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으로는 한여름 소낙비 어둡게 비켜가고
추억은 습기처럼 몸을 휘감고
그리움 배인 사진첩 뒤척이다
얼핏 잠든 꿈 속
나는 그들을 만난다.
신발 두 짝도 벗지 못하고
불어난 한강물로 멀어졌던 광호는
싱글거리며 커피를 시켰고
정작 이별할 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했던 울보 보영이는
오늘도 새침한 모습으로 입을 삐죽거렸다.
세상이란 이렇게 불공평한 것
며칠 전에 보았던 영화 얘기도 미처 못했는데
더욱 커진 천둥 소리 나를 깨운다.
창 밖은 아직도 무더운 여름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