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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풍경



2005.03.27 URL: http://www.dal.kr/data/saba/eunggeubsil.html

세상 모든 불행이 살아 숨쉬는 곳.
가서는 안될 곳을 살아서 가보았다.

하얗게 둘러쌓인 긴장 속에
절망처럼 뿌려지는 붉은 핏줄기.
기름 바람 스쳐가던 손은
얼음 속에 담근
무심한 세월이 되었으니
저 젊은이에게
두려움과 슬픔은
잘려나간 손가락 마디
머무는 시선 속에 번지고 있을 뿐.
아픈 것은 아이인데
눈물은 어머니 볼에 떨어지고
급한 것은 철제빔에 함몰된
가난한 다리건만
분노는 함께 온 저 아저씨들
불끈 쥔 주먹 속에 꿈틀거린다.
수술부터 해주세요. 제발.
이 순간 유일한 소망의 답은
접수처에서 찾으라니
차라리 눈을 감자.
이곳의 모든 불행은 내게 옮을 것 같으니.
그나마 견딜만한 아픔에 감사하며
저들 입가에 빛날
햇살 같은 미소만을 생각하자.

세상 모든 불행이 살아 숨쉬는 곳
가서는 안될 곳을 살아서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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