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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ools] 낙엽따다 가버린 사랑



2005.03.23 URL: http://www.dal.kr/data/humor/pctools_falling_leaves.html

글: 김현국(Hitel ID=pctools)

제목 : 낙엽따다 가버린 사랑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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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힐티가 칼 같이 말하기를 ......

<사랑은 본디 신의 속성의 일부이기에
인간의 마음에는 생길수 없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을 가진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으리라 >
--------------------------------


PCTOOLS 의 이야기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청년이 있었다.

이형섭..
야망과 패기로 똘똘 뭉친 사내 !! 180 센티의 장신 에 아인슈타인의
두뇌와 남대문 지게군 박씨의 근면성을 동시에 갖춘 청년 !

그는 군에서 제대하고 복학한 청년이었다.대개의 대학생들이 느끼는
캠퍼스의 낭만 따위는 그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것이었고 미팅이나
그외의 모든것도 공부 하는 재미 보다 못했다.행정학을 전공하는
그는 행정고시가 목표 였고 그의 대학 생활은 오로지 공부 뿐이었
다. 이런 피땀 어린 노력의 댓가로 학교의 장학금은 모두 그의 차
지 였다.

일화가 있었다.
어느날 친구가 강제로 데리고 나간 미팅에서 자기 의 파트너가 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다는 여대생이 의례적인 질문을 했다.
모 정보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도 한다는 박민선이란 여대생이
었다.

"가 책이 무엇이세요 ?
전 "가브리엘 마르께스" 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이예요."
그고독해지더군요."

" 예..제가 요즘들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대학 국어> 입니
다. 꿈많던 고교 시절에는 몇달 밤을 꼬박 새가면서 홍성대 저서
인 <수학정석-1> 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았었습
니다. 어떻게 그렇게 구구 절절이 제마음을 흔들어 놓는지 저는 울
지 않고는 배길수가 없었습니다. 미분과 적분을 볼때는 오묘한 수학
의 세계에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특히 <수학 정석> 은 행렬 부분이
거의 압권이지요.
그게 우리가 흔히 센티 멘탈해서 보는 헤르만 헷세 나 워즈 워드나
롱펠로우 따위의 시보다도 훨씬 더 베스트 셀러가 된 책입니다.
전국 의 수십 수백만 고교생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우리 정서
에 꼭맞는 책입니다.
그리고 <한샘 국어> 를 보았을때도 또 저는 국문학사적 주노윱구.
어때요 ? 아직 못보셨다면 제가 빌려드릴까요 ? <수학 정석>의 아
류작인 <해법 수학> 도 있는데요.. "

그가 예전의 감동이 떠올라 눈시울이 시큰해지면서 그녀에게 묻자
그녀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면서 그에게 한마디 쏘아
붙였다.

"어머. 내참 기가 막혀서..
수학 정석을 감명 깊게 봤다고 ?
그래 너 잘났다..
니똥 칼라다.. 아니.. 니똥 VGA 다..
아유.. 재수없으려니깐...
별 거지 발싸개 같은게 파트너로 걸리고 있어..

그리고는 뒤도 안돌아 보고 나가버렸다.

그에겐 여자나 사랑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헛배부
른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골치 아픈 존재이고화장실 건축비를 더
크게 만드는 존재로 밖에 보이지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가고 대학 졸업반인 4학년의 2학기 가을이었다.
그에게 가을 나그네 같은 사랑이 찾아 올줄은 그의 친구들도 짐작을
하지 못했다.

가을 낙엽이 교정에 굴러 떨어지고 정신나간 개나리가 활짝 핀 가을
어느날 그가 도서관 언덕길을 올라 갈때였다.

비스듬한 경사의 도서관 언덕길에서 웬 여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내
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앞 10미터 쯤 오자 갑자기 중심이 흔들
리며.. ~어마~ 어마~ 어마 ~~ 라고 비명소리를 지르더니 언덕에서 무시
무시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사랑은 느끼지 못하는 가을 바람처럼 다가오는가 부다..

그에게도 그 사랑 이 어마 ~어마 ~ 어마 ~ 대면서 달려 왔다.
그런데 모양새가 이상하게 부딪치고 말았다. 형섭이 미처 피할새도
없이 자전거 앞바퀴가 형섭의 두 다리 사이로 파고 들었다.

쾅 ~~

악 ~

어마~ 어마~ 어마 ~~

브레이쩝 그 자전거는 가속도가 붙은채 그에게 달려
들었고 그는 미처 피할사이도 없이 그 자전거에 부딪쳐 버렸다.
형섭은 그자리에 푹 주저 앉더니 두손으로 복부 아랫부분을 감싸며
화장 실 가고싶은 사람처럼 깡총 깡총 눈을 허
옇게 뒤집어 깠다.

책이 여기 저기 흩어졌고 그 녀는 형섭과 부
딪치자 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입만 쩍 벌리고 비비 꼬는 형섭에게
달려갔다.

"어마.. ~ 어마 ~ 이일을 어쩌나 .어디 안다치셨어요 ? "

" 악악악 ~ 나 죽는다. "

형섭은 고래 고래 비명소리를 질렀고 그녀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랐
다.

형섭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운듯 데굴 데굴 굴렀다.

"어머..~ 어머.. 어디를 다치셨어요 ? 어디예요 ?"
제가 만져 볼께요.. "

"으으 ~ 도덕적 윤리적으로 으으 ~ 공식 석상에서 공개하기 힘든
부분에 윽윽 ~~ 정통으로 부딪쳤습니다 "

" 어머.. 어디가 다치셨는데요..거기가 어디예요..
많이 다치셨어요 ?"

" 윽윽 ~ 이거나 받으세요.. "

형섭이 데굴 데굴 구르던 몸을 진정하고 바지춤에서 뭔가 주섬 주
섬 잡아 꺼냈다.

" 어마.~ 어마 ~ 어마 ~. 이건 ~"

그녀가 놀라면서 자기 자전거를 돌아 보니 자전거 앞에 붙어 있던
헤드라이트가 없어 졌다.얼마나 세게 부딪쳤는거에
붙어 있던 헤드라이트가 형섭의 바지 가랭이 속에 들어가 있었다.

"으 ~ 으 ~ 어마~ 어마~ 하지 말아욧..
지금 중요한 부분이 어마어마하게 아프니깐.. "

"어머 죄송해요..어서 병원으로 가요 "

" 으 ~생긴 여자가..
멍청하게 시리.. 좀 조심하지 않고 "

형섭이 정신을 차리면서 그녀에게 화를 버럭 내려고 얼굴을았을때 곱고 얌
전하게 생긴 여자가 앞에서 걱정 스러운듯 바
라보고 있었다.

형섭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는 아무데도 다친데가 없이 말짱
했다.

이러한 우연으로 부터 가랭이로 파고든 자전거
로부터 애닯은 사연은 시작 되었다.

황말짱..
형섭은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황말짱..

형섭은 사타구니에 물파스를 바르고 다닐 만큼 세게 부딪쳤으나 그녀는
말짱하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름도 모르는 그녀를 그녀의 노트에 적혀 있던 이니셜 네임을
따서 황 말짱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형섭에게 그날부터 공부 와 출세 이외의 또다른 목적이 되었다.
그가 크게 다친데가 없음을 확인한 그녀는 미안하다는 사과 몇마디와 고
장난 자전거를 남기고 사라졌다. 고장난 자전거를 집에 끌어다 놓은
그는 그것을 볼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를 다시 볼까해서
도서관 앞에서 어슬렁 거렸다.
그렇게 내내 보름을 도서관 앞에서 죽치고 기다렸다. 그녀와 부딪친 인
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은지 그녀를 볼수가 있었다.

다시 보름만에 보게 되던날 형섭은 너무 기뻤다.
그녀 앞으로 달려갔다. 넙쭉 인사를 하고 아는척을 했다. 그런데 뜻밖에
도 그녀는 형섭이 기억이 나지 않는지 어리둥절해 하다가 잠시후 생각을
해내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 왜그러시지죠 ? 그날 별로 다친데가 없다고 하셨잖아요.
치료비라도 받으러 오신건가요 ? 제가 버린 자전거 팔면 파스 값은나
올텐데요.."

" .그런게 아닙니다. 저는 다만 우연히 뵈었길래 반가워서 인사를 한겁
니다. 시간 있으시면 커피라도 한잔 하면서 "자전거가 사타구니에 부딪
쳤을때 발기부전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해서 건전하게 토론을 해볼까 합
니다."


그녀는 가만이 그의 얼굴을 한참 바라 보았다.

"소크라 테스를 아세요 ?"

"예? 소크라 테스요 ? 아..예,, 좀 압니다.
80년대 브라질의 국가 대표 축구 선수 이름 아닙니까 ?
<자일징요>와 더불어 유명한 브라질 선수 였지요.."

그녀의 눈이 치켜 올라 갔다.

"이만 실례할께요..안녕히.. "

의미를 모를 말을 남기고 그녀는 뒤돌아 가버렸다. 형섭은 뜻밖에서서
멍청하게 서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부리나케 친구들과 후배를 찾아다니며 그녀가 말란 소크라테스의 의미
를 물었다.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친구들이 없었다.어느날 후배녀석하나
가 그뜻이 생각났다는듯 그를 불러내서 이야기 해주었다.

" 형 ! 그 전후 상황을 종합해 보건대 그녀가 형에게 한말은 브라질 축
구선수인 소크라 테스가 아니라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로 대변되는 "
방어적 성격경향에 대한 은연중의 전이현상 " 으로 설명될수 있을것 같
아.

"무슨말이야..그게..?"

" 응..무슨말이냐 하면 형이 처한 복합적 종합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어떤
시츄에시션에 대한 냉철한 가치판단과 아울러 미래시제에 대한 현재의
자가당착적 행동의 코페르니쿠스적 비판이라는 거지 뭐 ~"

"뭐.뭐 ? 자가용이 당착해서 코를 빼 ? 그게 뭔 말인데 ?"

"에이.~ 참.. 형도. 무슨말인지 못알아 들었어 ?
무슨 말이냐 하면 <니 꼬라지를 알아라.임마 > 라고 하는것 같아..
형보고 꿈도 꾸지 말라는거 같아.

" 으 ~ 이 자식이 쉽게 이야기 하면 되는것 같고
뱃고동소리 울리고 자빠졌네.."

사랑은 눈을 멀게 한다. 그날 도서관 이후로 그는 눈이 멀었다.
차가운 그녀는 그에게 냉정함의 매력이었다. 그날 이후 형섭은 그녀뒤를
졸졸 쫏아 다니면서 가까이 하려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냉동실에서 꺼낸 얼음 같이 차가운 냉기만이 반응으
로 나타날뿐이었다.
그녀에게 간절하게 애원도 해보고 협박도 해보고 그녀 앞에서 눈물도
흘려보았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형섭에겐 온통 그녀의 환상만으로 가득차 공부도 되지 않았다.
무정한 그녀를 생각하니 눈물만이 났다.생각다 못해서 과거에 자기와
같은 속수무책 사랑을 했던 민병석 선배를 찾아가서 눈물을 흘리면서 조
언을 구하였다.
후배의 애끓는 사연을 인생의 선배로서 몇시간에 걸쳐서 끝까지 진지
하게 들어준 민병석선배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 그 애닯은 사랑을 시작하게 한 고장난 자전거는 어디 있니 ?"

"그녀 생각이 나서 우리 집에 갔다가 놓았어요 "

"그럼 그거 나 줄래.. 내가 고쳐서 탈께 "

윽 ~~ 꽈당 ~"
아니.. 선배님... 저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 괴로운 판인데 고장난 내
자전거가 탐나세요 ? "

" 응 ~ 탐나 "

"윽 ~윽윽 ~민선배가 장가가더니 정말 지독해 졌다.~
그래요..가지세요..그대신 어떻게 하면 그녀와 친해질수 있는지 방법이
나 꼭 알려주세요 ""

" 좋아 알려 주지... 그까짓거 별문제 아니다..
대개 아무리 강한 여자라도 본능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하게 되어있지.
프로이트나 애들러의 이론에서도 보면 나와 있는데 즉..무슨말이냐하

아참.. 그 자전거 기어 달렸냐 ? 난 삼천리표 자전거 아니면 안타는데"

" 으 ~ 으 ~ 예.. 기어가 12단 짜리로 달렸으니까 염려말고 말씀이나 해
주세요..상표도 삼천리 금수강산 표니까 안심하세요 으으 ~"

"그래..그래.. 참말로 좋은 자전거구나.. 아침 운동에 참 좋겠구나.
아참..아참.. 그리고 떨어진 헤드라이트는 네가 고쳐서 줄거니 ?
안고쳐서 주면 나도 이야기 안할꼬야 ~ "

"헝헝헝 ~~ 다 고쳐서 줄께요.. 빨리 방법이나 알려주세요 "

"그래..그래.. 잠시 이야기가 다른데로 샜구나..
어.. 점심시간이네.. 우리 짜장면이나 시켜먹을까 ?
난 배고프면 말이 잘 안나와..거지와 백수의 공통점은 무슨일이 있어도
밥은 제때 꼭 챙겨 먹는 거라고 하더라.. 니가 깨끗한 한판으로 살래 ?

"흑흑흑.. 선배가 증말 너무한다.. 알았어요.."
전화걸께요..중국집이지요 ? 짜장면 곱배기 한그릇 갖다주세요"

" 왜 두그릇을 안시키니 ? 넌 안먹니 ? "

"흑흑 ~제가 지금 밥먹고 싶은 기분이겠습니까 ?"

"그냥 두그릇 시켜.. 네가 안먹으면 내가 다먹을테니 조금도 걱정마"

"엉엉 ~ 도대체 언제 얘기 해주실거예요..저는 지금 죽고만 싶은 지경인
데 선배님은 짜장면이 넘어가요 "

"음 ~~ 그래 미안하구나.. 그래..다시 얘기 하자.."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에서 보듯이 여성은 사회
적,신체적으로 불리한 위치 때문에 열등감에 빠져 있다고 볼수가 있어.
이런점을 이용하는거지. 어떻게 보면 여자는 본능 덩어리라고도 생각이
돼 ..여자에게 가장 완벽한 구애는 무력 이 라고 볼수가 있지..
본능이 인간 생활의 기본이 되었던 원시시대에서는 여자를 데려올때는
방맹이 하나 들고 가서 때려부시고 머리 끄댕이를 질질 끌고 와서 마누
라를 삼았지. 나는 그런 본능적 애정 폭력을 좋아하는 편이야.
즉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본능을 유발하는 폭력을 쓰라는거야..여자는 강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되어 있어."

"그런데 그게 다 통하는게 아니잖아요 "

"아니지.. 나도 그 방법으로 느네들이 <젊은 누나> 라고 부르는 지금의
마누라랑 결혼했으니깐..
내가 열흘 을 쫏아 다니면서 두들겨 팼지.. 커피 마시면서도 패고 극장
에서 영화보며 팝콘을 먹으면서도 패고 한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고수부지 위에서 패고...
그때가 좋았어.. 참말로 복날 개패듯이 팼지.
때로는 예배당 종치듯이 엄숙하게 팼고 절간 목탁두드리듯이 경건하게
팼지.
나는 강약을 조절하며 리듬을 잃지 않았던 거야.
무식한 폭력은 아니었어. 단지 애정의 표현이었을뿐이지..
내마음이 무척 아팠지만 어쩔수가 없었어..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내것
으로 하기 위해서는 난 전쟁터에서 싸우는 기분이었거든 .나중에는 그녀
가 병원신세까지 질정도가 되었지."

"그랬더니 선배님께 감동하던가요 ?"

"응 ~ 감동하더군..
얼마나 감동했는지 울면서 경찰서에 신고를 해버린거야..
그래서 6개월 살고 나왔지.."

" 윽 ~윽 ~~ 선배님..그럼 잘된게 아니잖아요..
그럼 저도 폭력행위로 교도소 가라는 이야기입니까 ?"

"아니야.. 이론적으로는 완벽했지만 방법론에서는 내가 과했다고 볼수가
있지..나는 일종의 보디 랭귀지및 보디 터취 를 연출한건데 그게 잘못
되어서 바이올런스가 되버린거지. 폭력 미학 말이야.."
사랑은 서로의 교감이야.. 그 교감은 신체의 접촉에서 나온다고 생각했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

"그래서 6개월 살고 나와서 그녀를 다시 찾았지. 그리고는 남대문 암시
장에서 구입한 수갑을 사다가 그녀 손목에 채워버렸지. 당신은 아무데도
못간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그제서야 그녀가 내 사랑을 믿어 주더군.
그 이야기가 와전되어서 내 후배들은 내가 금반지를 선물하니까 결혼
의 의사로 마누라가 알아 들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에 들리는
데 사실은 수갑이었어.. 그것도 스웨덴제 수갑이라 정말 견고 한거였지
"
계돈 빼다가 산게 들켜서 아버지에게 하루 걸러 하루씩 숱하게 맞았지.
십년이 지난 요즘도 아버지가 술만 드시면 집으로 와서 날 패고 가거
든.. 그때 일로 상심하셔서 말이야.역시 계돈은 무서운 돈이야. "

"그래서요 ? "

"너도 알다시피 사랑은 참기 어려운 고통이야.. 나도 큰 고통을 겪었
지.
신혼여행을 갈때까지 수갑을 채워두었는데 첫날밤에 열쇠를 잃어버렸지
뭐야.. 덕분에비행기 안에서 죄수 호송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
어.
그런 고통을 겪고나서야 겨우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차지할수 있었어"
만약 지금 내 마누라가 그래도 말을 안들었다면 나는 봉고차로 납치라
도 불사 했을거야.. "

" 앗.. .납치요 ?"

"그래.. 인신 매매범 같이하는 법에 위반만 되지 않는다면 해볼수도 있
는 방법이지.대개의 극한 상황은 여자를 포기하게 만들어버리지.. 그
포기는 또다른 생의 애착으로 반전될수가 있다는거지..
그리고 또하나는 동정심을 유발하게 해서 모성본능을 자극하는거야..

네가 불쌍한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거지.."
...
.....
......
애기 아빠에게 고장난 자전거 한대 값의 조언을 듣고난 형섭은 신중하
게 생각을 했다. 그러나 천성이 여린 그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수는 없었
다.
그녀의 모성 본능을 자극 시키는 동정으로 부터 시작되는 수법을 쓰기로
하였다.

그는 아버지가 6.25때 피난 내려올 당시 입었음직한 누추한 바지와 색바
랜 군복 잠바를 입고 머리도 감지 않고 얼굴은 우수에 가득한 표정을
짓고 도서관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그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
.....
......

가을비가 내렸다.
도서관 앞에 쭈구려 앉은 형섭의 머리카락위로 비가 흘러내렸다. 형섭
은 벌써 며칠째나 도서관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중이었다. 그동안
그녀가 몇번이나 지나갔지만 흘끗 보았을뿐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정
말로 원했던 사랑의 동정 대신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불쌍한 형
섭을 위해 쭈그려 앉은 앞에다가 돈을 던져 주었다.

형섭은 졸지에 거지신세가 되어버렸다.
가을은 깊어 갔다. 도서관 옆의 은행나무잎이 떨어져 가고 포플라나무
잎이 말라 비틀어져 계단위를 나뒹굴었다..형섭은 한달 동안이나 그 도
서관앞에서 쭈그리고 그녀가 보아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앞에 온것은 그가 바랬던 그녀의 사랑 대신 앞에 떨어진 학교 학생들
의 동정이 담겨진 적선한 돈이었다.

한달째 되던날 형섭은 벌떡 일어섰다. 그동안 적선받은 돈을 움켜 쥐고
서...
동정심을 유발하게 하는 계획은 빗나가 버렸다. 이제 남은것은 민선배가
가르쳐준 또하나의 방법이었다.
거지처럼 적선 받은 돈이 솔찮이 되었다. 그길로 당장 나가서 손에 쥔
돈에다가 더 보태서 봉고차를 월부로 샀다.

저녁이었다. 그는 가슴이 떨렸다. 학교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그녀
가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적당히 골목길에 이르자 차를 길가에 대고
그냥 차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재갈을 물린후에 눈까지
가리고 시외로 빠져 나갔다.

거의 한시간이나 달려서 교외에 차를 세운후 뒷문을 열고 그녀의 재갈을
풀었다. 그녀는 가만이 바라보기만 했다. 어처구니 없다는듯이..

"용서하세요.. 난 이럴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봉고차로 납치한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싸늘했다.

" 이런다고 내맘이 변할것 같아요..
사랑은 이따위 봉고가 아니예요 "

그러더니 후닥닥 문밖으로 뛰쳐 도망 나가 버렸다.그러나 형섭은 쫏아
갈수가 없었다. 왜 그는 쫏아가지 않았을까 ? 절실한 사랑이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가 문밖으로 튀어 나가면서 도덕적 윤리적으로
공식으로 공개하기 힘든 남자의 급소부분을 발로 힘껏 걷어 차고 나갔
기 때문이었다.자전거 부딪친데가 낫지를 않은 상태여서 충격은 더욱 컸
다.

그녀는 그에게 경멸하는 눈빛으로 이야기 했었다.

"사랑은 이따위 봉고가 아니다 " 라고..

뭔가 깨달은 바가 있어 다음날 형섭은 월부로 뽑은 새 봉고차를 팔고 다
른차로 바꾸었다.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를 또 납치 했다.그리고 다시
교외로 나간후에 그녀의 재갈을 풀고 말했다.

" 사랑은 봉고가 아니라 길래 다마스로 바꿨어요 "
대우에서 나온건대 더 이상 클필요가 있나요 .. 뭐 !!!

그녀는 너무 한심해서인지 어처구니 없어인지 웃기만 했다. 이유야 어
떻게 되던 그녀가 웃으니 형섭은 기분이 째지게 좋았다.
웃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기운을 얻은 형섭은 차를 몰아서 서
울로 돌아왔다. 그녀가 그에게 웃음을 보였다. 굳게 닫혔던 그녀의 가슴
에 걸린 빗장이 조금씩 열리는것 같았다.
그런데 잠시 웃었던 그녀의 얼굴은 서울로 돌아오는길에 다시 어둡고 차
가워 졌다. 예전의 차가움과는 또다른 냉정함이 보였다.

그날 저녁 카페 에서 그녀가 왜 그토록 냉정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불치의 병인 백혈병 을 앓는 시한부 인생이었다 .때묻은 커튼이
반쯤 가려져 있는 카페 "안네 마드리드" 2층에서 자신의 불치병을 이야
기 하며 눈물을 흘렸다.

조금씩 흐르던 눈물이 입가 옆에까지 내려 왔을때 자신은 지금 오헨리
의 마지막 잎새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 황말짱이 사는 집 의 그
녀 방에서 보이는 골목에는 늙은 단풍나무한 그루가 서있는데 그 단풍잎
이 다 지면 자기는 마지막 잎새처럼 스러져 갈 것 같다는 말을 하며 형
섭의 사랑을 받아 들이지 못함을 슬퍼 했다.

그날 저녁 형섭은 그녀를 집에다 데려다 주면서 그녀집앞 골목길 가
로등옆에 서있는 아주 크고 높은 단풍나무를 보았다.단풍잎은 한개만이
달랑 남아 가을바람에 휘청거리고 있었다.

대문을 열면서 들어가는 그녀는 오늘밤에 비바람 불면 저 잎새가 떨어
지고 말것 같다고 하며 또 흐느꼈다.

겨우 그녀의 진실을 알았을때 그녀는이미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그
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했을때 그녀는 이미 다른 세상을 가기 위
해 예매를 해놓은 상태였다.
그가 그녀 에게 해줄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를 잡을수가 없었고 그
녀 곁에 가까이 갈수가 없었다. 노무노무 괴로웠다.
그렇게 안타까운 밤이 지나가며 눈물도 말라가는 새벽 한시에 갑자
기 벌떡일어나며 소리를 쳤다.

"그렇다.. 그래..그녀는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라고 했어."

벌떡 일어나 페인트와 그림도구를 헝겁조각을 챙겼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그 단풍잎이 떨어지게 않게 하기위해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었
다.새벽의 찬바람 사이로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겨울이 가까워가
는지 아주 춥고 바람도 불었다.

그녀 집앞에 도착한 형섭은 그녀집 골목 담벽에 서있는 큰 단풍나무 위
로 올라갔다. 단풍나무 꼭대기에는 잎새 하나가 가엾이 떨고 있었고 거
기에서는 그녀의 2층 방안이 창문을 통해서 보였다.비오는 가로등 불빛
에 비친 그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새벽이 밝아오기전에 일을 끝내야 했다. 천조각을 오려서 낙엽처럼 만들
고 거기다가 페인트로 색칠을 했다. 그리고 눈치 채지 못하게 하기위해
마지막 하나 남은 진짜 단풍잎을 따내고 그 자리에다가 천으로 만든 단
풍잎을 붙이기 위해 꼭대기 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 우지직 ~~"

"어어 ~ 어어 ~` 악 ~~!!"

사랑은 기쁨보다는 비극의 편에서 언제나 서있었다.
진짜 단풍잎을 따내호주머니에 넣고 가짜 단풍잎을 실로 가지에다가 묶
어 붙이고난 형섭은 단풍잎 가지가 부러지면서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골
목 바닥으로 추락해버렸다.
...
....
.....
.......
비는 계속 내리고 새벽은 골목 끝의 교회 종탑이 보일 만큼 밝아 있었
다.
고통스런 잠결에 이상한 소리를 들은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무심코 비오는 가을 아침의 창밖의 단풍나무를 응시하던 그녀는
"안돼 ~ 안돼 ~"하고 울면서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쥐었다.
형섭의 솜씨는 형편이 없었다. 모조 단풍잎을 만들기는 하였으나 페인트
가 뒤죽박죽 칠해지고 헝겁은 쪼그라 들었다.간밤의 비바람에 시달린
단풍잎새를 바라보던 그녀는 뒤틀리고 초라해진 박쥐날개 같은 거무죽
죽한 단풍잎새를 보았던 것이었다.

" 저 마지막 잎새처럼 나도 추한 모습이 되겠지..
결국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저렇게 더럽고 추하게 쪼그라 들었구나
나의 마지막도 저렇게 추할거야.. 안돼..그럴수는 없어.."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채 흐느끼던 그녀는 결심을 했는지 창문을 열었다.
그리곤 높은 2층에서 골목으로 몸을 던졌다.

그날 아침.. 7시쯤...
미아리 니나노 신문 보급소 배달원인 천호영 군은 도봉구 수유리의 어
느 집 담 옆에는 가을비에 흠뻑 젖은 채 널부러져 있는 젊은 남녀의
시신을 보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수는 없었으나 젊고 예쁜 여자가 페인트통을 손에든
어느 남자위에 몸을 포갠채 죽어 있었다. 남자의 호주머니에는 손바닥
만한 단풍잎 하나가 구겨진채 들어 있었다.

-낙엽 따다 가버린 사랑 -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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