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현국(Hitel ID=pctools)
** 사랑할때와 하품날때 (뒈졌다 시리즈 4편) **
오늘도 비가 아주 많이 오는군요..
이 비가 그치면 내 마음속의 비도 그치겠지요..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창가에 앉아 호세 페리치아노의 "레인" 이
란 노래를 들으면서 고구마를 구워먹다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 집디다.
어이 ~~ 아줌마 ! 오늘도 변함없이 왔습니다 그려 .
여기 어제 마시다가 남은 맥주 가져다 주시구려 ..
안주는 이 분이 계산할거니까 비싼거 갖다가 주시고요..거 뭐시냐 ..
<샤부 샤부> 라는 요리 없수 ?
윽 ~ 대폿집에서는 안판다고요 ?
거 아줌마도 넋빠진 소리 작작 하슈 ~~
요즘은 주유소에서 참기름까지 파는 세상이요. 먹는거 파는데서 못먹
을게 뭐있수 ? 한 냄비 근사하게 끓여다가 갖다주슈 ~
근데 말입니다. 강형 ! 제가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에 이야기 해준 뒈졌는데도 사랑하는 이야기가 거기서 끝이 아
니어서 마저 해드리려고 만나자고 한겁니다.
자 김빠진 맥주지만 한잔 받으시오 ! 안주빨은 세우지 마시고요.
자 ! 그럼 슬슬 시작 해봅시다.
흐윽 ~ 그녀 이야기를 하려니 벌써 눈물이 팽 도누만요..
....
......
........
pctools 의 이야기에서는 비가 아무리 와도 떠내려 가지도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녀와 그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는 두번째 사랑을 다시 시작 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
다. 보석같이 빛나고 황홀한 나날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 사랑이 언제나 똑같이 되던가요 ?
같은 기자 직업을 가진 김숭한 기자와의 사랑도 곽똥수 회장이 죽은지
반년이 지날때까지 뜨겁게 불타올랐습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면서 그들의 사랑은 뜨겁던 용암이 식듯이 서서이
식어 갔습니다. 그녀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열렬하던 사랑은 단순하고 사소한데부터 서서이 금이가기 시작
했습니다.
그녀와 그는 기자라는 직업상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주말이면 영
화를 자주 보러 다녔습니다. 그남자는 조용한 애정영화를 좋아했고
그녀는 홍콩영화를 특히 좋아하였습니다.
홍콩 배우중에서도 특히 <주윤발>이란 미남 배우를 좋아하였습니다.
남자는 조용하게 감상하는 애정물 영화로서 우주 괴물과 지구 여성의
포근한 사랑을 그린 <에이리언> 이나 강력계 형사의 사랑을 그린
<컴퓨터 형사 가젯트>, 거리의 여자의 슬픈 인생을 그린 <부르클린으
로 가는 마지막 리어카 > 등 같은 영화를 좋아했지만 그녀는 쏘고 부
시고 두들겨 패는 홍콩 영화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들의 뜨겁던 사랑에 처음으로 금이 간것은 그녀가 그를 졸라서 주윤
발 주연의 극장 개봉 영화 <주윤발은 큰발이다> 라는 영화를 보러 갔
을때 부터 였습니다.
차분한 성격의 남자는 영화관 2층의 아늑한 자리에서 영화가 끝날때
까지 조용히 않아 영화를 감상했는데 주윤발을 미치게 좋아하는 그녀
는 영화가 시작 되기도 전에 재미 없는 <대한 뉴스> 가 상영 될때부터
들떠서 있더니 영화가 시작 되자 마자 흥분해서 어쩔줄을 몰랐습니
다.
영화 대사를 따라서 쫏아하는 것부터 해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
과 입맞춤을 하면
" 저런 쎄려죽일년이 내거에다가 키스를 하네 "
라면서 길길이 날뛰었고 홍콩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때리고 부시고
총질하는것이 주로 나오는데 그녀는 힘도 안드는지 벌떡 일어나서 주
인공을 따라서 똑같이 흉내를 내며 주인공이 악당들을 때려 눕힐때면
그녀도 따라서 옆사람의 멱살을 잡고 마구 두들겨 팼으며 비가오는날
이라 가지고 간 우산을 총 삼아서 쏘는 시늉을 하면서 고래 고래 고함
을 질러대며 영화관을 휘저었습니다.
" 그래요 그래요 !! 윤발씨 ! 저 악당놈을 쏴버려요 ~~
내가 저놈이 나쁜 악당 놈인줄은 극장 입구에서 표살때 부터 알아보았
다니깐요 ~~
한방 시원하게 갈겨 버려욧 ~~ 윤발씨 화이팅.. !!
저쪽 구석에 숨어 있는 놈도 쏴버려요 뚜두두두두두 ~~ 마구 쏴요..
앗 ~~ 오른쪽에 한놈 나타났다. 윤발씨 !! 고개를 숙이면서 쏴요.
우와 신난다 ~~ 윤발씨 ~ 화이팅..
화면에다가 대고 따라하면서 총쏘는 시늉을 하느라 손을 마구 휘두르
고 흥분한 나머지 옆사람들의 멱살을 잡아쥐고 두들겨 패고 발로 차고
하자 자 옆좌석에 있던 사람들은 슬금 슬금 자리를 피하더니 극장 2층
에서 전부 1 층으로 무서워서 내려가버렸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거의 광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던
그녀의 소리가 갑자기 뚝 그치며 조용해졌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였기에 하는대로 내버려 두던 남자는 갑자기 옆에서 발
광하듯 영화를 감상하던 여자가 조용해지자 문득 이상해져서 돌아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2층 옆자리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열광적으로 주윤발의 갱영화를 길길이 날뛰며 감상을 하면서
어두운 극장에서 방방 뛰다가 그만 까마득한 아래층으로 떨어져 버
렸습니다.
그냥 떨어지기만 했으면 오죽 좋았겠습니까 ?
그녀는 떨어지면서 마침 그날따라 방송국에서 코메디녹화를 마치고
영화감상을 하러온 머리가 훤하게 벗겨진 악역 전문인 체구가 엄청큰
<쌍라이트 형제> 의 머리통을 자기 머리통으로 직통으로 받아버린것이
었습니다.
화가 나서 빡빡 머리통이 울퉁 불퉁 해진 쌍라이트 형제인 그 두사람
은 그녀를 한손으로 거머쥐고 2층으로 뛰어 올라와 남자의 멱살을 잡
고 마구 흔들었습니다.
"여자가 싫으면 그냥 헤어지지 왜 영화보다가 2층에서 던지니 ? "
죄도없이 그는 무지막지한 사람들에게 원없이 두들겨 맞았습니다.
그는 그날 도합 280 대의 매를 맞았습니다.
큰 쌍라이트에게 헤딩으로 40대 작은 쌍라이트에게 손주걱치기로 35
대를 맞았고 극장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경비원에게 곤봉으로 50대를
맞았고 그녀가 미친듯이 영화를 보는 바람에 그녀의 오른손주먹에
25대 왼손에 30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우산에 12번을 찍혔고 그녀가
던지다가 놓친 빈병 에 8대를 맞았습니다.
계산해보면 전부 200 대의 매를 맞았는데 얼마나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았는지 나머지 80데는 맞긴 맞았는데 어디서 맞았는지 아예 생각도
안났습니다.
도저히 그녀와는 겁이 나서 영화를 보러 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벌어지기 시작한 틈은 가끔 다시 두사람의 깊은 사랑으로
벌어졌던 틈을 메우기도 하였으나 점차 세월이 지나면서 알게된 그녀
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남자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었습니다.
영화로 부터 시작한 갈등은 다른 사소한 일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 였습니다. 그녀는 절대로 8비트 MSX 칼
라 시스템을 120 만원을 주고 살수 없다고 우길수 있는 그런 주장이
강한 여자였습니다. 자기가 정한 어떤 선에 어긋 나면은 어떤 일이
든지 흐지 부지 하지를 않았습니다.
자연 마찰이 잦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사랑은 싸우면서 깊어가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게도 열심히 사랑하다
가 싸우기 시작 하면서 멀어져 가기 시작 했습니다.
더이상 견디지 못한 남자가 결국에는 이별 선언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하지만 미래가 불안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그리도 좋아하던 주윤발 주연의 <영혼 투혼> 이란 영화를 보고
난 그날 저녁 남자는 여자에게 이별을 던졌습니다.
남자는 그영화의 대사 한마디를 읇었습니다.
" 기차가 역을 지난다고 언제나 서는 것은 아닙니다 "
우리의 사랑의 인연은 이미 정거장을 지난것 같아요. "
그녀는 무슨뜻인줄 알아 차리지 못했습니다.
"호호호 ~~기차가 역을 그냥 지나치면 그날은 기차기관사의 제삿날 아
니겠어요"
"기자씨 ! 우리가 내려야 정거장은 이미 지나버렸어요 .
이젠 아무 역에서나 내려서 각자 자기 갈길로 가요 .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잊지 못할겁니다. 기자씨 ! "
" ??? "
" 당신을 처음 만난 후로 나에게 당신은 <100년 동안의 고독> 같은것
이었습니다. 기자씨 !"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가셨습니다. 남자가 떠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눈치를 채었습니다.
" 무슨 이야기이지요 ? 숭한씨 "
" 뭔가 있긴 한것 같은데 하나도 모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후에 그녀는 아무말 없이 뒤돌아 섰습니다.
" 한때는 아픔이요 시련이었되/
이제는 다만 그리움 뿐인/
그 기쁜 우리 젊은 날 /
같은 추억을 남긴 그녀의 또하나의 사랑은 그렇게 갔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에고편도 없이 님은 갔습니다.
아 ~ 그러나 PCTOOLS 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앞으로 다섯번은 더 울궈 먹을 것이기에....
** 사랑할때와 하품 날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