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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ools] 광화문에서의 하룻밤



2005.03.23 URL: http://www.dal.kr/data/humor/pctools_gwanghwamoon.html

글: 김현국(Hitel ID=pctools)

** 광화문에서의 하룻밤 **


"알란 파커를 좋아하세요 ? "

느닷없이 어느 여자 목소리가 앞에 나타났읍니다
벌써 위스키를 숫가락 만한 잔에다가 12잔째 목구멍 속으로 밀어 넣
었을 때 였읍니다

" 예? 알란 파커요 ? 좋아하지요 그런데 ?.. "

저녁 시간 퇴근길에 굉화문의 가을이란 자그마한 카페에 앉아 사색
을 하던 그에게 방해자는 달갑지 않은것이었읍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새로담근 오이지처럼 싱싱해보이는 여자였읍니다
그녀의 입에 살짝 바른 빨강색 루즈는 보리밥을 비벼먹고난다음 뭍
어난 고추장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웠읍니다
목소리도 뚝배기에 조개껍질 굴러가듯 굴러가듯 이쁘고 섹시했읍니다
언젠가 만난적이 있는것 같은 예감이 들었읍니다 .
흐느적 거리며 떨어지는 가을 낙엽을 따라 비원옆길을 걷다보면 처음
나오는 전자오락실에서 테트리스를 할것인가, 갤러그를 할것인가 선
택을 못해서 슬픔의 눈물 방울을 떨구던 푼수뎅이 같이 이쁜 여자애가
생각이 났읍니다.

PCTOOLS 의 이야기에서는 늘그렇듯이 ....
정신없이 바빠도 언제나 변함없이..........
SOMETHINGSPECIAL이 입맛에 아무리 잘맞아도 변함없이.....
썩어빠진 시 x 이트 하드디스크가 351 이란 신형 하드를 예전과 다름
없이 꾸준이 성실하게 새것이 나와도 성능이 완전 개판인것처럼 ...하
나도 안다르게..언제나 똑같이....

언제나 변함없이 청년이 있었읍니다
청년의 이름은 국현이였읍니다

그리고 그 두사람은 다른 젊은이들도 그렇듯이 그저 그런 인사를 했읍
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아 였읍니다.
나중에 그녀 이름을 그녀에게서 들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아이러니했읍
니다.
어렸을때 어린이 대공원에 놀러갔다가 길을 잃어버리자 파출소로 행
인이 데려다 주었는데 거기에 있던 경찰관이 그애를 보고 물었읍니다.

"요 밤탱이 만한 얼라 애는 누굽니까? "

" 미아입니다 길과 부모를 잃었으니 미 련한 아 이이기도 하고요 "

그때부터 그녀의 이름은 미아가 되었읍니다.

조그맣지만 생기넘치는 카페에서 떠들썩한 노래소리가 들리고 세상고
뇌를 다 챙겨가지고 있는 것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맥주, 양주를 동내
는 사람들은 카페 마담 언니 입이 헤벌쭉 벌어지게 만들때 청년 국
현이는 도대채 자기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었읍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
인간인가 ? 오디오인가 ? (뿌웅 ~~)

그녀가 왜 그를 보고 알란 파커를 좋아하냐고 물었는지 이유는 알수
없었읍니다. 다만 그녀가 작지만 수많은 사람이 떠들썩한 카페에서
유독 자기에게 맥주한잔을 건네면서 말을 붙인것은 그에게 호감이 있
다는것으로 해석 되었읍니다.

(" 음 ~~ 요 쥐똥만한 것이 나한테 관심이 있는 모양이군 !!
흐흐흐 ~~ 귀여운것 .. 꼴에 눈은 높아가지고 설라무네 나를
보니까 반했나보지.. 흠 ~ )

가슴이 허물어진 사람들 끼리는 뭔가 이어지는 다리가 있는 것 같았읍
니다..

그녀랑 어떻게 마주앉게 되었는지 이유는 자세히 몰랐지만 늦은 금요
일밤은 즐겁게 흘러갔읍니다..

"왜 제게 알란 파커를 좋아하냐고 물었지요 ?"

" 웬지 당신은 알란 파커를 좋아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그의 영화중 "버디"란 영화를 보았읍니까 ? "

" 예 ~ 본적이 있읍니다 . 영화를 좋아하시나 보지요 ?
아주 슬픈 영화 였읍니다. 거기서 그 남자 주인공이 대학로에서 콩엿
과 깨엿이 조화된 울릉도엿에 얼굴을 파묻고 죽는 장면은 나를 울리
고 말았지요 흑흑흑 ~~ "


" 어머 ~~ "버디" 란 영화에 무슨 엿이 나옵니까?
무식하군요.. 그것은 엿이 아니라 전쟁에 정신적 상처를 입은 어느
남자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비둘기가 나오지요 "

"( 음 ~~ 들통 났다.. 알란 파커가 뭐하는 새낀데 나를 황당하게 하지
! 하지만 이대로 질수는 없지 ~~)
알아요 ~~ 알아 ~~ 나는 농담도 못합니까 ?.. .
죄우지간 슬픈 영화 였읍니다... 그 마지막 장면에서 김두한이 일본놈
형사에게 고문은 당하는데 나는 결국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지요."

" 흑흑 ~ 그래요 김두한씨가 양주 "버디"를 마시면서 민족의 울분
을 달래는 장면은 관객의 두주먹을 불끈쥐게 하는 장면이었지요."
결국 그영화가 관객에게 시사하는 바는 암표는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
자는게 주제 이지요 흑흑흑 ~~ 저도 참 감명 깊었었어요."

개코 같은 이야기가 그들 사이에 메워졌읍니다.

중요한것은 알란 파커가 아니었읍니다.. 알란 파커란 놈이 뭐하는 놈
인지 그것은 알바가 아니었읍니다.. 일단 그들에게 중요한것은 사람
을 마주 보고 있다는 것이었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현이란 청년이 고뇌하던 문제는 그녀에게도 가득
찬 맥주잔에 넘쳐 흐르는 거품처럼 흘러내렸읍니다.

"우리가 왜 바둥거리면서 세상을 살아가지요 ? 국현씨?"

조금후부터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를 국현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읍니다

" 글쌔요.. 그런 문제는 누구나 가지고 고뇌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는게 아니라 살아지는거라고 볼수가 있겠지요.
우리앞에 놓여진 삶을 얼마나 영양가 있게 요리를 하느냐가 그런 물
음에 대한 답이 될수가 있겠지요..
현대인에게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상실되어가는 것이 많지요.
일례로 개고기는 껍질이 무지하게 고소한데 그것을 먹는사람이 드물
지요. 우리앞에 놓여진것에 대해서 먼저 섭취해야 할것이 무엇인지
를 아는 사람이 바로 이세상을 덜 고통 스럽게 사는 사람이 아닐
까요 ? 나는 개고기 껍질은 먹지않고 버리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메
어지곤 합니다 .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내며 국현이가 힘없이 말을 했읍니다.

"그래요.. 당신은 개뿔도 모르는 세상을 쥐뿔처럼 바꾸며 살고 싶은
사람인것 같애요 .. 갑자기 국현씨가 좋아질것 같아요."

그때 갑자기 분위기를 쌈빡하게 깨뜨리며 덩치가 건장한 엘리트해보
이는 청년이 손에 작은 물건을 내밀고 걸찍한 소리로 말을 했읍니다.

"길잃은 아기사슴이 물을 찾듯 .. 비맞은 작은새가 둥지를 찾듯 오늘
저는 가난함을 떨쳐버리고자 이렇게 여러분에게 따스한 손길을 찾고
자 이렇게 나왔읍니다 ....
버스에 계신 언니 오빠 아저씨 ~ 아차 ~~ 버스가 아니라 카페에 게신
오빠 언니 아저씨 형님 여러분 !
저희 아버지는 6 .25 전쟁때 용감히 적진으로 들어가 담배꽁초를 줏으
시다가 장렬히 전사하시고 어머니는 배추장사를 하시다가 배추벌레에
물려돌아가시고 큰형님은 구두를 닦으시다가 발냄새 중독증으로 병원
에 입원해계시고 저는 가난 한 집에서 겨우 엑셀자동차 한대 가지고
힘겹게 힘겹게 공부를 하여 경제학 강사 가 되었읍니다. 불행한 나의
집안은 나에게 레이저 프린터를 사주지 못합니다.
부디 언니 오빠 형님 아저씨 들의 온정에 힘입어 제가 죄를 짓지 않
고 레이저 프린터를 살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럼 잊으신 마누라 없이 편안하게 목적지 까지 안녕히 가십시오."

웬 신문 팔이 청년 녀석이 어제 신문을 가지고 열을 내며 파는 바람에
분위기가 팍 잡쳐 버렸읍니다.

잠시 신문팔이 청년의 소동이 끝나고 분위기가 가라앉자 그녀는 아까
부터 힐끔 거리던 건너편 좌석을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읍니다.

" 저기 건너편 좌석에 제가 아는 분들이 있네요.
우리 가서 합석 할까요 ? "

거기에는 젊은 사내둘 하고 여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세명이 있었읍니
다. 그들과 간단하게 통성명을 했읍니다.
"처음 뵙겠읍니다. 오늘 여기서 미아씨를 만난 국현이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화곡동에서 개장사 하는 오씨 라고 합니다."

" 염리동에서 구두 딱는 권가라고 합니다."

" 하이 ~~ 와다시와 다이가꾸세 ~~ 안씨 데스테."

30이 조금 넘은 듯한 젊은 사람들이 인사를 마치고 여자들도 인사를
했는데 다른 여자분들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동글 동글하고 다람쥐
오른쪽 엉덩이 같이 작은 여자는 빙글 빙글 웃으면서 일본 말로 인사
를 했읍니다 일본어가 전공이었는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왔는지 모를
일이었읍니다.

분위기가 살아날 기미가 전혀 안보였읍니다.
뭐하는 사람들인지 조금 수상했고 서로들 서먹 서먹 함에 이야기를 하
지 못하고 왁자지껄하던 분위기는 팍싹 깨진 오강 처럼 그렇게 가만
이 있을뿐이었읍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분위기가 일순간에 깨지며 일본말로 인사를 했던
옆으로 보나 위에서 보나 동글동글 해보이는 여자가 갑자기 노래를 부
르기 시작 했읍니다.

" 언제나 다가오는 부두의 이별이 서러워 두손을 꼭 잡았나 ~~
눈앞의 바다를 핑계로 헤어지나 !
여자는 배 남자는 항구 !!
떠나가는 새끼가 뭔말을 해 ~!~ 헤어지는 고년은 말이없는데
뱃고동 소리는 울리지 마세요
하루 하루 바다만 바라보다 눈물 흘리며 돌아서면 웃어버리는
남자는 남자는 다 그렇게 그렇게 다 ~~ 아하 ~ 아하 ~~
쓸쓸한 표정 남기고 돌아서면 웃어버리는 남자 새끼는 다그래 !!


심봉사라는 여가수의 "남자는 배 여자는 여우 " 라는 노래를 구성지
게 미아리 미스박 보다도 더 갸날프면서도 정감이 뚝뚝 떨어지게 부
르는것이었읍니다 얼마나 구성지게 부르는지 척 보기만해도 가라오께
에다가 수업료를 꼬박 꼬박 바쳤다는 것을 알수가 있었읍니다.

대단히 가슴을 울리는 노래였기에 국현이는 참지 못하고 양복 안주
머니에 있던 고구마를 꺼내어 얼굴에 부비며 꼭 껴안고 엉엉 ~~ 울었
읍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 가지였읍니다.
뭔가 알지는 못하지만 아주 슬픈 전설이 있을 듯한 그노래를 듣자
염리동에서 구두를 닦는 다는 권가는 재떨이에다가 맥주를 붓더니 거
기다가 코를 박고 소리내어 울었읍니다.
담배 꽁초가 양쪽 콧구멍에 박혔어도 상관치 않고 디립다 울었읍니다.
미아 그녀도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가 더이상 그 슬픈 노래를
참을수 없었는지 카페 웨이터를 급히 불러 그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
패데기를 치면서 양쪽으로 흔들어가면서 마구마구 기냥 ~~ 기냥 ~~
울었읍니다.
(나중에 계산서에는 메뉴에도 없었던 매조키스트 스페셜 봉사료가 5만
원이 추가 되었음 )

그 다음에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노래를 불렀지만 똥글 똥글하고 부담
없이 귀여운 얼굴을 가진 그녀만큼 구성진 노래는 부르지 못했기에 다
시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읍니다.

그들끼리 작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저널지즘은 고구마라느니 문학은
작은 개똥이라느니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여서 국현이는 5분 바이러
스 걸린 케텔대화실 사람이랑 같은 심정이 되었읍니다.
이야기가 통하지가 않았읍니다.
한참을 진지하게 이야기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성냥개비를 입안에
넣고
"역시 마른 김안주는 맛있는데 이빨에 끼는게 흠이란 말이야."

라는 둥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왜 거기에 앉아 있는지 알지를
못했읍니다.

핑계를 대고 그녀와 나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이 드는 찰나 다시 작
은 카페가 쩌렁 쩌렁 울리며 아까부터 술만 마시고 있언 화곡동에서
개장수를 한다는 오씨라는 청년이 소리를 쳤읍니다.

" 김동지 !! 박동지를 데리고 피하시오 !
폭탄은 내가 맡겠소 !! "

그러더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온몸에 잔뜩 힘을 주는 그의 모습이 무
섭게 보였읍니다 연발로 세발이 터졌읍니다.

꽝 ~~ 꽝 ~~ 뿡 ~

( 이것은 인체에서 터지는 폭탄소리)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 했지만 잠시후에는 그이유를 알수가
었읍니다.
그 엄청난 소리에 국현이는 급히 그녀의 손을 잡고 카페를 뛰쳐나왔
니다..

시간은 카페가 문닫을 시간인 밤 12시를 를 가리키고 있었읍니다.

카페를 뛰쳐나와 말없이 걷던중에 그녀가 조용히 속삭였읍니다.

" 나는 술마시면 그냥 집에 간다는 사람이 제일 싫어요. "

" 앗 ~~ 그래요 ? 나도 싫어하는데.."

" 그럼 우리 갈까요 ? "

어디를 가는지 몰랐지만 그녀는 앞장서서 씩씩하게 걸었읍니다.
교보 문고를 지나 뒷골목으로 꺽어져 가로등도 달 안보이는 곳으로 들
어갈때는 날아갈듯이 기뻤읍니다 무슨 이유로 기뻤는지는 말할수 없었
읍니다. 그러나 그녀가 불도 다꺼진 골목을 뺄글 뱅글 돌고 돌아 어
느 집앞에 선곳은 가정집이었읍니다.

간판도 안걸고 심야불법 영업을 하는 조그만 술집이었읍니다..

문인들이나 화가들이 자주 찾고 그 일대의 샐러리 맨들 다른곳의 영
업 시간이 되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라고 그녀의 설명이 있었읍니다.
와락 겁이 났지만 그안에서도 아직 술을 더 퍼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시끌 시끌 했읍니다.
다른사람들도 있다는데 안심이 되어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맥주를
몇병 시켜 아까 신문 팔이와 그녀의 말안통하고 이상한 친구들 때문
에 못다한 잡다한 그저 그런 이야기를 하였읍니다.

그가 평생 남에게 말을 못하고 가슴속에 꽁꽁 숨기는 정녕 잊을수 없
는 추억의 서장은 그곳에서 부터 시작하여 이곳에서 그 끝을 보았읍니
다. 이곳에서 부터 시작 되었읍니다 어찌 잊을수 있을까요.. 아무런
위선의 누더기에도 둘러싸여 있지 않은 어느날 아침을 만들어준 그
녀를 .....

술이 머리끝까지 올랐읍니다.. 아까부터 그녀는 힘차게 술을 권하면서
술을 못마시는 남자는 차라리 짜르는 것이 낫다며 강력하게 권하였
기에 주는대로 받아먹으면서 자기처럼 취해가는 이세상을 이야기 했
읍니다.
오늘 그녀를 만난것은 그에게는 또다른 삶의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게
기가 될것 같았읍니다.
그날따라 거래처에서 결제 받은 돈도 듬뿍 있었기 때문에 돈걱정이
필요없었읍니다.
술이 취하면 취할수록 그녀가 고마웠고 그가 요즈음 부쩍 느끼고 있
는 삶의 권태에 둘둘 말린 그의 옷을 훌훌 벗겨버리게 만들어줄
것으로 느껴졌읍니다.

술이 드디어 머리끝을 지나 뒤통수 끝까지 다다랐읍니다.
그녀의 얼굴이 두개 세개로 보이면서 오락 가락 하기 시작 했읍니다.
술취한 가운데서도 마음은 맑아졌읍니다.
그리고 눈앞이 어두워지며 술자리에서 앉은채 잠이 들었읍니다.

...
....
......

아주 긴 시간이 지난것 처럼 생각이 들면서 아침에 일어났읍니다.

간밤에 그렇게 술을 마셨는데도 온몸이 날아갈듯 가벼웠읍니다.
삶의 굴레에 둘둘 말려있는 옷을 훌러덩 벗어버렸는지 온몸이 가뿐했
읍니다.
당연하지요.. 홀라당 깝데기를 벗겼으니까요.
세상에나 ~이럴수가
소지품이 하나도 없었읍니다.
가방도 없어지고 어제 거래처에서 결제받은 돈도 200만원이 없어지고
옆에 들고 있었던 책도 없어지고. 그러나 더욱 경악한것은 옷이 하나
도 없었읍니다.
속옷도 없이 홀라당 벗긴채로 바닥에 누워 잇었던 것이었읍니다.
놀란 그가 주변을 자세히 돌아보자 어제 있었던 간판없는 허름한 술집
은 맞는데 그동네에는 사람이 살지않는 동네였읍니다 빌딩가 사이에
철거되기 전에 빈집만 남아있는 동네였읍니다.
그가 있던 술집은 베니어 합판으로 얼기설기 가려서 주워온 술상 몇
개로 술집 흉내를 낸곳이었읍니다.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

속았읍니다.. 고수에게 속은것이었읍니다.
설마 그 새로 담근 오이지 같이 싱싱한 여자가 그런 사람이라고 는 생
각을 하지 못한게 큰 실수였읍니다.

그래도 그가 불쌍했는지 양복 안주머니에 있던 그의 정신적 지주인 고
구마는 놔두고 갔읍니다.
언제나 분하거나 슬플때면 그렇듯이 고구마를 부여잡고 울었읍니다.

"엉엉 ~~ 그까짓 돈 몇백만원은 아깝지도 않다 하지만 그녀가 그럴수
가 있다니 ~~ 세상에 돈만 가져가지 빤스까지 홀라당 벗겨가면 나는
어떡하라고 ~~ 엉엉 ~~ 어떻게 집에까지 가라고 ~~ "
어쩐지 아침에 일어날때 가뿐하다고 했더니 옷을 홀랑 벗겨가서 그런
것이었구나 ~~ 엉엉엉 ~~ 어쩌면 좋을까 이일을 ~~ ....

울때가 아니었읍니다.. 토요일아침에 사람들이 많아지기 전에 집에까
지 가야 했읍니다.
그러나 지푸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였읍니다..

어쩔수 없었읍니다..
그 빈집 동네에서 빠져나온 그는 광화문 거리를 홀라당 벗고 달리기
시작 했읍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자 아침부터 웬일이냐며 마구 웃었읍
니다. 어느 여자는 신기 했는지 아니면 꼭 보고 싶은것이 있었는지 2
킬로나 쫏아 가면서 웃었읍니다.

" 이봐요 ~ 아가씨 왜 자꾸 쫏아와요 !! 제발 쫏아오지 말아요.

더빨리 속력을 내면서 뛰자 그의 몸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딸랑 거렸
읍니다. 방울 소리도 낭랑하게 울려가며 가뿐하게 광화문 거리를
내달렸읍니다. 한참을 달리던 그가 갑자기 멈추었읍니다.

" 에라이~ 기왕 버린몸 ~~ 부끄러울것이 어디 있다냐 !! "

이미 거리의 사람들에게 보일것 다보인 그는 겁날것이 없었읍니다.
소변이 보고 싶은 그는 천천히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으로 가서 아무것도 안걸친 나체를 자랑하며 양쪽 허리에 두팔을 버티
고 가슴을 한껏 뒤로 제낀체 뻗치고 시원하게 볼일을 보았읍니다.

" 세상사람들아 ! 나보다 더 시원하게 벗은 사람있으면 나와보라구
해 ~

그이후로 그 가 처음 갔던 카페에서는 늘 보이던 그의 모습을 볼수가
없었읍니다.. 그녀의 모습도 찾아볼수가 없었읍니다.

그리고 나서 눈이오는 계절이 한번 지나고 가을이 왔읍니다.

신촌 시장 뒤의 연세대학교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카페에 언젠가 보았
던 것도 같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읍니다.

그녀의 손에는 썸씽스페셜 양주 한잔이 들려 있었읍니다.

한참을 건너편에 앉은 귀티나는 청년을 바라보던 그녀는 그에게 다가
갔읍니다.

" 혹시 알란 파커를 아십니까 ?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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