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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ools] 사랑할때와 저수지에 빠질때(시리즈8편)



2005.03.23 URL: http://www.dal.kr/data/humor/pctools_love_reservoir8.html

글: 김현국(Hitel ID=pctools)

제목 : 사랑할때와 저수지에 빠질때(시리즈8편)


>> 사랑할때와 저수지에 빠질때 <<

나는 그 슬픈 사랑을 기억한다.

민주 씨.. .!!

문학소녀 였던 이여자의 사랑의 시작과 끝을 나는 옆에서 지켜 보았
다.

그남자. 김형섭과 그여자 박민선이 처음 만나게 된곳은 ic-net 라는
전자 통신 BBS 에서 였다. 만나는 날에는 봄비가 우울하게 내렸다.
처음 만나는 날 그녀는 그에게 대뜸 물었다. IC-NET 의 기능중의 하
나인 전보 기능을 이용했다.

"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 ?"

김형섭씨는 난데 없이 날아온 전보 메세지에 어리둥절 하다가 대답
을 했다.

"솔밭사이로 흐르는 강물도 사랑합니다 "

생각치 않은 김형섭씨의 멋진 대답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는지 한동
안 가만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다시 전보 메세지가 날아 왔다.

" 이번주 토요일에 시간 있으세요 "

"버려진 도시속에 남는것은 황폐한 시간 뿐이지요 "

이번에도 그녀는 그의 대답에 황홀해지는 모양이었다.

다시 전보 메세지가 왔다.

"그럼 역삼동 목화 예식장으로 나오세요 "
우리 결혼해요 허물어지는 우리 반쪽젊음 을 위해서... "

"아..결혼이요 !!
그럽시다.나도 혼자인데 마침 잘되었군요.
아참..다음주 토요일은 동원예비군 훈련있는날인데 일요일로 하면
안될까요 "

그렇게 해서 그 둘은 단 두마디에 얼굴도 모르는채 예식장에서 만났
다.사내나 그 여자나 모두 외롭게 사는 사람들이었다.

일찌기 위대한 명상가 pctools 께서는 봄비내리는 날 카페에서 비를
흠뻑 맞고 고독한 표정으로 이렇게 사랑을 노래했다 .

" 진정 사랑은 해프닝이다 .
장전되지 않은 브로닝이다.
또한 사랑은 따지 않는 썸씽스페셜이다.
죠니 워커도 맛있다. 하지만 로열 살루트도 나름대로
톡쏜다. 그치만 돈이 어딨냐.
그러니까 나는 위스키 스트레이트 한잔을 사랑한다.
그건 삼천원이거든 ~.
그렇다. 그래서 사랑은 위스키 한잔이다. !
아가씨 여기 옥수수 튀긴거 갖다줘.
위대한시인의주절거림은언제나극을달린다
.............................

이렇듯 철학자의 시에서도 알수 있듯이 사랑은 해프닝이며 눈에 보
이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처음 본순간 남자는 그의 충동적인 예감이 맞았음을 알았다.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게 보였고 외롭고 서글프게 그날 그날을 살던
그가 찾던 고향의 빈집같은 여자 였다.

목사님을 불러다가 간단하게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지로 떠났
다. 예정에도 없었던 결혼식이라 경제적 능력이 없던 그들에게는 다
른 신혼부부 처럼 제주도나 해외로 갈수가 없었다.
문득 생각해낸것이 그가 사는 동네 옆집 애기 아빠 와 얼마전에
다녀온 충청도의 예당 저수지 였다.
웬일인지 옆집 애기 아빠는 저수지에 다녀 온뒤로 정신이 오락 가
락 하면서 " 붕어 빵에 붕어 넣어요 안넣어요 ? " 라고 동네 방네
중얼거리면서 다녔다.

예당저수지에 도착하니 따스한 봄 햇살이 뉘엿뉘엿 넘어가고있었다.
그들은 즉시 좌대오두막 부터 예약 했다.그들은 낚시를 하러 온게
아니어서 낚시 도구 따위는 가져오지도 않았다.

그날 저녁 웬일인지 바람도 한점 안부는데 저수지의 물이 파도가 넘
실 거리고 그들이 있는 예당 저수지 한가운데의 좌대 오두막이 평
소와는 다르게 50센티쯤 물속으로 내려 앉았다. 도무지 그 이유는
알사람만 알것 같았다.

그 다음날 아침..

기상 예보와 다르게 봄비가 추적 추적 내리기 시작 했다.
봄비 내리는 저수지 가운데 외로이 떠있는 좌대 오두막위에서 남자
는 정말 행복했다. 이런것이 바로 사랑인가 싶었다.
그녀는 봄비를 보면서 행복에 잠기는지 아니면 어제 저녁을 잊지 못
하는지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봄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고 아침 열시쯤이 되었을때 늙수그래 한
60줄에 주름살이 깊게 팬 썩은 붕어 같이 생긴 민박집 아저씨가
배를 타고 아침밥을 들고 왔다.
그때 오두막 창가에 멍하니 있던 그녀 가 갑자기 민박집 아저씨를
보더니 봄빗발이 거세지는 좌대위로 뛰어 나왔다.

그러더니 두팔을 한껏 벌리더니 그 늙은 할배를 보고 흐느끼듯 말했
다.

"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 ? "

늙은 영감은 예쁜 여자를 봐서 그런지 반쯤 빠진 금이빨을 드러내
며 히죽 히죽 웃었다.

" 거럼..거럼..봄비가 오면 붕어가 많이 모이거덩..
낚시꾼들이 많이 모여 기분이 캡이라고나 할까..

그러자 그녀가 눈가에 생기를 되찾으며 배위의 할배를 달려들어 껴
안으며 외쳤다.

" 이번주 토요일 시간 있지요 ?"
역삼동 목화예식장으로 나오세요 .
우리 결혼해요 ..허물어지는 우리의 반쪽젊음 을 위해서 "

" 꺄오 ~~꽈당 ~~"

영문 모르고 보고만 서있던 그남자 김형섭은 충격을 받고 좌대
위로 뒤로 나자빠졌다.
위대한 명상가 PCTOOLS 가 노래 했던 대로 사랑은 해프닝이었다.

그녀는 제정신이 아닌 여자 였다.그녀는 봄비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사랑하는 남자와 역삼동 목화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한날
예식장으로 오던 남자가 봄비에 차가 전복되면서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다. 그 이후로 충격을 받아 평소에는 전혀 이상없는 정상인이
었으나 봄비가 내리는 날이면 제정신이 아닌채 오락 가락 했다.
IC-NET 전자 통신도 그녀의 가족이 병세가 호전 될까 싶어서 컴퓨터
를 사서 하게 한것이었다.

그날 이후..
어디론지 사라져버린 그녀를 잃고 혼자 올라온 그남자 김형섭씨는
충격을 받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 했다.

" 흑흑 ~ 봄비는 봄에 내려요 ? 가을에 내려요 ? '

그날이후 그 동네는 맛이간 분이 둘이나 생겼다. 가끔 그 두사람이
동네골목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모양이 볼만했다.

"흑흑 ~ 봄비는 봄에 내려요 ? 가을에 내려요 ? "

" 흑흑 나도 몰라요 ..
그런데 붕어빵에는 붕씌 넣는지 안넣는지 알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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