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슬픈 길이 있었네.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다
울다 잠든 길은
볼 옆을 타내리는 슬픈 꿈을
숲 위로 물처럼 흐르는 이슬
전설로 펼쳐놓았네.
아침이 전설을 거둘 때까지
아무도 지나지 않은 길
나 역시 걷지 못했네.
꿈 속에서 나는 슬픈 길이었으니.
하루는 일어나 걸어보았네.
하늘하늘 스쳐가는 바람이 인사할 뿐
아무도 걷지 않는 숲 속 끝까지
푸른 안개 헤치며 혼자 걷고 있었네.
돌아보면 뽀얗게
어머니가 웃으시는 고향.
후회는 없을거야,
나는 눈물을 훔치며 앞으로 달려갔네.
가도 가도 아득한 외로움 끝에서
어린 시절 짝을 만나네.
뒷 산 숲 사이로 눈에 익은 풍경이 나타나고,
글썽이던 두려움은 어느덧 닦아내고.
그리운 손 뻗으면
진달래 향기처럼
그녀 따라 날아갔네.
어느새 나도 바람이 되었으니.
하늘로도 숲을 벗어날 수 있다는 걸 안
숲은 나를 배신하여
돌아누웠네.
하늘로 난 길이 그리움의 바다임을
알 수 없는 숲은
푸른 동해 바다로 그리움 향했고
새가 되어 초롱초롱 숲을 날던
나는 길을 잃고
밤하늘에 첨벙 빠졌네.
그리움 속으로 별들이 흐르고
추억이 흐르고
아버지 손 잡고 걷던
아주 어린 날의 슬픈 길이 기억났네.
눈물을 감추며 돌아서 뛰던 나는
다시 길이 되어 있었네
꿈을 꾸고 있었네.
새벽은 동쪽 하늘과 입 맞추더니
휘적휘적 걸어갔고
나는 꿈 속의 길을 찾아
숲으로 떠났네.
아무도 걷지 않은 슬픈 길을
혼자만이라도 걷고 싶었네.
나도 길이 되어
푸른 숲 향하여 드러눕고 싶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