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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ools] 저수지의 처녀 귀신



2005.03.23 URL: http://www.dal.kr/data/humor/pctools_reservoir_ghost.html

글: 김현국(Hitel ID=pctools)


** 저수지의 처녀 귀신 **

셋째 토요일 ..

그날 낚시를 가게 되기까지는 우여 곡절이 많았다.

처음에는 신사동에서 고물상 하는 애기아빠 민병석 선생하고 응암
동 개장수 김형섭씨 (fairway) 단 둘이서만 가기로 했었다.

지난달에 고물상 하는 애기아빠 민병석사장님이 수집한 고물중에 도
둑맞은 물건이 섞여 있어서 죄도 없이 경찰서에서 한달간을 큰 곤
욕을 치루고 나왔다. 그 바람에 10년째 대문 활짝 열고 왕래 하는
개장수 김씨내외를 위로 해줄겸해서 넉넉한 개 한마리 고아서 쐬
주 댓병 들고 낚시를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웬걸 ..낚시라면 물불안가리고 달려드는 가락동에서 배추장
사하는 이 원걸(문심조룡) 씨가 같이 가겠다고 나섰다.이소문이 신
사동 애기아빠 고물상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다 알려져서 신사 시
장에서 일수 놀이 하는 가평댁 김민선(mansun) 아주머니도 가겠
다고 나섰다.
여자라고 일행들이 빼놓으려 했으나 자기 성질 건드리면 일수 돈
찍는데 지장있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위협하는 바람에 데리고 갈수
밖에 없었다.

개장수 김씨가 기르던 똥개 "행국" 이를 잡아서 끄슬려 뒷칸에 싣
고 신나게노래를 부르면서 배추장사 이씨의 봉고차는 충청도의 예
당 저수지로 달렸다.

차안에서 카셋테이프를 틀러 놓고 노래를 부르는데 일수 아줌마 가
평댁이 "오실땐 단골 손님.. 안오실땐 남인데 ~~ "를 간드러지게
부를때는 일수 찍기 전에 뭐했냐고 모두 놀려대면서 낄낄 대는 바람
에 차가 기우뚱 거리기도 했다.

예당 저수지 에 도착하니 날이 어두워졌다.
민박하는데 들어가서 방을 잡고 낚시대를 점검하고 저수지 한가운데
설치해놓은 좌대를 두개 예약했다. 한참 붕어 입질이 잦은 철이
어서 그런지 낚시 하러 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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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대 = 저수지 한가운데 조그만 원두막 같이 물 위에 집을 지어 놓
고 낚시꾼들에게 제공하는 낚시용 집. 빈 드럼통을 묶어서 나무
판을 까는데 그냥 넓찍한 판대만 있는것이 있고 아늑한 오두막 같
은 집도 만들어 놓은것이 있다.오두 막집 안에는 담요도 있고 호롱
불로 있어서 정말 아늑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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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대 놓는 사람들은 어수룩한 서울 강태공들에게 단단히 바가지를
씌울 요량이었는지 좌대 하나에 50만원씩 내라고 했다.

어처구니 없어 하는데 불독 처럼 성질이 괄괄한 개장수 김형섭씨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아니.. 이 냥반이 만만한게 홍어 뭐시기라고 서울사람들이라고 바
가지 씌우네. 저 넨장 맞을 좌대를 전부 부셔 버릴까 부다. "

점잖은 애기 아빠가 나서서 좀 싸게 해달 라고 했다. 그랬더니 민박
하는 좌대 주인은 빌릴려면 빌리고 말라면 말라면서 당신들 말고
도 좌대 빌릴 사람은 줄을 섰다고 같잖다는듯이 말했다.

그말이 평소 점잖은 애기 아빠 성질을 건드려 버렸다.
갑자기 웃통을 벗어 제끼더니 난닝구만 입고서 우두둑 하고 손가락
을 꺾었다. 팔뚝에는 < 의본무언 > 이라고 문신이 새겨져 있었고
그 아래에 싸인펜으로 " 의리는 말이 없는것이여 ~ " 라고 써있었
다. 가슴팍에는 무슨뜻인지는 몰라도 싸인펜으로 <외상사절> 이라
고 써있었다. 무척 살벌하게 보였다.

" 꺄오 ~~ 이것 참..안되겠네..
청송 보호 감호 밥 10년 먹고 나서 바깥 공기좀 마시면서 살라고
했는데...
아으 ~ 이거 연안부두 헐랭이 성질 팍팍 건드리네.
쥔 양반..! 당신 조직의 쓴맛을 한번 봐야 쓰것어 ? 엉 ? 엉 ?
서진 룸싸롱 사건 알아 ? 엉 ? 그때 내가 거기서 맥주 열병에 안주
2 접시 를 외상으로 찍 그은 놈이야.. 알어 ? 엉 ? 아냐고 ?
야.. 김가야 ~... 태촌이 형좀 불러라..~

민박 집 주인은 문신을 보고 약간 겁을 먹었으나 지지 않으려는듯
코웃음 쳤다..

"하하 .. 거 참.. 그래 태촌이 형이 누구슈 ? "

"송도호텔 피습사건 대부 김태촌 몰라 ?"

그러자잔뜩 거만해있던 민박집 주인이 안색이 변했다. 자기도 들
어본 이름이기때문인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분위기 맞춘 배추장사 이씨의 말이 카운터 펀치로 작
용했다.

" 애들 한번 풀까요 ? 형님.."

이말에 단박에 좌대값은 50만원에서 5천원으로 내려갔다.

학교 다닐때 배워놓은 <마피아적 시장경제에서의 가격 결정 이론>
이 딱맞아 들었다.

이 이론은 X 재의 가격을 P, 공급량을 S 라고 하면 공급함수는
S= f(P) 로 표시되는데 생산물 가격의 변화율로 그 생산물의 공급량
의 변화율을 나눈 값을 <공급 가격 탄력성> 이라고 하며 어쩌고
저쩌고 해쌌는데 아이구..골치 아퍼..

좌우지간 이 이론의 포인트는 "수요가 공급보다 클땐 주먹이 가
격을 결정한다" 것이었다.

실갱이가 끝나고 저수지 가운데 좌대로 배를 타고 가서 낚시대를
드리운것은 밤 10시가 넘어서 였다. 좌대를 두개 빌렸는데 저수지
한가운데 좋은 자리로 두개 사이는 약 100미터 쯤 되었다.

가평댁 일수아줌마와 애기 아빠의 부인인 애기 엄마는 저녁식사와
잡은 행국이를 요리하고 개장수 김씨. 배추장수 오씨와 고물상 애
기아빠가 다른쪽 좌대에서 낚시를 했다.

제철인데도 불구하고 입질은 뜸한 편이었다.

밤 11시가 되었는데도 피래미 몇마리 밖에 잡히는게 없자 김씨와 이
씨는 빌린 배를 타고 밤참 먹으로 간다고 건너편 좌대로 가고 고
물상 애기 아빠혼자서 달빛이 훤한 저수지 에서 붕어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한참이 지난후에..

15센치 짜리 붕어 를 댓마리 낚고 손끝에 파르르 떨리는 맛이 들어
가던 참에 개장수 김씨가 배를 타고 다시 이쪽 좌대로 건너왔다.
그러더니 좌대옆으로 배를 대고 올라오자 마자 좌대 위에 만들어져
있는 방안을 기웃거리고 여기 저기 둘러보더니 음흉스러운 눈초리로
애기 아빠를 보았다.

" 아니..애기 아빠님.. 재주도 좋으시지.. 원 어느 좌대에 온 여자
를 꼬셨습니까 ? 어디 갔어요. 그여자. !

"아니.무슨 소리야.. 난 혼자 낚시 하고 있었는데.."

" 에구..참 ..엉큼 하시기는 참.. 내 눈이 동태눈인 줄아세요 ..
오늘이 밝은 보름 밤입니다. 저 쪽 좌대에서 다 봤습니다. 웬여자
랑 둘이서 낚시질 하고 있는거 다 봤습니다. "

" 하하..내참..거 밤참 늦게 가지고 오더니 별 핑계를 다 대시네 "
자 보슈.. 내가 붕어 낚느라 딴데 신경쓸 틈도 없는데.. 허.. 참..

" 에쿠.. 참.. 사모님 보시면 어떡하실려고 그러세요 "

" 어허.. 참 이사람이.. 낚시하는 신성한 장소에서 뭔 객적은 소리
야 ! 무슨 내옆에 여자가 있다고 그래. 저쪽 좌대도 남자 들뿐이
고 저 쪽 산쪽 에 있는 좌대도 남자들 뿐인데 무슨 여자가 있다고
그러는거여 ... 배도 없이 어떻게 이리로 온단 말이여 ?"
애기 아빠가 화를 내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개장수 김씨는 머쓱
해져서 가지고 온 밤참을 내놓더니 자기는 가평댁 일수 아줌마와
이씨와 애기 엄마랑 고스톱이나 친다면서 다시 건너 가버렸다.
건너가기 전에 자기 낚시대좀 봐달라는 말을 하면서도 " 내가 잘못
봤나.. 이상하네.. 거참 이상하네..틀림 없이 여자랑 좌대에 걸터
앉아 있었는데 .. " 라고 중얼 거렸다.

" 참..사람들도.. 낚시하러 와서 고스톱을 치다니..원 "

새벽녘이 되자 다시 입질이 뜸해졌다.
저쪽 건너편에서는 고스톱 판이 한참 익어 가는지 희미한 랜턴불 빛
사이로 왁자 지껄한 웃음 소리가이쪽 까지 들렸다 .

갑자기 찌가 흔들렸다. 손끝의 감각이 기분좋게 묵직해졌을때 홱
나꿔 챘다.

하지만 약은 녀석이었는지 지렁이만 뜯어 먹고 도망을 가버렸다.

" 에이.. 오늘 참 낚시빨 안서네... "

투덜거리면서 애기 아빠가 지렁이를 끼우려고 통에 손이 가는 순간

"악 !~"

그가 앉은 좌대 끝에 얼뜻 눈가에 누군가 보였다. 여자 같았다.

" 누구얏.. 일수 아줌마유 ? 당신이야 ? 누구야 ? "

마침 달이 구름속에 들어 가 있을때였다. 달이 구름속에서 나타 났
을때 다시 보니 좌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잘못 본것 같았다.

하초가 오그라 들만큼 놀랐던 그는 휴우 ~ 하고 한숨을 내쉬며 오
싹한 한기를 느끼고는 좌대의 오두막 방으로 잠바를 가지러 들어
갔다.

" 으악 ~ 누누 누구요 ? "

잠바를 찾으려고 후랫쉬 를 켰는데 좌대 오두막 방안에는 웬 젊은
여자가 물에 흠뻑 젖어서 누워 있었다.얼굴은 핏기가 없이 하얗고
물속의 이끼가 온몸에 달라 붙어 있었다.입은 빨간 잠바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 흑흑흑 ~~ 추워요오오 ~.. 이 저수지 물은 추워요오오~
.. 문을 닫아 주세요오 ~"

"으악..사람 살려.."

애기 아빠는 문을 박차고 물에 뛰어 들었다.

정신없이 헤엄을 치면서 사람 살리라고 소리를 쳤다.
고요한 저수지 위에서 사람 살리라는 소리가 들리자 드문 드문 저
수지 위에 있는 좌대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이나 좌대 방안에서 자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물가로 후렛쉬를 비추고 난리가 났다.

" 악 ~ 사람이 물에 빠졌다.. 빨리 배 가지고 와요 !!
주인아저씨 ~ 빨리 배 가지고 와요..여기 사람이 빠졌소 "

다른쪽 좌대에서 고스톱에 열중해 있던 개장수 김씨,배추장수 이
씨 등과 애기 엄마도 이 소리를 듣고 놀라 뛰쳐 나왔다.

김씨가 좌대에 대놓은 배를 서둘러 저어서 저수지 한가운데서
미친듯이 비명을 질러대는 애기 아빠를 겨우 건져 내었다.

애기 아빠는 반 실성해 있었다.

"웬여자가 내 좌대에 있었어..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 "

저수지 가운데서 낚시질을 하던 사람들은 애기 아빠가 있던 좌대에
서 그소리를 듣고 무서워서 전부 새벽에 저수지 밖으로 다투어 나왔
다.

물가로 허겁 지겁 나왔을때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나온 민박집주
인이 그들에게 한 소리는 충격적인것이었다.

그여자의 인상착의를 애기 아빠에게 묻더니 민박집 주인은 까무라치
게 놀라면서 말했다.

" 그 여자는 바로 한달전에 이 저수지에서 밤낚시 하다가 실종 된

<랜드 로바 > 란 생화 써비스 회사에 다니는 처녀 입니다 ..
그때 실종된 데가 그 좌대에서 반대쪽으로 1킬로나 떨어진데 ..
혹시 빠져 죽었나 해서 잠수부를 동원해서 찾다가 못찾아서 지난 주
에도 이 저수지에 가족이 왔었습니다. "

" 꺄오 ~ "

애기 아빠는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날이 밝자 소식을 접한 경찰에서 오고 서울에서 실종된 여자의 가
족들이 왔다.

잠수부를 동원해서 수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그 여자의 시체는 애기
아빠가 낚시하던 좌대 아래에 이끼에 걸려서 눈을 부릅뜨고 죽어
있었다.

흐르는 물도 아닌 저수지인데 그여자가 왜 실종된 자리에서 1 킬
로나 떨어진 그 좌대 아래에 가라 앉아 있었는지 이유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날 밤 악몽을 겪은 뒤 서울로 돌아온 애기 아빠는 그때의 충격으
로 이상한 헛 소리를 하기 시작 했다. 붕어 낚시를 하러 갔다가 물
에 빠져 죽은 귀신을 본 애기 아빠의 증세는 날로 심각해져 갔다.

맨날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공포에 질린듯한 눈으로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손을 내밀며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다.

" 흑흑.. 붕어 빵에 붕어 넣어요. 안넣어요.. 흑흑..

** 저수지의 처녀귀신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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