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이 필요하다고
손을 잡던 너의 체온이
오늘도 깨어나
기차 타고 떠나는 날
추억도
백마역부터 걷기 시작했다.
일산까지 걷던 기억이
노을을 만나면
모퉁이 다방에서 쉬어가던
아득한 회상
추억이 깊어갈수록 사랑도
깊어갔다.
(2)
이 길 따라 저 언덕 돌아가면
그립게 눈에 선한
다리가 있을 것이고
왜 이리 머냐는 너의 불평 묻어둔
언덕배기 그늘도
나오겠지.
빙긋 웃음으로 멈춘 내게
까마득하게 열린 하늘이
기차 타고 달려왔다.
(3)
한 걸음만 내딛어도
너를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너는 무척이나
멀리 떨어진 것처럼
목 터지던 외침소리
기차 따라 떠나갔지만
얼핏 드러난 기차
사이로
입 앞에 두 손 모으던
너의 눈빛 보고 말았다.
사랑이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기에
기차 떠난 들판에서
나는 고개 돌리고 있었다.
(4)
오늘도 일산은
흰 눈 덮인 날이 되었고
사랑을 느껴야 하는데
너의 독백 떠도는 하늘 속에
흔들리는 햇빛 되어
역 앞에 내려앉았다.
그래 추억 따라 떠나는 날이면
우리는
사랑을 느껴야 한다.
기차 따라 떠난
하늘 뒤로
노을에 물든 별들이
총총걸음 따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