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에서 사귄 친구 있어 함께 산사를 나선다.
치솟는 태백산 풀빛 고운 능선
휘영휘영 휘어감은 산길 따라 일어서는 여름 풀꽃
멀리 하늘 빛 바다 해일처럼 밀려온다.
산은 산끼리 접혀지고,
푸른 빛은 푸른 빛끼리 마주 선 오후 한나절
널찍하게 펼쳐지는 꽃밭에 감탄이 흐르고
그림자 따라 지쳐 누운 상념도 일어서 동해를 바라본다.
땀방울 식히는 바람 고운 촉감에
한낮의 꿈을 꾼 듯 일어나 꽃물을 털면
골짜기마다 피어나는 흰 구름에 두 발을 적시던
그림자 멍하니 앉아 태백산 오후 지키고
상념은 밀려든 푸른 바다에 제 몸을 던진다.
또 다시 홀로 되어,
솔바람 친구 삼아 산빛 타고 내려가는 태백산 오후.
산 허리 꽃향기 옷자락에 스며든 벗이 되고
산문 앞 노송은 그윽한 미소로 고개 숙인다.