 없다면 유저에게 그냥 컨텐츠만 보고 가라는 뜻이다. 우리 사이트의 컨텐츠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며, 유저가 더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토크백은 개별 컨텐츠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컨텐츠 페이지에 리플의 전문을 남기게 하는 것은 '유저와 함께 컨텐츠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로 확장된다.

각각의 뜻이 다르므로, 쓰임새도 달라야 할 것이다. 수많은 컨텐츠가 올라오고 통제할 수 없는 익명의 다수가 글을 남기는 신문사 사이트의 경우, 리플은 가치를 더하기는 커녕 오히려 일반 유저마저 불쾌하게 만드는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플의 전문이 보이면, 페이지가 너무 길어져 스크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디지털 조선일보에서는 로그인과 100자의 제한으로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예 '휴대폰 벨소리로 중국 잡았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꼭 로그인을 해야 하고, 길이는 100자 이내, 컨텐츠 페이지에서는 가장 최근 것 3개의 리플만 보인다. 전체 보기를 하면 새 창이 뜬다.

이것은 단순한 텍스트 컨텐츠나 사이트에서 제작한 컨텐츠에만 통용되는 방식은 아니다. 음악 사이트인 뮤즈캐스트의 경우 유저가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는 공개 앨범을 운영하고 있다. (사례 보기) 유저 메이킹 컨텐츠인 셈인데, 이 페이지에는 '앨범평가'가 있어 이것을 본 다른 유저가 추천 곡에 대해 바로 그 페이지에서 리플을 달고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른 음악 사이트에도 음악 추천 메뉴가 있지만, 단순히 음악만 추천하고 사람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커뮤니티와 컨텐츠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유저 메이킹 컨텐츠가 또 다른 유저의 활동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마도 공동 컨텐츠 제작의 개념이 가장 극단적으로 구현된 사례는 아마도 위키(Wiki)일 것이다. 국내의 위키 사이트인 노스모크에 올라온 온라인 상의 이미지와 텍스트에 관한 내용을 보자. (위키에 대해서는 주간 동아 7월호 기사 참조)

하나의 내용이 제안되면, 여기에 사람들의 리플이 붙어 보다 발전된 내용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리플을 붙이는 방식이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리플 버튼을 누르거나 창에 입력하는 것이 아니다. 매 페이지 하단에 있는 [EditText] 버튼을 클릭하고, 페이지 전체를 수정한다. 즉, 자신의 리플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 자체를 통째로 편집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터페이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컨텐츠 제작에 참여하게 만든다. 그리고 처음 글을 올린 사람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풍부한 내용을 더하고, 거기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커머셜한 사이트에서 바로 도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컨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바로, 온라인에서 컨텐츠는 만드는 사람에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컨텐츠를 만드는 주체가 유저건 업체건 간에 말이다.

따라서, 업체가 온라인 컨텐츠를 제작하거나 혹은 유저로 하여금 컨텐츠를 만들어 올리게 할 때, 그 컨텐츠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의해 보완될 수 있는 열린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당장 떠오르는 문제점들도 많다. 무엇보다, 젊은 층이나 대중을 겨냥한 사이트에서 이 리플에 아주 성의 있는 답변만 올라오리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오마이뉴스는 리플 3개의 제목만 보여주고 전체 의견은 새 페이지에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날짜순과 추천수 순으로 보기의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신 로그인이나 글자수의 제한은 하지 않는다. 디폴트로 리플은 추천수에 의해 정렬된다. 추천은 가비지성 리플을 자동 도태하게 하고, 가치있는 리플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이다.

한편, 조금은 파격적인 발상을 실험해 볼 필요도 있다. 유저빌리티 교과서는 스크롤이 한 페이지를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아헿헿에서 긴 스크롤은 전혀 사이트 사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스크롤 없애는 다른 인터페이스를 쓰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면 알 수 있다. 스크롤을 없앨 수는 있겠지만, 커뮤니티나 컨텐츠 면에서 이런 효과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리플을 사이트와 통합하는 방법은 사이트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또, 단순한 답변 기능에서 공동 컨텐츠 제작까지 그 활용의 스펙트럼도 넓다. 어떤 것을 어떻게 응용하든, 이것은 만들어진 컨텐츠에 '가치'를 더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래서, 일방향의 컨텐츠 제공 마인드를 버리고, 보다 열린 인터페이스를 지향해야 하는 것은 웹기획에 있어 또 하나의 화두가 된다.



사이트에서 유저의 실수를 보완하는 방법 (1) 2002-08-28


실제 사람이 고객을 지원하기 힘든 웹사이트에서는 유저가 실수를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예측하고 사이트에서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사람이 고객을 지원하기 힘든 웹사이트에서는 유저가 실수를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예측하고 사이트에서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백화점에 전자 제품 코너에 가서 "디지틀 카메라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아니오, 그런 제품은 저희 매장에는 없습니다" 라는 대답을 듣지는 않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든 디지틀 카메라든 상관없이 매장 직원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상황이 좀 다르다. 각종 라이브 CRM 솔루션들이 선을 보이고 있지만, 웹사이트에서 유저는 기본적으로 자기 스스로 상품을 찾아야 한다. 검색을 통해서든 브라우징을 통해서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디지털 카메라 대신 디지틀 카메라를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다면, 유저의 쇼핑 체험이나 사이트 만족도는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물론, 이것은 쇼핑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반 사이트에서도 대부분 유저는 에러를 범하거나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컴퓨터와 친숙하지 않은 세대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컴퓨터나 영어에 익숙하더라도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예측 불능의 상황들이 존재한다. 유저의 실수일 수도 있지만, 사이트의 잘못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여러 상황들을 보완할 수 있는 기제가 필요하다. 실제 사람이 나서서 유저를 도울 수 없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와 기획 차원에서 유저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필요는 사이트를 방문하는 이들이 단순한 '유저'가 아닌, 실제 제품을 구매하고 돈을 쓰는 '고객'인 경우 더더욱 커진다. 이런 배려가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이트에서 유저의 실수나 예측 불능의 상황을 보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몇 가지 사례를 알아본다.


URL의 문제


가장 기본적인 출발은 URL이다. 한글 도메인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URL은 영어, 그것도 점(.)과 Co.kr이나 Com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영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어 자판은 익숙치 않다. 그래서 많은 실수는 사이트에 진입하기도 전, 주소를 입력하는 순간에 발생한다. 유명 도메인을 살짝 바꾸어 특정 사이트로 들어오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을 노린 아이디어다.

URL 관리는 필수적이다. 상업 사이트의 경우 co.kr과 com 도메인, 한글 도메인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도메인 타이핑이 길어서 실수할 여지가 많다면, 비슷한 도메인들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도메인을 입력하다 약간의 실수를 저지른 유저를 뜬금 없이 포르노 사이트로 보내고 싶지 않다면 더욱 더.

하지만, 이 보다 더 기본적인 것도 있다. 맨 앞에 www를 생략하고 도메인을 입력해도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직엔과 네이트를 비교해 보자. 두 사이트 모두 닷컴(.com)을 기본 도메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 www를 빼고 Magicn.com만 입력했을 경우 이 페이지를 열 수 없다, 서버나 DNS 오류라는 에러 페이지가 나온다. 하지만, 네이트의 경우 앞에 www를 빼고 nate.com만 입력해도 네이트 사이트로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Magicn.com 입력시 오류 화면

인터파크나 한솔CS클럽의 경우, co.kr과 com 도메인을 모두 확보했음은 물로 맨 앞에 www를 입력하지 않아도 모두 사이트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몰이나 LGeshop의 경우 앞에 www없이 LGeshop.co.kr이나 Samsungmall.com 만을 입력했을 경우 오류 페이지로 나타난다. 작은 차이이지만,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에는 맨 앞에 www를 입력하면서 많은 유저들이 실수를 한다는 사실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 www를 입력하다가 w 하나를 생략하게 되거나, 하나를 더 붙이게 되는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그래서 ww.amazon.com이나 wwww.amazon.com를 입력해도 모두 아마존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URL을 잘 못 쳤거나 링크가 잘 못 걸린 경우


Page Not Found Page Not Found 에러는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검색 엔진에 서버에서 삭제한 예전 페이지가 올라있을 수도 있고, 유저가 직접 특정 페이지의 URL을 입력하다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이트 관리자가 링크를 잘 못 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애초에 이런 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그것도 완전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저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Page Not Found 페이지

 


옥션에서 페이지 이름이 잘못되었을 때 나타나는 페이지


맞춤형 Page Not Found 페이지는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한다. LGeshop이나 인터파크, 삼성몰, CS클럽 등에서 어떠한 실수로 잘못된 페이지가 요청되었을 경우, 유저는 일반적인 에러 페이지에 바로 노출된다. 여기에는 이 상황에 대한 사이트 측의 어떠한 의견이나 설명도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옥션의 Page Not Found 페이지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유저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홈 이동, 새로고침)를 가이드하고 있다. 또한, 이 에러가 옥션 시스템 팀에 전달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여기에 이 상황에 대해 문의할 수 있는 이메일의 링크를 걸어놓거나,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기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일반적인 에러 페이지와는 다른 역할을 한다. 누구의 실수이건 어떤 상황이건, 유저가 막다른 지점에 빠졌을 때 필요한 행동 지침을 가이드 하는 것은 단순히 기특하기만 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다. 에러 페이지를 마주치고 당황해 얼른 브라우저를 끄거나, 사이트를 떠나 버리는 유저를 붙잡기 위해 꼭 필요한 방법이다. 호기심에 링크를 클릭한 단순 방문자를 회원으로, 사이트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유저를 고객으로 바꾸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사이트에서 유저의 실수를 보완하는 방법 (2) 2002-08-28



실제 사람이 고객을 지원하기 힘든 웹사이트에서는 유저가 실수를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예측하고 사이트에서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검색에서 틀린 단어를 넣었을 경우


맨 앞에서 디지틀 카메라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로 삼성몰과 CS클럽에서 '디지틀 카메라'를 검색하면 결과는 0건으로 나온다. 디지틀 카메라로 검색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그것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인터파크에서 '디지틀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동일 키워드로 취급하고 같은 검색 결과를 내보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쇼핑몰에서 고객이 틀린 이름을 가지고 상품을 찾는 경우는 허다하다. 게다가 영어로 된 제품명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돈을 쓰려고 찾아온 유저에게 무조건 우리 사이트에서는 표준말만 사용해 쇼핑을 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삼성 카메라의 브랜드명은 케녹스가 맞나? 캐녹스가 맞나? 삼성테크윈에 소개된 공식 브랜드명은 케녹스(kenox)다.

하지만 인터파크 상품 검색의 경우, 캐녹스와 케녹스, kenox를 동일 검색어로 취급, 26건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왜일까? 광고만 보고 사이트에서 와서 물건을 찾는 유저는 케녹스와 캐녹스를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케녹스를 캐녹스로 착각하고 있는 고객에게도 물건을 팔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다.

키워드별 검색 결과 인터파크 한솔CS클럽 LGeshop 삼성몰

케녹스 26건 29건 (카메라 7건, 이자녹스 22건) 2건 없음

캐녹스 26건 없음 없음 없음

kenox 26건 1건 17건 34건

정작 가장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몰의 경우에는 케녹스로 검색을 하건, 캐녹스로 검색을 하건 검색 결과는 0건이 나온다. Kenox라는 영문을 정확하게 입력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과연 검색에서 kenox라고 정확히 입력을 할 유저는 얼마나 될까? 이 경우, 삼성몰은 가장 많은 상품을 확보하고도 검색을 통해 물건을 노출하고 팔 수 있는 기회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유저는 삼성몰에서 삼성 카메라인 케녹스의 검색 결과가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한편, LGeshop과 CS클럽의 경우 상품의 키워드 관리의 일관성에 있어 혼란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케녹스 하나의 예를 들었지만, 이런 상황이 상품 검색 전반에서 나타날 경우, 매출의 감소는 물론 회원 충성도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필요한 상품이 쉽게 찾아지지 않으니,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검색 엔진 구글의 경우 로그 분석을 통해 4만명이 넘는 방문자가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를 Brittany Spears로 입력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지금 구글 사이트에서 Brittany Spears를 입력해 보라. 구글의 검색 결과는 "이것을 원하셨습니까? Britney Spears" 페이지로 이동된다. 이것은 쇼핑몰이나 검색 사이트 뿐 아니라 검색을 사용하는 일반 사이트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검색 결과가 없는 경우


에러는 아니지만, 유저에게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간단히 사이트의 검색에 대한 정책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띄어쓰기라든지, 외래어 사용의 규칙 등. 예를 들어, 삼성몰의 경우 굳이 해외 브랜드 명은 영어로 입력해서 찾는 것이 사이트의 정책이라면, 검색 결과 없음 페이지에서 그런 내용을 공지해 유저가 다른 키워드를 사용해 검색을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여기서 이전 페이지로 이동 하지 않고 바로 에러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인터파크의 경우, 검색 결과가 없을 때 페이지에서 [돌아가기]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경우, 바로 검색 결과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재검색 창을 두고, 유저가 바로 그 페이지에서 다른 검색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실 여기서의 뒤로가기 버튼은 무의미하다. 검색창은 페이지 상단에 글로벌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이 밖에도 유저가 실수를 했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간단한 장치를 이용해 유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이 있다. 핫메일이나 AOL 등에서는 회원 가입을 할 때, 중복 ID를 입력했을 경우 회원의 이름이나 입력했던 ID에 근거해 몇 가지 사용 가능한 추천 아이디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냥 중복 확인만 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또 회원 가입이나 폼을 입력 할 때, 잘못된 내용을 기입했을 경우 어떤 필드가 어떻게 잘 못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경우, 검색 없음 결과 페이지와 마찬가지로 폼 입력 페이지에 잘못된 내용을 설명해 유저가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하며 에러를 수정하지 않아도 되게끔 하는 것이 좋다.

어쨌든 사이트 곳곳에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많다. 중요한 것은, 유저에게 지금 무엇이 잘 못 되었으며 어떠한 상황이 벌어졌는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이드 하는 것이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사이트의 총체적인 만족도를 제고시켜, 보다 활발한 웹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먼저 되어야 할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은?(1) 2002-08-21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에 대한 다양한 전략들이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웹 기획과 컨텐츠 제작에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 필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에 대한 다양한 전략들이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웹 기획과 컨텐츠 제작에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 필요하다.


70년 대 이후 최고의 성격배우로 꼽히는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는 <택시 드라이버>를 위해 6개월간 뉴욕의 밤거리를 택시를 타고 헤맸고, 한 달 동안 12시간씩 실제로 택시를 운전했다고 한다. 택시 기사들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 부딪치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어떤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는지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그의 연기는 지금도 영화사에 있어 손꼽히는 명연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지난 주 컬럼 '온라인-오프라인 통합에 대한 몇 가지 해석'에 대한 어떤 분의 의견은 필자에게 로버트 드 니로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연기가 현실 속에서 재창조 되는 것이라면, 사람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사람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웹사이트라는 것도 현실, 즉 오프라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웹 기획에서의 온-오프 통합


"...그런데, 웹 기획자들이 얼마나 오프라인을 이해하고 있느냐는 것이죠. 사람들이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어떻게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나올 수 있겠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무슨 오프라인에 상점 하나를 내고 아니고는 지금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주 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라는 것이 현재 업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에 대한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오프라인에 물리적 거점을 만드는 것, 키오스크 비즈니스, 온라인 자산의 오프라인 판매 등 실제로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소개였다. 여러 비즈니스 기회가 산재 되어 있는 영역이긴 하지만, 글을 쓰고 나서 이런 기계적인 의미의 통합보다 보다 먼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 중 하나가 위의 지적이다. 이 지적을 듣고 뜨끔했다. 예전 음반 쇼핑몰을 기획할 때의 일이 떠올라서 였다.

쇼핑몰이란 것을 기획하다 보니 음악 분류나 검색, 쇼핑 프로세스 등 결정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쇼핑몰 담당팀장 및 MD들과 함께 기획회의도 했지만, 당연히 의견들이 엇갈리고 답이 안 나왔다. 나름대로 한다고 유저빌리티 테스트도 하고 다른 사이트를 벤치마킹하기도 했지만, 정작 답을 찾기 위해 오프라인 쇼핑몰에 나가보지는 않았다. 그래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른 일에 밀려 생각에서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같이 일하던 친구들과 음반 매장에 직접 나가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코너별 분류는 어떻게 되어 있고, 사람들은 매장에서 어떤 일들을 하며 어떻게 CD를 구입하는지, 한 며칠이라도 그렇게 죽치고 앉아 좀 심각하게 관찰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그랬다면, 좀 더 '다른 것'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CD도 잘 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기획자가 어떻게 좋은 온라인 CD쇼핑몰을 기획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옆에서 오프라인 분야의 전문가가 조언을 줄 수는 있겠지만, 사이트의 방향을 주도하는 기획 실무 책임자가 오프라인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편, 이것은 타 사이트 벤치마킹이나 유저빌리티 테스트와도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해당 분야에서의 인간의 욕망과 행동에 대해 총체적인 이해를 하는 것이고, 온라인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오랜 기간 동안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이에 대응해 왔는지, 그 쌓인 지혜를 배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기업 사이트를 만든다면, 직접 현장에 나가 회사의 분위기와 정서를 파악하고, 그 회사의 매장에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관심 있어 하고 궁금해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사이트라면 직접 학원이나 학교에 나가서 실제로 선생님들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 효과의 증대를 위해 어떠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 같은 이런 과정들이 생략된 채 많은 웹사이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아닐까? 그저 온라인 상에서 다른 사이트를 뒤적이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것은 기획자 개인의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기획자들은 벌써 이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요는 느끼더라도 그렇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주저하는 기획자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이 웹 기획자 개인의 선호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웹 개발 프로세스의 하나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기획에 앞서 며칠 회사 밖에 나가 리서치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안 하면 직무 태만으로 윗사람들이 추궁하고, 웹 기획 관련 서적들에도 이런 과정이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프로세스로 쓰여지도록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오프라인의 장점을 취해 온라인에 적용한 킬러 서비스들이 더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온-오프 통합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먼저 되어야 할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은?(2) 2002-08-21



컨텐츠 제작에서의 온-오프 통합


오프라인의 현실감 없이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은 컨텐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 규모 사이트에 올려지는 컨텐츠들을 보고 있으면, 무슨 데자뷔 현상 같은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무엇을 봐도, 전에 어디 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것은 컨텐츠의 제작 환경과 관련이 있다. 필자가 아는 몇몇 업체의 상황을 들어보면, 이런 사이트들에서 직접 취재를 통해 컨텐츠를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주제가 생기면 사무실에 앉아서 온라인을 뒤져 몇 개의 자료를 짜집기 해 내용을 만든다. 해당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재해석이라든가, 개성 있는 의견 제시는 별로 없다. 그렇게 만든 컨텐츠에 대해 누군가 최종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도 부재하다.

영화를 보지 않고도 영화에 대한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가보지 않고도 레스토랑이나 여행지를 소개할 수 있고, 취재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연예 기사를 써 낼 수 있다. 이 내용에서 저 내용으로 조금 포장만 바뀐 채로 탈바꿈한 컨텐츠들이 온라인을 돌고 돈다. 심지어 오타나 잘못 된 내용까지도 그대로 옮겨지는 경우까지 있다.

이것을 재패키징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재패키징이란 '가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가공도, 새로운 가치의 창출도 이루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모방이나 인용은 재패키징과는 거리가 멀다.

모바일에서 이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저작권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적고, 자극적이면서 간략한 내용만을 올려야 하는 모바일에서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몇몇 특정 주제의 대동소이한 컨텐츠들이 줄을 잇는다. 컨텐츠의 차별화라든가 개성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바일 기술도 이제 점점 보편화 되면서, 더 이상 우리 페이지를 볼 때 오류가 나지 않는다는 것 만으로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저 모바일 상에 '올릴 수 있다'라는 사실이 전부가 아니다. 보다 질 높은 모바일용 컨텐츠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물론 이런 사이트들에게 당장 오프라인 미디어가 갖춘 고가의 컨텐츠 제작 방식을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왕에 컨텐츠로 비즈니스를 활성화 시키거나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이라면, 좀 더 체험적인 컨텐츠 만들기를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영화 하나에 대해서라도 직접 보고 쓰고, 거리로 나가 컨텐츠의 주제를 찾고, 직접 사람을 붙잡고 인터뷰를 하고...쉽지는 않겠지만, 겁낼 만큼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컨텐츠 하나하나의 개성을 살려가다 보면, 해당 주제의 컨텐츠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좀 더 거시적인 관점의 가치 있는 컨텐츠 기획안이 생길 수 있다. 아이디어도 더 많이 생길 것이고, 해당 타겟과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오프라인 체험에 기반 한 킬러 컨텐츠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문맥이나 맞춤법, 띄어쓰기 같은 것에 대한 기본적인 검수 작업도 필요하다. 1차적으로, 컨텐츠 제작자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사후 편집 과정이 없다면 에러는 나올 수 밖에 없다. 유저의 입장에서 어설픈 맞춤법 실수 하나에 해당 컨텐츠와 사이트에 대한 신뢰도를 얼마나 무너지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에 대한 약간의 투자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큰 업체에서도 의외로 이런 부분에는 관심이 적다.

웹은 컨텐츠의 제작과 유통을 매우 값싸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컨텐츠 제작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본적인 요소들을 생략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컨텐츠를 하나의 흠 없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오프라인 제작 공정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었을 때, 웹은 유저의 신뢰에 기반 한 보다 막강한 매체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경기가 좋던 시절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광고 회사에서는 크리에이티브를 찾기 위해 사무실에만 앉아 있지 말고 밖에 나가 사람들 돌아다니는 것도 보고, 그들이 뭘 입고 뭘 먹으며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보라고 일부러 내보내고 돈까지 지원해 준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다. 내가 아는 책 기획자는 책의 제목을 정할 때, 몇 가지 시안들을 종이에 쓴 다음, 대형 서점의 해당 코너에 나가 책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어떤 제목이 좋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그러면, 대강 책 제목이 뽑힌다는 것이다.

꼭 이런 식은 아니겠지만, 웹 기획과 컨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이런 비슷한 오프라인으로의 과감한 진출이 필요하다. 이것은 또한 우리의 일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할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한없이 거시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웹 기획과 컨텐츠 제작의 측면에서는 훨씬 가깝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에 대한 몇 가지 해석(1) 2002-08-14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라는 개념은 온라인 기업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라는 개념은 온라인 기업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말이 주목을 받은 지는 1년도 더 된 것 같지만, 요즘엔 부쩍 여기저기서 이 말을 더 자주 듣게 된다.

닷컴 몰락 이 후 IT 업계에 대안적 사고처럼 등장했던 온-오프 통합은 무엇보다 '온라인은 그 자체만으로는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 특히, 여기에 쏟아 부어졌던 돈이나 희망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라는 전제를 담고 있다. 어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 한다기 보다는 '온라인은 안돼"라는 뼈아프게 검증된 사실이 더 많이 담겨있었던 개념이었다.

그런데, 약 1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이 막연했던 개념을 현실화 시키려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업체마다 실제 돈을 버는 비즈니스 수단으로서의 온-오프 통합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과 온-오프 통합. 이 두 가지는 최근 필자가 만난 많은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밝힌 화두였다. 또한 필자가 최근에 일독한 책 [성공하는 소매기업의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 전략] 역시 바로 이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온-오프 통합이라는 말은 온라인 기업에게는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컨텐츠 비즈니스와 전자 상거래, 브랜딩이나 마케팅 활동 등에서 모두 다른 의미로 쓰여지고 있는 이 온-오프 통합이라는 말을 필자는 다음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었다.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에 물리적 거점을 갖는다.


(1) 직접 매장 설치


이것은 상거래 업체에게는 배송이나 물류를 담당할 창고나 지점을 설치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위의 책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 전략>에서도 순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을 구매 후의 배송과 반품, 재고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유통의 물리적 부분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 것이 고객의 구매 체험에서 가장 첨예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추후의 지속적인 재구매 및 고객과 업체와의 관계, 브랜드를 결정하는…

이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모닝 365다. 모닝 365의 경우 서울 시내 25개의 지하철 역에 작은 '해피샵'이라는 부스를 마련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구매자가 가까운 지하철역에 들려 물건을 가져가는 해피샵 배송시 배송료는 무료이며, 상품의 교환과 반품도 여기에서 모두 해결된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사업 기획을 들어보면, 오프라인에 매장을 함께 가져간다는 내용이 꼭 등장한다. 온라인 음악이나 명품 쇼핑몰 등을 런칭 한다고 할 때, 오프라인 매장을 하나 정도 가져가는 것이다. 돈을 좀 들여서라도 목 좋은 곳에 매장을 설치해 오프라인에서 강력하게 세일즈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있고, 조금 외진 곳에 매장 겸 창고 겸 해서 가져간다는 계획 등 차이는 있지만.

이것은 나아가 쇼핑몰 뿐만 아니라 대형 포털이나 컨텐츠 비즈니스에서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대형 포털에서 브랜드 테마샵의 형태로 상품 판매와 마케팅, 브랜딩 거점으로 운영하거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해 오프라인 상점과 결합한 온라인 컨텐츠의 판매샵의 형태를 띌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쪽이든 오프라인 거점을 하나 낸다는 것은 일반 닷컴 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임대료와 초기 비용도 문제지만,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계속적으로 매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그래서 오프라인 사업 경험이 없는 온라인 기업에서는 쉽게 결정이 안 나는 경향이 있다.


(2) 기존의 유통 채널 활용


새롭게 매장을 만들기는 어려우니 기존 오프라인에 깔려 있는 유통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위즈위드에서는 서비스 프랜차이즈인 Mail Boxes Etc.,를 이용해 원하는 사람은 직접 MBE 매장에 들려 물건을 가져간다. 예전에 일본에서 편의점을 이용한 배송 방법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아마도 이 방식은 당장 매장을 갖기 어렵거나, 혹은 대단위의 유통 채널이 필요한 업체들에게 선호될 수 있는 방식이다. 그 누구에도 지금의 편의점이나 PC방, 주유소 같은 유통망을 일시에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광범위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부분이 있는가? 각 업체에서 고민해 보아야 할 숙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기존 유통 채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편의점(누구나 쉽게 찾고 드나들 수 있다. 많다.). PC방 (찾기는 쉽지 않지만,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주유소 (많이 있고, 차를 가진 사람들 접근도가 높다. 하지만 대기업에 속해 있다.) 기타 MBE, Kinkos 같은 서비스 프랜차이즈들. 비디오 대여점. 각 서비스 센터. 대리점 등...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에 대한 몇 가지 해석(2) 2002-08-14



(3) 키오스크의 활용


일반적인 키오스크의 운영 사례에 대해서는 먼저 다음 두 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 IBM의 Kiosk 활용사례

:: 키오스크 운용 및 성공 사례

키오스크는 온라인 기업에게 오프라인 거점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는 아니다. 하지만, 자판기처럼 설치하는 키오스크는 실제 매장을 가지고 가는 것 보다는 운영에 대한 부담이 적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얼마전 필자가 일본에 갔을 때에도, 패밀리 마트나 로손 등 유명 편의점에서 컨텐츠를 본다든지, 디지털 사진을 프린트 하는 것과 같은 젊은 층을 겨냥한 키오스크를 볼 수 있었다. 일본의 컨텐츠 업체인 디지큐브에서는 위성을 이용한 키오스크 시스템인 "Digital Contents Terminal(DCT)"를 주요 편의점과 시부야에 있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Q-Front 내의 쯔타야 매장에 설치해 스타의 사진이나 음악을 다운 받거나, 디지털 사진 현상 등을 가능하게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결국 키오스크 역시 중소 규모의 개별 단위 사업체가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다. 이것은 키오스크라는 하드웨어 사업자와 컨텐츠 및 서비스를 취합하는 중간 aggregator를 요구하게 된다.


온라인의 자산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위에서 본 키오스크를 통한 온라인 컨텐츠 판매도 온라인 자산의 오프라인 판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에서 성공한 인기 캐릭터들의 오프라인 상품화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오마이뉴스는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주간 <오마이뉴스 2002>를 내고 있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디지털 컨텐츠의 오프라인 상품화가 애초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사업 형태도 있다. 온라인에서 책의 내용을 올리고 원하는 대로 편집을 하면, 나만의 책을 만들어 배송해 주는 아이올리브나, 웹하드의 형태로 대용량 호스팅 서비스를 하면서 원하는 유저에게 CD로 웹하드의 내용을 백업해 주는 드림포켓, 온라인에서 파일의 형태로 사진을 등록하면, 인화된 사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게 되어 있는 디지털 현상소 스코피 등.

어쨌든 온라인에서 어떤 상품을 만들어 냈다면, 그것을 물리적인 실체로 만들어 상품화 하는 시도는 계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개별 상품 단위보다 더 중요한 온라인 자산이 있다. 바로 브랜드다.

수익의 출혈을 감수하면서 유저에게 무료 컨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해 온 온라인 기업들이 구축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브랜드일 것이다. 물론, 이 역시 과거 수 십년간 구축 해 온 오프라인 기업의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대규모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나 인기 있는 킬러 서비스, 혹은 선점의 법칙 등으로 특정 전문 분야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힌 온라인 브랜드에게 브랜드란 경쟁력 있는 상품의 가치를 지닌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여러 사이트에서 한창 인기를 끌었던 제휴 카드 비즈니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야후의 경우에는 잡지인 야후 스타일이나 의류, 시계, 가방 등의 아이템으로 백화점까지 입점한 야후 기어 등의 브랜드 제품을 통해 라이센스 사업을 벌여왔다. 딴지일보는 최근 딴지빠, 딴지 프렌차이즈라는 이름으로 홍대의 zn이라는 오프라인 까페를 열었다. 물론 브랜드 라이센스 형태다.

나아가 어떤 업체에서는 직접 나서 자사의 브랜드를 오프라인 사업화 한다는 계획도 들린다. 단순히 이름을 딴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을 넘어서, 특정 온라인 브랜드와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나올 수 있는 오프라인 서비스 분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때 관건은 규모의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브랜드와 그 온라인 브랜드의 성격 및 타겟에 적합한 사업 영역을 가진 오프라인 업체의 결합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온라인 브랜드가 그대로 오프라인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그것이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 다양한 논의의 이슈가 있다. 하지만, 브랜드는 온라인 기업이 가진 핵심 자산임에 틀림없으며, 이의 활용은 중요한 사업적 판단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은 결국 모든 것이 브랜드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같은 맥락에서, 온라인 기업에게 브랜드 구축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기도 하다.

이상 몇 가지로 정리했지만, 이 밖에도 온-오프 통합이라는 말에는 더 많은 해석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작게는 고객 지원에서의 오프라인 측면 강화 라든가 크게는 온-오프 기업 간 인수 합병까지. 오프라인의 마케팅 채널로서의 온라인도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또 어떤 것이 있을까? 토크백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남겨주셨으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기획 마인드(1) 2002-08-07



앞으로 IT업계에서 인기 있는 직업 군이 DB를 다루는 직업이 될 것이라는 예측처럼, 기획쪽에서도 DB를 바라보는 기획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지난 주 컬럼온-오프를 통합하는 커머스 사례의 말미에 온-오프의 통합 역시 데이터베이스(DB)의 통합에서 시작하며, 웹기획에 있어서도 이 DB를 활용한 기획이 더더욱 중요해 질 것 이라는 언급을 했다. 정말 그렇다. 앞으로 IT업계에서 인기 있는 직업 군이 DB를 다루는 직업이 될 것이라는 예측처럼, 기획쪽에서도 DB를 바라보는 기획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돌이켜 보면, 개인적으로도 이 업계에 들어와 일을 하며 웹기획에 DB라는 개념을 도입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이것은 프로그래밍이나 물리적 측면의 DB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웹 기획에서 있어서의 DB의 활용에 대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DB를 활용한 기획 마인드와 그렇지 않은 기획 마인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DB를 염두에 두지 않고 컨텐츠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주로 어떤 것이 재미있을까? 무엇이 흥미로울까? 를 주로 질문 했었다. 마치 이번 달 잡지의 목차를 구상하거나, 방송의 이번 회 아이템을 생각해 내는 것처럼, 유저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독창적인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중요시 했다.

음악을 두고 본다면, 1주일에 한 번씩 인기 있는 두 명의 아티스트를 골라 맞대결을 붙이고 라이브폴을 한다든지, 회별로 테마를 가지고 좋은 음악들을 소개한다든지, 음악 퀴즈를 낸다든지 하는 것들. 고민의 방향은 이번엔 어떤 인기 있는 아티스트를 선정할 것인가? 어떤 테마로 곡을 소개할 것인가? 등 컨텐츠 기획의 영역에 많이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이 '산뜻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기획을 멈춘다면, 그것은 그냥 컨텐츠 기획이거나 아니면 매우 초보적인 수준의 웹기획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잡지나 방송, 신문 등 오프라인 컨텐츠 관련 커리어를 가지고 웹 기획으로 전향한 이들이 흔히 겪는 실수이기도 하다. 잡지나 방송에서는 그때 그때의 아이템의 신선함과 구성이 시청률과 판매율을 좌우한다. 따라서 관심 자체가 핫 아이템이라는 쪽으로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코너'나 '꼭지'라는 측면에서 웹 기획을 접근한다.

하지만 한 번 출판이나 방송을 하면 끝나는 오프라인 매체와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하게 되는 웹은 그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핫 아이템이 일시적으로 폭발적인 트래픽을 끌어 모으고, 이로 인해 커뮤니티 등 여러 부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다.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정말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트래픽을 보장해 주는 것은 한 두 가지의 핫 아이템이 아니라 다량의 컨텐츠의 의미 있는 집합인 DB인 경우가 많다.

음악 사이트에 있어서도, 최신 음반이나 아티스트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것을 DB화하여 다양한 검색과 브라우징을 제공하고, 시시때때로 트렌드에 맞는 주제별 음악을 제공하고, 나아가 쥬크박스에 담거나 남과 쥬크박스를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유저가 가장 선호하는 형태의 서비스였다.

따라서 웹 기획에서는 컨텐츠나 아이템의 개발에서 한 발 나아가 컨텐츠의 DB화와 이런 DB를 활용한 서비스 기획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컨텐츠를 DB의 형태로 기획하고 관리하는 것. 다시 이 DB를 사이트의 필요에 따라 재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장치들을 확보하는 것은 웹 기획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사이트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그것이 컨텐츠 사이트건, 커뮤니티건, 커머스 사이트건 간에 말이다.

심지어 그 특성상 핫 아이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이트조차, 그 핫 아이템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이것을 장기적으로 DB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관리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이것은 결국 컨텐츠의 ROI의 문제로 이어진다.

우선 DB를 활용하여 기획된 서비스의 몇 가지 장점을 나열해 보자.

- 컨텐츠의 shelf life를 연장시킨다.

- 관심 분야의 유저에게 개별 컨텐츠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

- 사후 다양한 컨텐츠의 재패키징이 가능하다. 원 소스 멀티 유즈.

- 유저 메이킹 컨텐츠를 가능하게 한다. 보다 오픈 된 컨텐츠 제작 플랫폼을 갖추게 된다.

- 별도의 제작자 없이 자가 발전식의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 (컨텐츠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과 리소스 절감 효과)

shelf life란 유효 기간, 말 그대로 제품이 판매대에 올려져서 소비자에게 팔릴 수 있도록 전시되는 기간을 말한다. 웹 컨텐츠에서 사이트에 올려져 유저에게 노출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속적으로 새로운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는 웹의 특성상 하나의 컨텐츠가 웹사이트의 좋은 자리를 오래 차지할 수 는 없다. 특히나, DB화 되지 않은 컨텐츠는 컨텐츠가 사이트의 주요 페이지에 놓여져 있는 짧은 순간밖에 유저와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DB화 되고 적합하게 카테고라이즈 된 컨텐츠는 사이트 주요 페이지에서의 shelf life가 끝나더라도, 다른 맥락의 shelf로 옮겨져 그 컨텐츠를 필요로 하는 유저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렇게 특정 주제에 대해 카테고리 형태로 연관되는 컨텐츠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는 단발적 컨텐츠보다 유저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주제별 컨텐츠 분류(categorization)도 미리 기획되어야 한다. 연예인에 대한 뉴스를 싣는 웹진이라고 가정하자. DB나 카테고리를 생각하지 않으면, 열심히 쓴 기사는 잠깐 페이지에 노출되었다가 사라진다. 물론, 뉴스를 DB화 하고 있다면 검색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었으며 적극적인 검색 의지를 가진 유저에게만 어필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categorization을 적용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 기획자가 미리 뉴스를 분류하는 기준을 가지고 그에 따른 디렉토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을 가수와 탤런트, 영화배우로 나누고 이에 따라 DB상에서 컨텐츠를 분류하는 것이다. 한편 사이트에서는 해당 카테고리를 메뉴화 하여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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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기획 마인드(2) 2002-08-07


1차적으로는 모든 뉴스가 홈페이지에 올라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수 뉴스는 가수 뉴스대로 배우 뉴스는 배우 뉴스 대로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것이다. 이것은 특정 직종의 연예인에게 관심이 높은 유저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아니면, 뉴스의 성격에 따라 가쉽, 새 프로젝트 소식, 공연 소식 등의 내용적 측면으로 나눌 수도 있다. 만약 사이트의 유저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몇몇 인기 스타가 있다면, 그들의 이름을 빼서 별도 메뉴화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인포메이션 아키텍쳐(IA)의 문제로 귀결된다. IA 역시 DB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절름발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DB를 염두에 둔다면, 보다 확장된 컨텐츠의 활용도 가능하게 된다. 바로 컨텐츠의 재패키징과 유저 메이킹 컨텐츠의 가능성이다.

컨텐츠 패키징의 생명은 맥락(context)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웹에서는 늘 새로운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그 맥락은 최신성이다. 최신성이란 늘 바래지 않는 보편 타당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수많은 사건, 사고와 자연의 변화, 정치 문화적 트렌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대 사회에서 오직 최신성만이 의미 있는 맥락이라고 할 수는 없다.

때로는 날씨가 때로는 어제 일어난 비행기 사고가, 때로는 갑자기 뜬 책 하나가 타겟 유저의 머리 속에 있는 맥락의 중요도를 바꾼다. 이에 따라, 1,2년 전에 제작되었던 컨텐츠라도 오늘 다시 의미를 가질 수 있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 처럼 여러 개의 컨텐츠에서 비슷한 맥락을 찾아 엮어 준다는 것 만으로도 구식 컨텐츠에 새로운 생명이 불어넣어질 수 있다.

이렇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것을 재빨리 사이트의 컨텐츠로 구현하려면, 역시 DB화 된 컨텐츠가 필요하다. 또한 뒷단에 DB화 된 컨텐츠를 유동성 있게 불러 낼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 유저에게 제공되는 것처럼 검색이 지원되어야 하고, 그렇게 찾아진 컨텐츠가 사이트의 어디 페이지에나 손쉽게 삽입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해 보자. DB를 활용한 기획에는 2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컨텐츠의 DB화라는 측면이고, 두 째는 이 DB를 활용한 서비스의 기획이다. 두 번째는 다시 운영툴의 문제로 이어진다.

컨텐츠의 DB화는 추후 이 컨텐츠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청사진에 따라 카테고리 및 기타 여러 가지 실제 DB의 문제가 결정된다. 서비스의 기획은 사이트 상에서 어떻게 이 DB화된 컨텐츠를 유저에게 보여줄 것인가의 문제다. 미리 공간과 메뉴 상의 여지를 만들어 놓는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운영툴에서 이 DB화된 컨텐츠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사전 고려가 필요하다.

유저 메이킹 컨텐츠는 이 운영툴에서 지원되는 기능을 유저에게 오픈 하고, 컨텐츠 에디팅의 역할을 유저에게 이양하는 것으로 실현된다. 그렇게 되면, 유저는 자신의 고유한 맥락에 근거해 자신에게 가치 있는 컨텐츠 재패키징을 스스로 수행한다. 이 역시 DB라는 형태로 정돈되지 않은 컨텐츠나, DB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DB적 기획 마인드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은 사이트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개인화서비스로 제공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다른 유저에게 오픈되고 공유되었을 때 매우 독특하고 친밀한 컨텐츠 패키징으로 사이트를 풍요롭게 만든다. 아까의 연예인 뉴스 사이트를 생각해 보자. 여기에 유저 베스트 뉴스 코너를 만들고, 지금까지 나왔던 뉴스 중 유저가 스스로 뽑은 베스트 뉴스만을 모아보게 한다.

유저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GOD 뉴스만을 모을 수도 있고, 공포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의 뉴스만을 모을 수도 있다. 유저끼리 투표를 해서 최고의 뉴스 에디터를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컨텐츠 사용을 증가시키고 사이트에 매우 강력한 힘을 더한다. 또한, 웹에서 핫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가치 있는 컨텐츠를 안정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DB라는 관점을 보다 넓혀서 생각해 보면 가능성은 더욱 넓어진다. 예를 들어, 회원의 프로파일이나 회원들이 올린 게시물, 사이트 상에서의 유저의 행동(activity), 로그를 모두 DB로 보는 것이다. 굳이 돈을 들여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쌓이는 DB. 여기서 추출할 수 있는 자가 발전식 컨텐츠의 활용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또, 웹에 산재한 수많은 컨텐츠나 컨텐츠에 대한 정보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DB화 한다는 것도 웹기획에 대한 풍부한 아이디어를 불러 일으킨다.



온-오프를 통합하는 커머스 사례(1) 2002-07-31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은 닷컴 몰락 이후 2002년 최대의 화두 중 하나다. 오프라인 브랜드와 매장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서 이것은 오프라인 매장에 강력하게 온라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은 닷컴 몰락 이후 2002년 최대의 화두 중 하나다. 오프라인 브랜드와 매장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서 이것은 오프라인 매장에 강력하게 온라인을 통합하는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며칠 전, 정말 오랜 간만에 교보문고에 나갔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책의 향기를 맡고 싶고, 책 표지를 눈으로 보고 싶고, 책의 내용을 직접 들여다 보고 싶어서 였다. 그런데 20년 이상을 다닌 그 곳에서 처음으로 왠지 모를 갑갑함을 느꼈다. 인터넷이 필요했던 것이다.

E-Commerce Times의 최근 기사 'The Best E-Commerce Jobs of 2002'이라는 기사를 보면, 온-오프라인 상점을 통합하는 IT 직업 군을 가장 직업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른바 전자 상거래에서의 클릭 앤 모타르 (click and mortar)를 구현하는 직종이다. 이것은 직업 뿐 아니라, 전자 상거래 전체에서의 하나의 트렌드를 예고하게 한다. 포레스트 리서치의 연구원 Jim Crawford 역시 오프라인 상점과 온라인 전자 상거래를 통합하는 것은 업체에게 매우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한 사람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더욱 당연한 흐름이다. 필자는 교보문고 사이트도 이용하고, 교보문고 매장에도 들리지만 두 개를 두 개의 업체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웹사이트가 일관된 통합적인 서비스를 하기를 원한다. 아니,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책을 직접 볼 수 있는 매장에 있을 때 조차, 온라인의 풍부하고 다양한 정보를 보고 싶다. 미디어 리뷰나 다른 이들의 서평도 읽고 싶고, 이 책을 산 사람들이 산 다른 책도 보고 싶고, 나에게 맞는 추천 도서도 보고 싶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임시로 장바구니 넣어 두고 좀 더 고민해 보고 싶기도 하고, 위시 리스트를 친구에게 보내 책을 선물해 달라고 조르고 싶기도 하다.

한편, 내가 적립한 마일리지를 확인하고 싶고 오프라인에서도 그것을 이용해 구매하고 싶다. 온라인에서 산 상품에 대한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받고 싶다.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이러 이러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20년 이상 교보와 관계를 맺어 온 정유진이라는 사람으로서 인식되고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기를 원한다.

위의 기사에서 예시된 다이내믹 디스플레이(dynamic display)는 나아가 모바일과의 연계를 보여준다. 매장에 있는 제품이나 구매 정보를 고객의 모바일 기기로 전송하고, 즉석에서 개인화 된 추천 상품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어쩐지 모바일에 관한 또 하나의 환상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미래상을 듣는 듯한 기분도 든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라는 부분은 테크놀러지와 별개로 '브랜드 전략'이나 '세일즈 프로모션'이라는 측면에서도 분명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다. 그리고 실제로 전자 상거래 부분에서 이런 전략들을 실제 구현하고 있는 업체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

프라다의 럭셔리한 온-오프 통합


사진 설명 : 뉴욕 소호에 위치한 프라다 Epicenter


에피센터(epicenter)라 불리는 뉴욕 소호에 위치한 프라다 매장은 그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유명하다. 7,000 평방 미터의 거대한 규모에 4천만 달러 이상을 들였다는 이 매장은 아방가르드한 인테리어와 최고급 시설로도 잘 알려져 있고 또 바로 그 점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IT 업계에서 이 에피센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 매장의 사례로 더 많이 언급된다.


온-오프를 통합하는 커머스 사례(2) 2002-07-31


옷을 입어보는 드레스 룸을 살펴보자. 벽은 버튼 터치만으로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을 밖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볼 수 있다. 또 여러 개의 카메라와 스크린이 있어 뒷모습이나 옆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화려한 설비와 함께 제공되는 것이 바로 모든 제품에 붙어있는 ID 태그와 연동되는 개인화 서비스다.

드레스 룸에는 옷에 붙어있는 ID 태그에 반응하는 터치 스크린이 있어서, 현재 입고 있는 옷에 어울리는 다른 상품들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어떤 블라우스를 골랐다고 하면, 그에 어울리는 치마나 핸드백을 보여준다. 혹은 비슷한 컨셉으로 디자인된 제품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중앙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는 고객 정보와 연동되어, 보다 높은 수준의 개인화를 이룰 수 있다.

매장 여기저기에 비디오 모니터가 달려 있어서, 해당 제품과 관련된 패션쇼 동영상과 사진, 디자이너 스케치, 제품의 색상이나 재질 등의 상세한 제품 정보도 제공한다.

또한, 매장 판매 직원들도 무선 디바이스를 가지고 다니며 중앙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되는 제품의 제고 상태와 고객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속하고 수정할 수 있다.

이것은 무선 주파수(Radio Frequency)를 이용한 시스템. 이에 대한 연장으로 프라다에서 올해 말 선보이기로 예정하고 있다는 웹과의 연동 부분은 더욱 흥미롭다.

드레스 룸에 있는 이 스크린은 웹으로의 링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터치 스크린 패널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옷들을 '가상 옷장(virtual closet)'이라 불리는 개인 계정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가지고, 집에서 편안히 웹에 접속해 자신이 입어본 옷들을 다시 검토할 수도 있고, 이 페이지를 친구에게 메일로 보내 의견을 물을 수도 있다.

웹에 저장된 모든 정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따라서 매장에 직접 나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구매를 비롯한 모든 고객 지원을 손쉽게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사이즈나 선호하는 색상, 스타일, 구매 정보 등이 모두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객 카드와도 연동될 수 있다. 온라인의 로그인의 개념처럼 고객이 자유롭게 쇼핑을 하다가 원하는 시점에 이 고객 카드를 인식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매장 직원에게 알람이 보내져 자신을 서빙하도록 할 수도 있다. 혹은 처음 보는 직원에게서라도 구매 기록과 체형, 취향에 맞추어진 제품들을 쉽게 추천 받을 수 있다. 익명으로 남고자 하는 사람은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미래 지향적인 럭셔리한 시스템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고객 체험, 고객 만족이다. 이것이 강력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지난 해 12월에 선보인 프라다의 이런 값비싼 전략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의 온-오프 통합 상거래가 어떤 모습을 띄게 될 것인가에 대한 상상의 단초를 제공한다.


키오스크를 활용한 통합 모드


이런 비싼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대신, 많은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인터넷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마련하고, 매장을 찾은 고객이 자사의 사이트에 접속해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검색하거나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아웃도어 용품 전문 브랜드인 Recreational Equipment Inc.,(REI)의 경우, 인터넷이 연결된 키오스크에서 웹에서 제품의 재고를 확인하고 매장 근처의 하이킹 지역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쇼핑몰인 Target Corp.은 결혼하는 커플이 온라인 상에서 필요한 선물의 리스트를 만들고, 오프라인 타겟 매장을 찾은 하객들이 이것을 확인하고 쇼핑할 수 있게 한다.

필자가 찾았던 교보문고에서도 아주 기본적인 도서 검색 키오스크를 제공한다. 재고가 있는지, 제품은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 간단한 서비스다. 조금만 생각을 더해봐도 여기에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적지 않다.


통합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서비스가 관건


하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뒷단의 시스템은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인식하는 것처럼 그다지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제품 재고 검색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뒷단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품과 재고 관리를 통합해야만 한다는 엄청난 이슈를 던진다. 롯데 백화점과 롯데닷컴의 재고를 연동하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일까? 그래서, 전자 상거래의 온-오프 통합은 고객과 상품에 대한 통합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출발한다.

그래서일까? 필자가 한 웹기획자 커뮤니티에 E-Commerce Times의 기사를 소개했을 때, 사실 정말 비전 있는 직종은 DB 개발자나 응용가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데이터베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기획의 입장에서도 결국 앞으로 중요해지는 것은 단순히 매력적이고 단발적인 메뉴 개발이 아니라, 이렇게 구축되는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엔드유저에게 가장 가치 있는 서비스로 패키징 하느냐가 될 것이다. 통합된 고객과 상품 정보를 어떤 디바이스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혹은 가장 제품 판매를 촉진시킬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텍스트 활용의 극대화, 텍스트 광고 전략(1) 2002-07-24



텍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웹사이트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여기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검토해 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텍스트 광고다.


웹은 기본적으로, 텍스트의 미디어다. 이 텍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웹사이트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여기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검토해 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텍스트 광고다.

필자가 운영하던 사이트의 연말 이벤트. 젊은 층이 열광하는 외국의 유명 그룹의 내한공연 티켓을 걸려있다. 홈페이지의 메인 프로모션에는 그룹 멤버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영상화 한 멋진 플래쉬 애니메이션이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이벤트를 시작한 며칠 뒤, 이벤트 페이지 클릭 수와 참여 결과를 조회해 보던 담당 마케터가 소리친다. "페이지뷰와 참여율이 너무 낮아. 이게 아니라구요!" 마케터는 기획팀에 달려와 당장 메인 프로모션에 텍스트를 넣어달라고 조른다.

"다른 건 필요 없어요. 무료 컨서트 티켓 증정 그리고 이벤트 참여라고 넣어주세요. 아니면 애들은 이게 클릭이 되는 건지 조차 모른다구"

그 웹마케터는 평소에도 텍스트의 힘을 강조해 왔었다. 어필리에이션을 진행하며 외부 사이트에 배너를 싣기도 했는데, 그는 디자이너 몰래 혼자 포토샵으로 배너를 만들어 걸곤 했다. 최신 인기 아티스트의 이름이 등장하는 질문형 문장과 참여 버튼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포맷. 하지만 그는 자랑스럽게 애드 서버 어드민 페이지에서 광고 결과를 보여주면서 말했다. "카피만 잘 쓰면, 이게 왠만한 그래픽 배너 보다 훨씬 낫다구요"

연말 이벤트 역시 그가 말한 대로 몇 개의 유도 텍스트를 추가했다면 더 성공적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알 수 없다. 그 때의 그 프로모션은 이런 호소를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디자이너의 고집에 결국 끝까지 원래 모양대로 진행이 되었으니까. :-)

검색엔진 구글의 AdWords를 보면서 그 웹마케터를 떠올렸다. AdWords란 구글이 제공하는 텍스트 광고 서비스. 구글의 광고 서비스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검색 시 결과 상단에 뿌려지는 프리미엄 광고. 그리고 검색 페이지 오른쪽에 Sponsored Links로 보여지는 것이 바로 AdWords광고다.


그림 설명 : 우측의 Sponsored Link가 AdWords


광고를 하고 싶은 사람, 즉 광고주는 원하는 키워드를 골라 텍스트 광고를 낸다. 광고는 헤드라인과 두 줄의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미지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유저가 해당 키워드를 검색할 때마다 이 AdWords 광고가 함께 뿌려진다. 그리고 광고주는 이 광고의 클릭수(CPC : Cost per Click)에 따라 돈을 낸다.

흥미로운 것은 이 광고가 철저하게 광고주 스스로 만들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광고를 내기 위해 별도의 광고 영업 담당자와 만날 필요도, 광고 회사를 부를 필요도 없다. 온라인 상에서 키워드와 광고의 세부 내용을 셋업하고, 카드 번호를 알려주면 끝. 곧바로 구글에서 내 사이트의 광고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광고의 결과 조회와 관리도 온라인 상에서 스스로 한다.

필자도 재미삼아 필자의 개인 홈페이지인 youzin.com을 등록해 보았다. E-biz Korea, E-biz in Korea, E-business Korea등 10개 정도의 키워드를 선택하고 카피도 만들었다. 1 클릭당 가격은 최소 가격인 0.05 달러를 선택했다. 이제 필자는 선택한 키워드 검색 페이지에서 유저가 내 사이트를 클릭할 때마다 약 60원씩을 내게 된다.

광고의 결과가 궁금하다면 언제든지 광고 어드민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키워드 별 임프레션과 클릭수, 이에 따른 CTR(Click Through Rates), 그리고 클릭수에 따른 광고 비용 등에 대한 리포트가 종합적으로 제공된다. 키워드 별 광고 결과를 보면서 언제든지 키워드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고, 광고 기간, 광고 시간, 광고의 내용도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그림 설명 : 광고 결과 리포트 화면



그림 설명 : 광고 내용 및 키워드 관련 어드민 화면. 모든 항목에 대한 추가/수정/삭제가 가능하다.


구글이 2000년 가을에 시작한 이 광고 시스템은 현재 마이크로 광고(Micro Ad)로 불리며, 최근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검색 사이트인 DayPop, 웹로그 커뮤니티인 MetaFilter와 같은 사이트들이 이런 텍스트 광고 방식을 채용했다. 최근에는 Ad Farm처럼 텍스트 광고만 전문으로 하는 어필리에이션 사이트도 생겨나, 중소 규모의 사이트를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텍스트 활용의 극대화, 텍스트 광고 전략(2) 2002-07-24


텍스트 광고는 그래픽 광고 보다 빨리 로딩된다. 별도의 소프트웨어나 브라우저로 차단되지도 않는다. 단순한 단순한 텍스트 구성은 사이트의 전체 디자인을 해치지 않아, 유저에게 광고가 침해로 느껴지지 않는다. 광고는 검색 리스트와는 분리되어 있고, 검색 내용과 연관된다. 구글은 한 페이지당 8개 이상의 광고를 디스플레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광고의 효과다. 일반적인 468*60 배너 광고의 CTR은 0.5% 내외까지 내려갔다고 알려지고 있다. 배너 광고에 익숙해진 유저들이 이 배너 광고의 메시지를 자동으로 스킵한다고 한다.

Banner Blindness라고 불리우는 이 현상은 제이콥 닐슨 박사의 Alertbox 컬럼 웹디자인에서의 10가지 실수에도 언급된 바 있으며, 따라서 웹사이트 디자인에서 배너 광고처럼 보이는 요소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새로운 광고들이 선보이고 있다. 빅배너(큰 사이즈의 광고)나 Skyscraper(페이지 우측에 길쭉하게 보여지는 광고)에서 동영상 광고,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전체 화면 광고 등.

각 광고별 효과의 차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지만 한 사람의 유저로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런 배너 광고들이 상당한 침해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것은 광고 효과 뿐 아니라, 광고주의 브랜드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텍스트 광고는 이에 정반대의 접근을 취한다. Less is More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라는 미니멀리즘의 철학 아래 불필요한 그래픽 요소를 없애고 텍스트만을 이용해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자 한다.

MetaFilter의 경우 초기 텍스트 광고 런칭 시 10%라는 믿어지지 않는 CTR을 기록했고, 지금도 평균 2%의 높은 CTR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의 경우도 키워드의 선택에 따라 일반 배너 광고 보다 매우 높은 CTR을 기록한다고 한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라이센싱과 이런 텍스트 광고만으로 몇 안 되는 흑자 닷컴의 대열에 들었다.

이러한 텍스트 광고의 인기와 성공의 원인은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적확한 타게팅에 의한 광고 효과 극대화, 소규모 예산으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해 광고 시장 자체를 넓혔다는 점, 자유롭게 키워드와 광고 내용을 수정하며 광고주 스스로 광고 캠페인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 광고를 싣는 입장에서도 전체 사이트 디자인 스타일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쉽게 광고를 개재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텍스트'라는 표현 방식이다. 정확한 메시지의 텍스트는 그래픽보다 더 효과적으로 유저를 끌어들인다는 것.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텍스트에 기반 한 미디어라고 한다. 유저의 시선에 관한 연구들은 온라인 상에서 유저가 이미지 보다는 컨텐츠의 헤드라인과 텍스트를 먼저 본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한편, 웹은 TV보다는 라디오에 가까운 미디어라는 주장도 있다. 웹에서의 성공은 라디오처럼 '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타겟 유저의 귀와 머리 속에 명확하게 꽂혀 들어가는 말.

따라서 사이트에서 말, 텍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텍스트를 이용한 국내 광고 사례들


설명 : 야후코리아의 메인 페이지의 텍스트 광고



설명 : 드림위즈의 검색창 아래 있는 텍스트 광고. 상단의 대형 배너 광고도 있지만, 메시지 전달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설명 : 싸이월드 좌측 상단에 있는 텍스트 광고. 일종의 커뮤니티 알림판으로 싸이월드 회원들이 자체 캐쉬(도토리)를 이용해 살 수 있다.


위의 몇몇 포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지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이미 이런 마이크로 텍스트 광고는 여러 웹사이트에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이다. 싸이월드에서는 자체 캐쉬를 유통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이 텍스트 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나아가 싸이월드처럼 충성도가 매우 높아, 커뮤니티 내에 함부로 광고를 도입하기 힘든 사이트에서는 거부감이 낮은 텍스트 광고의 보다 광범위한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혹은, 커뮤니티 회원 사이에서 광고를 중계하는 Ad Farm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이트 내에 자체적으로 광고주 커뮤니티가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컨텐츠 사이트에서는 컨텐츠와 매칭된 텍스트 광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CMS와 이런 텍스트 광고를 결합해, 특정 주제의 컨텐츠에 특정 텍스트 광고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소형 사이트에서라면 운영비 일부를 메꾸어 줄 수 있을 것이고, 대형 미디어 사이트에서 구글 형태의 셀프 시스템과 함께 도입된다면 매우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텍스트 광고의 효과가 의심스럽다면, 일단은 사이트 내에 조그만 자리를 만들어 이런 텍스트 광고를 실험해 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적절한 위치에 타겟에 호소력 있는 문장이 제공된다면, 꽤 놀라운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른다. 단, 문장은 언제나 짧고 간결해야 한다. 구체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약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1 2002-07-10



온라인 커뮤니티가 바뀌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모이게 한다는 목적을 넘어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커뮤니티들이 출연하고 있다. 이들은 비즈니스 전략...



온라인 커뮤니티가 바뀌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모이게 한다는 목적을 넘어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커뮤니티들이 출연하고 있다. 이들은 비즈니스 전략 안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을까?

커뮤니티하면 클럽이나 동호회를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모든 사이트에 커뮤니티 하나쯤 붙이는 것이 당연했고, 각종 커뮤니티 솔루션들도 호황을 맞았다. 비슷비슷한 커뮤니티 기능에 식상해 사람들은 오히려 더욱 이름있는 몇몇 대형 커뮤니티로 몰렸고, 유행 따라 붙여진 어정쩡한 커뮤니티들은 경쟁력을 잃고 폐허로 변해갔다.

그렇다고 이 커뮤니티를 함부로 뗄 수도 없다. 수익성이라고는 싹도 안 보이는 수 십 명, 수 백 명 정도의 커뮤니티라도, 일단 들어와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후 역반응이 고민스러워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고, 밟아야 할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애물단지 커뮤니티가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이런 단순한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기여하고 있다. 먼저, 최근 발표되고 있는 성공적인 커뮤니티의 주요 역할을 살펴보자.

1. E-Commerce에서의 프로모션 전략

2. 온라인 포커스 그룹

3. 제품 피드백

4. 고객 지원

5. 브랜드 구축

6. 광고 및 유료화

1번의 E-Commerce에서의 프로모션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베이가 꼽힌다. 이베이는 피드백 시스템과 포럼형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아마존과 함께 E-Commerce에서 가장 유용한 커뮤니티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옥션에서 비슷한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장 첨예하게 맞닿는 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채널을 열었다.

옥션의 <판매자의 신용도> 메뉴에 있는 등급과 옥션 토크 등에서는 구매 완료 시 구매자로 하여금 판매자를 평가하거나 코멘트하고, 이에 대해 다시 판매자가 답변할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커뮤니티를 이용한 셀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서비스의 품질과 구매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잠재 구매자에게 판매자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피드백 시스템은 매출이라는 관점에 보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잠재 구매자가 여기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관심 분야별로 모이는 보다 열린 형태의 커뮤니티다. 이베이의 경우 이 커뮤니티의 특성은 상품 군으로 나뉘며, 주로 유저끼리 서로 제품 구매에 대한 팁과 노하우를 나누며, 각자의 고민을 해결하는 C2C(customer to customer) 포럼의 형태를 띈다.

이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보다 진화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우선, C2C 포럼의 형태는 필연적으로 높은 구매력을 지닌 브랜드 매니아군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것이다. 일반적인 제품군에서 보다 세분화되어, 브랜드 매니아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특정 브랜드 커뮤니티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옥션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형과 궤적을 같이 하는 또 다른 형태의 커뮤니티의 출연도 기대된다. 애초에 C2C 컨셉인 옥션은 이미 이 C2C를 넘어 B2C의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이미 옥션은 소비자가 자신이 쓰던 물건을 다른 소비자에게 파는 벼룩시장만은 아니다. 옥션의 고객과 상거래 인프라는 수많은 업자들을 불러모았고, 옥션은 이 업자들의 소호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쇼핑몰로 치자면 자동으로 머천다이징이 이루어지는 셈이고, 시간이 지날 수록 여기서 이루어 지는 매출의 규모는 C2C와는 비교가 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B2C 소호몰 운영에 필요한 커뮤니티가 요구된다. 옥션 내에서 소호몰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 규모의 업자들이 직접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고, 상품을 프로모션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옥션은 앞으로 하나의 쇼핑몰이라기 보다는 이런 소호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메타 쇼핑몰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며, 고객관리나 커뮤니티, 마케팅 등의 많은 부분을 이런 소호업자들에게 권한 이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제 1세대 쇼핑몰 붐 때 반짝 출연했던 Mall in Mall 이라는 개념이 이제서야 비로소 규모의 유저 베이스와 결합해 제대로 구현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런 E-Commerce 커뮤니티라고 하면, 이베이와 쌍벽을 이루는 아마존의 고객 커뮤니티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베이의 커뮤니티가 상품군이라는 보다 헐거운 카테고리 안에 존재하는 포럼의 형태라면, 아마존은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Epinions.com이나 국내의 엔토크의 소비자 리뷰에 가까운 접근이다. (따라서 아마존의 커뮤니티 모델을 검토한다면, 이런 사이트들을 함께 점검할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2 2002-07-10

아마존은 모든 면에서 전 세계 E-Commerce 사이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품 리뷰는 정말 탐나는 컨텐츠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서점을 비롯한 각종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이 피드백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문제는 도입이 아니라 활성화다. 이미 몇몇 인터넷 서점에서는 상당히 활성화된 양상을 띄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이트들이 이런 탐나는 아마존의 유저 커뮤니티의 모양새를 흉내만 내고 있을 뿐 적극적인 유저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지는 못하다.

이를 위해, 리뷰 중 우수작이나 다작을 올린 고객을 뽑아 상품을 주기도 하고 사이버 머니를 적립해 주기도 한다. 이런 보상 시스템도 필요하겠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이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유저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구매 완료 시점이다.

이베이나 옥션의 옥션 토크가 성공적인 이유는 물건을 받고 구매를 완료하는 시점에서 완료와 동시에 피드백을 쓰도록 요구 받는다는 사실이다. 물건을 받았을 때야 말로, 그 상품의 전반적인 구매 체험에 대한 가장 생생한 반응이 마음 속에 신선하게 담겨있을 때다. 만약 피드백을 쓰기 위해 따로 판매자 페이지로 접속해 <리뷰 쓰기>라는 버튼을 클릭해야 한다면 리뷰에 참여하는 비율은 매우 낮아질 것이다.

일반 상품 판매에 있어서도 같은 방법론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대개 쇼핑몰이 마지막으로 유저와 컨택하는 시점은 물품을 발송할 때다. (최종 구매 승인을 확인하는 옥션과는 조금 다르다) 아예 여기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써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제품 페이지나 리뷰를 쓸 수 있는 페이지로의 링크를 걸고, 여기에 리뷰를 쓰면 나중에 우수작이나 다작을 뽑아 상품을 드린다든지, 사이버 머니 얼마를 적립해 드린다든지 하고 광고하면 참여율은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리뷰 요청 시점은 상거래와 제품 특성상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아예, 물품 도착 시점을 예상해 그 시점에 메일을 발송해서 물건은 잘 받으셨는지, 만족스러우셨는지를 묻고 리뷰를 요청할 수 있다. 책의 경우, 물품 도착 후 1~2주 후에 리뷰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베이나 옥션과의 차이점은 있다. 이베이나 옥션이 주로 배송 기한이나 제품의 상태 등 판매자의 신용도에 대한 리뷰라면 일반 상거래 사이트는 제품 그 자체에 대한 평가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업체가 적극적으로 리뷰의 방향을 가이드할 필요가 있다. 이 달의 우수 리뷰나 같은 제품에 대한 다른 사람의 리뷰를 함께 보내는 것도 그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피드백은 세일즈에 드라이브를 걸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게 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하고, 편리한 인터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바로 타이밍이다.

하지만, 제품 판매를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다. 친밀함이 강조되는 일반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은 이런 상업적 시도에 극도의 반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니드를 고려하지 않은 자동화에 의지한 기획은 더욱 그렇다.

해외의 사례지만, 게시판 업체인 RemarQ는 광고주에게 게시물 내에 자사의 제품명이 입력되면, 자동으로 그 제품 페이지로 링크하는 새로운 기능을 판매했다. 이것은 엄청난 항의에 부딪쳤고, 곧 그 기능을 폐지할 수 밖에 없었다.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결합한다고 어설프게 커뮤니티에서 특정 제품을 광고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커뮤니티를 침해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사람들의 트렌드와 니드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접근한다면, 방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이클럽의 시댁 게시판에는 시댁에 대한 수많은 불평 불만이 올라온다. 여기에 게시판 담당자가 '고부관계 어렵지요? 시댁 식구와 좀 더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들이 여기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유도할 수 있다. 여름이라 커튼 색깔이 답답하다는 호소가 많이 올라온다면, 여름에 어울리는 색상이나 문양의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제안한다.

이것은 판매라기 보다는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전문가의 라이프 컨설팅의 개념에 가깝다. 주부를 대상으로 한다면, 마사 스튜어트가 바로 이런 서비스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고상하면서도 친근한 외모로 요리에서 집안 가꾸기, 패션, 생활용품까지 가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마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사람이다.

물론, 모든 커뮤니티 관리자가 마사 스튜어트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리틀 마사를 지향하지 않는 한 커뮤니티에서 유저를 직접적으로 구매로 이끄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 나에게 물건을 파는 MD가 MD의 입장에서 추천하는 제품이나, 불량 게시물을 지우는 역할을 하는 게시판 관리자가 쓰는 답변 정도로 유저는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보다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설득력 있게 자사의 제품군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세스 고딘의 <아이디어 바이러스>라는 책이 있다. 아이디어 바이러스란 아이디어를 바이러스처럼 교묘하게 통제하고 확산시켜 엄청난 돈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 사이에 유포시키는 기술과 방법을 의미한다. 이 강력한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스니저(sneezer, 재채기 하는 사람). 스니저는 오프라 윈프리나 마사 스튜어트처럼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 필자가 조금 더 단순화 시켜 본다면 행동 하나, 목걸이 하나가 유행이 되는 스타의 변종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어떤 스니저를 선택하느냐, 혹은 찾아내느냐에 따라 유행의 확산 속도와 파괴력을 결정하게 된다. 이것은 절대로 테크놀로지가 자동화할 수 없는 부분이며, 고도의 전문성과 전문성 이상의 인간적인 플러스 알파를 요한다. 결국 스니저 메이킹, 스타 메이킹이란 투자 비용과 안목 등의 어려운 문제로 귀결되겠지만, 업체가 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커뮤니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러한 개념을 각 업체에 맞는 수준에서 적절히 응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비즈니스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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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3 2002-07-18


예전에 벅스뮤직의 새로운 음악 플레이어 테스트를 위한 지원자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벅스뮤직에서는 다운로드 형태의 새로운 플레이어를 개발 중이었는데. 완성된 제품을 내놓기 전에 사이트 유저 중 일부를 뽑아서 기 개발된 제품을 평가하게 한 것이다.

테스터로 활동하기 위해, 지원서를 내고 간신히(?) 뽑혀서 테스터들만을 위한 게시판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얻었다. 이상하게도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제품을 테스트 해 주겠다는 것인데도, 테스터로 뽑히기까지 상당히 가슴을 두근거리며 결과를 기다렸던 거 같다. 무언가에 지원하고 뽑히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늘 이런 기대감을 준다.

게시판에 접속했을 때는 더욱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미 많은 테스터들이 플레이어를 다운로드 받고 수많은 피드백들을 올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기본적인 에러나 버그 리포트에서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한 조언까지. 심지어 잘 모르는 전문 프로그래밍 용어가 동원된 게시물도 있었다. 이어지는 질문과 답변이 모여 토론을 이루는 경우도 보였다.

이상하다. 이걸 한다고 벅스뮤직에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참여하다니. 부럽기도 하면서 사이트의 구축이나 운영 부분에 이런 유저 참여 방법론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 자발성에 기반 한 이런 식의 커뮤니티의 활용이 E-biz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고 싶다. 필자가 E-biz에 진출하고자 하는 혹은 전략을 수정하고자 하는 오프라인 업체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다. 바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커뮤니티다. 무조건 클럽이나 동호회 기능을 제공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본다는 제 1세대 커뮤니티 전략이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컬럼의 제목 '온라인의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은 바로 그런 뜻을 담았다. 닷컴 붐과 함께 도래한 최고의 유행어로 나중엔 처치 곤란한 천덕꾸러기로 의혹은 시선을 받던 커뮤니티가 이제서야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 전문 커뮤니티 업체가 아닌, 일반 기업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목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지난 주에는 E-Commerce의 프로모션 전략으로서의 커뮤니티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번 주에는 커뮤니티를 이용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 비즈니스의 퍼포먼스를 높이는 사례들을 정리해 본다.

◈ 온라인 포커스 그룹

온라인 포커스 그룹은 제품을 미리 테스트하고, 타겟 유저와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사의 제품이 디지털화 된 것이건 (웹사이트, 소프트웨어, 게임 등) 그렇지 않은 것이건 (일반 제품, 서비스 등) 이런 포커스 그룹에서 추출된 의견은 해당 시장을 장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성공적인 마케팅 리서치 사례

필자가 작년 8월에 썼던 컬럼에서는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포커스 그룹을 이용한 제품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홀마크의 Idea Exchange(아이디어 교환) 커뮤니티는 1세에서 12세까지의 아이를 둔 200명의 주부를 대상을 한 게시판 기반의 커뮤니티. 여기서 홀마크는 신제품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것은 마케팅 비용절감과 시장 장악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둔다. 코카콜라와 식품 회사인 Kraft Food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온라인에서 역시 오프라인 기업의 오랜 기간 축적된 마케팅 노하우가 잘 적용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였다. 출판사라면 출판 아이템이나 책의 기획 방향에 대해, 여행사라면 사람들이 원하는 여행 패키지나 서비스에 대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디지털화 된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

AT&T 월드넷 서비스는 미국에서는 탑 10에 드는 ISP다. 2000년 비디오 이메일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과연 유저에게 통할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AT&T 월드넷은 컨설팅 회사나 에이전시를 고용해 마케팅 조사를 하는 대신 자사의 월드넷 커뮤니티를 이용했다.

월드넷 내에 서비스를 위한 베타 사이트를 만들고 5만 명의 월드넷 이용자가 로그인 해 제품을 테스트하게 했다. 월드넷은 테스트에 참가하도록 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해 유저에게 공지를 했다. 30~60일 간의 트라이얼 테스트 기간동안, 유저들은 게시판을 통해 서비스에 대해 토론했고 제품 평가 기간이 끝난 후 설문에 참여했다.

비디오 이메일에는 웹캠이 필요했기 때문에, 월드넷은 유저에게 1,000대의 카메라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물론, 이것은 커뮤니티 참여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이 카메라는 8시간 만에 동이 났다. 결과적으로 월드넷은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에 대한 매우 유용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비디오 이메일은 지금 월드넷의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 중 하나라고 한다.

한편, 이 온라인 포커스 그룹은 전문 업체의 의해 수행되는 1,2시간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와는 다른 차원의 깊이 있는 마케팅 정보를 제공한다. 벅스뮤직의 음악 플레이어를 위해 오프라인 FGI를 수행했다면 유저의 마음 속에 있는 그만큼의 심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이 온라인 포커스 그룹의 활용은 이렇듯 오프라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 개발, 나아가 웹사이트의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다. 몇몇 웹 개발에서 타겟 유저 그룹을 선정해 모니터링 집단을 운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이 보다 열린 형태로 온라인화 된다면, 효율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막강한 온라인 포커스 그룹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4로 바로가기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적 활용-4 2002-07-18


◈ 제품 피드백

온라인 포커스 그룹이 제품 출시 전의 사전 모니터링 과정이라고 한다면, 제품 피드백은 제품 출시 후 고객 만족도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이제 업체들은 출시한 제품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광고 효과는 어떤지 측정하는 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해 제품이나 광고 개선에 반영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방식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나아가 구전 효과까지 가지게 한다. 이에 대한 국내의 트렌드와 사례는 주성연씨의 7월 2일자 아이비즈넷 컬럼 북치고 장구치는 고객에서 잘 설명되고 있다.

이 컬럼을 보면서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이며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떠한 종류의 제품을 필요로 하고 있고, 지역과 데모그라피에 따라 이러한 성향은 어떻게 바뀌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성공은 훨씬 더 가까워지게 된다.

게시판에서 취합 된 고객 피드백 결과는 마케팅 부서나 고객 콜센터 같은 다른 부서로 넘겨져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객을 통해 발견한 이 결과들을 어떻게 이용할지는 업체마다 다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것은 각 업체에서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할 온라인 커뮤니티의 매우 중요한 다음 모델 중 하나이다. 커뮤니티 만들어서 뭐할건데? 라는 식의 회의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결국, 이것은 기존의 커뮤니티 빌딩(community building)과는 조금 다른 노하우와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할 것이다.

◈ 고객 지원

지난 번 <다양한 모드의 온라인 고객 서비스>라는 컬럼에서 이메일이나 게시판, 채팅, 다이내믹 FAQ 나아가 유저 커뮤니티를 이용한 고객 지원 사례를 들었다. 채팅과 게시판 까지를 모두 커뮤니티 요소라고 본다면, 이런 커뮤니티를 이용한 고객 서비스 역시 앞으로 기업에서 매우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내용 중 하나이다.

포레스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고객의 문의를 전화로 받을 때 드는 평균 비용이 33달러라고한다. 하지만, 담당자가 게시판을 통해 고객의 문의를 받을 때 이 비용은 5달러로 감소된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스스로 필요한 답을 찾을 때 이 비용은 2달러 이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사람이 개입하는 1:1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대체될 마다 업체는 그만큼의 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셈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온라인 고객 지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어떤 업체에서는 전화 문의의 대기 타임에 자사의 고객지원 웹사이트의 URL을 소개하여,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온라인 고객 지원이 익숙하지 않는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다.

이상 온라인 커뮤니티의 몇 가지 활용 방안을 정리해 보았다. 지난 주에 언급한 전자상거래에서의 프로모션과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커뮤니티 활용은 앞으로의 온라인 커뮤니티 전략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이다.

전문 커뮤니티야 커뮤니티만을 가지고 먹고 살겠다고 작정한 만큼, 커뮤니티를 가지고 아바타도 팔고 광고도 하고 유료화 서비스도 제공하며 다양한 수익 창구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업체의 커뮤니티는 커뮤니티만을 가지고 직접 돈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이런 일반 업체에서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된 화두는 업체가 고객 지원과 상품 판매에 들이는 많은 간접 비용들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절감하는 것이다. 이것은 더 이상 시스템이나 테크놀로지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하는 목표를 바뀔 것이고, 이에 따라 커뮤니티의 구축과 운영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리스트, 단순 나열의 미학(1) 2002-07-03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쉽게 보고 쉽게 클릭하게 하는 리스트는 웹사이트 유저빌리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컨텐츠를 종과 횡으로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쉽게 보고 쉽게 클릭하게 하는 리스트는 웹사이트 유저빌리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컨텐츠를 종과 횡으로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이다.


지난 주 컬럼 컨텐츠 디스플레이의 푸시 전략에서 리스트를 언급했다. 리스트란 나열이다. 헤드라인의 나열이고, 컨텐츠의 나열이다. 이 리스트가 쓰여지지 않는 사이트는 거의 없다. 어떤 형태로든 모든 사이트에 이 리스트라는 네비게이션 요소가 쓰인다.

게시판은 대표적인 리스트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시판의 첫 페이지는 각 게시물(컨텐츠)의 리스트다. 여기에는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가장 최신의 것이 가장 위에 올라온다. 시간의 역순으로 배열되며, 제목과 글쓴이, 글쓴 날짜 등의 정보가 나열된다. 이것이 가장 원초적인 리스트의 형태. 하지만, 여기에서 응용된 리스트의 형태와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

디지털 카메라 정보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경우 좌측 네비게이션은 매우 단순한 카메라 브랜드 리스트다. 이것을 클릭하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 리스트 페이지로 간다. 여기서 제품명을 클릭하면, 그 제품에 대한 정보 페이지로 이동된다. 리스트→리스트→컨텐츠로 이동하게 되는 단순한 흐름. 여기서 좌측 네비게이션으로 쓰인 리스트는 전형적인 하이어라키 구조를 따라가는 브라우징 리스트의 역할을 한다.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도 리스트가 강하게 부각된 형태다. 배너 광고나 공동구매 등의 프로모션 컨텐츠를 빼면, 거의 모든 것이 리스트로 구현되어 있다. 새로 나온 카메라와 화제의 기종을 소개한 메인의 New와 Camera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한 줄에 3개씩 5줄로, 총 15개의 기종을 단순 나열로, 격자 좌판 칸칸에 상품을 늘어놓은 식이다. 여기에는 그리드의 변형이나 부가적인 데코레이션이 없으며, 그냥 큼직큼직하게 배열한 카메라의 이미지와 기종명만 도드라진다.

재미있는 것은 사이트에 텍스트를 이용한 설명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캐논 페이지를 보면, 테이블에 각 기종이 죽 배열되어 있을 뿐, 여기가 캐논의 디지털 카메라만 모아놓은 페이지라는 등, 원하는 카메라를 선택해 보라는 등의 가이드가 없다. 서브의 어떤 페이지에서도 이 페이지가 뭐 하는 곳이라는 설명이 없다.

메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마다 똑같은 포맷으로 화소수와 크기만 보여주고 있을 뿐, 카메라 이미지 외에 기능이나 특징에 대한 부가적인 텍스트 설명이 없다.

페이지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달고 싶어하는 것은 기획자들의 과욕인 경우가 많다. 그래야만, 왠지 유저가 내용을 이해할 것 같고, 그것이 더 친근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의 원칙은 그 자체의 레이블링이나 UI로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1차적인 기획자의 숙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더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가 그런 설명을 읽지도 않을 뿐더러, 읽지 않아도 그 페이지의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모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페이지 설명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의미 없는 광고 카피성 문장들을 붙이는 것은 유저의 귀중한 모니터 공간을 낭비하고 메인 컨텐츠로의 집중을 방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디시인사이드의 경우, 이렇게 기름이 쪽 빠진 듯한 드라이한 접근이 오히려 필요한 것을 가장 쉽게 보게 해 주는 리스트의 기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것은 특정한 목적에 의해 사이트를 사용하는(Goal-oriented) 온라인 유저의 행동 패턴에 잘 부합한다.

필요한 것을 가장 쉽게 보게 한다. 바로 이것이 리스트의 핵심이다. 아름답거나 멋지게 보이게 하는 것은 리스트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 심미적 관점에서 보면 가장 비창조적인 단순한 나열, 여기에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가장 보고 인지하기 쉬운 방식으로 보여지는 것이 리스트의 아름다움이다.

따라서 리스트는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통일되어 있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같은 맥락을 가진 것들이 보여져야 한다. 가급적 리스트의 구성 포맷도 통일되어 있는 것이 좋다. 글의 길이나 이미지의 크기, 부가 설명의 길이나 내용 등이 일정한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폰트의 크기나 행간도 주의 깊게 고려되어야 한다. 여백의 활용도 필요하다. 지나치게 작은 폰트나 다닥다닥 붙어있는 텍스트는 '단순 명쾌함'이라는 리스트의 철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쉽게 쉽게 고민 없이 클릭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디시인사이드에서의 큰이미지는 유저가 원하는 것을 인지했을 때 바로 클릭할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같은 리스트라도, 이런 클릭 유도 장치가 없다면 효과가 떨어진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유저를 시각적, 인지적으로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리스트로 승부를 걸고 있는 또 하나의 사이트라면 연예/TV 뉴스를 다루는 그루넷을 들 수 있다. 스타의 가십이나 각종 연예정보를 다루는 사제 미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사이트는 웹사이트 분석 평가 사이트인 Rankey.com에서 연예/TV 분야 1위, 종합 155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십이라는 것이 분명 흥미로운 컨텐츠이긴 하지만, 어떻게 이런 정도의 사이트가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사이트의 편안한 인터페이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리스트, 단순 나열의 미학(2)로 바로가기


리스트, 단순 나열의 미학(2) 2002-07-03


사이트의 메인을 보자. 또 리스트가 보인다. 그루넷의 리스트는 날짜별 컨텐츠 업데이트 리스트다. 동일한 포맷, 같은 형식, 비슷한 크기를 차지하는 리스트의 나열은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으나, 유저를 편안하게 만든다. 여기에 스타의 이름과 간간히 강조색으로 쓰이는 스타의 이름은, 무엇보다 확실하게 유저를 클릭으로 유도한다.

이렇게 복잡하기 보다는 공을 좀 덜 들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단순한 것이 유저에게는 더 편안한 것 아닐까? 대형 프로젝트에서 이런 리스트가 선호되지 않는 이유는 그야말로 이 리스트 형태가 단순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이언트에게 확실한 무언가 보여 줄 필요가 있는 사이트에서는 리스트는 지나치게 소박할 것이다. 혹은 리스트를 쓰더라도, 통일 대신 다채로움을 단순함 대신 데코레이션을 선택하기 쉬울 것이다.

그렇다고, 재미없고 밋밋한 텍스트 리스트가 디자이너가 공들인 섬세한 페이지 구성보다 늘 낫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분명 리스트는 아름다운 비주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여지가 있다. 다만 위에서 말한 리스트의 철학, 필요한 것을 가장 쉽게 보고 가장 쉽게 클릭하게 한다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비주얼과 기획 양쪽 모두를 정말 효과적인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프라인 매체와 함께 가는 온라인 미디어에서는 이 리스트는 단순한 네비게이션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와 같은 신문 사이트, 씨네 21, 여성동아와 같은 잡지 사이트들.

여기의 컨텐츠들은 애초에 웹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면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지면은 웹사이트와 다른 속성을 지닌다. 무엇보다도 지면은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등으로 특정 날짜에 퍼블리싱 되는 컨텐츠가 하나의 물리적 매체에 실린다.

이것을 웹으로 올릴 경우, 이 사이트에서 해결해야 할 기본적 니드는 그 회의 완결된 컨텐츠를 업데이트 하고 프로모션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사이트의 프론트나 메뉴 구성은 마치 매일의 신문이나 한 권의 잡지와도 같은 구성을 띄게 된다.

문제는, 웹사이트란 것이 신문이나 잡지처럼 특정 기간의 분량만 올라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면 매체와는 달리 사이트에는 이번 회의 컨텐츠와 함께 매 회의 컨텐츠가 축적되게 된다. 마치 거대한 컨텐츠 저장소처럼. 여기서 유저가 가지는 니드는 지면에서 가지는 니드와는 차별화 된다. 검색이라든지 지난 회 보기와 같은 것은 웹에서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서비스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는 컨텐츠를 시간(특정 회)이 아닌, 코너별로 묶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의 저자가 직접 자기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는 말한다]라는 코너가 있다고 하자.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기사 하나를 보고 난 후 다음 페이지를 넘겨 다른 코너의 기사로 넘어가게 되지만, 웹에서는 오히려 이 기사에 흥미를 느꼈다면 이 전의 [저자는 말한다]에 올라있는 내용을 보고 싶을 수 있다.

이처럼 특정 면이나 코너, 컬럼, 섹션 등을 시간에 흐름에 따라 일괄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또한 리스트다. 예를 들어, 아이비즈넷에서도 프론트에서는 매일의 컬럼이 올라오지만, 개별 컬럼 하단에는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라는 옵션이 있어 필자의 과거 기사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금에야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메뉴가 있기 전,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정유진 컬럼 역시 그 날짜를 지나고 나면 애써 검색을 하기 전까지는 영영 과거 속으로 묻혀 버렸다. 그것이 안타까워 기사를 올릴 때마다 관련 기사로 예전에 썼던 무엇 무엇을 하단에 링크해 주세요 라고 요청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독자분들 입장에서도 꼭 특정 날짜에 보지 않아도 필자들의 과거 기사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어떤 컬럼을 보고 그 내용이나 테마가 마음에 들었다면, 그 필자가 쓴 다른 컬럼을 확인하면서 그의 글 쓰는 성향이나 관심 분야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필자 개인으로는 예전 컬럼을 보고 내용을 문의하는 분들이 생겨났고, '이번 글을 보고 나서 이전의 컬럼까지 쭈~욱 읽어봤다.'는 메일도 종종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어쩌면 사장되었을 지도 컨텐츠를 재활용이며, 테마를 이용한 강력한 컨텐츠 푸시 전략의 일환이다. 신문 잡지 사이트의 프론트가 컨텐츠를 시간에 따라 횡으로 푸시하는 수단이라면, 리스트는 컨텐츠를 테마에 따라 종으로 나누는 수단이다. 사이트마다 프론트에는 각종 종합 구성 식의 레이아웃이 잡힐 수 있지만, 이 과거 기사 보기는 가장 단순한 리스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오프라인 미디어의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종적 컨텐츠 리스트가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띈다. 일단 이러한 코너별로 종적인 컨텐츠 리스트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 자체가 단순히 오프라인 컨텐츠를 시간에 맞춰 웹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 과는 다르다. 구현되지 않은 사이트가 많다.

나아가, 지면 위주로 구성된 컨텐츠를 해체하여 웹에 적합한 구성으로 새롭게 구성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명쾌한 코너가 있다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컨텐츠들을 적절히 그룹핑하고 레이블링 해야 한다. 바로 인포메이션 아키텍쳐라는 개념이 도입되어야 하는 순간. 이렇게 해야만 종으로 묶인 컨텐츠 리스트가 명쾌한 동일 맥락을 지니게 된다.

내용적으로 같은 맥락을 가진 것들, 관련 있는 것들을 묶는 것. 이것은 유저를 시각적으로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 편안하게 만드는 인지적 유저빌리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각적, 인지적 유저빌리티가 모두 최적화되어 구현되었을 때 리스트는 힘을 발휘한다. 사이트를 종과 횡으로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컨텐츠 디스플레이의 푸시 전략(1) 2002-06-26



검색과 브라우징, 각종 인포메이션 아키텍쳐는 사이트의 기본 골격을 이룬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과잉의 시대에는 이런 논리적인 컨텐츠 분류를 넘어서는 강력한 컨텐츠...



검색과 브라우징, 각종 인포메이션 아키텍쳐는 사이트의 기본 골격을 이룬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과잉의 시대에는 이런 논리적인 컨텐츠 분류를 넘어서는 강력한 컨텐츠 푸시 전략이 필요하다.


인포메이션 아키텍처(IA)에 관한 책을 보면, 컨텐츠를 분류하고 구조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주제별, 연대별, 사용자별, 가나다 순 등등. 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을 크게 브라우징과 검색으로 나누어 놓고 있기도 하다. 이미 유저빌리티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스티브 크룩의 <상식이 통하는 웹사이트가 성공한다>에도 백화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가는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아이비즈넷이라는 여성복 브랜드의 원피스를 사고 싶다고 가정하자. 백화점에 들어서서 안내 데스크를 찾아 아이비즈넷이 어디 있죠? 라고 물어 보고 3층의 브랜드 숍으로 직행하는 것이 검색. 혼자서 층별 안내도를 보고 아, 여성복은 3층이군 하고 3층을 찾아가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스스로 숍까지 찾아가는 것이 브라우징이라는 것. 이 비유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검색과 브라우징을 사용하는 유저의 행동 패턴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러한 내용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유저빌리티도 IA도 공식화 하지 않는, 웹기획의 어떤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컨텐츠 푸시 전략이다. 필자는 이것이 웹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며, 사이트의 다이내믹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컨텐츠를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을 크게 3가지로 본다면, 그 첫 번째 두 번째는 검색과 브라우징이 될 것이다. 이것은 사이트를 안정감 있게 돌아가게 하는 토대를 이룬다. 유저의 행동 패턴에 대한 이해와 논리가 함께 필요로 되는 기획 요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맨 처음, 음악 사이트를 오픈 할 때 수많은 음악, 앨범, 아티스트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검색과 논리적인 브라우징을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유저의 반응은 별로 였다. 왜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쓰지 않는 거지? 검색 결과가 이렇게 좋은데. 최신 유행 음악 부터 올드 팝, 테크노, 일본 음악까지 이런 것 저런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에도 사이트는 정체되었다. 가장 인기 있는 음악만을 모아, 한 눈에 확인하고 들을 수 있도록 나열하기 전까지는. 바로 이것이 푸시. 컨텐츠 디스플레이에서 고려해야 할 세 번째 방식이다.

가장 좋은 것, 가장 최신의 것, 가장 인기 있는 것만을 모아서 한 눈에 볼 수 있는 '리스트'로 보여주는 것. 실지로 유저빌리티 테스트에서도 유저가 가장 선호하는 음악 듣기의 형태는 최신 인기곡 리스트의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번 컬럼에서 언급했던 B급 사이트들에서도 공통적으로 강하게 부각되는 인터페이스가 바로 이 리스트다.

리스트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별로 선호되지 않는다. 이런 사이트들은 기획과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총동원된 '구성'의 묘를 발휘하는 쪽에 가깝다. 페이지의 분할과 디자인 요소, 오밀조밀한 기획 감각들이 발휘된 종합 구성.

물론 리스트는 많은 사이트에서 기본적으로 채용하는 네비게이션 요소다. 하지만, 이런 구성의 측면이 강한 사이트의 경우, 리스트는 앞단으로 나오지 못하고 브라우징의 최종 단계에서 사용되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치고 만다. 리스트의 매력은 10가지를 오밀조밀 예쁘게 꾸며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50가지 100가지를 그냥 보여주는 단순 나열의 미학이다.

종합 구성이건 나열형 리스트건 여기에는 푸시라는 개념, 프로모션이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 검색이나 브라우징이 유저가 적극적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는 전제를 구현한 것이라면, 푸시는 유저에게 좋은 것을 골라 밀어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이 좋은가와 이 좋은 것을 얼마나, 어떻게 보여줄까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녹아있게 된다.


컨텐츠 디스플레이의 푸시 전략(2) 2002-06-26


검색이나 브라우징보다 푸시가 최소한 사이트의 다이내믹에 있어서 만큼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나는 온라인에서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 다음의 내용을 보자.

-뉴욕 타임즈의 매 호는 17세기에 살았던 사람이 전 생애를 걸쳐 읽었던 것 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한 해에 쓰여지는 과학 정보는 한 사람이 460년간 밤낮으로 읽어야 하는 분량이다.

-매일 7백만 개의 새로운 문서가 웹에 업데이트된다.

-모든 인쇄 매체의 컨텐츠는 전 세계의 모든 형태의 컨텐츠(디지털 컨텐츠)의 0.003%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Gerry McGovern이 쓴 책 Content Critical 중에서)

이 당연하면서도 새삼스레 놀라운 사실들을 접하고, 필자가 웹기획자로서 감지한 교훈은 더욱더 '푸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만큼의 정보의 과잉 속에서는 좋다는 이유만으로 애써 무언가를 찾아낼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가졌더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푸시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푸시를 지지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며 체감한 80/20 법칙 때문이다. 20%의 컨텐츠가 80%의 소비를 끌어낸다면 그 20을 잘 골라내고 포장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사이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편, 실제로 사이트를 운영해 보면, 이런 푸시 컨텐츠가 가장 활발하게 사이트를 돌아가게 만든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최근 개편한 매직엔을 보면서, 무엇보다 이런 푸시의 전략이 아쉬웠다. 특히 CP와는 무관하고, 전적으로 KTF가 책임을 져야 하는 메인 페이지가 그랬다. 비주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보다 강력하게 푸시해야 할 컨텐츠가 너무도 많을 매직엔에서 지나치게 깔끔하고 세련된 비주얼에만 치우친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유무선 포털을 어떤 비즈니스 맥락에서 해석하느냐에 달라질 것이다. 유무선 포털, 나아가 디지털 컨버전스에 대해서는 필자가 감히 함부로 말 할 수 없을 정도의 매우 심도 있는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수익 창출이 최대의 당면 과제인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유무선 포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를 '유무선을 망라하는 컨텐츠 몰'로서의 기능이라고 정의한다.

그렇게 본다면, 매직엔의 메인은 일정 부분 컨텐츠 몰의 메인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체계적인 하이어라키에 따른 웹 네비게이션을 통해 컨텐츠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신선하고 매력적인 컨텐츠를 묶어 게으르고 정보의 홍수 속에 지친 유저에게 보다 공격적으로 던져주어야 한다. 더구나 여기는 단순히 보이려는 것 뿐만이 아니라 판매를 하려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매직엔의 메인은 이 컨텐츠 몰로서의 기능이 취약하다. 푸시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포털 전략을 취한 네이트에서는 메인에 많은 컨텐츠가 보인다. 구체적인 상품명들이 등장해 직관적인 클릭을 끌어낸다. BEST 벨소리의 오 필승 코리아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문자 메시지 인기 TOP5 같은 것들. 일종의 미니 리스트다. 그래서 메인이 지저분한가? 물론 그럴 수 있다.

필자가 처음에 쇼핑몰을 운영할 때 였다. 벤치마킹이란 것을 하느라고 외국 사이트들을 돌아다녔는데, 무엇보다 그 깔끔한 모양새에 반했다. 국내 쇼핑몰들이 홈페이지를 현란한 물품들로 도배를 하는 반면, 해외의 사이트는 상품을 최대한 절제하고 간결하게 메인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구체적인 상품을 내놓기 보다는 각 서브 섹션으로 유저를 보내는 네비게이션이 주가 되는 구성이 많았다.

눈이 아플 정도로 가득한 상품들에 질려 늘 미국식의 세련되고 멋진 쇼핑몰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꿈꾸었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영영 없었다. 메인에 상품을 많이 노출 시켰을 때 매출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메인에 올려놓은 상품들이 다른 상품에 비해서 확실히 잘 팔렸다.

그러니, 세련되고 예쁘다는 이유로 내 취향에 갈구하는 그런 사이트를 만들 수는 없었던 것이다. 주간 보고, 월간 보고의 엑셀 시트에 매출 현황을 입력해야 했던 필자로서는 말이다. 그러니, 네이트가 포털 전략의 취하며 감수해야 하는 단점들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푸시는 정보 과잉의 시대의 웹기획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사안이다. LG eshop의 파격은 대메뉴를 일반적인 상품 분류가 아닌 베스트셀러, 신상품, 고객평가 우수상품 등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브라우징의 수단(상품 분류에 따른 페이지 이동)으로 사용되던 대메뉴를 푸시 전략의 툴로 전환한 중요한 사례가 된다.

이것은 나아가 컨텐츠의 구성을 넘어, 컨텐츠의 배포(distribution)의 문제에까지 이른다. 사이트에서 이렇게 푸시될 만큼 되었다면, 그 다음 문제는 사이트에 안착 되어 있는 컨텐츠를 이메일로 메신저로 휴대폰으로 각종 채널과 디바이스를 타고 점점 밀고 올라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푸시의 이상은 가장 좋은 것만 모아서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판단들이 요구된다. 좋은 것은 새로운 것인가, 인기가 있는 것인가, 평가가 좋은 것인가, 우리가 기획해서 재패키징 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프로모션해야 할 것인가. 또, 여기에 어떤 이름을 붙이고 어떤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것인가. 이러한 판단은 사이트 전반의 아키텍쳐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 푸시의 전략은 브라우징이나 검색만큼이나 기획자들의 머리를 싸매게 할 고난이도의 숙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 컨텐츠 열전(1) 2002-06-19



여타의 신문, 잡지와도 차별화 되는. 온라인에서도 월드컵은 킬러 컨텐츠다. 이 펄떡펄떡 뛰는 재료를 온라인에서 어떻게 요리하고 있을까? 그 흥미로운 레시피를 엿본다.



역사적인 8강 진출, 이에 못지 않게 온라인의 월드컵 컨텐츠 열기도 뜨겁다. 월드컵의 재미를 더하는 온라인 컨텐츠들은 어떤 개성과 장점들을 가지고 있을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직장 다닐 때보다는 자유롭게 시간을 쓰고 있다. 게다가 해야 할 일들이라곤 주로 컴퓨터 앞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다. 덕분에 축구 경기 만큼은 빼놓지 않고 보는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경기도 경기지만, 경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들이 궁금해 지면서 TV 앞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뉴스는 물론 코메디, 토크쇼, 연예,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다 월드컵 이야기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경기까지도 어디에서는 코메디로 풀고, 어디에서는 다큐멘터리로 푼다. 월드컵이라는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TV는 참 다양한 컨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 발빠름과 내공, 완성도까지 모두 놀랍다. 지난 수 십년간 다듬어진 TV 시스템의 힘이리라.

이런 TV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보면서, 이에 대항(?)해 인터넷에서는 어떤 개성들이 발휘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여타의 신문, 잡지와도 차별화 되는. 온라인에서도 월드컵은 킬러 컨텐츠다. 이 펄떡펄떡 뛰는 재료를 온라인에서 어떻게 요리하고 있을까? 그 흥미로운 레시피를 엿본다.


인터랙티비티를 구현하는 플래시 인포 그래픽


우리와 8강에서 만나게 된 스페인. 스페인은 FIFA 8위의 축구 강국이지만, 온라인 저널리즘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왔다.

스페인의 경쟁지 El Pais와 El Mundo. 이 두 스페인 신문은 국제적인 명성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온라인에서는 매우 중요한 레퍼런스로 꼽힌다. 플래시를 이용한 인포메이션 그래픽에서 만큼은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 중 El Pais의 인포 그래픽은 지난 컬럼 '미국 테러 참사에서 빛났던 월드와이드웹'에서도 이미 소개한 바 있다. 그런 El Pais와 El Mundo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가 궁금했다.

:: El Pais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

:: El Mundo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

우선, El Mundo에서 제공하고 있는 아일랜드-스페인 전의 골 장면을 보자. 시작(Comenza)버튼을 클릭하고, 상단의 다음(>)버튼을 클릭해 가면 모리엔테스가 첫 골을 넣는 과정과 멘디에타가 마지막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하나씩 재현된다. El Mundo의 Graficos 섹션에는 이런 월드컵 관련 플래시 인포 그래픽이 가득해 즐거움을 준다.


그림 설명 : 스페인 주전 선수 라울을 소개한 플래쉬 인포 그래픽


플래시 그래픽만 모은 El Pais의 Grafico 섹션도 이에 못 지 않다. 기본적인 한국과 일본 소개, 경기장 소개, 월드컵 상식에서부터 축구화의 변천사나 공식 축구공의 역사까지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수준 높은 플래시 인포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곳곳에 유저가 클릭을 유도하고 있어, 클릭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저와의 인터랙티비티, 인상적인 시각적 체험을 하게 해 주는 이런 인포 그래픽은 비용의 문제와 직결된다. 하지만, 아카이브의 형태로 두고두고 서비스할 수 있는 컨텐츠로서의 인포 그래픽은 눈 여겨 볼 만 하다. 여기서의 플래시는 장식을 넘어 온라인에서 효과적인 정보 전달과 인터랙티비티를 동시에 구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속보성과 통합


속보성과 통합, 아카이브. 온라인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넷은 승부를 걸고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장 많이 몰리는 포털들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를 보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속보성. 실시간 업데이트는 기본이다. 이렇게 올라온 컨텐츠를 더 빨리 푸시할 수 있는 방법이 문제가 된다. 야후나 네이버 등은 포털들은 아예 메인 페이지에 별도의 중계창을 만들어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나아가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월드컵을 위한 별도의 메일링이나 채팅 그룹을 모집하는 것은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확보와 직결된다. 유저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직접적인 컨텐츠 유통이야말로 온라인이 가장 우위를 가지는 부분이다.

통합.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이유는 여러 매체의 뉴스를 한 곳에서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너무 많은 뉴스가 쇄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주 언급했듯, 데스킹을 역할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통합의 다음 단계는 이 통합된 컨텐츠를 재분류하는 작업이다. 80/20의 법칙에서 80의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20을 가려내는 일이다.

한편, 시시각각의 이벤트에 따라 발 빠른 기획으로 관련된 컨텐츠를 묶어내는 에디터의 기획력도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3가지 방식이 주목할 만 하다. 우선 한겨레-다음 i-soccer의 DB형 접근. 모 사이트인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i-soccer는 개별 기사 하단에 같은 분류로 지정된 기사가 자동으로 12개씩 따라 붙는다.

이것은 개별 기사에 분류를 지정하기만 하면 되는 자동화된 방식이다. 손이 덜 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사의 분류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렇게 자동으로 따라 붙는 기사들과 해당 기사의 연관 관계가 애매하다. 정유진 컬럼처럼 아예 별도 섹션화 된 컨텐츠에서는 빛을 발할 수 있으나, 수많은 이슈들이 쉴새 없이 만들어지는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에서는 힘이 덜 실린다.

두 번째 조선일보 월드컵 사이트에서는 메인 페이지에서 주요 이슈별로 기사를 묶어 1차적인 온라인 편집을 하고 있다. 지난 번 컬럼에서 소개했던 개별 기사 면의 관련 기사 보기는 어느새 사라졌는데, 아마도 수동으로 이루어지는 관련 기사 링크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은데, 좀 아쉽다. 한편, 이런 컨텐츠 기획을 뒷받침하려면 운영 담당자가 가장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운영툴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듯.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어 내지 않는 네이버가 오히려 이 부분에서 가장 돋보인다. 적극적인 컨텐츠 에디팅을 통해, 확보된 컨텐츠들을 가지고 매일매일 새로운 섹션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주에 언급한 좌측 네비게이션의 활용으로 주목성도 높다.

이런 주제별 기사 분류에는 트렌드에 맞춘 시의적절한 기획과 기획에 맞추어 하나하나 기사를 솎아내는 담당자의 판단과 수작업,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 시스템이 모두 필요하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되는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판단이 개입된 기획이 가장 고품질의 부가 가치를 만들어낸다.


월드컵 컨텐츠 열전(2) 2002-06-19



니치를 겨냥한 순수 온라인 컨텐츠


이런 클릭앤모타르 매체나 포털의 컨텐츠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소비되는 컨텐츠의 디지털 버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컨텐츠 그 자체를 제작하거나 편집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체로 여기서의 가치는 컨텐츠를 유통하는 방식이나 기존의 컨텐츠를 재패키징하는 데서 나온다.

한편, 순수 온라인 매체의 경우 온-오프를 겸한 기존 대형 미디어사와의 취재 경쟁에서 절대 열세일 수 밖에 없다. 일단 생산할 수 있는 컨텐츠의 양과 정보 접근성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순수 온라인 매체는 어떠한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을까?

자기의 색깔이 독특한 매체의 경우 아예 의도적으로 이 월드컵 취재 경쟁에서 한 발을 뺀 듯한 느낌을 주는 곳도 있다. 몇몇 대안적 미디어의 경우, 지금의 월드컵 열풍에 딴지를 걸거나 비판적인 렌즈를 들이대며, 컨텐츠를 차별화한다. 또는, '역술인의 예측'과 같은 기존 미디어에서 터부시 되는 여겨지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이트의 활성화를 꾀한다. 무엇보다, 네티즌이라는 타겟의 정서를 깊이 파고드는 컨텐츠들이 주효하다.

페이퍼까지 진출했지만, 애초의 뿌리는 온라인에 두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경우, '월드컵 열기는 광기, 집단적 히스테리'라는 타이틀로 러시아계 귀화 한국인 박노자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새로울 게 전혀 없는 히딩크의 리더십'이라는 제목도 눈에 띄인다. 컨텐츠의 내용의 시비를 떠나 지금의 분위기 상 제목 자체가 온이건 오프건 기존 미디어에서는 소개하기 힘든 것들이다.

한편, 이런 순수 온라인 매체들은 발 빠른 기사보다는 업데이트에서는 조금 늦더라도 성격이나 주장이 분명한 컨텐츠를 올려주는 방식으로 사이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그 사이트를 찾은 유저의 기대에 부응한다. 한편, 경기 그 자체에 대한 것 보다는 경기 해설자에 대한 내용이나 입소문으로 떠도는 가십 등 흥미로운 경기 주변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기사화한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관건은 얼마나 그 내용이 네티즌의 정서에 깊이 파고드냐는 것이다. 이런 컨텐츠의 성패는 주로 기사에 붙는 토크백의 호응도나 다른 주요 사이트들에서 얼마만큼 이러한 기사가 회자되고 있는지의 구전의 정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돋보이는 온라인 매체 중 하나가 딴지일보일 것이다. 다른 미디어에서 다소 핵심을 비껴간 듯한 애매한 입장에서 월드컵을 다루고 있는 반면, 딴지는 월드컵의 열기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 개성을 발휘하고 있다. 딴지의 개성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것이고 논쟁의 여지도 많지만, 월드컵이라는 핫 아이템과 접목된 딴지의 독보적인 컨텐츠는 많은 네티즌을 딴지로 불러들인 것 만큼은 사실이다.

평소에는 잘 들여다 보지도 않는 필자가 딴지일보를 가 보게 된 이유는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 인기리에 떠 돈 글 하나 때문이었다. 배꼽을 잡고 본 '송죄익의 러브레따' 글의 끝에는 '딴지일보에서 펌'이라는 설명이 있었고, 여러 유명 게시판은 물론 각종 유머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전파되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사이트 프로모션과 비슷한 효과. (간단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이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 퍼뜨리고, 사이트를 알리는 것)

사이트에서도 역시 컨텐츠의 양으로만 본다면 많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이트는 월드컵 분위기로 흠뻑 포장되어 있고, 독창적인 컨텐츠들은 빛을 발하고 있다. 어떤 것들은 오히려 기존 미디어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었는데, '영국하고 아르헨티나하고 박터지는 이유' 같은 것이 그렇다. 막연히 나쁜 사이라고만 알고 있던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숙명적 관계를 포클랜드 전쟁부터 월드컵까지 훑어내려온다. 월드컵 특집 섹션에 실린 해외 통신원들의 생생한 월드컵 관람기도 흥미롭고 가슴을 찡하게 한다. 오프라인 컨텐츠를 그대로 온라인에 옮기는 사이트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즐거움이다.

확실히, 독창성은 컨텐츠에서 중요한 문제다. 하나의 사회적 이슈를 자기 식으로 소화해 내는 능력이 또한 필요하다. 이것은 결국 컨텐츠 제작/기획자가 타겟의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좌측 네비게이션의 다양한 활용(1) 2002-06-12



좌측 네비게이션은 네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사이트의 다이내미즘을 더하는 전략으로, 프로모션 도구로, 유저의 시선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역할로 다양한 기능을 한다.



좌측 네비게이션은 네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사이트의 다이내미즘을 더하는 전략으로, 프로모션 도구로, 유저의 시선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역할로 다양한 기능을 한다. 그래서 기획에 있어 좀 더 세심한 고려를 요한다.


좌측 네비게이션은 웹 유저빌리티의 가장 고전적인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UI의 교과서였던 아마존에서 정착된 좌측 네비게이션의 기능은 브라우징(browsing)이다. 탭 방식으로 구현된 대메뉴에 속한 세부 항목들을 보여주는 것. 바로 해당 메뉴에 대한 세부 옵션을 나타내는 로컬 네비게이션이다.

하지만, 이 좌측 네비게이션이 꼭 로컬 네비게이션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사이트의 대메뉴를 가져가는 글로벌 네비게이션으로, 또 어떤 사이트에서는 대메뉴와 서브 메뉴를 포괄하는 통합 네비게이션으로 이 좌측 네비게이션은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꼭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고, 사이트마다의 활용도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의 좌측 네비게이션의 경우는 조선일보 신문 사이트의 대메뉴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기사, 정치, 조선 경제, 문화...등 일반적인 지면 섹션의 구분을 따른다. 하지만, 여기서 특정 섹션 (IT, 과학)을 클릭 해 들어갔을 경우, 대메뉴는 기본으로 보여지지만 해당 섹션에 대한 서브 메뉴(컴퓨터/인터넷, e비즈니스 등..)가 함께 보여져 통합적인 네비게이션이 이 좌측에서 일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와 비슷한 통합적인 좌측 네비게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서는 좌측 메뉴가 보다 유동적이다. 대메뉴의 이름을 클릭하면, 어느 페이지에서든 다른 섹션의 서브 섹션이 모두 보여진다. 각 서브 페이지로의 접근성을 높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모양만 보면 네이트가 이 월스트리트저널과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네이트에서는 이 좌측이 대메뉴와 분리된 로컬 네비게이션이지만, (+) 표시가 된 메뉴를 클릭하면 히든되어 있던 서브 메뉴가 드러난다. 이 경우는 상단의 대메뉴와 해당 서브 메뉴, 그리고 좌측 로컬 네비게이션의 총 3 depth로도 다 포괄되지 않는 4 depth의 메뉴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최대한 다른 상위 메뉴와의 충돌을 피하며 정해진 공간 내에서 매우 깊은 depth의 메뉴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유동적인 좌측 메뉴를 구현하기 위해 자바스크립트나 DHTML이 쓰여진다. 또, 어떤 사이트에서는 플래시로 이것을 구현한 사례도 보았다.

하지만,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좌측 네비게이션은 이런 기술적인 도전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이것은 조금은 교과서적인 사고에서는 비껴가지만, 역시 유저의 니드를 명쾌하게 해결하는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 사례다.


다이내믹한 좌측 네비게이션의 활용


그것은 바로, 지난 주에 포털들의 월드컵 특집 사이트를 비교하면서 언급했던 네이버의 유동적인 좌측 네비게이션이다. 여기의 좌측 메뉴는 별 데코레이션 조차 보이지 않는 텍스트로 구현된 매우 단순한 모양이다. 아이콘도 색다르지 않고, 다른 디자인에 공들인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필자는 이 좌측 메뉴를 보면 감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좌측 메뉴는 주로 고정된 메뉴 요소로 가져간다. 그런데 네이버 월드컵 특집 사이트에서는 매일 매일의 이벤트와 화제에 따라 기동성 있게 이 좌측 메뉴가 바뀐다. 지난 주에도 썼지만, 1주일 동안 지켜보며 이런 방식의 우위가 보다 확실하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경기 스케쥴과 결과에 따라 [관전기 (일본 1:0 러시아)] 와 같은 식으로 좌측 메뉴를 바꾸어 그날 있는 경기에 대한 내용을 어디서 토론해야 할지 유저를 명확하게 가이드 하고 있다. 다른 특집 사이트들의 경우 응원 게시판, 가자 16강, 전력 분석과 같은 식으로 여러 개의 게시판을 운영하지만, 각 게시판의 역할이 불분명해 유저가 선택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이런 순발력 있는 좌측 메뉴의 활용은 사이트의 더욱 활기를 불어넣는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 전 날에는 월드컵 토론에 [미국 찍고 16강!! 내친 김에 8강!!] 이라는 메뉴가 등장했다. 이런 레이블링은 일반적인 메뉴의 레이블링이라고 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조금은 과다하다 느껴지는 느낌표들까지도 한-미전을 맞는 네티즌들의 흥분, 기대와 잘 호응하고 있다.

이것은 사이트가 유저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며, 사이트를 찾는 유저의 가장 기본적인 니드를 가장 쉽고 명확하게 해결한다. 네이버에서는 월드컵 특집 사이트 뿐만 아니라, 네이버 뉴스 관리에 있어 이러한 방법론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것은 네이버의 뉴스 홈에서 잘 나타난다. 좌측 메뉴에는 고정 메뉴도 있지만, 분석기사와 뉴스토론 등에는 그날의 핫토픽이 발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8일 있었던 박찬호의 경기 이 후에는 [찬호 '3승 도전' 실패]라는 메뉴가 등장했고, [김병현 16S 달성!!] 이라는 메뉴도 등장했다. 클릭하면 각각 관련된 기사 모음이 보여지고, 또 따로 [메이저리그 토론장(김병현 16세이브, 박찬호 3승 실패)]라는 메뉴를 넣어 토론 게시판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이것은 고정된 좌측 메뉴를 가져가는 다음이나 야후와 차별화 된다. 시원시원하다.

물론, 모든 네비게이션이 이렇게 유동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발 빠르게 트렌드를 좇아야 하는 특정 사안에 있어 이런 좌측 네비게이션은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고정 네비게이션을 가져간다 할 지라도, 상대적으로 상단보다는 활용할 공간이 더 생기는 좌측 네비게이션을 공통으로 쉽게 수정, 편집할 수 있는 시스템(인클루드의 사용 등)을 가져간다면, 좌측에서 네비게이션 뿐 만 아니라 프로모션 기능을 강력하게 푸시할 수 있을 것이다.


좌측 네비게이션의 다양한 활용(2) 2002-06-12



시선을 조정하는 역할


이처럼 좌측 네비게이션을 네비게이션과 프로모션을 아우르는 요소로만 보고 있었는데, 최근의 한 사례는 좌측 네비게이션이 이런 기능 외에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역할을 더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한겨레 신문 웹사이트인 인터넷 한겨레는 며칠 전 리뉴얼을 단행했다.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참신한 디자인, 뉴스를 읽기에 가장 편안한 화면, 국내 최강의 쌍방향성 뉴스사이트의 자부심을 내건 리뉴얼이었다. 이런 대형 사이트의 리뉴얼을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 몇 줄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인터넷 한겨레가 스스로 종합한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인터넷 한겨레의 6월 3일자 [오늘의 이메일] 홈페이지 새 디자인의 진짜 이유?는 리뉴얼 후 게시판에 올라온 독자들의 반응과 이에 대한 인터넷 한겨레의 입장을 모았다. 이렇게 온라인 상에서 유저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와 교감하며, 지면과 차별화 되는 독자적인 편집의 헤게모니를 발휘한다는 것 만으로도 훌륭하다. 그런데 웹쟁이 자처하는 필자에게는 그 내용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다, 싫다, 무엇 무엇이 싫고 어떻게 해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의견이 올라왔지만, 뉴스 사이트의 UI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필자는 정말로 뭐가 맞고, 뭐가 틀리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 유저들의 의견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 한 가지만은 공감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좌측 네비게이션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리뉴얼에서 한겨레는 뉴스 사이트에서 전통적인 좌측 네비게이션을 삭제했다. 대신, 뉴스 섹션을 상단의 가로 네비게이션으로 처리했다. 네비게이션으로만 친다면, 위치만 바뀌었을 뿐 기능 면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오히려 상단에서 2 depth 네비게이션을 활용하게 되어, 서브 메뉴 활용성은 높아진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애독자라고 밝힌 한 유저가 올린 의견처럼 이 좌측 네비게이션의 삭제로 인해 모든 컨텐츠가 여분의 공간 없이 화면의 왼쪽에 딱 붙어있게 되어 보기가 불편해진 것이다. 이 경우, 보통 자연스러운 시선이 모니터의 중심에 있는 데 반해, 뉴스를 읽기 위해서 시선을 강제적으로 왼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보통 어느 신문의 인터넷 사이트를 가도 왼쪽에 목차나 광고를 넣는 좁은 폭의 공간을 확보해 놓습니다. 이것은 목차나 광고를 보는 것보다 더 큰 기능이 있습니다. 왼쪽에 공간을 확보해 둠으로써 본문을 가운데에 몰리게 하는 것이지요."

중요한 지적이다. 그러고 보니, 다음이나 야후, 네이버 등 800 * 600 사이트들이 좌우에 여백을 두고 중간 정렬을 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것이다. 시선의 쏠림을 막는 것. 하지만 여백을 사용할 수 없는 1024*768의 풀사이즈 사이트에서는 좌측 네비게이션의 이런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앙일보 조인스의 경우는 오히려 이 좌측이 지나치게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실은 조인스의 좌측은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레이아웃 상의 컨텐츠 그리드다. 실제 네비게이션은 상단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개별 기사 페이지에서는 이 좌측 그리드는 없어진다. 메인 뉴스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feature성 기사나 공지사항들이 이 좌측에 놓인다.

그런데, 이런 부수적인 내용들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정작 메인 기사들이 제 자리를 못 찾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 좌측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이 담겨있어, 메인 기사로의 집중을 방해한다. 이 좌측의 그리드가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바람에 시선에 일관성을 가지기도 힘들다.

그런 저런 면을 놓고 본다면, 세련된 맛은 없지만 가장 무난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 동아닷컴이 필자에게는 오히려 편하게 느껴지는데, 여러 분들은 어떠신지?
정유진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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